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2016.09.02 08:00



갑작스런 손님 맞이를 위해 부랴부랴 마트에 갔다.  사실 이렇게 손님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경우가 미리 오래전부터 예고를 하고 오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더 편하다.  좀 엉성하게 준비될것같은 예감에 약간의 불안감이있지만 사실 방문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주어진 시간이 적었으니 크게 뭔가를 기대할것 같지 않고 대접하는 입장에서도 그래서 심적 부담이 덜하고 며칠전부터 손님 생각하며 고민할 필요도 없고 짧은 시간에 오히려 휘리릭 하고 지나가는 그런 느낌도 좋고.  함께 고민하고 상의하며 메뉴를 정하는 즉흥적인 상황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기대치가 떨어져서 좋음...그래서 마트에 가서 요리에 쓰려고 할인해서 3유로하는 와인 한병을 사고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초코바하나와 라임과 아보카드가 잔뜩 든 봉지를 들고 서있는 남자가 말했다.  '오늘 9월1일이라서 주류 못사잖아요.ㅋㅋ' 나는 ' 아 맞아요. 깜빡했네요. 가져다놓고 올게요. 내 물건좀 부탁해요' 그리고 사진 한장 남기고 와인을 들고 주류 코너로 향했다. 





9월1일은 무려 3개월에 달했던 여름방학이 끝나고 일괄적으로 나라 전체에 새학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학생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이 날은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는 접점이다. 뭔가의 시작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만나면 Su rugsėjo pirma! 라는 축하인사를 건넨다. su는 '~와,~~함께'라는 전치사이고 기본적으로 어떤 날을 기념하거나 축하할때 날짜나 기념일의 명칭 앞에 붙는다. Rugsėjo pirma 는 9월의 첫째날이라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개학이나 입학을 앞둔 학생들에게 건네는 축하인사지만 그냥 만나는 사람들과도 가볍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인사이다.  가족중에 학교에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 경우도 있고 9월1일은 뭔가 평소보다 더 싱그럽고 풋풋한 그런 정서가 있다. 아마도 오전에 거리에 꽃을 들고 걸어 다니는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확률적으로 이즈음의 날씨는 항상 좋고 무리를 지어 다니는 대학교 신입생들도 많기때문이다. 그런데 이 개학식날ㅇ 리투아니아 마트에서는 주류를 팔지 않는다. 오후 10시 넘어서만 살 수 없는것이 아니라 그냥 하루종일 팔지 않는다.  개학식날 술을 많이 마시고 싶다면 그러니깐 8월 31일 22시 전에 미리 사두어야 한다.  






새학기를 맞이해서 8월말부터 보이기 시작한 팻말이다. 9월2일부터 주류 구입하려면 신분증 지참해야 한다는 팻말이다. 원래도 그러긴 했지만 아마 9월 한달 주류소비가 늘것을 감안한 조치같다.  





물론 술집에서는 술사서 마실 수 있다. 그래서 미어터진다. 특히 빌니우스 기차역의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이 Peronas 라는  펍은 사실 이 긴 플랫폼에 그렇게 탁자가 많았어도 꽉찬 모습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데 오늘은 미어터졌다.  





와인을 도로 가져다놓고는 집에와서 어쩔 수 없이 10살된 와인을 땄다. 5년전에 지스타에서 데리고 온 프로토스 병마개 모자를 쓰고 있다.  그냥 여기저기 무식하게 세워두었기에 먼지가 소복이 쌓였다...하지만 절대 닦지 않을것임.   2006년은 특별한 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보일때마다 사두던 저렴한 와인들이었는데 이제는 2006년도 와인을 찾기가 너무 힘들고 있어도 너무 비싸다. 사실 모든 와인이 오래도록 보관하기에 적합한것은 아니라고 함.  모든 와인이 요리에 적합한것도 아닐거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