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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Walking Dead 시즌 8을 시작하며 잡담



릭 그라임즈의 카우보이 모자가 시즌 몇까지 저 형태를 유지 했었는지 모르겠다. 





로스트, 프리즌 브레이크의 계보를 이으며 장황한 미국 드라마의 전형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는 워킹 데드. 언젠가 왜 꾸역꾸역 계속 만드는걸까 라는 우문에 친구가 현답을 해주었다. 너처럼 보는 사람이 있으니깐. 맞다. 나 처럼 보는 사람이 있는 이상 시즌 20이 문제랴.  '우리 드라마를 봐주시는 단 한명의 시청자분이 남을때까지 열심히 만들겠습니다' 의 모토로 사력을 다해 만들고 있는것이다. 이제는 지금까지 본 시즌들, 좀비 엑스트라들의 노고 때문에라도 끝까지 보지 않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어쨌든 재밌다. 시즌 4였는지 언제였는지 이 드라마 이거 이제 안되겠네 싶었던 지지부진하던 때가 있었지만 어쨌든 그 고비를 넘기고  여전히 살아 남아서 시즌 8이 시작됐다. 시즌 10까지는 나왔으면 하는 심정이지만 가장 막강한 리더 니건과의 전쟁이 선포된 이상 왠지 마지막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어 조금 섭섭해진다. 2010년부터 8년이면 갓난아기가 태어나서 학교에 들어가고도 남는 기간이다. 실제로 시즌 1에서부터 살아남은 유일한 아역인 칼 그라임스 (챈들러 릭스) 는 시즌 1에서는 유치원생 정도의 나이로 좀비가 나타나면 엄마 아빠 뒤에 숨기 급급했지만 이젠 총탄에 왼쪽 눈까지 실명했음에도 살아 남아 총질은 물론 칼질 발길질 못하는게 없는 청년으로 성장했다. 빌니우스에 와서 살고 있는 거의 매해 가을이면 이들은 나타났다. 보통 시즌이 끝난 미드들을 한 두번에 걸쳐 몰아서 보는 편인데 이 드라마는 거의 본방 사수를 했던듯.      





도대체 언제까지 돌아오는 거니.  돌아가라 저쪽으로.





최다 에피소드 출연. 최다 죽다 살아 남는 주인공 릭 그라임즈 (앤드류 링컨). 사실 미드에서 주요 인물들이 불로초를 먹은듯 살아남는 것이야 새로울 것 없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그래도 꽤나 독창적이고 설득력있는 방식으로 드라마틱 하게 살아남아서 죽지 않았음에 안도하며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이제 코스비 가족의 코스비 아저씨와 프리즌 프레이크의 스콧필드처럼 되어버렸는데 사실 이 배우는 러브 액츄얼리에서 키라 나이틀리의 집 앞에 서서 사랑 고백이 적힌 종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던 그 순정남이다. 그 장면은 로맨틱의 끝판왕으로 끓임없이 재생되는데 정작 그 역을 연기한 이 배우는 별로 존재감이 없었음.  어쨌든 릭은 이 드라마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를 대변하지만 구멍이 많다. 리더라서 사랑에도 잘 빠진다. 스케치북 안남겨도 누군가는 항상 그를 좋아한다. 





이 좀비 드라마의 기본 골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말이 아마 저것이다. Fight the dead, Fear the living.  시즌 1,2 정도 까지야 좀비 처치 초보자들이 살아있는 시체들을 무서워 하기도 하고 황당하게 먹힘당하고 그러지만 시즌이 더 해 갈수록 이들이 두려워하는것은 그냥 산 사람이다. 좀비는 그 산 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미친듯이 쓰러뜨리고 넘어가는 허들만도 못한 존재로 전락한다. 그리고 방패막이 되고 종국에는 조력자가 된다. 






릭 그라임즈에 대적할 만한 인물이 여럿있었지만 어쨌든 가장 강력한 상대역으로 남은 니건 (제프리 딘 모건). 악역이라고도 할 수 없다. 지나치게 상대적이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이 드라마에 악역이란 있을 수가 없다. 좀비 조차도 악역은 아니다.  그냥 전부 살아남아 보겠다고 하는 짓.  이미 죽어서 좀비가 된 자들도 그런채로라도 살겠다고 애쓰는 것.  자타공인 악역들도 결국에는 가족을 잃은 과거라던가 하는 애달픈 드라마를 조금 보여주기 마련인데 이 니건의 과거에 대해서는 전혀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좋았다. 게다가 그는 항상 웃고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눈빛을 보여주지 않는다.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와 통치술을 보여주는 리더. 난 사실 그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발 좀비가 되지 마세요. 






당신은 죽은 거 맞습니까?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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