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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26 베를린 카페 06_Distrikt coffee (5)
  2. 2017.08.21 베를린 카페 05_Double Eye (7)
  3. 2017.08.20 베를린 카페 04_St. Oberholz (4)
  4. 2017.08.19 베를린 카페 03_Father Carpenter (4)
  5. 2017.06.30 베를린 카페 02_Sociale Cafe bar (2)
Cafe2017.08.26 08:04




 베를린의 카페씬은 미테와 크로이츠버그 두 동네가 양분한 상태에서 그 주변 동네들이 모두 동시다발적으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노이쾰른이든 프리드리히샨이든 어딜 가든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좋은 카페들이 점점이 퍼져나가고 있는것이다.  한편으로는 베를린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이제 막 새싹처럼 돋아나고 있는 빌니우스의 카페들에 더 많은 애정을 쏟고싶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그리고 쉐네버그의 더블아이 (http://ashland.tistory.com/603)는 오히려 베를린 카페씬의 성역으로 다가온다. 꼭 커피맛 때문만은 아니다. 다른 카페들이 조금씩 닮은 구석을 공유하는 동시에 차별화하면서 하나의 카페씬을 형성하고 있다면 이곳은 그냥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른 동네 카페 이야기를 하려는 마당에 또 더블 아이 이야기를 꺼내다니 난 그냥 그 카페를 좋아하고 싶어하는것도 같다.  뭔가를 좋아하려는 순간엔 갖은 이유를 끌어와서 될 수 있는 한 가장 매력적인 모습으로 포장해서 간직하고 싶은것이다. 미테는 그 동네 카페들의 커피만 다 마셔본다고 치고 하루에 세네잔의 커피를  마신다고 해도 3일정도는 가봐야 하는 동네 같다. 굳이 커피를 마시지 않더라도 끼니를 떼우기에도 무리 없는 카페들이 많다. 물론 그 산더미 같은 카페들중 대다수는 다음을 기약하며 남겨두고 왔다. 미테의  이 디스트릭트 커피와 반 Barn  이라는 카페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같은 날 연달아 방문했다.  돌아와서 구글지도를 열어보니 다른 날 다른 지점에서 방문했던 카페들이 교묘하게 이 두 카페를 밑변으로 다양한 삼각형과 사각형을 그리고 있었다. 이날은 너무나 더웠다. 특히나 붐비는 반 Barn 카페의 좁다란 의자에 앉아 직사광선과 함께 커피를 들이키고 나니 온몸에 힘이 빠졌다. 디스트릭트 카페로 이어지는 길의 작은 공원 벤치에 누워서 나무 구경을 하며 한 숨을 돌리고  이 카페로 이동했다. 이곳은 한적한 주택가의 넓은 보도블럭위에 편안하고 넉넉한 야외 테이블을 갖춘 카페였다.  한시간 가량 앉아있다 갈 생각으로 보리와 콩, 부라타가 들어간 샐러드 한 접시를 함께 먹기위해 주문했다. 주문을 받으러 온 스무살 가량 되어보이는 여자는 알 파치노가 나오는 칼리토의 바 종업원 스테피를 닮았었다. 약간 까무잡잡한 피부에 깡마르고 숱이 많은 곱슬 머리. 우리 주문을 정성스레 적어갔지만 우리보다 늦게 주문을 받은 옆 테이블에서 산더미 같은 팬케이크가 독일인 여자 셋의 포크로 조각나는 동안 우리의 샐러드 한 접시는 나오지 않았다. 주문이 들어갔냐고 묻자 아 확인해볼게요 하고 다시 들어가던 소녀는 곧 이어 샐러드 곧 나올거에요 라는 말을 내뱉으며 유유히 퇴근했다. 그리고 조금 지나지 않아 우리의 샐러드가 도착했다.  이 카페에서는 레모네이드와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 커피는 그다지 큰 인상을 남기지 않았다. 오히려 지하로 내려가서 음료수 상자를 옮기고 있던 직원을 지나쳐서 들어가야 했던 화장실과 가방을 매고 퇴근하던 예쁜 언니가 더 기억에 남았다. 내부 인테리어도 그렇고 손님들의 모습도 그렇고 뻔지르르했는데 조금의 유머도 드라마도 가지고 있지 않던 화장실이 더 기억이 나다니 그렇다고 커피가 맛이 없던것도 아닌데. 하지만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아서 먹지 않은 유명하다는 팬케이크를 먹으러 다음에 한번 더 갈것이다. 그때는 커피가 화장실을 이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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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8.21 09:00




베를린은 생각보다 큰 도시가 아니었다.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근거로 서울의 물리적 크기가 무의식 깊숙히 자리잡은 상태에서 베를린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여기서 여기까지가 이만큼 정도이겠지 예상하면 그 예상은 항상 보기좋게 빗나갔다. 잠실에서 종로쯤일거라 생각했던 거리는 그냥 잠실에서 건대 입구 정도. 종로에서 일산까지 라고 생각했던 거리는 그냥 종로에서 대학로 정도까지였다. 지하철에 오르고 내리는것이 너무나 편한 구조여서 잦은 이동으로도 피로감을 주지 않았던 작은 베를린, 그렇지만 구역마다의 느낌은 제각각이었다.  크로이츠버그 Kreuzberg 의 옆동네이지만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을거라 생각했던 쉐네버그 Schoneberg 지역은  그냥 정말 가까운 옆동네였지만 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좀 덜 상업적이고 역동적인것 같으면서도 구석구석 크고 작은 가게들과 카페와 식당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었고 베를린의 다른 도시들보다 한박자 정도 쉬어가는듯한 여유로움이 있었다.  가장 큰 기대를 하며 찾아갔던 카페 Double eye도 이 동네에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아카시아 향기가 거리를 가득 메운 Akasien 이라는 이름의 거리였다. 이 날은 이 거리에 위치한  3군데의 카페에 갔다. 이 거리를 빠져나와 큰 대로변으로 나가면 1970년대 데이빗 보위와 이기팝의 근거지였던 Neues uper 에도 다다를 수 있다. 





그리하여 이곳은 카페 더블 아이.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베를린의 카페들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카페라고 할 수 있는 이미 15년 이상 영업을 하고 있는 카페이다.  좁디 좁은 이 카페는 커피 맛도 맛이지만 가벼운 잔을 들고 금세 휘리릭 들이키는 에스프레소 감성에 가장 최적화된 공간이 아닐까 싶다. 엉덩이 붙일 의자는 물론이거니와 발디딜틈도 없다. 그렇다고 외부에 그럴듯한 테이블이 놓여져있는것도 아니다.  카페 앞을 지나가려면 아마 커피를 들고 있는 사람들을 건드리지 않기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갔던 시간에는 그랬다. 





마치 사람들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되어 공연히 카메라가 천장만 향했던것 같은 느낌이다.  좁은 카페의 내부도 여타 다른 유명한 카페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느낌이 있었다.  어떤 컨셉을 의도하고 트렌드를 따랐다기 보다는 그냥 그 자신답고 싶은 욕망위에 거슬러온 세월이 더해진 작은 개인 박물관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곳은 손님으로 북적이지 않아도 휑하거나 쓸쓸한 느낌을 주지 않을것이다. 카페에 오랜 공백이 생기더라도 커피 머신위에 쌓인 얕은 먼지들을 휘이 불어내며 음악 버튼을 누르는 순간 커피 그라인더가 작동하고 커피 머신은 오래도록 참고 있던 숨을 뱉어내듯 스팀을 토해낼것이다. 마치 오래된 기관차가 증기를 뿜어내며 익숙한 궤도위에서 목적지를 향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것처럼 이곳은 길을 잃지 않을것이다.  베네치아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유리공방 같은 느낌도 주었다. 공간을 가득 메운채 한곳에 시선이 꽂힌 사람들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고도의 집중력으로 끊임없이 유리를 불어대던 장인들을 만나는 기분. 주문도 서빙도 일사천리, 손발이 척척맞는 스탭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들은 그날의 주어진 일을 열심히 즐겁게 하고 있었다. 그 움직임속에 녹아있던 자존심과 여유는 그 장소를 찾아 온 사람들의 만족감과 자부심마저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런 정수대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 정수대가 설치된 이 선반은 여러모로 이탈리아의 작은 카페들에서 손님들이 선채로 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엄지와 검지를 작은 에스프레소 잔에 걸고 커피를 들이키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http://ashland11.com/114)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놓인 신문과 잡지들. 곱게 갈아진 홀 케인 슈가. 누군가가 마시고 간 커피.  주문받은 커피를 들고 비스듬하게 선반에 몸을 기대어 설탕을 넣어 섞은후 스푼을 접시에 얹고 아무 잡지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기사를 읽기 시작하며 커피를 들이켰을지 모를 누군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커피잔과 물잔. 차가운 물로 입을 헹궈낸듯 사라지랴. 누군가의 혀끝에 고스란히 남았을 커피의 촉감이 느껴진다. 





포르투갈식 레몬 타르트가 보였지만 디저트 접시까지 들고 밖으로 나가기가 번거로울것 같아서 에스프레소 한 잔만 먹었다. 고맙게도 비스킷 하나를 얹어주었다.  이들의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누구라도 그랬을거다.  커피가 쫀득하다고 느껴지기엔 처음이었다.  사람들이 바디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할때 그게 어떤 느낌인지 와닿지 않았는데 이 커피를 마시고 그게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추출되어 나온 미끈한 커피에 무슨 전분가루를 탄것처럼 초미세 커피가루를 좀 섞은것처럼. 꼬깃꼬깃한 액체의 밀도와 중량감. 탄산을 품은 콜라와 며칠간 열어 놓은 콜라의 차이.  은근한 과육이 씹히는 오렌지 주스와 오렌지맛 음료라고 하는 편이 나은 대용량 2리터 오렌지 주스의 차이일거다.  근데 설탕을 넣지 않은채로 한 입 마셔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커피가 맛있다고 하는 카페들은 공통적으로  코코아 같은 질감의 흑설탕을 사용하고 있었다. 설탕의 영향일까? 그럼 나도 이 커피집의 원두를 한번 사서 그런 설탕 넣고 만들어 먹고 싶다. 다음에 가면 꼭 사와야겠다.  





이 에스프레소는 1.5유로였다.  가장 맛있었지만 가장 싼 에스프레소였는데 가격때문에라도 사람이 많은건지도 모른다. 라떼 같은 경우도 2유로가 넘지 않았다. 바깥에 아무렇게나 걸터 앉거나 서서 마셔야 할때가 많으니 아마도 이렇게 맛있는데 1.5유로 밖에 안해 하다가도 앉을 자리 때문에 수긍할만한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것 같다. 이 커피가 2유로라면 먹을까. 참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2유로면 좀 덜 맛있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인 2.5유로하는 편안한 테이블이 확보된 카페로 가게 될까. 그건 다음에 가서도 똑같이 맛있다고 느끼면 그때 고민해봐야겠다. 





대략 이런 풍경이다.  사람이 많기도 했지만 카페가 워낙에 좁아서 한명이 나오면 한명이 들어가야하는 구조.  근데 주문하고 좀 서있으면 커피는 금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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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8.20 09:00



St. Oberholz. 검색해서 찾아간 첫 카페이기도 하고 오후 8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기에 선택권이 없어서 찾아 갔던 카페이기도 하다. 이 카페는 보통 오후 7시경이면 문을 닫는 베를린 카페들과 달리 비교적 늦은 시간까지 문이 열려있다. 이 카페를 간 날은 아침에 Father Carpenter 카페에 갔던 날이기도하고 (http://ashland.tistory.com/601) 모듈러라는 이름의 대형 문구상점에도 들르고 무게당 가격을 매기는 중고옷상점에도 들렀었고 유태인 메모리얼부터 브란덴부르크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커피 한잔만 들이킨채 종횡무진 열심히 돌아다녔다.  그리고 오후 늦게 커피 한잔이 더 마시고 싶어졌을때는 이미 7시를 넘겨버린 시간이었다. 그래서 브란덴부르크 근처에서 100번버스를 타고 카페로 이동했다. (http://ashland.tistory.com/535)




카페는 보시다시피 Rosenthaler Platz 역에 내리면 있다. 동명의 거리 이름이 표시된 출구로 나오면 된다. 지하철을 빠져나오는 사람들, 횡단보도 앞에서서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사람들, 누군가를 기다렸다가 만나서 포옹하는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구경했다. 카페 내부에는 워낙에 랩탑을 켜고 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른 시간이었으면 뭔가 생산적인 느낌이 들었을지 모르지만 이미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에 뭔가 갑갑한 기분이 들어서 바깥으로 나갔다. 오래전 지하철 1호선 승강장안에 놓여져있을법한 의자가 길게 놓여져 있었다.





평일에는 자정까지 주말에는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는 이 카페. 서울의 24시간 카페들을 생각하면 저 표지판도 좀 오버라는 생각이 들지만 유럽에 새벽까지 영업하는 카페가 흔할것 같진 않다. 





Telearbeit 는 구글 번역기에선 재택근무라고 나오는데 뭔가 성스러운 재택근무의 느낌이 난다. 그래서 이 카페에 그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화장실이 있는 이층은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사무실을 떠올렸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을것처럼 좋아한다고 생각했던것들이지만 항상 그런것은 아니다. 





커피를 마시러 일부러 찾아간 곳이었는데 IPA 맥주를 마셨다. 작은 커피 한잔정도 마실 수 있었을텐데 땡기지 않았다. 그런것이다. 상황도 선택도 언제든지 바뀐다.  그리고 자두파이를 먹음. 성냥이 예뻐서 구입했다. 





맥주를 마시며 정말 행복해했던 친구. 하지만 사진은 너무나 성의없고.. 결론은 이 카페의 커피에 대해서는 모르고 이 카페에서는 주류를 판다는것이 가장 중요한 정보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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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8.19 09:00





베를린에서는 거의 30곳에 육박하는 카페에 갔는데 무슨 이유인지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좀 더 시시콜콜한 사진들을 많이 남겨왔더라면 베를린 카페들에 대한 그럴듯하고 유용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하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러가면 습관적으로 기계적으로 찍는 커피 사진도 남기지 않은적이 많다.  카페에 가면 으례 커피와 카페들에 대한 담론으로 그 시간들을 채워나갔음에도 낯선 도시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듯 존재했던 그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그 순간에 완전히 빠져들었던것이 아닌가 싶다.  카메라와 폰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음에도 내가 뭔가를 기록하는 그 순간 놓쳐버릴 지 모르는 주변의 공기와 호흡들에 은연중에 그 우선순위를 내어준것 같다. 그리고 카메라 셔터로 멈춰서 세워놓을 수 없는 그 커피향은 결국 그 어떤 추억보다 가장 진하게 남았다. 그리고 이 카페는 그나마 매우 많은 사진을 남겨온 유일한 카페이다. 베를린에 도착해서 하루 이틀정도의 워밍업이 끝나고 본격적인 찾아다니는 모드가 되었을때 우연히 발견한 카페. 특히나 거대한 중정을 낀 매우 붐비는 정오의 카페에 들어섰을때 이런 스타일의 카페를 한곳 정도는 들르고 가는구나 싶어서 기뻤던것 같다.  그것이 우연이라서 더 마음에 들었을것이다. 





지나가다가 이 카페를 보자마자 바로 들어간것은 아니었다.  그날은 어떤 문구점을 향하던 길이었고 로버트 드니로 영화제의 티켓예매를 할 계획이 있었다. 문구점과 영화관은 지척에 있었고 영화관은 그룹 행사로 내부 출입이 제한되어있어서 들어갈 수 없어 발을 돌리던 차에  금세 지나쳤던 이 카페가 생각나서 다시 카페로 돌아왔다. 이 사진은 사진을 찍으려는 찰나에 마주보고 있던 연인이 키스를 한것이지 저 장면을 찍으려던것은 아닌데 카메라 셔터를 감지한 저들에게 순간 미안했었다. 그리고 카페로 들어섰다.  





꽉 차있던 테이블. 하지만 앉을 곳이 널려있던 이 카페.  하지만 아무도 앉지 않았던 정원 가장자리 바닥에 앉기로 했다. 앉을 자리가 있었더라면 혹시 간단한 디저트라도 먹었을지 모르겠다. 이날은 커피 한잔만을 마셨다. 중정을 둘러싸고 여러 상점들이 있었는데 따로 눈여겨 보진 못했다. 태양이 한가득 내리쬤고 밝은 얼굴로 중정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했다. 





사람들이 먹고 있는 음식은 맛있어보였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다.  전 날 식당에서 남겨온 티벳 모모와 여전히 남아있던 케밥 고기와 샐러드 쌈을 아침으로 먹은 상태였기때문에.  

 



벽돌장식을 붙인것이 아니라 벽돌로 만들어진 창틀을 끼운것 같은 느낌이다. 톡톡톡 치면 쏙 빠질것 같은 느낌.





드디어 카페에 들어왔다. 친구는 이 카페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에스프레소를 맛보았다. 전전날 카페에서 진하고 걸쭉한 아메리카노라고 이름 지어진 옅은 에스프레소 두샷 정도의 진정한 블랙 커피를 맛본 후 (http://ashland.tistory.com/548)  늘상 마시던 아메리카노가 아닌 다른 커피를 맛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던것이다.  나는 이날 라떼에 샷을 하나 더 부탁해서 마셨는지 두잔의 에스프레소에 조금의 우유를 부탁해서 마셨는지 아무튼 뭔가를 부탁했고 추가로 돈을 지불하진 않았다. 우유를 부탁한것 같다. 커피를 다 추출했을때 부탁을 하는 바람에 스팀 밀크가 아니라 그냥 차가운 우유인데 상관없겠냐고 물어오던것이 쓰다보니 기억이 난다. 이 사진은 커피 가격을 찍은것 같은데 정작 커피 가격은 정확하게 안보이지만 에스프레소 가격이 2.2유로 더블샷이 3유로정도 였을까. 이 가격은 베를린에서도 비싼축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의 커피 가격에 비하면 정말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앉을 공간과 분위기가 넉넉하니 테이블 회전율이 높지 않을거다.  이 카페는 항상 붐비는것으로 알고 있다. 가장 맛있었던 더블아이라는 카페의 에스프레소 가격은 1.5유로였다. 그리고 모두 다 길거리에 서서 커피를 들이켰다. 





저런 볶은 커피 콩도 한봉지 정도 사왔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 지금 든다.  7킬로 기내 반입용 트렁크만 들고 타는 비행기 티켓이긴 했지만 보딩패스까지 프린트해간 상태라 아무도 짐의 무게 따위는 재지 않았다. 물론 여행가방이 워낙에 작아서 들어갈 자리도 없었지만. 그래서 안샀을거다. 게다가 친구는 집에서 커피를 끓여먹지 않았다. 베를린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커피콩을 사서 아침에 집에서 커피를 만들어서 마실 수 있었겠지만 집에서는 오히려 5봉지 정도의 터키 인스턴트 커피를 마셨다. 카페에 가서 먹을 커피를 좀 더 여러 잔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에스프레소 값이 3유로에 육박하는 곳들은 대개 이런 원칙있는 인테리어를 고수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것 같았다. 별다른 감흥은 없다. 





이 카페는 옅은 파랑색 잔만 사용했다. 정원 바닥에서 앉아서 마셨기에 잔을 깨면 어떡하나 싶어 일회용 컵에 주문하는 바람에 저 커피잔은 만져보지 못했다.  





커피가는 소리 커피 찌꺼기 털어내는 소리 스팀 빠져나오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다.





베를린 카페에는 어딜가나 저런 커다란 사각 케잌들이 한 두덩어리씩 있었다. 한국에서도 리투아니아에서도 그 이전의 여행지에서도 보지 못한 규격인데. 조각 케익을 팔기보다는 저렇게 큰 케잌을 정말 큼직하게 한 조각씩 잘라서 팔았다. 이탈리아에서 길다란 사각형의 스테인리스 트레이에 구워서 원하는 만큼 잘라서 파는 피자를 봤을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접시에 담겨진 케익을 보면 정말 한조각만 먹어도 배가 부르겠다 싶었다. 7년전인가 베를린에 갔을때 빵집의 빵과 케익들이 너무 맛있었어서 이번에 여행을 가면 커피 한잔에 반드시 케익 한조각을 먹고 독일식 베이킹 책까지 사올 생각을 했었는데 왠걸 케익이 그렇게 많이 땡기지 않아서 저런 케익도 결국 먹어보지 않았다.





이 카페 이름을 떠올리고 있자면 축구구단 이름이 어쩔 수 없이 떠오른다.  베를린에서 자체적으로 로스팅을 하는 카페들은 벽돌을 부숴놓은것 같은 거친 질감의 흑설탕을 주로 사용했는데 이 카페에서는 그냥 일반적인 흑설탕이 놓여져 있었다. 





무슨이유로 굳이 하늘색을 사용한것일까. 물어보고 싶다. ㅋ





이것이 아마 커피 값을 지불하려고 올려놓은 동전같은데 4.8유로다. 뭔가 계산이 안맞는데. 난 더블 에스프레소를 마신것이 아닌가 보다.  다음에 가면 아침을 거르고 가서 아침겸 점심을 먹으며 커피 두 잔 정도를 마시고 오면 좋을것 같다. 친구가 에스프레소를 맛있게 마셨고 그 이후로 곧 잘 카페에선 에스프레소를 마시게된 계기가 된 카페여서 기억에 남는다. 바닥에 앉아서 중정위에 고스란히 고인 하늘을 바라봤던 기억, 내리쬐는 햇살에 선글라스를 끼고 선글라스를 폰에 댄채 필터삼아 사진을 찍던 친구의 모습도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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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06.30 09:00




콘서트 표를 찾았고 커피도 마셨고 몇장의 엽서도 샀다. 이제 편안하게 앉아서 엽서를 쓰며 땀을 식힐 수 있는 카페만 찾으면 된다.  이날은 오후 8시 넘어서 엠비언트 콘서트를 볼 계획이 있었는데 같이 콘서트 장소가 있는 동네로 갔다가 친구가 볼일을 보고 콘서트 시작 후 합류하는것으로 일정을 짰다. 이 카페는 콘서트가 열린 클럽 Berghain 에서 멀지 않은곳에 위치해있다.  메르세데츠 벤츠 아레나가 보이고 따지고 보면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에서도 멀지 않은 장소인데 역에 내려서 걷다보면 꽤나 외진 동네라는 느낌을 준다.  콘서트 장소를 찾아내고서도  버려진 공장 같은 그 건물 근처에서 한참을 서성댔다.  사나운 개 한마리가 잠들어있는 건물 1층에 온몸에 문신을 한 용접 마스크를 쓴 아저씨에게서 여기가 맞다는 말을 들은 후에야 저녁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렸다. 카페는  Comenius platz 라는 공원 건너편에 위치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약간 늪의 분위기를 풍기는 고인 햇살로 가득한 폐쇄적인 공원이었는데 선탠을 하는 사람, 가발에 머리 심는 작업을 하는 사람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카페에서는 <빅 레보우스키>의 존 굿맨보다 좀 덜 뚱뚱하고 온순한 느낌의 아저씨가 주문을 받았다.  카페 이름 때문일까. 소브착이라는 극 중 그의 러시아 성도 뒤따라 떠올랐다.  그의 독일어를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었고 우리의 영어를 그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는 존굿맨처럼 불같이 화를 내지 않았다. 아 생각해보니 존 굿맨이 사나운 캐릭터는 아니었던것 같다. 단지 얼빵한 스티브 부세미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칠게 다가왔던것뿐. 아 어쩌면 카페 주인 아저씨는 몸집이 좀 컸다뿐 스티브 부세미에 가까워보였다. 문득 스티브 부세미는 요새 뭐하지 싶어 검색해봄. 여전히 살아서 연기를 하고 계셨다. 




레아 공주가 쾌변의 뮤즈로 활동하고 계시던 바로 그 카페이다. 남자 화장실에는 어떤 그림이 붙어있었는지 모르겠다. 사진을 찍지 않은거라면 아마 별볼일없는 스티커였을거라고 생각한다. 레아 공주에 맞설려면 츄바카 정도는 되어야 했을까. 츄바카는 혹시 여자는 아니었을까? 





빌니우스 같은 경우 여름에 날씨가 더우면 카페 내부에는 사람이 없다. 베를린도 왠지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날씨의 흐름이 베를린과 빌니우스가 거의 유사하다. 에어컨이 없는 카페나 식당이 많기때문에 보통은 노천으로 나가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 존 굿맨 아저씨도 음료 주문을 받고는 곧장 밖으로 나가 앉아서 지인과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문 근처에 앉아계시는 분이다. 




이 카페에서 우리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너무 더웠고 카페의 노천 테이블에는 직사광선이 내리쬐고 있었으며 내부로 들어가기는 더 싫은 마음이 있었다.  나중에 주인 아저씨가 충전기를 빌려줘서 전화기를 충전하러 들어가긴 했지만 이제는 더운 날씨에도 바깥에 있는것을 즐기는 습관이 자리잡은것 같다.  상대적으로 습기가 적으니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더위가 가시기도 한다.  일조량이 부족한 유럽이니 비춰준다고 할때 마음껏 비타민D 를 빨아들여야 할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내가 마신 음료수는 독일의 국민 음료라고 할 수 있는 프리츠 콜라 (Fritz cola) 이다.  독일의 카페에서 콜라 스프라이트 환타 구경하기 힘들다. 전부 프리츠 콜라 아니면 클럽 마떼 (Club mate), 보스톡 (Wostok)  같은 음료들을 판다. 프리츠 콜라는 내가 일하는 식당에서도 취급하는 음료이다.  대략 4년전쯤에 병에 그려진것과 정말 비슷한 남자 두명이 판촉을 위해 식당에 들렀다.  콜라처럼 카페인이 있지만 카라멜 시럽같은 인공 원료 대신에 각종 과일로 맛을낸 차별화된 청량음료인데 그 맛의 수가 다양해서 어떤 맛을 식당에 들여놓을지 고민했던적이 있다.  커피맛 콜라, 오렌지맛, 멜론맛, 체리맛, 사과맛이 우리 식당에 있고 내가 이번에 베를린에서 맛본것들은 루버브, 블랙커런트 같은것들이 첨가된 것들로 다양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이 프리츠 콜라 담당직원이랑 메일을 몇차례 주고 받았는데 역시나 그도 이 음료를 독일의 내셔널 드링크라고 표현했다. 프리츠 콜라는 독일의 마트에서도 쉽게 살 수 있어서 물어보니 아직까지 빌니우스에서는 상점에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베를린에서 맛본 프리츠 콜라들에 대해 이야기하니 자기들도 모든 종류의 맛을 구비하고 있으니 식당에 다른 맛을 시도해보라는 권유도 받았다. 어쨌든 독일의 거리거리 이 음료수 병을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 정말 많다.  이 음료수는 함부르크 출신 남자 두명이 개발해낸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음료수 병속의 남자 둘처럼 베를린의 카페에도 식당에도 남자둘이 커피를 마시거나 다정하게 식사하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이 꼭 연인들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으로 오손도손 수다를 떠는 여자들의 모습보다는 친근한 모습으로 앉아있는 남자들을 마주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았던것 같다. 베를린의 힙스러움을 증폭시키는 요소중 하나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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