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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존 레논과 존 레몬


 

음료수 회사로부터 날아 온 편지 한 통.  독일 음료수 Fritz cola 를 판매하는 회사인데 음료수 명칭 변경에 관한 공식 메일을 보내왔다.  프리츠 콜라 라인 말고 폴란드 음료수 회사의 John Lemon 이라는 음료수도 대행 판매 하는데 그  레모네이드 명칭을 변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 이런 이름을 어떻게 쓸 수 있었지 항상 생각하게 했던 이 음료. 누가봐도 존 레논을 떠올리게 하는 이 음료수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왜? 미망인 요코 오노의 판매 중단 조치로.  회사측은 소송에 패한것도 아니다. 소송은 하지도 않았다. 거대 법률 회사와의 소송 요금을 부담할 수도 없을뿐더러 소송 과정의 정신적 소모를 피하기 위해 그냥 On Lemon 으로 바꾸기로 했단다. 미리 찍어 놓은 라벨값보다 소송 비용이 더 컸을 것이 분명하겠지만 우선 이길 확률이 없는 것이다.  



이 음료수 이름이 적힌 파라솔이며 의자들이 여름이면 빌니우스에는 넘쳐 난다.  의자에 씌워진 천에 프린트된 음료수 병이 반사된 저 안경을 보면서 안경 쓴 존 레논을 떠올리기도 어렵지 않다. 음료수 이름은 그렇다치고 레전드를 각양각색으로 소모하던 마케팅도 전부 싹 다 바꾸는 걸까. 이들은 10월말까지 이미 생산된 존 레몬은 물론 사업에 관련된 주식도 전부 팔아치워야 했다. 불쌍. 하지만 너무나 뻔한 결말. 



지난 여름에 갔던 이곳은 Take eat easy 라는 이름의 작은 식당으로 Pylimo 거리에 위치해 있다. 재래시장에서 가깝고 특히 빌니우스 구시가지에 일부 남아 있는 빌니우스 방어벽에서 언젠가 극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에 들어서있다.  이날은 커피 한 잔만 마셨다. 햇살을 아주 잘 받아내는 위치, 저 의자들을 볼때마다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의 한 장면이 떠올라서 웃었더랬다. 





저 모퉁이를 돌면 소파감자가 될 수 있는 Caif cafe 가 나온다. (http://ashland11.com/659)





여기에 앉아 있으면 중앙역에서 출발해서 빌니우스 곳곳으로 달려 나가는 많은 트롤리버스와 버스들을 구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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