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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05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 2017.09.03 빌니우스 카페_Taste Map (2)
  3. 2017.08.26 베를린 카페 06_Distrikt coffee (5)
  4. 2017.08.21 베를린 카페 05_Double Eye (7)
  5. 2017.08.20 베를린 카페 04_St. Oberholz (4)
Cafe2017.09.05 08:00




지나고 나면 그리워질 만한 것들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아침에 커피를 마시면서 그날 저녁 무렵에 아침에 마셨던 그 커피를 그리워하게 될거라 짐작하는것은 그날 저녁이 되어 다음날 아침에 마실 커피를 그리워 하는것과는 좀 다른것이다. 내일 마실 커피는 기다리면 된다.  오늘 아침에 마시고 있는 '그' 커피는 곧 세상에서 단 한잔이 되어버릴 커피이다. 그것은 내일이 되면 없는것이다.  그리움은 엄연히 과거를 향한 감정이기에. '네가 그리워질거야' 라고 말하는것은 그 과거에 대한 감정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지속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기에. 그것에 관련된 모든 시간을 그 영역안에 가둬버리는것이다. 그리워질 것들에 대한 생각들은 그렇게 그들과의 현재를 더 밀도있는 시간으로 만든다. 커피를 마시는 순간들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한 잔의 커피는 그런 의미이다. 그 커피의 산도와 밀도와 온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것은 오히려 통속적이다. 나쁜 커피와 좋은 커피는 오히려 이론적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그 모든 부서질만치의 가벼움을 안고 묵직한 커피잔을 들어 올리는것.  커피에 대한 기억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리는것, 그리워질 것들과 지나온 시간에 대해 최대한 사려깊고 예절 바르고 싶은 마음인것이다. 미테의 아이스크림 가게들이 유난히 어린 아이들로 붐비던 어느 날,  오늘이 지나면 더 이상 나의 것이 아닐 그 카페인들을 만나기 위해 또 다시 이 카페 저 카페를 기웃거렸다.  그리고 어느새 정맥으로 통하는 톨게이트 앞에서 대기중인 분출 직전의 카페인을 만나는것이다.  디스트릭트 커피 (http://ashland11.com/605) 에 가기 직전에 들렀던 Barn 카페.  자체 로스터리를 가지고 있고 Cafe Kranzler 라는 플래그쉽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아쉽게도 그 카페에는 가보지 못했다. 베를린에서 맛있었던 커피 세잔을 꼽으라면 아마 이 카페의 에스프레소도 포함 될 것이다.  조금 넓었어도 나쁘지 않았겠다 싶은 좁은 장소들에 매력을 느끼는것도 같다.  이런 형태의 검은 커피잔을 많이 봤지만 이 잔은 특히나 더 둥그스름하고 두꺼웠다. 겨울의 커피에 좀 더 어울리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 날은 몹시 더웠어서 커피잔이 커피를 이중삼중으로 악착같이 물고 있다 느껴질 정도였다.  잔이 점점 좁아져서 안그래도 얼마 안 담겨있는 커피가 사라질것도 같았다. 붐비는 틈속에서 신속하게 추출된 커피는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속에서의 커피들보다 1.3배는 더 뜨겁게 느껴진다. 쉴틈없이 움직이는 기계의 열기도 커피를 기다리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마찰에서 비롯되는 온기도 고스란히 품어버리는 어떤 절대적인 온도. 그러니 식을틈을 주지않고 마시게 되고 그렇게 마신 커피는 당연히 맛있다.  



이 카페에서 추가샷은 그냥 싱글샷과 똑같이 2유로였다.  생각해보니 모두가 똑같은 싱글샷이고 엑스트라 샷이 냉면 사리도 아니고 짜장면 곱배기 인것도 아니니 가격이 같은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추가샷을 싱글 에스프레소 보다 더 싸게  파는것을 당연하게 생각해왔다. 그런데 왜 싸게 파는지 오히려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추가샷이 웨이트리스가 필립스 커피 메이커를 들고 다니며 나른하게 리필하는 커피도 아닌데 말이다. 이밖에도 메뉴에는 보통의 카페에 있는 에스프레소 마끼아또가 없는 대신 코르타도가 있었다.  에스프레소와 우유의 거의 동등한 비율로 만들어지는 이 두 커피중에서도 코르타도가 뭔가 좀 더 진하고 걸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어감 때문이기도 할꺼고 마끼아토가 워낙에 카라멜이라는 단어가 자주 붙어 다녀서 여러모로 그냥 달콤한 커피 느낌이 많이 들어서일거다. 이 카페의 메뉴는 유분도 수분도 최대한 절제하고자 하는 인상을 주었다. 싱글샷과 더블샷을 베이스로 하는 두 종류의 라떼 가격이 표기되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커피가 너무 맛있는 나머지 라떼와 같은 우유 홍수 속에서도 제발 우리 커피 맛을 조금만 더 느껴주지 않겠니 하는 심정에서 아예 더블샷 라떼를 메뉴에 추가해 놓은거다.  '가능하면 더 진하게, 더 커피 본연의 느낌'으로의 모토가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들이 직접 고르고 정성들여 볶고 심혈을 기울여 추출하는 커피 그 자체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일거다.  콩이 좋지 않다면 커피가 맛있지 않다면 우유와 시럽과 각종 비주얼 담당들을 소환하여 최대한 요란스러운 커피를 만들려 노력할것이다.  어쨌든 이런식으로 카페 메뉴에 변화를 주는 곳들이 좋다. 아주 미미한 차이 같아 보이지만 어떤 원칙과 철학이 있는것인지 짐작이라도 해보게 하는것이다. 



그리고 이 설탕. 카페 더블아이 (http://ashland11.com/603) 에도 있던 설탕.  보난자 카페에도 이 설탕이었나?  시나몬 냄새가 날 것 같은, 일군의 트뤼플 초콜렛이 앞구르기를 하며 지나갈 것 같은 코코아 파우더 같은 느낌,   이 설탕은 원래는 알갱이인 설탕을 곱게 갈아서 이렇게 된것일까 아니면 그냥 원래 이런 모습의 설탕인걸까. 설탕 용기도 왠지 먹을 수 있는 석기시대 초콜릿처럼 생겼다. 이 카페의 우유가 이미 달짝찌근하기 때문에 설탕을 넣기 전에 커피를 반드시 미리 마셔보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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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9.03 08:00



Taste Map, 빌니우스의 이 카페를 좋아한다. (http://ashland11.com/232) 사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장소들에서 이 카페가 결코 멀지 않지만 구시가지를 벗어나 외곽으로 빠지는 방향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오기엔 그 위치가 애매하다.  혹시 일본 대사관이나 라트비아 대사관에 갈일이 있다면,  빌니우스 대학의 의대생과 친해져서 그들의 학교를 방문하기로 했다면, 빌니우스 구시가지에서 가장 가깝고 큰 공원인  Vingis 에 가려고 한다면 이 카페를 지나칠 수 있다.  문을 연지 2년이 좀 넘은 이 카페는 성업중이다.  그렇게 되기를 바랬더랬다.  나는 이곳에서 마시는 커피의 첫모금이 좋다. 가까스로 찾아낸 시간을 쏟아지지 않게 가방에 담고 어깨에 이고 이곳에 도착해서 들이키는 따뜻한 한 모금은 큰 기쁨이다.  이들이 구시가지 깊숙한 곳 어딘가에 2호점을 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이 카페가 위치한 건물 일층에는 디저트 카페와 프랜차이즈 카페 하나가 더 있다. 건물 모서리에 자리 잡은 이 카페는 다른 두 장소보다 훨씬 안락한 위치에 야외 테이블이 있어서 보통은 이곳에 온다. 카페 자체의 독자적인 느낌도 좋다. 




그런데 이날은 큰맘먹고 옆의 디저트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디저트뿐만 아니라 간단한 식사거리도 판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다. 이 카페의 이름은 Atostogos, 즉 휴가 라는 뜻이다. 예전에 이 단어에 대해서 짧게 쓴적이 있다. (http://ashland.tistory.com/462). 카페문에 트립 어드바이져 스티커도 붙어 있고, 동물 환영해요 스티커와 우리 카페는 사용하는 음악에 대한 음원료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와 같은 스티커들이 줄줄이 붙어 있다.  





두시가 넘은 시각, 이 날 이곳엔 손님이 한명도 없었다.  저번에 지나쳤을땐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보통 이른 아침이나 점심 무렵에 붐비는가 보다.  하얀 유니폼을 입은 여자 세명이 서있었다. 두명은 제과사로 보였고 한명은 주문을 받는 직원이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꼭 웃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않지만 웃으면서 인사했는데 모두가 멀뚱하게 쳐다볼때엔 다음 스텝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를겠을때가 있다. 아마 이들은 오늘 하루 너무나 많이 웃어서 가게 이름처럼 웃음들을 잠시 휴가 (Atostogos) 보냈던건지도 모르겠다.  깔끔하고 원칙있어 보이던 제과사들 틈에서 약간 머뭇거리던 여인은 들어온 손님에게 무슨 말이라도 해야한다는 압박감을 보이며 또 그런대로 서글서글하게 케익 구경을 하는 나에게 이런저런 메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난 그녀가 설명했던 메뉴에 있는 음식을 먹으러 간거였는데 왠일인지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상태였다.  하지만 디저트들은 너무나 맛있어 보이고 해서 맨 윗칸의 아랫줄에서 왼쪽으로부터 7번째에 있는 에클레르를 포장해서 나왔다.  옆 카페로 가면 되는것이다. 





오랜만에 간 옆 카페에는 구시가지에 있는 초콜릿 카페의 초콜릿을 가져다 팔고 있었다. 저 초콜릿도 맛있다. 술이 들어간 초콜릿 다수. 저것도 하나 집어 먹고 싶었지만 난 커피 두잔 마셔야 하니깐 참아야지. 



커피를 기다리는것이 나뿐이랴. 숟가락도 접시도 온기를 품은 커피 잔을 염원하기는 마찬가지다.  물잔도, 파트라슈 우유통 같이 생긴 물병도 커피 두잔과 함께 바깥 공기를 마시러 움직일거다. 



에스프레소와 플랫 화이트를 마셨다. 플랫화이트는 사실 썩 맛있어 보이지 않지만 이곳의 커피는 어쨌든 맛있다.  3분의 2정도 마시고 남긴 에스프레소를 다른 커피에 부어 마셨다.  커피가 좀 더 진해진다. 에클레르는 참 맛있었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겉표면의 바삭함과 달짝찌근함이 약간 샤브레 과자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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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8.26 08:04




 베를린의 카페씬은 미테와 크로이츠버그 두 동네가 양분한 상태에서 그 주변 동네들이 모두 동시다발적으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노이쾰른이든 프리드리히샨이든 어딜 가든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좋은 카페들이 점점이 퍼져나가고 있는것이다.  한편으로는 베를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이제 막 새싹처럼 돋아나고 있는 빌니우스의 카페들에 더 많은 애정을 쏟고싶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그리고 쉐네버그의 더블아이 (http://ashland.tistory.com/603)는 오히려 베를린 카페씬의 성역으로 다가온다. 꼭 커피맛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카페들이 조금씩 닮은 구석을 공유하는 동시에 차별화하면서 하나의 카페씬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곳은 그냥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른 동네 카페 이야기를 하려는 마당에 또 더블 아이 이야기를 꺼내다니 난 그냥 그 카페를 좋아하고 싶어하는것도 같다.  뭔가를 좋아하려는 순간엔 갖은 이유를 끌어와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매력적인 모습으로 포장해서 간직하고 싶은것이다. 미테는 그 동네 카페들의 커피만 다 마셔본다고 치고 하루에 세네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해도 3일정도는 가봐야 하는 동네 같다. 굳이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끼니를 떼우기에도 무리 없는 카페들이 많다. 물론 그 산더미 같은 카페들중 대다수는 다음을 기약하며 남겨두고 왔다. 미테의  이 디스트릭트 커피와 반 Barn  이라는 카페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같은 날 연달아 방문했다.  돌아와서 구글지도를 열어보니 다른 날 다른 지점에서 방문했던 카페들이 교묘하게 이 두 카페를 밑변으로 다양한 삼각형과 사각형을 그리고 있었다. 이날은 너무나 더웠다. 특히나 붐비는 반 Barn 카페의 좁다란 의자에 앉아 직사광선과 함께 커피를 들이키고 나니 온몸에 힘이 빠졌다. 디스트릭트 카페로 이어지는 길의 작은 공원 벤치에 누워서 나무 구경을 하며 한 숨을 돌리고  이 카페로 이동했다. 이곳은 한적한 주택가의 넓은 보도블럭위에 편안하고 넉넉한 야외 테이블을 갖춘 카페였다.  한시간 가량 앉아있다 갈 생각으로 보리와 콩, 부라타가 들어간 샐러드 한 접시를 함께 먹기위해 주문했다. 주문을 받으러 온 스무살 가량 되어보이는 여자는 알 파치노가 나오는 칼리토의 바 종업원 스테피를 닮았었다.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에 깡마르고 숱이 많은 곱슬 머리. 우리 주문을 정성스레 적어갔지만 우리보다 늦게 주문을 받은 옆 테이블에서 산더미 같은 팬케이크가 독일인 여자 셋의 포크로 조각나는 동안 우리의 샐러드 한 접시는 나오지 않았다. 주문이 들어갔냐고 묻자 아 확인해볼게요 하고 다시 들어가던 소녀는 곧 이어 샐러드 곧 나올거에요 라는 말을 내뱉으며 유유히 퇴근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지 않아 우리의 샐러드가 도착했다.  이 카페에서는 레모네이드와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 커피는 그다지 큰 인상을 남기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로 내려가서 음료수 상자를 옮기고 있던 직원을 지나쳐서 들어가야 했던 화장실과 가방을 매고 퇴근하던 예쁜 언니가 더 기억에 남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그렇고 손님들의 모습도 그렇고 뻔지르르했는데 조금의 유머도 드라마도 가지고 있지 않던 화장실이 더 기억이 나다니 그렇다고 커피가 맛이 없던것도 아닌데. 하지만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먹지 않은 유명하다는 팬케이크를 먹으러 다음에 한번 더 갈것이다. 그때는 커피가 화장실을 이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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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8.21 09:00




베를린은 생각보다 큰 도시가 아니었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근거로 서울의 물리적 크기가 무의식 깊숙히 자리잡은 상태에서 베를린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여기서 여기까지가 이만큼 정도이겠지 예상하면 그 예상은 항상 보기좋게 빗나갔다. 잠실에서 종로쯤일거라 생각했던 거리는 그냥 잠실에서 건대 입구 정도. 종로에서 일산까지 라고 생각했던 거리는 그냥 종로에서 대학로 정도까지였다. 지하철에 오르고 내리는것이 너무나 편한 구조여서 잦은 이동으로도 피로감을 주지 않았던 작은 베를린, 그렇지만 구역마다의 느낌은 제각각이었다.  크로이츠버그 Kreuzberg 의 옆동네이지만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을거라 생각했던 쉐네버그 Schoneberg 지역은  그냥 정말 가까운 옆동네였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좀 덜 상업적이고 역동적인것 같으면서도 구석구석 크고 작은 가게들과 카페와 식당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었고 베를린의 다른 도시들보다 한박자 정도 쉬어가는듯한 여유로움이 있었다.  가장 큰 기대를 하며 찾아갔던 카페 Double eye도 이 동네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아카시아 향기가 거리를 가득 메운 Akasien 이라는 이름의 거리였다. 이 날은 이 거리에 위치한  3군데의 카페에 갔다. 이 거리를 빠져나와 큰 대로변으로 나가면 1970년대 데이빗 보위와 이기팝의 근거지였던 Neues uper 에도 다다를 수 있다. 





그리하여 이곳은 카페 더블 아이.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베를린의 카페들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카페라고 할 수 있는 이미 15년 이상 영업을 하고 있는 카페이다.  좁디 좁은 이 카페는 커피 맛도 맛이지만 가벼운 잔을 들고 금세 휘리릭 들이키는 에스프레소 감성에 가장 최적화된 공간이 아닐까 싶다. 엉덩이 붙일 의자는 물론이거니와 발디딜틈도 없다. 그렇다고 외부에 그럴듯한 테이블이 놓여져있는것도 아니다.  카페 앞을 지나가려면 아마 커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건드리지 않기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갔던 시간에는 그랬다. 





마치 사람들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되어 공연히 카메라가 천장만 향했던것 같은 느낌이다.  좁은 카페의 내부도 여타 다른 유명한 카페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이 있었다.  어떤 컨셉을 의도하고 트렌드를 따랐다기 보다는 그냥 그 자신답고 싶은 욕망위에 거슬러온 세월이 더해진 작은 개인 박물관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곳은 손님으로 북적이지 않아도 휑하거나 쓸쓸한 느낌을 주지 않을것이다. 카페에 오랜 공백이 생기더라도 커피 머신위에 쌓인 얕은 먼지들을 휘이 불어내며 음악 버튼을 누르는 순간 커피 그라인더가 작동하고 커피 머신은 오래도록 참고 있던 숨을 뱉어내듯 스팀을 토해낼것이다. 마치 오래된 기관차가 증기를 뿜어내며 익숙한 궤도위에서 목적지를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것처럼 이곳은 길을 잃지 않을것이다.  베네치아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유리공방 같은 느낌도 주었다. 공간을 가득 메운채 한곳에 시선이 꽂힌 사람들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고도의 집중력으로 끊임없이 유리를 불어대던 장인들을 만나는 기분. 주문도 서빙도 일사천리, 손발이 척척맞는 스탭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그날의 주어진 일을 열심히 즐겁게 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속에 녹아있던 자존심과 여유는 그 장소를 찾아 온 사람들의 만족감과 자부심마저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런 정수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 정수대가 설치된 이 선반은 여러모로 이탈리아의 작은 카페들에서 손님들이 선채로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엄지와 검지를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걸고 커피를 들이키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http://ashland11.com/114)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인 신문과 잡지들. 곱게 갈아진 홀 케인 슈가. 누군가가 마시고 간 커피.  주문받은 커피를 들고 비스듬하게 선반에 몸을 기대어 설탕을 넣어 섞은후 스푼을 접시에 얹고 아무 잡지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기사를 읽기 시작하며 커피를 들이켰을지 모를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커피잔과 물잔. 차가운 물로 입을 헹궈낸듯 사라지랴. 누군가의 혀끝에 고스란히 남았을 커피의 촉감이 느껴진다. 





포르투갈식 레몬 타르트가 보였지만 디저트 접시까지 들고 밖으로 나가기가 번거로울것 같아서 에스프레소 한 잔만 먹었다. 고맙게도 비스킷 하나를 얹어주었다.  이들의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누구라도 그랬을거다.  커피가 쫀득하다고 느껴지기엔 처음이었다.  사람들이 바디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할때 그게 어떤 느낌인지 와닿지 않았는데 이 커피를 마시고 그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추출되어 나온 미끈한 커피에 무슨 전분가루를 탄것처럼 초미세 커피가루를 좀 섞은것처럼. 꼬깃꼬깃한 액체의 밀도와 중량감. 탄산을 품은 콜라와 며칠간 열어 놓은 콜라의 차이.  은근한 과육이 씹히는 오렌지 주스와 오렌지맛 음료라고 하는 편이 나은 대용량 2리터 오렌지 주스의 차이일거다.  근데 설탕을 넣지 않은채로 한 입 마셔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커피가 맛있다고 하는 카페들은 공통적으로  코코아 같은 질감의 흑설탕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탕의 영향일까? 그럼 나도 이 커피집의 원두를 한번 사서 그런 설탕 넣고 만들어 먹고 싶다. 다음에 가면 꼭 사와야겠다.  





이 에스프레소는 1.5유로였다.  가장 맛있었지만 가장 싼 에스프레소였는데 가격때문에라도 사람이 많은건지도 모른다. 라떼 같은 경우도 2유로가 넘지 않았다. 바깥에 아무렇게나 걸터 앉거나 서서 마셔야 할때가 많으니 아마도 이렇게 맛있는데 1.5유로 밖에 안해 하다가도 앉을 자리 때문에 수긍할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것 같다. 이 커피가 2유로라면 먹을까. 참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2유로면 좀 덜 맛있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인 2.5유로하는 편안한 테이블이 확보된 카페로 가게 될까. 그건 다음에 가서도 똑같이 맛있다고 느끼면 그때 고민해봐야겠다. 





대략 이런 풍경이다.  사람이 많기도 했지만 카페가 워낙에 좁아서 한명이 나오면 한명이 들어가야하는 구조.  근데 주문하고 좀 서있으면 커피는 금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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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8.20 09:00



St. Oberholz. 검색해서 찾아간 첫 카페이기도 하고 오후 8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기에 선택권이 없어서 찾아 갔던 카페이기도 하다. 이 카페는 보통 오후 7시경이면 문을 닫는 베를린 카페들과 달리 비교적 늦은 시간까지 문이 열려있다. 이 카페를 간 날은 아침에 Father Carpenter 카페에 갔던 날이기도하고 (http://ashland.tistory.com/601) 모듈러라는 이름의 대형 문구상점에도 들르고 무게당 가격을 매기는 중고옷상점에도 들렀었고 유태인 메모리얼부터 브란덴부르크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커피 한잔만 들이킨채 종횡무진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리고 오후 늦게 커피 한잔이 더 마시고 싶어졌을때는 이미 7시를 넘겨버린 시간이었다. 그래서 브란덴부르크 근처에서 100번버스를 타고 카페로 이동했다. (http://ashland.tistory.com/535)




카페는 보시다시피 Rosenthaler Platz 역에 내리면 있다. 동명의 거리 이름이 표시된 출구로 나오면 된다. 지하철을 빠져나오는 사람들, 횡단보도 앞에서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사람들, 누군가를 기다렸다가 만나서 포옹하는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구경했다. 카페 내부에는 워낙에 랩탑을 켜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른 시간이었으면 뭔가 생산적인 느낌이 들었을지 모르지만 이미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뭔가 갑갑한 기분이 들어서 바깥으로 나갔다. 오래전 지하철 1호선 승강장안에 놓여져있을법한 의자가 길게 놓여져 있었다.





평일에는 자정까지 주말에는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는 이 카페. 서울의 24시간 카페들을 생각하면 저 표지판도 좀 오버라는 생각이 들지만 유럽에 새벽까지 영업하는 카페가 흔할것 같진 않다. 





Telearbeit 는 구글 번역기에선 재택근무라고 나오는데 뭔가 성스러운 재택근무의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이 카페에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화장실이 있는 이층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사무실을 떠올렸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을것처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것들이지만 항상 그런것은 아니다. 





커피를 마시러 일부러 찾아간 곳이었는데 IPA 맥주를 마셨다. 작은 커피 한잔정도 마실 수 있었을텐데 땡기지 않았다. 그런것이다. 상황도 선택도 언제든지 바뀐다.  그리고 자두파이를 먹음. 성냥이 예뻐서 구입했다. 





맥주를 마시며 정말 행복해했던 친구. 하지만 사진은 너무나 성의없고.. 결론은 이 카페의 커피에 대해서는 모르고 이 카페에서는 주류를 판다는것이 가장 중요한 정보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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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