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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 2017.10.24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3. 2017.09.28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4. 2017.09.05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5. 2017.09.03 빌니우스 카페_Taste Map (2)
Cafe2017.11.17 08:00



은행에 볼 일이 있어서 구시가지 지점에 갔는데 리노베이션 한다고 문을 닫았다. 요즘 리투아니아는 은행 지점을 계속 줄이고 있는 추세. 구시가지에만 지점 세개가 있었는데 하나만 남았고 그나마도 갈 곳 없는 고객들을 다 받아내려니 좁은 장소가 미어터진다. 결국 좀 멀리 떨어진 더 큰 지점을 가야했는데 다른 방향에서는 자주 가던 동네였지만 구시가지에서 빙 돌아가려니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가는 길에 못보던 빵집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은행일을 보고 되돌아오면서 가 볼 생각에 힘이 났다. 약간 스산한 기운이 도는 한국의 오래된 양옥집 같은 가정집 1층에 자리 잡은 이 빵집은 케익 주문 제작을 주로 하는 빵집이었는데 그런 케익들을 팔기 위해 소박하게 만들어 놓은 카페였다. 이런 곳들은 둔중한 커피 머신 대신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작은 기계에서 맛의 차이를 가늠하기 힘든 극히 일반적인 커피를 뽑아 내지만 직접 구운 쿠키나 케익을 파는 곳들이라 고정 고객들이 많다. 





아무 빵집이나 만들지 못하는, 맛있게 만들기 가장 힘든 리투아니아 전통 파이. 쉼타라피아이 Šimtalapiai. 직역하자면 '백개의 겹'. 둘둘 말려진 반죽에 양귀비씨앗을 가득 담은 케익인데 입간판에 적힌 이것을 보고 혹했던 것. 빌니우스의 카페에서 이 케익을 파는 경우는 본 적이 없으니 한 조각 맛보고 싶다면 이 곳에 오면 되겠다. 리투아니아 전통 장이 서거나 하면 오로지 이것만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쉼타라피아이 장인으로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음. 요즘은 건포도 같은 것을 넣은 좀 더 현대적인 버전이 유행이지만 사실 오로지 양귀비 씨앗만 들어간 것이 내 입에는 가장 맛있었다.





차와 과자를 주문하고나니 카드를 받지 않는 단다. 적어 놓을테니 다음에 돈을 가져와도 된다고 했는데 원래는 쉼타라피아이 한 조각도 먹으려 했지만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또 주문을 하기가 좀 그래서 다음으로 미뤘다. 그리고 돈을 가져 간 다음 날은 더 맛있어 보이는 호박 케익이 있어서 결국 먹지 못함.





좀 외진 곳이기도 하고 직접 구우니 케익 가격은 월등이 저렴했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케익을 주문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음날 가서 먹은 호박 케익과 또 먹은 오트밀 쿠키





테라스도 있다. 테라스지뭐. 고급스러울 필요 없다.  여름에 가야겠다. 

 

http://conditus.lt/




찾기 힘든 곳이기에 남기는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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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10.24 08:00



빌니우스를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이 길을 한 번 정도는 지난다.  종탑이 개방된 성 요한 교회가 속한 빌니우스 대학과 대통령 집무실이 자리잡고 있는 Universiteto 거리.  이 거리에는 내가 빌니우스에 왔던 첫 해, 이른 아침의 리투아니아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달려가서 빵을 사곤 했던 작은 베이커리가 있었다. 그곳을 몹시 좋아했는데 없어지고 이태리식 베이커리가 생겼었고 그곳도 문을 닫고 지금 그곳엔 중국 식당이 있다.  그리고 바로 그 근처에 카페가 생겼다. 비오는 어느 날 커피 마시러 갔다. 





요새 빌니우스 카페 어딜 가도 이런식의 브루 바가 있는데. 난 잘 모르겠다.  





제빵업을 겸하고 있는 식당 동료가 모양이 안 예뻐서 팔 수 없는 까늘레를 한 접시씩 가져와서 부엌에 놔두곤 했다. 그때 너무 먹어서 잠시 질렸던 기간이 있었다. 많이 달지 않고 촉촉하고 크기도 적당해서 개인적으로 에스프레소에 가장 잘 어울리는 디저트라고 생각. 그래서 카페에 이들이 있으면 우선 기분이 좋아진다. 마카롱은 그냥 너무 달고. 에클레어는 에스프레소에 먹기에는 양이 많고. 작은 비스킷들은 텁텁해 지는데 이들은 부드럽고 그냥 맛있다.  





슬로바키아 커피 잡지 Standart.  지난 여름에 다른 카페에 팔기에 한 권 사서 봤음.





여러 색상의 커피 잔을 고루고루 사용하는 이 곳.





저렇게 커피를 기다리고 있는 텅 빈 받침이 참 좋다. 





한번 만들어보고 싶은 까늘레.  요즘 에스프레소 대신 자주 마시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카페 공간이 워낙에 좁은데 테이블도 높아서 더 협소하게 느껴지는데 의외로 아늑했다. 이 거리의 건물들이 모두 오래된 건물들이라 건물 천장이 높기도 했지만 문옆으로 난 두개의 창문에 예전 빵집이 생각났다. 거리가 좁아서 여름이 되도 야외에 테이블을 놔둘 수 없다는게 아마 이 카페로썬 아쉬울 것 같다.  




제발 커피를 다 마시고 나갈때에도 비가 오기를 기대했다. 안 그러면 분명 우산을 놔두고 나갈 것이다. 우산을 잊어버리고 놔두고 갈때엔 옆에 세워놔도 문 앞에 걸어놔도 그냥 놔두고 가는 것이다. 우산은 그런 놈.  이날은 다행히 비가 계속 와서 잊지 않고 챙겼고 다음 카페로 가서 담쟁이 옆에 세워두고 기념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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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9.28 21:16





그날은 비가 내렸다. 갑작스럽고도 짧은 비로 하루 온종일 후덥지근함이 지속되었다.  왠지 모든 탓을 비로 돌려야만할 것 같은 날의 그런 가엾은 비들이 있다. 비 내리는 횡단 보도를 건너 현금 지급기가 여러 대 놓인 은행 건물로 들어섰을 때 손수 문을 열어주고는 자신의 동전통을 내미는 아저씨가 있었다.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를 떠올리게 했던 차림의 그 아저씨,  하지만 시드 비셔스처럼 취해있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는 모아진 동전으로 무얼 했을까.  빌니우스에는 꽤나 알려진 거리의 여자와 남자가 한 명씩 있다.  매우 화려한 화장과 옷차림으로 매일 빌니우스 근교 도시에서 기차를 타고 빌니우스로 출근을 해서 보통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동전을 부탁하거나 그녀를 알아보고 사진을 찍자는 사람들과 포즈를 취하시고 매우 '공식적인' 동전을 받으시는 '로제', 장미 라고 불리우는 할머니. 언젠가 빵 집 한 켠에서 그녀와 마주친 적이 있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그녀를 걸어다니면서 자주 본다. 또 다른 한 명은 짐들을 바리바리 짊어지고 다니면서 한 여름에도 겨울 부츠를 신고 오랫동안 감지 않은 머리가 마술사의 탑햇처럼 굳어져버린 아저씨이다.  식당에서 일했던 초기에 나는 그와 거의 매일 아침 만났다. 그는 식당이 문을 열기 전에 들어와 남은 음식이 있는지 묻거나 유로를 쓰지 않을 당시에 1리타스를 내밀며 커피를 부탁하곤 했다. 내가 일하는 식당은 커피를 팔지 않았음에도. 커피에 헌정된 그 1리타스는 나에게 퍽이나 상징적이고 은유적으로 느껴졌더랬다. 그는 음식을 부탁할때에는 단 한번도 동전을 내밀지 않았다. 나는 그들의 진짜 이야기는 모른다. 그들도 굳이 그것에 대해 말하려 애쓰지 않았다. 나는 베를린의 시드 비셔스 아저씨도 그날의 비 그친 오후에 커피를 마시러 갔었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  나는 <말라노체>의 월터가 새벽의 상점일을 끝내고 허름한 아파트로 돌아와서 마시던 커피도 <드럭스토어 카우보이>의 약물 재활중인 밥이 집으로 돌아와 고독속에서 들이키던 커피도 기억이 난다.  어떤 방식이로든 어떤 모습의 삶이었든 그냥 주어진 그날을 살아가는 사람들.  커피는 오히려 이미 어떤식으로든 깨어있는 자들을 위한것인지도 모른다.  무엇을 잊기 위해서 무엇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서 마신다고 하기에 커피는 그다지 극적이지 않다.  커피는 한바탕 쏟아지고 자취를 감추는 스콜이라기보다는 무던하고 은근한 몬순에 가까운 놈인지도 모른다.


 

 


베를린에서 몹시 이성적이고 친절한 스콜을 맞닥뜨린 그날 찾아 간 카페의 이름은 재미있게도 Five Elephants 였다.  게다가 이 다섯 마리 코끼리의 카페는 이전의 베를린 카페들은 가지고 있지 못했던 커다란 가로수들이 줄지어 서있는 매우 조용하고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동네 어른들이 모이는 동네 평상 같은 아늑함.  겹친 다리위에는 책을 쥔 손이 놓여져 있고 더 이상 일상적일수 없다는 표정으로 커피를 들이키던 사람들이 카페 옆으로 난 건물 현관에 열쇠를 꽂으며 집으로 돌아갈 것 같은 그런 느낌.  미테의 북적한 브런치 카페가 주말을 맞이한 이들이 옹기종이 모여 뿜어내는 해방감으로 가득찼었다면 이곳은 오히려 누군가와 함께 보냈던 분주했던 주말을 빠져나와 가까스로 자신만의 한가로운 오전을 만끽하고픈 사람들을 위한 퍽이나 개인적인 공간으로 다가왔다.  야외 테이블의 느낌만으로는 월요일 오전에 가고 싶은 그런 카페이다.  느낌상 디스트릭트 커피와 (http://ashland11.com/605) 비슷하지만 두배 정도는 거리폭이 넓었고 좀 덜 졸렸다.  노이쾰른의 투앤투 라는 카페와 비슷한 면적의 야외 공간이지만 투앤투 카페는 짙은 소음과 먼지를 친구로 가지고 있는 카페라서 이곳과는 또 좀 다르다. 





코끼리 카페의 아프리카 지도.  5개의 지도마다 연도가 표시되어 있어서 시기마다 아프리카의 식민지 지도가 어떻게 바뀌어 갔는지 알려주는 것 같다. 설마 아프리카의 코끼리 분포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는 아닐 것이다. 커피 재배지를 나타내는 지도였을까? 그런것 같지도 않다. 근데 커피와 코끼리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커피와 기린, 커피와 톰슨가젤보다는 커피와 코끼리의 조합이 좀 더 그럴 듯해 보이는 것 같다. 코끼리는 코로 커피잔을 쥘 수 있을 것도 같다. 





여기도 지도가 있었네.  저런 물병 속은 어떻게 씻는걸까. 달걀 껍질을 넣어서? 어차피 깨끗한 물만 담기고 항상 부어서 마시는데 안 씻어도 된다고 하려나?   아프리카와 코끼리 그리고 커피. 이 지점에서 생각나는 한 편의 영화 <그린 카드>. (http://ashland11.com/117옥상의 멋진 온실이 딸린 아파트를 갖고 싶은 브론테.  아파트 주거자들이 규정한 구입 조건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얻으려는 프랑스인 조지와 서류상의 부부가 된다.  온실이 딸린 아파트가 가지고 싶어서 처음 보는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이다. 여러모로 굉장히 달랐던 두 사람. 브론테는 식물 기르기가 취미인 환경 운동가이다. 새모이(조지의 표현) 뮈즐리 같은 것 만 먹고 커피도 디카페인 커피만 마신다. 조지는 거침없다. 그는 모카 포트를 들고 다니고 자유분방하고 거침없고 즉흥적이지만 까탈스럽고 이성적인 브론테에 비해 정적이고 따뜻하다.  그들은 서류상의 부부가 된 후 헤어져 따로 떨어져 살지만 이민국의 심사 때문에 얼마간 함께 지내면서 서로에 대해 알아 간다. 그들의 집에 방문한 이민국 직원이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라고 물었을 때. 그들은 '아프리카' 라고 대답한다,  '조지는 코끼리도 잡았어요'  물론 그들은 아프리카는 커녕 함께 비행기를 타 본 적도 없다. 그들이 위장 결혼 브로커를 사이에 두고 처음으로 만났던 장소가 아프리카 라는 이름의 카페였던 것이다.   





얼마전에 쓴 '누군가의 커피' (http://ashland11.com/635) 에서 묘사한 비오는 날의 테이블 의자의 모습이 바로 이런 모습이었다. 공교롭게도 베를린과 빌니우스의 카페 테이블이 똑같구나.  이케아 테이블이다.  유럽의 어딜가도 이케아 물 컵. 이케아 전등갓. 이케아에 자체 브랜드 커피도 있었던가? 북유럽의 기후는 정말 커피를 부르는 기후인데 오히려 커피는 계절 구분이 극명한 지역에서 더 열심히 마시는것 같다.  하긴 북유럽의 기후에서는 왠지 밖으로 나가 카페에 가기 보다는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이 더 포근한 느낌이다. 집에서 이케아 가구에 둘러싸여서 털 양말 신고 담요 속에 들어가 무한 필터 커피 마시기. 이케아 패밀리 카드 들고가면 커피는 그냥 마실 수 있었는데. 이케아의 음식은 별로 맛이 없지만 케익이나 머핀은 무료 커피와 마시기에 내 입에는 나름 훌륭했던 기억이 난다. 





근데 이 코끼리 카페는 원래 카페를 하려던게 아니라 케익 가게를 하려던 거였다고. 그래서 여기 치즈 케익이 그렇게 맛있다는데 보통은 그런거 원래 잘 모르고 가니깐 놓치고 오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 또 오라는 계시라며 합리화 한다.  하지만 알고가도 정말 땡기지 않으면 또 안 먹고 오게 된다. 그럴 때엔 또 다음에 와서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는것이다.  심지어 열심히 찾아 간 카페에서 맥주만 마시고 오기도 하는 법이니깐. 하지만 그 치즈 케이크를 먹지 않았음에도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나는 아마 이 야외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비가 한 차례 내렸으니 더 이상 내리지 않고 점점 개어 가고 있다는 느낌의 날씨도 그날을 기분좋게 했다. 프리드리히 샤인의 넉넉한 녹음과 탁 트인 거리가 이 동네의 다른 카페들을 궁금하게 하기도 했다.





이날은 에스프레소와 레모네이드 한 잔을 마셨다. 이곳도 자체 로스터리가 있고 미테에 다른 지점이 하나 더 있다. 미테의 코끼리 카페는 왠지 좀 다를 것 같다. 그곳에도 아프리카 지도가 걸려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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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9.05 08:00




지나고 나면 그리워질 만한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그날 저녁 무렵에 아침에 마셨던 그 커피를 그리워하게 될거라 짐작하는것은 그날 저녁이 되어 다음날 아침에 마실 커피를 그리워 하는것과는 좀 다른것이다. 내일 마실 커피는 기다리면 된다.  오늘 아침에 마시고 있는 '그' 커피는 곧 세상에서 단 한잔이 되어버릴 커피이다. 그것은 내일이 되면 없는것이다.  그리움은 엄연히 과거를 향한 감정이기에. '네가 그리워질거야' 라고 말하는것은 그 과거에 대한 감정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기에. 그것에 관련된 모든 시간을 그 영역안에 가둬버리는것이다. 그리워질 것들에 대한 생각들은 그렇게 그들과의 현재를 더 밀도있는 시간으로 만든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한 잔의 커피는 그런 의미이다. 그 커피의 산도와 밀도와 온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것은 오히려 통속적이다. 나쁜 커피와 좋은 커피는 오히려 이론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 모든 부서질만치의 가벼움을 안고 묵직한 커피잔을 들어 올리는것.  커피에 대한 기억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것, 그리워질 것들과 지나온 시간에 대해 최대한 사려깊고 예절 바르고 싶은 마음인것이다. 미테의 아이스크림 가게들이 유난히 어린 아이들로 붐비던 어느 날,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닐 그 카페인들을 만나기 위해 또 다시 이 카페 저 카페를 기웃거렸다.  그리고 어느새 정맥으로 통하는 톨게이트 앞에서 대기중인 분출 직전의 카페인을 만나는것이다.  디스트릭트 커피 (http://ashland11.com/605) 에 가기 직전에 들렀던 Barn 카페.  자체 로스터리를 가지고 있고 Cafe Kranzler 라는 플래그쉽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아쉽게도 그 카페에는 가보지 못했다. 베를린에서 맛있었던 커피 세잔을 꼽으라면 아마 이 카페의 에스프레소도 포함 될 것이다.  조금 넓었어도 나쁘지 않았겠다 싶은 좁은 장소들에 매력을 느끼는것도 같다.  이런 형태의 검은 커피잔을 많이 봤지만 이 잔은 특히나 더 둥그스름하고 두꺼웠다. 겨울의 커피에 좀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 날은 몹시 더웠어서 커피잔이 커피를 이중삼중으로 악착같이 물고 있다 느껴질 정도였다.  잔이 점점 좁아져서 안그래도 얼마 안 담겨있는 커피가 사라질것도 같았다. 붐비는 틈속에서 신속하게 추출된 커피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속에서의 커피들보다 1.3배는 더 뜨겁게 느껴진다. 쉴틈없이 움직이는 기계의 열기도 커피를 기다리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마찰에서 비롯되는 온기도 고스란히 품어버리는 어떤 절대적인 온도. 그러니 식을틈을 주지않고 마시게 되고 그렇게 마신 커피는 당연히 맛있다.  



이 카페에서 추가샷은 그냥 싱글샷과 똑같이 2유로였다.  생각해보니 모두가 똑같은 싱글샷이고 엑스트라 샷이 냉면 사리도 아니고 짜장면 곱배기 인것도 아니니 가격이 같은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추가샷을 싱글 에스프레소 보다 더 싸게  파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왜 싸게 파는지 오히려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추가샷이 웨이트리스가 필립스 커피 메이커를 들고 다니며 나른하게 리필하는 커피도 아닌데 말이다. 이밖에도 메뉴에는 보통의 카페에 있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가 없는 대신 코르타도가 있었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거의 동등한 비율로 만들어지는 이 두 커피중에서도 코르타도가 뭔가 좀 더 진하고 걸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감 때문이기도 할꺼고 마끼아토가 워낙에 카라멜이라는 단어가 자주 붙어 다녀서 여러모로 그냥 달콤한 커피 느낌이 많이 들어서일거다. 이 카페의 메뉴는 유분도 수분도 최대한 절제하고자 하는 인상을 주었다. 싱글샷과 더블샷을 베이스로 하는 두 종류의 라떼 가격이 표기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커피가 너무 맛있는 나머지 라떼와 같은 우유 홍수 속에서도 제발 우리 커피 맛을 조금만 더 느껴주지 않겠니 하는 심정에서 아예 더블샷 라떼를 메뉴에 추가해 놓은거다.  '가능하면 더 진하게, 더 커피 본연의 느낌'으로의 모토가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들이 직접 고르고 정성들여 볶고 심혈을 기울여 추출하는 커피 그 자체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일거다.  콩이 좋지 않다면 커피가 맛있지 않다면 우유와 시럽과 각종 비주얼 담당들을 소환하여 최대한 요란스러운 커피를 만들려 노력할것이다.  어쨌든 이런식으로 카페 메뉴에 변화를 주는 곳들이 좋다. 아주 미미한 차이 같아 보이지만 어떤 원칙과 철학이 있는것인지 짐작이라도 해보게 하는것이다. 



그리고 이 설탕. 카페 더블아이 (http://ashland11.com/603) 에도 있던 설탕.  보난자 카페에도 이 설탕이었나?  시나몬 냄새가 날 것 같은, 일군의 트뤼플 초콜렛이 앞구르기를 하며 지나갈 것 같은 코코아 파우더 같은 느낌,   이 설탕은 원래는 알갱이인 설탕을 곱게 갈아서 이렇게 된것일까 아니면 그냥 원래 이런 모습의 설탕인걸까. 설탕 용기도 왠지 먹을 수 있는 석기시대 초콜릿처럼 생겼다. 이 카페의 우유가 이미 달짝찌근하기 때문에 설탕을 넣기 전에 커피를 반드시 미리 마셔보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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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9.03 08:00



Taste Map, 빌니우스의 이 카페를 좋아한다. (http://ashland11.com/232) 사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장소들에서 이 카페가 결코 멀지 않지만 구시가지를 벗어나 외곽으로 빠지는 방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오기엔 그 위치가 애매하다.  혹시 일본 대사관이나 라트비아 대사관에 갈일이 있다면,  빌니우스 대학의 의대생과 친해져서 그들의 학교를 방문하기로 했다면, 빌니우스 구시가지에서 가장 가깝고 큰 공원인  Vingis 에 가려고 한다면 이 카페를 지나칠 수 있다.  문을 연지 2년이 좀 넘은 이 카페는 성업중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랬더랬다.  나는 이곳에서 마시는 커피의 첫모금이 좋다. 가까스로 찾아낸 시간을 쏟아지지 않게 가방에 담고 어깨에 이고 이곳에 도착해서 들이키는 따뜻한 한 모금은 큰 기쁨이다.  이들이 구시가지 깊숙한 곳 어딘가에 2호점을 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 카페가 위치한 건물 일층에는 디저트 카페와 프랜차이즈 카페 하나가 더 있다. 건물 모서리에 자리 잡은 이 카페는 다른 두 장소보다 훨씬 안락한 위치에 야외 테이블이 있어서 보통은 이곳에 온다. 카페 자체의 독자적인 느낌도 좋다. 




그런데 이날은 큰맘먹고 옆의 디저트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디저트뿐만 아니라 간단한 식사거리도 판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다. 이 카페의 이름은 Atostogos, 즉 휴가 라는 뜻이다. 예전에 이 단어에 대해서 짧게 쓴적이 있다. (http://ashland.tistory.com/462). 카페문에 트립 어드바이져 스티커도 붙어 있고, 동물 환영해요 스티커와 우리 카페는 사용하는 음악에 대한 음원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와 같은 스티커들이 줄줄이 붙어 있다.  





두시가 넘은 시각, 이 날 이곳엔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저번에 지나쳤을땐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보통 이른 아침이나 점심 무렵에 붐비는가 보다.  하얀 유니폼을 입은 여자 세명이 서있었다. 두명은 제과사로 보였고 한명은 주문을 받는 직원이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꼭 웃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지만 웃으면서 인사했는데 모두가 멀뚱하게 쳐다볼때엔 다음 스텝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를겠을때가 있다. 아마 이들은 오늘 하루 너무나 많이 웃어서 가게 이름처럼 웃음들을 잠시 휴가 (Atostogos) 보냈던건지도 모르겠다.  깔끔하고 원칙있어 보이던 제과사들 틈에서 약간 머뭇거리던 여인은 들어온 손님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보이며 또 그런대로 서글서글하게 케익 구경을 하는 나에게 이런저런 메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난 그녀가 설명했던 메뉴에 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거였는데 왠일인지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디저트들은 너무나 맛있어 보이고 해서 맨 윗칸의 아랫줄에서 왼쪽으로부터 7번째에 있는 에클레르를 포장해서 나왔다.  옆 카페로 가면 되는것이다. 





오랜만에 간 옆 카페에는 구시가지에 있는 초콜릿 카페의 초콜릿을 가져다 팔고 있었다. 저 초콜릿도 맛있다. 술이 들어간 초콜릿 다수. 저것도 하나 집어 먹고 싶었지만 난 커피 두잔 마셔야 하니깐 참아야지. 



커피를 기다리는것이 나뿐이랴. 숟가락도 접시도 온기를 품은 커피 잔을 염원하기는 마찬가지다.  물잔도, 파트라슈 우유통 같이 생긴 물병도 커피 두잔과 함께 바깥 공기를 마시러 움직일거다. 



에스프레소와 플랫 화이트를 마셨다. 플랫화이트는 사실 썩 맛있어 보이지 않지만 이곳의 커피는 어쨌든 맛있다.  3분의 2정도 마시고 남긴 에스프레소를 다른 커피에 부어 마셨다.  커피가 좀 더 진해진다. 에클레르는 참 맛있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겉표면의 바삭함과 달짝찌근함이 약간 샤브레 과자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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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