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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kong

Hongkong 04_셩완 어디쯤


(Hongkong_2016)



 종이 지도는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니다 엉뚱한곳에서 헤매고 있을 경우 혹은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장소가 너무 좋아서 다시 오고 싶을 경우 나름 도움이 된다. 물론 헤매고 있을때에는 이미 지도밖을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고 좋아서 지도에 표시해 놓고 다시 찾아 간 곳은 처음만큼 좋지 않을때도 많지만. 그런데  종이 지도를 들고다니며 흔히 하게 되는 실수는 축척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걸었을때 생각보다 먼 거리를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게 되는것이다.  분명 이만큼쯤 왔겠지 하고 지도를 보면 이미 너무 많이 걸어나가서 되돌아 와야할때가 종종 있다.  홍콩 센트럴의 마천루 뒤쪽으로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데보로드를 멀뚱멀뚱 걷다 생각보다 너무 멀리 가버려 되돌아와 들어선 셩완 지구의 어느 거리.  퇴근시간이 한참 지나있어 거리에 사람이 없었다고는 하지만 근처의 소호나 란콰이퐁에 비해 너무 쓸쓸한 거리들이 많았다. 이미 어두워진 거리의 문닫은 상점들 사이로  노란 지우개 같은 치즈 덩어리들이 놓인 가게가 보였다. 따개비처럼 붙은 에어컨이 아니었다면 암스테르담 어디 쯤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밀집되어 있는 관광지와 번화가속에서 자연스럽게 융합되는 여행자와 로컬의 모습이나 다양한 인종, 특유의 해방된 정서에서 홍콩과 암스테르담이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았다.  다채로운 자전거 바퀴로 충만한 암스테르담과 카세트 테잎 같은 에어컨으로 포박된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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