본문 바로가기

Film

<히트 Heat> Micheal Mann (1995)



<Heat>


실베스타 스탤론과 복싱을 하는 <Grudge match> 의 로버트 드 니로를 보면서

시간이 더 흘러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 둘 중의 누군가를 회상해야 하는 순간이 닥치기 전에 

이 둘의 옛 영화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복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어서 일찌감치 마틴 스콜세지를 만나 연기 인생 절반의 커리어를 구축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로버트 드 니로와

<스카페이스>와 같은 영화가 있지만 오히려 90년대 이후 오십의 나이에 들어서야 진면목을 드러낸 알 파치노.

<대부>라는 거대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두 배우는 

어떤 영화에서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압도당 할 준비가 되어있는 영원한 관객을 가졌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숱한 명작이 있고 그 작품들 중 최고의 영화를 꼽는것이 여간 어렵지 않지만

그럼에도 <히트>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 그 둘이 함께 연기한 이 레스토랑씬 때문일것이다.

십분에 가까운 이 식당씬에서 하지만 그 둘은 결국 한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

마치 이 두 배우가 '절대 우리를 한 화면에 담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약서 조항에 서명이라도 한 듯

약간의 줌 인으로 그나마 다른 한명의 뒤통수를 허용한것이 그나마 최대한의 배려라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유지하지 못 할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일에 집착하는 경찰과 쉽게 버릴 수 없는것은 가지지 않겠다는 좌우명을 가진 범죄자.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지만 본성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것을 쫓을 뿐인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남자들의 이야기.

붐비는 식당 한 가운데에 '오랜 친구'처럼 마주 앉아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범죄자를 하류 인간 취급하는 경찰관과 자신의 범죄 스킬에 취해 경거망동하는 흔하디 흔한 범죄자의 대화 라기 보다는

평범한 보통의 삶을 포기한지 오래인 중년 남자들이 털어놓는 그들이 선택한 인생에 관한 자조섞인 독백에 가깝다.

마치 데칼코마니와도 같은 그들의 대화. 

"Neil -I do what i do best. i take scores. you do what you do best. trying to stop guys like me.

Vincent -so you never wanted regular types life

Neil - What the fuck is that. Barbeeque and ballgames? That regular type is your way?

Vincent -My life? My life no. My life is disaster zone. I spend all my time chasing guys like you. That's my life. 

Neil - If you are on me, You have to move when i move, How do you expect to keep a marriage?

Vincent - You do what you do, i do what i got to do . we've been face to face now.

If i am there, if it's between you and some bastard whose wife you're going turn into widow, brother you are going down.

Neil -We've been face to face, but i will not hesitate, not for a second"



'위기를 감지 했을때 30초안에 버릴 수 없는 것들은 가져선 안된다' 는 인생의 모토를 가진 닐.

그가 영화 내내 몇번을 강조하는 그의 자기 최면 같은것이다. 

영화를 볼때마다 그것이 소중한 가족과 사랑을 의미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고서는 그것이 여러가지 이중적인 의미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출소한 닐이 새롭게 조직한 팀에서 눈엣 가시처럼 행동하는 와인그로 (케빈 게이지).

돌발 행동을 한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닐은 그를 바로 해치우려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와인그로는 계속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닐이 이디와 사랑에 빠지고 함께 뉴질랜드로 떠나 새 출발을 할 계획을 세우지만

그는 자신의 모토를 져버리고 감정의 포로가 되어 사랑을 선택했기때문에 죽음을 맞이했다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에 와인그로에 대한 집착과 복수심을 떨쳐버리지 못해서 위기에 처한다.



이 영화를 여러 번 보았음에도 가끔 사건의 배열이 헷갈릴 정도로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결코 짧지 않다.

긴박한만큼 산만해질 수 있는 영화는 배우들의 밀도 있는 대화로 정돈된다. 말하는 이는 항상 최대한 클로즈업된다

"Neil -You got plenty put away , you got t bond, real estate.if i were you i would be smart .i would cut loose of it

Micheal - For me, the action is the juice "

은행 강도를 계획하며 새 팀을 꾸리는 닐은 마이클(톰 시즈모어)에게 굳이 합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만

마이클은 마치 자존심에 큰 상처라도 입은 사람처럼 말한다. 

액션 이즈 더 쥬스..멋진 대사다..게다가 톰 시즈모어의 저 표정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어린 나이에 이런 영화보고 반하면 정말 잘못 자랄 수 있겠단 생각마저 든다.

어찌보면 깡패들의 개 폼잡는 대사일 뿐일지 모르지만 아름답고 선한 것 만이 

인간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는 불가능한 현실을 이처럼 처절하게 표현하는 대사는 아마 나중에도 없을것이다.

이들 모두가 도박에 불과한 삶을 산다. 위험이라는 아드레날린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

최고가 아니라는것을 알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삶.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지만 모두가 올바른 방식으로 그것을 성취하기란 불가능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