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2016.05.16 18:36



 얼마 전 마지막 접속일로부터 1년이 지나 휴면계정으로 전환한다는 슬픈메일을 보내온 옛 추억의 공간. 한때 어떤이들이 서로 친구를 맺지 못해 안달했고 죽자 살자 사진과 일기와 음악을 채워넣으며 먼발치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며 쾌감에 젖던 난공불락 같던 그 공간은 어느새 그 자신이 모두에게 잊혀질까 두려워 발버둥치며 너의 기억은 사장될지 모른다는 경고성 메일을 보내는 처지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불현듯 코끝에 머무는 어떤 냄새가 과거의 어떤 한 순간을 떠올리게하고 그 순간을 기록했던 또 다른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해서 가끔 찾아가게 되는 공간이기도하다. 항상 잘못된 비밀번호를 입력해서 접속이 차단되고 새로운 비밀번호를 부여받고 접속하는 행위를 몇번 반복하다보니 또 이만치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하다못해 손에 쥐어쥔 전화기로 오늘의 역사라는 그럴듯한 제목을 달고 몇년전의 내가 어떤 생각을 했으며 어떤 하루를 살았는지 가서 들여다보라는 메세지를 보내온다. '지금 네가 즐겨 사용하는 공간에 너의 옛 추억을 공유해보면 어떨까'라며 없어보이는 제안도 마다하지 않는다. 잠들어 있는 글을 책으로 만들수도 있다고 꼬드긴다.  한편으로는 고맙다. 잊혀지는지도 모르고 타닥타닥 사멸해가는 나의 기억들을 아깝게 여기는 누군가가 존재한다는것이 다행스럽기도 하다. 시간이 지나면 지금 블로그에 올리는 많은 글들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어떤 공간으로 이민 보내야할지도 모른다. 모든게 영원할것처럼 행동하지만 우리는 과거의 사실로부터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하는 처량한 존재이다.  오래전 일기를 보내 온 그.  일기속 장면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  <천국보다 낯선>의 한 장면이다. 내가 사랑해마지 않는 영화 속 인물 윌리와 에디의 대화이다.  


'you know, it's funny. you come to someplace new, and everything looks just the s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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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