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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Whiplash> Damien Chazelle (2014)



<Whiplash>


이 배우는 누구를 닮은거지 생각하다 생각하다 의외로 힘들게 생각해냈다. 바로 지금보다 훨씬 어릴적의 존 쿠삭. 

땀을 비오듯 흘리며 손에 피가 나도록 드럼을 두드리는 이 당돌하다 못해 무모한 캐릭터는 어떤 영화속의 그를 더더욱 닮았다.

거대한 카세트를 머리 위로 치켜들고 여친의 집앞에서 음악을 튼 채 버티던 <Say anything> 존 쿠삭 말이다.

존 쿠삭은 의외로 그렇게 사랑에 푹 빠지는 역할을 참 많이 했던것 같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이 드럼 잘 치는 배우도 앞으로 지고지순하고 고집세지만 미워하기 힘든 좋은 역할을 많이 하게 되길 빈다.

다운받아 본 두편의 영화가 공통적으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란걸 알게되서 다른 후보작들을 일부러 찾아보았다.

그리고 유일하게도 정말 아무생각없이 주인공의 마음이 되어서 푹 빠져들어서 본 이 영화. 

보고 또 보고 싶은 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기준이라면 작품상을 받을 유일한 영화가 아닐까 싶지만 아마 못받을거다. 훗 

플렛쳐가 니만에게 요구하는 드럼의 속도만큼이나 내 맥박도 뛰었고 적어도 영화를 보고 일주일정도는 재즈팬이 되었다.

나의 가슴도 뛰게 할 수 있는 누군가의 열정. 

꿈을 이루기위해 사력을 다하는 인물에 관한 영화가 많지만 별다른 군더더기와 드라마가 없어서 좋았다.

항상 열정을 가지고 삶에 임하라 말하지만 그건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그 열정이라는 것과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을 조우하지도 못한채 생을 마감하는지도 모른다.



고수는 고수를 알아본다는 말은 아마 고수가 아니라 평생 실감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누군가가 나도 모르는 나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해서는 

마치 한번도 만져본적 없는 드럼 스틱을 내밀며 한번 해보지 않으련 이라고 말하는 날 따위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나의 인생은 내가 소극적으로나마 꿈꿨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듯 보인다.

두드러지게 뭔가를 꿈꾸지도 노력하지도 않았지만 나를 행복하게 할 요소들은 가능한한 충족시키려 노력했으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보이는 이상을 좇으며 좌절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울해지기도 한다.

난 그런 좌절들을 경험하지 않기위해 평가 가능한 능력들엔 오히려 다가가지 않았던것 같다.

좌절을 경험한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그들이 결국 인생 말미까지 가져가는 것은 '만족'이라는 타협이 아닐까. 

그리고 아마도 그 만족이라는 타협에 싸인할 수 없는 사람들이 고수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어떤식이었든 그 대상이 무엇이었든 나도 뭔가를 열심히 했었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수 있길빈다.

그리고 니만의 드럼 비트처럼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가슴도 울릴 수 있는 눈빛을 가지게 되길 빈다.



여러 영화에서 많이 본 배우임에도 어릴적보던 어니스트 어디를 가다 시리즈의 어니스트가 아닌가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아카데미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재미삼아 나의 위시 수상작 리스트를 적어보자면

작품상은 <버드맨>이나 이 영화가 받았으면 좋겠지만 왠지 <보이후드>가 받을것 같고

영국인 전기 영화들이나 미국 애국심 영화만 받지 않으면 좋을것 같다.

남우 주연상도 개인적으로는 버드맨의 마이클 키튼이 받았으면 좋겠으나 

왠지 폭스캐쳐의 스티브 카렐이 받을것 같고 그렇더라도 워낙에 강렬한 연기를 했으니 이견은 없으나

브래들리 쿠퍼가 받는 불상사만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이트크롤러의 제이크 질렌할이 받았어도 좋았겠으나 그는 노미네이트되지도 못했으니 아쉽다.

여우주연상과 여우 조연상은 와일드의 리즈 위더스푼과 로라 던이 받는다면 좋겠지만 

로자문드 파이크와 키라 나이틀리 이외의 누가 받아도 좋을것 같다.

<곤걸>의 로자문드 파이크 역은 에이미 아담스가 했으면 훨씬 잘했을것 같은데 

<빅아이즈>의 그녀가 후보에도 오르지 못한게 신기할뿐이다. 

남우 조연상은 마크 러팔로가 받더라도 상관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어니스트 닮은 아저씨가 받았으면 좋겠다.

각색상인지 각본상은 유일하게 후보에 오른 부분이니 나이트 크롤러가 받았으면 좋겠으나

왠지 레이몬드 카버를 줄거리에 끌어들인 버드맨이 받을것 같다. 

나머진 워낙에 전기 영화들이었으니 양심이 있다면 주진 않겠지.

난 별다른 감흥없이 보았던 부다페스트 호텔엔 촬영상이나 의상상정도 주면 되겠다.

애니매이션과 외국영화 부문도 시간이 되면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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