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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Selfless] Tarsem Singh (2015)



<Selfless>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때 우리 둘이 곧 잘 '아 왜 그 땅 속에 묻혀있던 배우 있잖아' 라고 하면 단번에 기억하곤 하는 라이언 레이놀즈. 그러니깐 산 채로 관에 들어가 땅에 묻혀진 채 깨어나는 그 영화 < Buried> 얘기를 하는것인데. 얼마전까지 채닝 테이텀과 항상 혼동하다가 둘의 영화를 하나 둘 더 챙겨보면서 확실히 구별하게 되었다. 아니면 얼마전에 본 <Magic mike XXL> 속의 채닝 테이텀이 너무 인상 깊어 둘을 구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것일지도. 아무튼 이 영화 <Selfless>에서의 라이언 레이놀즈를 보고있자니 <Voice>에서 자아분열을 겪던 직원과 <Captive>에서 사라진 딸을 찾느라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모습이 드문드문 보였다. 젊고 건강한 남자의 몸을 통해 생명을 연장한 빌딩 부자 벤 킹슬리가 라이언 레이놀즈의 몸속에서 그의 생전 기억을 접하면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이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아픈 딸을 살리려 했던 전직 군인의 부성애, 그리고보니 짤막짤막하게 보여지는 참전 장면들은 이라크인들에게 산채로 묻힌 트럭 운전기사였던 <Buried>도 결국 연결짓게 된다. 물론 언제나처럼 난영화와는 아무런 상관없는 얘기들을 늘어놓고 있지만 그래도 라이언 레이놀즈는 이 영화를 찍으며 자신이 출연한 전작의 역할들을 한번이라도 떠올려보지 않았을까 또 혼자 상상함. 그건 그렇고 어제 본 영화 <Selfless>는 제니퍼 로페스가 출연했던 수작 <Cell>을 감독한 타셈 싱의 영화. 결과적으로 cell 만큼 완성도있는 영화였는지는 모르겠다. 벤 킹슬리가 주도하는 초반은 묵직했고 흥미로웠지만 바통을 넘겨 받아 진지하게 문제 제기를 이어가야했던 라이언 레이놀즈의 등장부터는 액션도 스릴러도 SF도 아닌 어정쩡한 영화가 되어버린것. 아무리 전직 군인이었다고는 하지만 몸을 푼지 얼마 되지 않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테이큰의 리암 니슨만큼 주도면밀한 액션을 선보이고 아이가 등장하는 부분에는 매번 불필요한 긴장감을 집어넣어 난데없이 유아 납치범 영화 느낌을 내려했다거나 후반부로 갈수록 중심을 잃고 기우뚱하는 느낌. 어려서 병으로 죽는것도 아니고 나이들어 죽는것이니 별로 아쉬울것 없다 말하는 억만장자 벤 킹슬리이지만 자신이 아직 누릴 수 있는것이 그토록 많은 상태에서 죽어야 한다는 현실은 허망했을거다. 6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그가 친구가 건네 준 명함을 들고 찾아 간 연구소는 뇌와 기억은 그대로 지닌채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곳. 물론 생명을 연장하는것에 아니 정확히 말해 또 다른 인생을 살 기회를 위해 지불해야 할 돈도 엄청나다. 건장한 남성의 몸을 통해 성공적으로 다시 태어난 벤 킹슬리.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이름, 새로운 집 하지만 수술의 부작용을 극복하기위해서 정기적으로 복용해야하는 알약. 돈과 젊음을 갖추고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그의 인생은 그렇게 뜻하지 않은 연구소의 통제를 받게 된다. 한번의 실수로 알약 복용시기를 놓치고 혼수 상태에서 본 어렴풋한 기억을 따라 찾아간 집에서 라이언 레이놀즈의 부인을 만나게 되는 라이언 레이놀즈의 얼굴을 하고 있는 벤 킹슬리. 라이언 레이놀즈 역시 자신의 몸을 하고 있지만 결국 그 자신이 아니고, 벤 킹슬리 역시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 결국은 반쪽뿐인 인생을 살게 된것. 실제 과학적으로 이러한 수술을 통해서 불멸이 가능한것일까? 그렇다면 영화속에서 언급한것처럼 아인슈타인이나 스티브 잡스 같은 천재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영원불멸의 자아로 남게 할 수도 있겠지만 살아있는 누군가의 몸을 빌려야 한다는것에서 윤리적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물론 그런 경우 국가의 1급비밀로 봉인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어갈 사람들이 있을것이고 어쩌면 공급과 수요가 맞아 떨어져 현재의 장기밀매처럼 종국에는 평범한 사안이 되버릴지도 모를일이다. 하지만 벤 킹슬리가 홀로 돌아와 마천루속에서 바라다보는 미국의 풍경은 그렇게도 허무해보였고 휘황찬란하게 금으로 도금된 가구며 램프들도 얼마나 부질없어보던지. 어쩌면 하나뿐인 딸에게 수표를 끓어줘가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돈에 미쳐 일하던 자신의 젊은 시절이 너무나 후회스러워서 벤킹슬리는 새롭게 태어나면 다시 한번 잘살아보자 그 연구소를 향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젊은 몸으로 새롭게 태어나서 찾아 다닌곳은 나이트 클럽이고 온갖 여자들과 그렇게 방탕하게 생활하다 알약 하나 안먹어서 곤궁에 빠지는 이 줄거리도 어찌나 아이러니한지. 그래도 여러가지 쓸모있는 질문을 던졌다는것에서는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겉모습은 우리이지만 내면이 다른 누군가인 서로를 만났을때, 겉모습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내면이 우리인 서로를 만났을때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약간은 센티멘털해져서 얼마간 얘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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