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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맛있는 인생>



요새는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는 생각이 자주든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어서 좋다는 영화배우들의 고리타분한 인터뷰가 

어쩌면 그저 하는 말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똑같은 자기 얼굴로 평생에 한번도 만나보지 못 할지 모르는 사람들과 다른 이의 인생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것이

정말 진심으로 부럽달까.

모델로 알려진 이 배우를 푸른 소금에서 처음 봤었는데 아마 연기를 제대로 해 볼 생각인가 보다.



영화 제작사 사장이 강릉으로 여행을 떠난다.

영화는 망했고 빚독촉 전화는 빚발하고 절대 도망갈 수 없는 그런 여행을 떠난다. 

류승수라는 배우와 이 영화의 시작은 너무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그러기엔 배경도 너무 다양하고 등장인물도 많고 의도적인 유머들이 넘쳐나지만.

혼자서 소맥에 진탕 취해서는 방파제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에게 본의아니게 민폐를 끼치는 이 장면.

아...어쩌면 술취해서 꼬장부리고 객기 부리는 사람들을 너무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들 정말 평범하고 착한 사람들일지모르는 이런 사람들의 얘기를 형식적으로라도 좀 들어줘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문득 든다.



강릉에 도착해서 밥을 먹으러 찾아간 호텔 식당에서 낯익은 얼굴의 종업원을 발견.

어쩌면 이 여자아이가 자기의 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여자아이 할머니가 운영하는 슈퍼. 

요새 지방에도 유명한 카페들이 즐비하던데 이런 슈퍼는 예쁜 카페로 꾸미면 참 좋겠다.



그리고서 본격적으로 로드무비가 시작된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점점 각자가 돌아갈 장소로 가까워지는 그런 여행.



엇. 이 남자는 어어부프로젝트의 그 남자인것 같은데.

정말 강릉가서 카페하는 사장 느낌난다.



정말 멋있는 인생이란게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랑 모여서 

맛있는 음식먹고 맛있는 커피마시고 그러면 되는건데.



아줌마도 이모라고 불러주면 기분좋아하시고



그냥 먹고 싶은 음식 이리저리 찾아다니면서 먹고



뭐 예쁜 앤틱잔에 거창하게 커피 내리고 



여기저기 숨은 고수를 찾아다니면서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일상도



맛집 알아내려고 휴일에 직원에게 인터넷 검색시켜도 

싫다는 소리 안하면 별로 안 싫어한다고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면 되고

진짜 미안해서 사과하는거 아니죠 라고 물으면

와 어떻게 알았냐 너 눈 좋다 라고 그냥 웃어 넘기면서 편하게 살면 되고



내가 너랑 결혼해서 넌 구제된거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아낙네의 투박한 자신감.

별 고민없이 그냥 하루하루 맛있는 음식만 많이 먹고 살면 그게 정말 좋은거 아닐까 라는 생각들게 하는 영화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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