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17.12.08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 2017.12.04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3.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4. 2017.10.24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5. 2017.09.28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Cafe2017.12.08 08:00



교회와 같은 종교 건축을 제외하고 나면 보통 도시의 가장 오래 된 건물들은 중앙역 같은 공공 건물들인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 멀지 않은 빌니우스의 중앙역은 2차 세계 대전때 심하게 훼손되어 전후 다시 재건축된 케이스라 별로 유서 깊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세계 대전 이전에 지어진 이 대형 아파트가 더 견고한 느낌을 준다. 이 건물은 1911년에 지어졌다.  이 건물을 좋아한다. 집으로 가는 도중 대부분의 경우 마주치는 동네의 터줏대감 같은 건물이기도 하고 가장 친숙하게 드나드는 동네 빵집이 바로 건물의 1층 모서리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4년전 빵집이 생겼을때 정말 환호했었다. 



두 개의 횡단보도 사이를 거의 꽉 채우고 있는 이 건물.  다른 유럽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빌니우스에서도 거리에서 바라보는 건물의 모습과 중정으로 들어서서 체감하는 공간은 확연히 다르다. 이 건물이 워낙에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건물의 마당으로 들어서면 그 마당 주위로도 굉장히 여러채의 건물들이 겹겹히 들어서 있어서 시대별로 지어진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아파트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똑같은 높이의 건물이어도 몇층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면 굳이 무엇으로 지어졌는지 어떤 건축 스타일인지를 눈여겨 보지 않아도 대략 건축 연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이 건물은 1층 상가까지 합해서 6층으로 지어졌는데 같은 높이의 건물을 지금 짓는 다면 대략 8층 정도의 건물이 될거다. 인구 자체도 많이 늘어났겠지만 좀 더 많은 집을 꼬깃꼬깃 집어 넣어서 비싼 값에 팔아야 건축 업자의 타산이 맞을 테니. 오래된 집들은 그래서 그만큼 천장이 높고 그러니 자연스레 창문이 길어지고 큼직해지니 고풍스러운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 건물은 100년전에 지어진 건물치고는 높은 축에 속해서 흔치 않게 엘리베이터가 있다. 



흐린 날이든 해가 짱짱한 날이든 저 양파돔은 항상 우월하다. 석양이 돔의 표면에 드리워지기도 하고 돔의 색깔과 거의 유사한 하늘이 그를 에워싸기도 한다. 만약 이 즈음에서 길을 잃고 서성이고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한다면 손안에 나침반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의 집도 구시가지에 아직 남아 있다. 



그리하여 빵집이 보인다. 이 건물이야 나름 유명한 건축가가 지어서 건물 표면에 건축 연도가 적혀있지만 아마도 더 오래된 건물은 건너편의 이 벽돌 건물일 가능성이 높다.  거리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저런 발코니와 벽돌로 지은 건물인데 건물 데코까지 벽돌을 잘라서 했다면 일부러 옛날 건물처럼 만들려고 하는 요즘 건물이 아니고서야 정말 오래된 건물이다. 저 빵집 자리가 아주 오래전에는 약국이었다는데 그 약국에서 쓰여졌던 가구들이 카우나스의 의료 약학 박물관에 남아 있다고 한다. 빵집에 들어가서 철제 의자에 앉을때마다 그 가구들을 보러 카우나스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가장 자주 앉는 자리에서 밖으로 내다 보이는 벽화 (http://ashland11.com/263)



반대쪽 창문 밖으로 보이는 오래된 벽돌 건물. 1층에는 꿀을 판다. 병을 들고 가면 꿀을 담아 준다.  



빵집 이름 Bulkinė.  리투아니아에서 먹는 빵을 간단하게 흑빵과 하얀빵으로 나눈다면 흑빵은 러시아의 흘렙과 같은 빵이고 하얀빵은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밀가루 빵. Bulka 는 공식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지만 대략 그런 빵들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명칭에 장소형 어미를 붙인 것이 이 빵집의 이름이다. 빵집이라는 이름의 빵집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 역시 주문 제작을 하는 빵집이고 빵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빵을 파는 빵집인데 그래서 커피보다는 빵과 케익에 주력하는 맛있는 케익과 빵이 비싸지 않은 단골이 많은 곳이다. 중앙역에서 나와 호스텔이나 저렴한 호텔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외국인도 많고 특유의 넉넉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있다. , 일요일에는 빵을 굽지 않아서 맛있는 빵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자리에 앉으면 항상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과 행인들 군침돌게 하는 레시피들이 적인 요리책들이 많이 있다. 4년 전에 이 빵집에 가장 처음 간 날이 워낙에 흐리고 비가 오던 날이여서 한 동안 그런 비슷한 날씨일때에만 이 빵집에 갔는데 요즈음에는 날씨와는 상관없이 아무때나 간다. 따뜻한 식사류나 주류를 팔지는 않지만 이를테면 이곳은 나에게 베를린 카페 주커 베이비 같은 느낌이다. (http://ashland.tistory.com/678)



방석이 딸린 철제 의자들이 놓여진 야외용 테이블이 4개 있다. 이제 이곳의 거의 모든 케익과 빵을 먹어봐서 전보다 덜 재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곳



말발굽 모양의 동전 받침대(?)와 이들의 팁 상자에는 '몰디브 여행을 위해' 라는 깜찍한 문구가 적혀 있다. 이곳은 부담스러운 친절을 베풀지 않는, 지나치는 길에 창문 너머로 눈인사 할 수 있는, 일하는 이와 손님 사이가 매우 정겨운 동네 빵집이다. 팁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닐 것이고 거스름 돈을 주면 그냥 일부는 말발굽 위에 남겨 놓거나 케익과 커피가 너무 맛있었다면 커피잔 받침 위나 냅킨 위에 미소를 그리고 동전을 올려 놓으면 되는 것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커피와 빵을 가져다 주지만 직원 혼자서 일하는 구조라서 접시에 담아줄때 하나하나 테이블로 직접 옮기고 보통 커피를 기다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시간이 생기면 이 빵집에서 하루에 세 시간이든 네 시간이든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아침에 지나가면서 저녁에 돌아오면서 같은 직원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은 거의 항상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원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테이블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공간, 늘상 마주치는 손님들 사이로 간혹 낯선 여행객들과 한 두마디 주고 받을 수 있고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머리 꼭대기에 양파돔의 중력을 느끼면서 케익을 자르고 수십잔의 커피를 내리는 일.  분명 돈이 되는 일이 아닐 것이고 피곤할때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공간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는 일은 추억과 다름아니다.



항상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왼편에 랩에 싸여진 것이 샌드위치. 배고플 때 요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메뉴인데 5분 가량 천천히 눌러서 데워 주는데 맛있다. 에클레어는 가장 대량으로 굽는 메뉴라서 일요일에도 항상 먹을 수 있다.  케익 종류는 매번 바뀌지만 전체적으로 굽는 케익은 거의 같다



맨 왼편에 놓인 키쉬 (Quiche) 이곳에서 샌드위치와 함께 요기 할 수 있는 메뉴. 빌니우스의 어느 카페를 가나 키쉬는 거의 항상 있다. 살짝 데워준다. 리투아니아어로는 키샤스 Kyšas 로 번역되어 쓰인다. 사실 원어에 근접한 발음대로라면 키쉬스 Kyšis 로 번역되는것이 더 매끄러울텐데 키쉬스가 '찔러 넣는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뇌물을 뜻하는 명사라서  그냥 원어의 어미를 걷어내고 남성 명사화 시켜서 키샤스로.  Q로 시작되는 외래어가 나왔으니 말인데 퀴노아도 (Quinoa) 도 리투아니아에서는 Knyva 로 바뀌어서 쓰인다. 퀴노아와 크니봐. 너무 다른듯 보이지만 아마 퀴노아보다는 퀸와로 읽어서 와에 근접한 wa 를 리투아니아식으로 바꾸다보니 va 가 되었을거라 생각하면 또 그런대로 이해가 된다. 책을 뜻하는 크니가 (Knyga) 와 한 글자 차이이다. 



계산대 위에 놓여진 것은 보통 크루아상이나 소시지나 버섯, 양배추가  들어간 빵류



자잘한 비스킷이나 쿠키류. 한 개든 두 개든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다.



이곳의 나폴레옹이 참 맛있는데 아마 비슷한 양과 질의 나폴레옹을 구시가지에서 먹는다면 4유로 정도는 내야 하겠지만 이곳에서는 커피 두 잔에 케익 두 조각을 먹어도 왠만해서는 8유로를 넘기지 않는다.



맛있는 메도브닉과 오븐에 완전히 굴복한 말랑말랑한 사과 반쪽이 들어가 있는 사과 빵. 항상 일정한 맛의 개성없는 커피를 특별하게 만드는 빵과 케익들.



늘상 어느 케익 위에든 반사되는 어렴풋한 거리의 모습. 



전부 맛있는 케익들이지만 이 빵집에서 가끔 아쉬운게 있다면 대부분의 케익이 리코타 치즈나 마스카포네 치즈가 베이스인 케익이라는 것. 과일이 들어 간 것이 많아서 보통 시큼하고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크림을 먹는 느낌으로 금세 먹어 버리게 된다. 좀 묵직하고 식감이 있는 케익들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공수해 온 정량으로 분절된 조각 케익을 파는 곳보다 (그런곳들은 대신 맛있는 커피를 판다) 이렇게 쟁반에 담겨져 있어서 원하는 만큼 잘라주는 케익을 파는 곳들이 사실 좀 더 좋다. '이만큼 자를 까요?' 라고 물어보면서 칼을 컴퍼스처럼 돌리는 손길과 자른 케익 아래에 조심스럽게 칼등을 집어 넣어 저울로 옮겨 가는 찰나의 침묵. 무게를 달고 킬로당 가격을 입력하고 케익 쟁반을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으면서 '또 뭐 필요해요?' 라고 물어봤을때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미래의 커피를 생각하며 다시금 두리번 두리번 빵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는 그런 과정들. 단촐한 일상만이 획득할 수 있는 그런 안락한 감정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게 하는 최소한의 희열이다.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Vilnius cafe_Brew  (0) 2018.06.11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5)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4)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12.04 08:00





베를린의 많은 유명하고 매력적인 카페가 있겠지만 베를린을 생각할 때 가장 눈에 밟히는 곳은 어쨌든 바로 이곳이다. 머물던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의 동네 카페.  직접 볶은 콩을 갈아서 만든 신선한 커피를 파는 것도 꽃잎 흩뿌리고 온갖 슈퍼푸드로 치장된 트렌디한 브런치를 파는 것도 아니지만 난 아마 다음번에도 베를린에 가자 마자 다음 날 아침이면 이 곳에 갈거다. 오래된 수도원을 개조한 코르토나의 호스텔에서 무료 아침을 먹기 위해 힘들게 일어나 식당에 내려왔을때 보온 물병에 담겨 있던 옅게 희석된 커피와  식빵을 상처내던 딱딱한 일회용 버터가 나를 기다리고 있던 그 아침을 생각하며 내가 다시 그 곳에 갈 것임과 마찬가지로. 



이 카페에 세 번을 갔는데 두번 서있었던 어느 항해사의 캠핑차. 



일찍 일어나서 여기서 아침 먹자 했지만 결국 항상 12시가 다 넘어서야 갈 수 있었던 이 곳. 다음에는 빅 레보우스키의 듀드처럼 파자마에 샤워 가운 걸치고 이곳에 가서 아침 먹을 수 있는 용기가 나에게 있었으면.  아니 그런 샤워 가운이 친구에게 있었으면. 술도 팔았던가. 이곳에서라면 아침부터 듀드처럼 화이트 러시안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진심. 



당시 베를린의 날씨는 가끔 바람이 불어 춥기도 했지만 해가 나면 따뜻하고 덥기 까지 했던 전형적인 유럽의 초여름 날씨 였다. 항상 바깥에 앉길 원했지만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아직 바깥 테이블이 준비되지 않았던 적이 많았다. 넉넉한 앞 마당을 지닌 고요한 거리에 위치했던 이 곳은 항상 붐볐지만 한편으로는 조용했다. 유럽 카페들 특유의 적막이 좋다.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그곳에서 가장 큰 소리는 커피 머신이 토해내는 소리이다.  빨래방의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나 기차역의 안내 방송처럼 항상 그곳에 존재하는 것들이 방출해내는 절대적인 소음이 다시 가고 싶다 혹은 또 돌아왔구나 의 농밀한 소속감을 주듯이.



첫째날에는 (http://ashland11.com/531) 프렌치 토스트를 먹고 주전자 커피를 마셨다. 베를린에 가면 매번 커피를 마실때마다 케익을 먹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케익이나 파이 자체가 땡기지 않아서 많이 먹지 못했다. 하지만 두번째 갔을 때는 저 치즈케익을 먹었다.  배가 불러서 반은 남겨와서 다음 날 터키 커피 믹스와 맛있게 먹음.  하루가 지났어도 그 촉촉함은 그대로 였다. 




호박 수프를 한 대접 먹어서 케익은 물론 커피도 잘 마셔지지 않았던 것. 



표구 된 메뉴. 



정적.  당연히 장식용 빈 병이라고 생각했는데 소금과 후추통, 가장 작고 뚱뚱한 병을 보니 왠지 물을 담아서 테이블로 가져 가는 용도 였을 수도 있겠다 싶다.



일요일 정오의 느낌.  



예쁘다 램프.



카페 앞의 인도 식당에도 가보고 싶다.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5)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4)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11.17 08:00



은행에 볼 일이 있어서 구시가지 지점에 갔는데 리노베이션 한다고 문을 닫았다. 요즘 리투아니아는 은행 지점을 계속 줄이고 있는 추세. 구시가지에만 지점 세개가 있었는데 하나만 남았고 그나마도 갈 곳 없는 고객들을 다 받아내려니 좁은 장소가 미어터진다. 결국 좀 멀리 떨어진 더 큰 지점을 가야했는데 다른 방향에서는 자주 가던 동네였지만 구시가지에서 빙 돌아가려니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가는 길에 못보던 빵집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은행일을 보고 되돌아오면서 가 볼 생각에 힘이 났다. 약간 스산한 기운이 도는 한국의 오래된 양옥집 같은 가정집 1층에 자리 잡은 이 빵집은 케익 주문 제작을 주로 하는 빵집이었는데 그런 케익들을 팔기 위해 소박하게 만들어 놓은 카페였다. 이런 곳들은 둔중한 커피 머신 대신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작은 기계에서 맛의 차이를 가늠하기 힘든 극히 일반적인 커피를 뽑아 내지만 직접 구운 쿠키나 케익을 파는 곳들이라 고정 고객들이 많다. 





아무 빵집이나 만들지 못하는, 맛있게 만들기 가장 힘든 리투아니아 전통 파이. 쉼타라피아이 Šimtalapiai. 직역하자면 '백개의 겹'. 둘둘 말려진 반죽에 양귀비씨앗을 가득 담은 케익인데 입간판에 적힌 이것을 보고 혹했던 것. 빌니우스의 카페에서 이 케익을 파는 경우는 본 적이 없으니 한 조각 맛보고 싶다면 이 곳에 오면 되겠다. 리투아니아 전통 장이 서거나 하면 오로지 이것만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쉼타라피아이 장인으로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음. 요즘은 건포도 같은 것을 넣은 좀 더 현대적인 버전이 유행이지만 사실 오로지 양귀비 씨앗만 들어간 것이 내 입에는 가장 맛있었다.





차와 과자를 주문하고나니 카드를 받지 않는 단다. 적어 놓을테니 다음에 돈을 가져와도 된다고 했는데 원래는 쉼타라피아이 한 조각도 먹으려 했지만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또 주문을 하기가 좀 그래서 다음으로 미뤘다. 그리고 돈을 가져 간 다음 날은 더 맛있어 보이는 호박 케익이 있어서 결국 먹지 못함.





좀 외진 곳이기도 하고 직접 구우니 케익 가격은 월등이 저렴했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케익을 주문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음날 가서 먹은 호박 케익과 또 먹은 오트밀 쿠키





테라스도 있다. 테라스지뭐. 고급스러울 필요 없다.  여름에 가야겠다. 

 

http://conditus.lt/




찾기 힘든 곳이기에 남기는 지도.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4)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빌니우스 카페_Taste Map  (2) 2017.09.03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10.24 08:00



빌니우스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이 길을 한 번 정도는 지난다.  종탑이 개방된 성 요한 교회가 속한 빌니우스 대학과 대통령 집무실이 자리잡고 있는 Universiteto 거리.  이 거리에는 내가 빌니우스에 왔던 첫 해, 이른 아침의 리투아니아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가서 빵을 사곤 했던 작은 베이커리가 있었다. 그곳을 몹시 좋아했는데 없어지고 이태리식 베이커리가 생겼었고 그곳도 문을 닫고 지금 그곳엔 중국 식당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근처에 카페가 생겼다. 비오는 어느 날 커피 마시러 갔다. 





요새 빌니우스 카페 어딜 가도 이런식의 브루 바가 있는데. 난 잘 모르겠다.  





제빵업을 겸하고 있는 식당 동료가 모양이 안 예뻐서 팔 수 없는 까늘레를 한 접시씩 가져와서 부엌에 놔두곤 했다. 그때 너무 먹어서 잠시 질렸던 기간이 있었다. 많이 달지 않고 촉촉하고 크기도 적당해서 개인적으로 에스프레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생각. 그래서 카페에 이들이 있으면 우선 기분이 좋아진다. 마카롱은 그냥 너무 달고. 에클레어는 에스프레소에 먹기에는 양이 많고. 작은 비스킷들은 텁텁해 지는데 이들은 부드럽고 그냥 맛있다.  





슬로바키아 커피 잡지 Standart.  지난 여름에 다른 카페에 팔기에 한 권 사서 봤음.





여러 색상의 커피 잔을 고루고루 사용하는 이 곳.





저렇게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 텅 빈 받침이 참 좋다.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까늘레.  요즘 에스프레소 대신 자주 마시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카페 공간이 워낙에 좁은데 테이블도 높아서 더 협소하게 느껴지는데 의외로 아늑했다. 이 거리의 건물들이 모두 오래된 건물들이라 건물 천장이 높기도 했지만 문옆으로 난 두개의 창문에 예전 빵집이 생각났다. 거리가 좁아서 여름이 되도 야외에 테이블을 놔둘 수 없다는게 아마 이 카페로썬 아쉬울 것 같다.  




제발 커피를 다 마시고 나갈때에도 비가 오기를 기대했다. 안 그러면 분명 우산을 놔두고 나갈 것이다. 우산을 잊어버리고 놔두고 갈때엔 옆에 세워놔도 문 앞에 걸어놔도 그냥 놔두고 가는 것이다. 우산은 그런 놈.  이날은 다행히 비가 계속 와서 잊지 않고 챙겼고 다음 카페로 가서 담쟁이 옆에 세워두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빌니우스 카페_Taste Map  (2) 2017.09.03
베를린 카페 06_Distrikt coffee  (5) 2017.08.26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9.28 21:16





그날은 비가 내렸다. 갑작스럽고도 짧은 비로 하루 온종일 후덥지근함이 지속되었다.  왠지 모든 탓을 비로 돌려야만할 것 같은 날의 그런 가엾은 비들이 있다. 비 내리는 횡단 보도를 건너 현금 지급기가 여러 대 놓인 은행 건물로 들어섰을 때 손수 문을 열어주고는 자신의 동전통을 내미는 아저씨가 있었다.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를 떠올리게 했던 차림의 그 아저씨,  하지만 시드 비셔스처럼 취해있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는 모아진 동전으로 무얼 했을까.  빌니우스에는 꽤나 알려진 거리의 여자와 남자가 한 명씩 있다.  매우 화려한 화장과 옷차림으로 매일 빌니우스 근교 도시에서 기차를 타고 빌니우스로 출근을 해서 보통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동전을 부탁하거나 그녀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과 포즈를 취하시고 매우 '공식적인' 동전을 받으시는 '로제', 장미 라고 불리우는 할머니. 언젠가 빵 집 한 켠에서 그녀와 마주친 적이 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녀를 걸어다니면서 자주 본다. 또 다른 한 명은 짐들을 바리바리 짊어지고 다니면서 한 여름에도 겨울 부츠를 신고 오랫동안 감지 않은 머리가 마술사의 탑햇처럼 굳어져버린 아저씨이다.  식당에서 일했던 초기에 나는 그와 거의 매일 아침 만났다. 그는 식당이 문을 열기 전에 들어와 남은 음식이 있는지 묻거나 유로를 쓰지 않을 당시에 1리타스를 내밀며 커피를 부탁하곤 했다. 내가 일하는 식당은 커피를 팔지 않았음에도. 커피에 헌정된 그 1리타스는 나에게 퍽이나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느껴졌더랬다. 그는 음식을 부탁할때에는 단 한번도 동전을 내밀지 않았다. 나는 그들의 진짜 이야기는 모른다. 그들도 굳이 그것에 대해 말하려 애쓰지 않았다. 나는 베를린의 시드 비셔스 아저씨도 그날의 비 그친 오후에 커피를 마시러 갔었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  나는 <말라노체>의 월터가 새벽의 상점일을 끝내고 허름한 아파트로 돌아와서 마시던 커피도 <드럭스토어 카우보이>의 약물 재활중인 밥이 집으로 돌아와 고독속에서 들이키던 커피도 기억이 난다.  어떤 방식이로든 어떤 모습의 삶이었든 그냥 주어진 그날을 살아가는 사람들.  커피는 오히려 이미 어떤식으로든 깨어있는 자들을 위한것인지도 모른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 무엇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서 마신다고 하기에 커피는 그다지 극적이지 않다.  커피는 한바탕 쏟아지고 자취를 감추는 스콜이라기보다는 무던하고 은근한 몬순에 가까운 놈인지도 모른다.


 

 


베를린에서 몹시 이성적이고 친절한 스콜을 맞닥뜨린 그날 찾아 간 카페의 이름은 재미있게도 Five Elephants 였다.  게다가 이 다섯 마리 코끼리의 카페는 이전의 베를린 카페들은 가지고 있지 못했던 커다란 가로수들이 줄지어 서있는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동네 어른들이 모이는 동네 평상 같은 아늑함.  겹친 다리위에는 책을 쥔 손이 놓여져 있고 더 이상 일상적일수 없다는 표정으로 커피를 들이키던 사람들이 카페 옆으로 난 건물 현관에 열쇠를 꽂으며 집으로 돌아갈 것 같은 그런 느낌.  미테의 북적한 브런치 카페가 주말을 맞이한 이들이 옹기종이 모여 뿜어내는 해방감으로 가득찼었다면 이곳은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보냈던 분주했던 주말을 빠져나와 가까스로 자신만의 한가로운 오전을 만끽하고픈 사람들을 위한 퍽이나 개인적인 공간으로 다가왔다.  야외 테이블의 느낌만으로는 월요일 오전에 가고 싶은 그런 카페이다.  느낌상 디스트릭트 커피와 (http://ashland11.com/605) 비슷하지만 두배 정도는 거리폭이 넓었고 좀 덜 졸렸다.  노이쾰른의 투앤투 라는 카페와 비슷한 면적의 야외 공간이지만 투앤투 카페는 짙은 소음과 먼지를 친구로 가지고 있는 카페라서 이곳과는 또 좀 다르다. 





코끼리 카페의 아프리카 지도.  5개의 지도마다 연도가 표시되어 있어서 시기마다 아프리카의 식민지 지도가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 설마 아프리카의 코끼리 분포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는 아닐 것이다. 커피 재배지를 나타내는 지도였을까? 그런것 같지도 않다. 근데 커피와 코끼리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커피와 기린, 커피와 톰슨가젤보다는 커피와 코끼리의 조합이 좀 더 그럴 듯해 보이는 것 같다. 코끼리는 코로 커피잔을 쥘 수 있을 것도 같다. 





여기도 지도가 있었네.  저런 물병 속은 어떻게 씻는걸까. 달걀 껍질을 넣어서? 어차피 깨끗한 물만 담기고 항상 부어서 마시는데 안 씻어도 된다고 하려나?   아프리카와 코끼리 그리고 커피. 이 지점에서 생각나는 한 편의 영화 <그린 카드>. (http://ashland11.com/117옥상의 멋진 온실이 딸린 아파트를 갖고 싶은 브론테.  아파트 주거자들이 규정한 구입 조건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는 프랑스인 조지와 서류상의 부부가 된다.  온실이 딸린 아파트가 가지고 싶어서 처음 보는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이다. 여러모로 굉장히 달랐던 두 사람. 브론테는 식물 기르기가 취미인 환경 운동가이다. 새모이(조지의 표현) 뮈즐리 같은 것 만 먹고 커피도 디카페인 커피만 마신다. 조지는 거침없다. 그는 모카 포트를 들고 다니고 자유분방하고 거침없고 즉흥적이지만 까탈스럽고 이성적인 브론테에 비해 정적이고 따뜻하다.  그들은 서류상의 부부가 된 후 헤어져 따로 떨어져 살지만 이민국의 심사 때문에 얼마간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 간다. 그들의 집에 방문한 이민국 직원이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라고 물었을 때. 그들은 '아프리카' 라고 대답한다,  '조지는 코끼리도 잡았어요'  물론 그들은 아프리카는 커녕 함께 비행기를 타 본 적도 없다. 그들이 위장 결혼 브로커를 사이에 두고 처음으로 만났던 장소가 아프리카 라는 이름의 카페였던 것이다.   





얼마전에 쓴 '누군가의 커피' (http://ashland11.com/635) 에서 묘사한 비오는 날의 테이블 의자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베를린과 빌니우스의 카페 테이블이 똑같구나.  이케아 테이블이다.  유럽의 어딜가도 이케아 물 컵. 이케아 전등갓. 이케아에 자체 브랜드 커피도 있었던가? 북유럽의 기후는 정말 커피를 부르는 기후인데 오히려 커피는 계절 구분이 극명한 지역에서 더 열심히 마시는것 같다.  하긴 북유럽의 기후에서는 왠지 밖으로 나가 카페에 가기 보다는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더 포근한 느낌이다. 집에서 이케아 가구에 둘러싸여서 털 양말 신고 담요 속에 들어가 무한 필터 커피 마시기. 이케아 패밀리 카드 들고가면 커피는 그냥 마실 수 있었는데. 이케아의 음식은 별로 맛이 없지만 케익이나 머핀은 무료 커피와 마시기에 내 입에는 나름 훌륭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이 코끼리 카페는 원래 카페를 하려던게 아니라 케익 가게를 하려던 거였다고. 그래서 여기 치즈 케익이 그렇게 맛있다는데 보통은 그런거 원래 잘 모르고 가니깐 놓치고 오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 또 오라는 계시라며 합리화 한다.  하지만 알고가도 정말 땡기지 않으면 또 안 먹고 오게 된다. 그럴 때엔 또 다음에 와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것이다.  심지어 열심히 찾아 간 카페에서 맥주만 마시고 오기도 하는 법이니깐. 하지만 그 치즈 케이크를 먹지 않았음에도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나는 아마 이 야외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비가 한 차례 내렸으니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점점 개어 가고 있다는 느낌의 날씨도 그날을 기분좋게 했다. 프리드리히 샤인의 넉넉한 녹음과 탁 트인 거리가 이 동네의 다른 카페들을 궁금하게 하기도 했다.





이날은 에스프레소와 레모네이드 한 잔을 마셨다. 이곳도 자체 로스터리가 있고 미테에 다른 지점이 하나 더 있다. 미테의 코끼리 카페는 왠지 좀 다를 것 같다. 그곳에도 아프리카 지도가 걸려 있을까?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빌니우스 카페_Taste Map  (2) 2017.09.03
베를린 카페 06_Distrikt coffee  (5) 2017.08.26
베를린 카페 05_Double Eye  (7) 2017.08.21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