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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6_영화 Kinas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Kino 라는 영화잡지가 있었다.  그 영화 잡지를 사 본적은 없다.  뭔가 가르치려드는 느낌, 너무 현학적이고 폐쇄적인 분위기가 내게는 강했던 탓이다.  영화를 막 좋아하기 시작하던 그 시절에 서점에서 쉽게 살 수 있던 잡지들이 몇종류 있었다. 우선 '스크린'이나 '로드쇼'처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나 크리스챤 슐레이터 같은 당시의 헐리우드 스타들의 브로마이드를 부록으로 주곤하던 인기 스타의 신변 잡기나 헐리우드 흥행 영화들에 관한 기사 위주의 잡지가 있었다.  그리고 잡지 커버가 마음에 들면 종종 사곤했던것이 매주 발간되던 씨네 21이었고 창간때부터 한동안 매월 내가 구입했던것은 공평동에 본사가 있던 프리미어라는 월간 잡지였다.  씨네21과 프리미어를 내가 좋아했던 이유는 씨네필의 느낌을 아낌없이 풍기면서도 적당히 캐쥬얼하고 젊었던 편집 방향때문이기도 했고 그 잡지사에서 주관하는 영화 시사회를 가는 재미가 쏠쏠했기때문이기도 했다. 미리 가서 줄을 서있으면 선착순으로 150명에서 200명에 한해 표를 배부했고 어쩔때는 시사회 당일날 그냥 가서 서있으면 그 정도 인원에 한해서 즉석에서 영화를 보게 해줬다.  대학생이나 직장인들로 보이는 어른들사이에 껴서 표 받기를 기다리던 그 순간들은 학창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이다. 시사회에서 보통 해주는 영화들은 좋은 영화들이었지만 인기있는 영화들은 아니었다. 극장에서 금새 막을 내리던 그런 영화들을 미리 스크린에서 본다는 사실에서 쾌감을 느꼈던것 같다.  빌니우스에서 영화잡지를 거의 사지 않지만 지나가는데 키오스크 진열장에 익숙한 얼굴과 이름이 보여 덥썩 구입했다. 한국의 잡지 Kino 를 아는 사람이라면 역시나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이름이다. 키나스 Kinas, 리투아니아어로 영화라는 뜻이다.  포커스 기사에 장피에르 레오와 홍상수가 잡지 표지에 아가씨의 김민희가 실렸다.  홍상수와 김기덕은 빌니우스에서 매년 열리는 영화제에서 자주 소개되는 한국 감독중 하나이다. 그들이 어떤 개인사를 지녔든 어떤 영화를 만드는지를 떠나서 거의 매년 그들의 새로운 영화를 볼 수 있다는것은 하나의 행복이다. 세상 어디에 이들만큼 부지런한 감독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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