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in2016.08.10 08:00



토요일 아침에 식당에 잠시 다녀왔다.  일주일의 하루하루가 요일 구분없이 거의 똑같은 패턴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태어나서 지금까지 체득된 토요일의 정서가 있기에 변함없이 주말 기분을 느낀다는것은 재밌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매일 똑같이 이른 시간에 일어나더라도 평일 아침에는 쉽사리 밖으로 나서지지 않는다.  평일 아침의 출근 기분을 느끼기 보다는 출근길의 피동적인 발걸음에서 가까스로 해방된 가벼워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이 더 즐거운것이다.  휴일 아침의 거리는 실제로 숨을 쉬고 있는듯 약간 부풀어서 뽀송뽀송해져있다는 느낌이 주곤 한다.  보통 식당에 아침에 놀러가면 주방에서 일하는 친구와 마실 커피를 사들고 가지만 이날은 빈속에 나왔기에 뭐라도 먹고 싶어 거스름돈도 만들겸해서 인스턴트 라면 두봉지를 샀다. 매운 표시 되어있는 닭고기 맛은 내가 먹을거. 치즈맛 나는 닭고기 라면은 친구거.  그리고 거스름돈을 보니 못보던 2유로짜리여서 찰칵. 





알고보니 핀란드 동전이었고 동전속 열매는 북유럽 극지방에서 주로 난다는 클라우드 베리 열매와 꽃.  북유럽인들의 베리 사랑은 대단한듯.  이케아 같은곳만해도 자신의 링곤(링고베리인줄 알았는데 토끼님덕에 수정.꾸벅)베리 식품들에 취해있는것 같다.  이곳 마트에서도 아주 가끔 비싸게 파는것을 본적만 있지 실제로 사먹어 보지는 못했다.  뭔가 고고하게 포장되어 있는 모습이 채집에 엄청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할것 처럼 보였었다.  그리고 약간 누가 단물만 쏙 빼먹고 뱉어 놓은 라즈베리 느낌이 나서 굉장히 시지 않을까도 싶었고.  써놓고 보니 굉장히 맛없게 느껴지는데 나중에 마트에 보이면 한번 사먹어 봐야겠다. 




동전은 주머니에 넣고 난 50센트짜리 라면에 물을 부어 먹었다. 집에서는 이런 라면도 끓여서 달걀을 풀어 먹지만 그냥 관두고 밥은 있어서 말아 먹었다. 젓가락질 잘 못하는 친구는 일부러 엄청 불려서 그냥 숟가락으로 떠 먹었다. 일식집에서 9년을 일했는데 젓가락질 잘못하는 내 친구.  그나저나 식당의 스테인리스 조리대 정겹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Coin2016.04.20 06:11





2015년 1월1일. 리투아니아에 유로가 처음 사용되던 그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물론 신년 휴일이었고 화창한 날씨에 구시가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마음이 안놓여 정오가 지나 식당에 나가봤는데 생각보다 모든게 자연스러워보였다.  식당에서 일하고 있던 나에게는 이미 2014년 여름부터 유로화 도입 관련 메일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유로화 사용이 가능한 1월 1일부터 1월 한달간은 모든 공공 장소에서 리투아니아 자국 화폐 리타스의 사용이 가능했지만 거스름돈은 반드시 유로로 거슬러줘야했기에 식당으로써는 유로 화폐와 동전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11월 한달간 법인 고객에 한해서 유로 동전을 예약할 수 있는 기간이 주어졌지만 이른 여름부터 수신하기 시작했던 광고 메일들에 익숙해진 나머지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다가 12월 초가 되어서야 허겁지겁 부랴부랴 거래 은행의 담당자들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대부분은 이미 예약 신청을 마감한 상태였고 예약이 가능한 은행 하나를 겨우 찾아내고는 가슴을 쓸어내렸던 기억이 난다.  2002년 1월 1일 유로가 처음 사용되던 날, 독일의 구석진 시골 상점에서 조차 아무 문제없이 순조롭게 유로 거스름돈을 제공하는것을 보고 독일인의 철저함에 감탄했다는 어떤 기사를 읽은적이 있다. 누군의 손때도 묻지 않은 빳빳하고 반짝이는 유로를 거슬러 받을 생각을 하고 새해 첫 점심을 먹으러 오는 손님들에게 거슬러 줄 동전이 없어 직원들이 이 가게 저 가게 뛰어다닐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아찔하기도 했다. 그런데 유로와 리타스간의 화폐 가치 차이를 제대로 계산하지 못한채 절대 모자르지 않아야 된다는 생각에만 사로 잡혀있던 나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유로를 환전하고 말았다. 거의 10000리타스에 해당하는 유로 였다. 사진의 동전의 일부일뿐이다. 저 동전 꾸러미의 무게도 정말 상당했다. 200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위치한 은행이었지만 혼자였으면 택시를 타야 할 판이었다. 내가 일하는 식당에서는 보통 18리타스 정도면 가장 인기있는 메뉴 한끼를 먹을 수 있는데 그러니깐 5유로가 약간 넘는 가격이다. 손님들은 보통 20리타스를 내고 잔돈을 거슬러 받곤 했는데 10유로 화폐가 35리타스, 20유로 화폐가 70리타스에 달하는 상황에서 5유로짜리 점심을 먹기 위해 20유로를 내는 손님은 예상보다 적었다. (유로대 리타스의 공식 환율은 3.4528 이다. 1유로는 3.4528 리타스) 가끔 50리타스나 100리타스를 내밀어서 많은 거스름돈이 필요했던 상황이 있었으나 100유로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리투아니아에서 1000유로는 상당히 괜찮은 월급이다. 100유로짜리 10장이면 월급 지불이 끝나는 상황인데 거의 350리타스에 해당하는 100유로를 평소에 들고다니는 손님은 드물었다. 나는 식당 금고속에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유로를 보며 울상이 되었다. 식당은 필요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1센트 2센트 짜리 동전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단위가 묵직한 돈들은 금고 속에서 미동도 없었다. 결국 2월 중순쯤이 지나면서 거래처 사람들에게 지폐 사이에 50유로 25유로짜리 동전 뭉치를 슬쩍 끼워주기 시작했다. 화폐가치가 3배로 뛰니 동전 한 뭉치면 계산이 끝나는 경우도 많았다. 





2014년 12월. 유로 사용 시작 한달 전에 식당이 직원들에게 선물한 크리스마스 선물. 냉동 오리 한 마리와 리투아니아 우체국에서 발행한 11.59유로짜리 유로 동전 모음이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어떤 선물을 준비해야할지 항상 고민했는데  나름 상징적이었고 실용적인 선물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 동전 모음도 일인당 한번에 5봉지만 구입이 가능했다. 5봉지는 200리타스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래서 동전 구입을 위해 3번정도 우체국을 들락거려야했다. 그때 우체국에 줄지어 서있던 사람들중에는 노년의 연금 생활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유로 시행부터 6개월간 시중 은행에서 리타스 유로 환전이 가능했지만 그 사실을 잘 인지하지 못했거나 2015년이 오기전에 집에 있는 리타스를 없애버리지 않으면 유로 앞에서 무용지물이 될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보였다.  






<이미지 출처 - 구글>



리투아니아 유로 동전에는 리투아니아 국장이 새겨져있다.  보통은 빨간 바탕위에 칼과 방패를 쥔 기사로 불리워진다. 모든 동전에 같은 디자인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최소한 라트비아 유로 동전처럼 센트와 유로에 다른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리투아니아외에 모든 동전에 같은 디자인을 적용한 국가는 아일랜드와 벨기에.  아직 한번도 본 적 없는 동전들이다. 언젠가 초콜렛 한조각 사먹고 흑맥주 한잔 마시면 거슬러 받을 수 있으려나. 언제나처럼 금색 테두리는 1유로, 은색 테두리 2유로 그리고 동색의 얇은 동전들은 1센트, 2센트, 5센트 그리고 테두리의 색구분이 없는 왼쪽 하단의 동전 세개가 각각 10센트, 20센트, 50센트 동전이다. 그리고 테두리가 고른 원형이 아니라 유일하게 약간 울퉁불퉁한것이 20센트이다. 'Spanish flower'라고 불리워지는 모양이라고 함.  동전 뭉치의 종이를 찢어서 처음으로 반짝거리는 유로 동전을 금전 등록기에 단위별로 쏟아 붓던 때가 생각난다. 전부 너무 일관적으로 반들거려서 어떤게 어떤 돈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일부 돈들은 기존의 리타스와 크기와 중량 면에서 너무 유사해서 한동안은 헷갈렸던 기억.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제일 작은 단위 1센트의 중량은 2.3그람이라고 함.  

 


<이미지 출처-구글>


리투아니아의 모든 관공서 출입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리투아니아의 국장의 실제 모습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Coin2016.04.18 20:29





카라멜이 들어가있는 쭉쭉 늘어나는 쵸코바들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  스니커즈는 내가 좋아하는 쵸코바가 아닌데 왜 사먹었을까. 이 쵸코바는 10년전 라트비아에서 리투아니아로 넘어가는 도중의 작은 휴게소에서 사먹은것이다.  왜냐하면 가지고 있는 라트비다 돈을 최대한 없애야 했기때문에.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역사적인 사진.  요즘의 어린이들에게 "떨리는 수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야윈 두손에 외로운 동전 두개 뿐" 이라는 015B의 노래를 들려주면 10원짜리 동전 두개를 넣으면 길거리에서 전화를 걸 수 있었던 시대를 이해할 수 없을것이다.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이 노래는 가족 오락관이나 골든 벨 같은 퀴즈 프로그램에서 '왜 동전이 두개였을까요?'라는 퀴즈로 등장할지도 모른다. (이 두개의 퀴즈 프로그램도 이미 추억속으로 사라졌을지도) 현재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나는 아이들도 유럽을 여행할때 환전을 해야했던 시대를  역사 교과서에서나 접할 수 있을것이다. 손에 쥐어진 유로를 유로존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으니 그들의 머리속에 자리잡을 국가개념이나 공간개념도 우리들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것일거다.  10년전에 러시아부터 동유럽 몇개국을 여행하면서 매번 환전을 해야했다. 하루 이틀 머물 도시들이라 큰 돈을 환전하지도 않았지만 너무 적게 환전하기에도 애매해서 떠날 무렵엔 항상 그 나라 화폐가 남곤 했는데 바꿔간 유로화를 에스토니아의 크룬으로 환전하고 얼마 안되는 크룬을 라츠로 환전하고 라츠를 리타스로 환전하면서도 결국 남게되는 동전들이 있었다. 그렇게 환전 하고도 주머니속에 남은돈을 탈탈 털어서 살 수 있었던것이 아마 스니커즈였을것이다.  예전에 어디서 읽은 기사 인데. 유로화를 도입하기 앞서 영국에서 100파운드를 들고 유럽 여러나라를 돌며 환전을 하는 실험을 했었다. 이제는 잘 기억도 나지 않는 각국의 화폐 이름들인데 그러니깐 독일의 마르크를 이탈리아의 리라로 환전하고 환전한 리라를 다시 프랑으로 환전하고 프랑을 다시 스페인의 페세타로 환전하는 식으로 아무런 물건도 사지 않고 각국의 화폐에서 화폐로 환전만 하고 돌아오니 60파운드만 남았단다. 환율에서 발생하는 차이, 환전 수수료를 떼고 나니 멀쩡한 100파운드가 60파운드로 줄어들었던것.  그러니 크고 작은 나라들이 국경을 맞대고 옹기종기 붙어있는 유럽 대륙에서 단일 통화가 탄생한것은 오랜시간 꿈꾸고 계획하고 실행된 거대한 프로젝트였다.  국가간 무역에서 환전이나 송금을 통해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손해뿐만아니라 얼마 안되는 달러나 유로를 쥐고 비유로존 가입국을 여행하는 여행자 개인의 손해도 무시할 수 없는것이다.  환전을 하고 이렇게 남는 동전들이 희귀 동전으로써의 가치가 큰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여행으로부터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는 어느새 유로존 가입국이 되었다.  



(이미지출처-위키피디아)


저 동전들을 서랍 속 깊이 넣으며 언젠가 다시 라트비아에 가면 써먹을 수 있겠지 생각했지만 2014년부터 라트비아는 유로를 쓰기 시작했고 이 동전들은 일종의 '감상적인 가치'만 가지게 되었다. 여행 후 8년이 지나 반나절 간 방문 라트비아에서 카드 결재만 해야했다. 2014년은 리투아니아가 유로화를 쓰기 전이어서 환전을  해야 할 상황이었던것.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가까운 유로존 가입국이니 리투아니아에서 라트비아 유로를 거슬러 받을 일은 빈번하다. Latvijas 라고 동전에 새겨져있기도 하지만 1유로와 2유로 동전에서 머리를 땋은 여인의 옆모습을 발견한다면 라트비아 동전이다.  금빛 가장자리속의 은빛 여인이라면 1유로 , 은테속의 금빛 여인이라면 2유로이다. 



라트비아인들 사이에서는 '밀다' (Milda는 리투아니아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여자 이름) 라고 불리워지는 여인으로 실제 모델은 Zelma Brauere라는 이름의 여인. 이 이미지를 그린 아티스트의 여러 작품의 모델이었다고 한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 후에는 500라츠짜리 종이 화폐에도 사용되었고 그 보다 더 전인 1920년에는 라트비아 정부가 발매한 5종류의 은화에 사용되었다.  29살무렵에 어느 예술가의 모델이 되어 작은 동전에 새겨진 이 여인을 라트비아인들이 라트비아의 상징으로 여기고 자부심을 가진다는것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련의 점령을 거치면서 루블의 사용으로 엄청난 양의 라츠가 폐기되는 역사를 경험하고 (멀쩡한 돈이 한 순간에 가치를 잃는다는것) 유럽 연합이라는 더 큰 조직에의 가입과 유로라는 새로운 통화로 바뀌는 와중에도 계속 동전속에서 살아남은 여인이라니 말이다.  






다양한 유로 동전에 관한 포스팅


핀란드 유로 동전


스페인 1유로 동전 속의 국왕 후안 카를로스

 

독일 10센트 유로 동전 


그리스 20센트 유로 동전 


프랑스 2센트 유로 동전 


이탈리아 10센트 유로 동전 


이탈리아 50센트 유로 동전


이탈리아 1유로 동전 


이탈리아 2유로 동전속의 단테 






Posted by 영원한 휴가
Coin2016.04.15 07:15




해가 나고 따뜻한 날이 많았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 내내 비가 내리고 날이 어둡다.  춥다기 보다는 차가운 날씨. 쌀쌀하다기 보다는 쓸쓸한 날씨. 촉촉하다기 보다는 축축한 날씨. 그런 날이 되면 늘 생각나는 동네 빵집에 오늘 근 몇달만에 커피를 마시러 들렀다.  이 빵집은 일전에 남편이 에클레르를 샀던 빵집인데 그 날 지갑속에서 생소한 유로 동전을 발견하는 바람에 두개 사려던 에클레르를 하나만 샀던 적이 있다.<핀란드 1유로 동전 이야기 읽으러 가기>  오늘 계산을 하고 손에 쥐어 진 잔돈을 보니 운좋게도 처음 보는 2유로 짜리 동전이었다.  왠지 이 빵집에 오면 다른 나라의 유로 동전 볼일이 자주 생길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버스 터미널에서 가까우니 관광객들이 자주 드나들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유로 동전을 발견하면 어떤 나라의 동전일까 짐작해보는 재미가 있다. 나는 이것이 프랑스 동전일것이라 짐작했다. 프랑스 혁명과 관련된 어떤 인물이 아닐까. 주조연도 위에 적혀진 것이 알파벳 FR 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이 프랑스를 뜻하는것일거라 생각했던것.





그런데 이 동전 속의 인물은 생각지도 못했던 <신곡>의 작가 단테 였다. 이탈리아의 동전이었던것. 내가 FR 로 읽었던 알파벳은 Italian Republic 의 약자였던 IR 이었다. 게다가 유로가 통용되기 시작한 2002년동 주조된 동전.  단테가 너무 옛날사람처럼 느껴져 어떻게 그의 모습이 형상화 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 보다 더 아득한 옛날 사람인 예수의 모습도 알고 있구나. 이것은 라파엘이 그린 <Disputation of the Holy Sacrament> 속의 단테의 모습을 새긴것이다.  




작년 단테 탄생 750주년을 맞이하여 기념 주화도 만들어졌단다. (이런 부분은 참 부럽다. 역사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려는 노력. 우리나라도 역사 교과서 왜곡을 비롯해서 일본 관련된 문제가 많은데 좀 더 일상적인 수단들을 이용해서 자연스럽게 역사 의식을 고취하는 방법을 생각하면 좋을텐데.)   아래가 현재 통용되고 있는 라파엘이 그린 단테의 모습이고 위의 기념 주화 속의 단테는 피렌체 태생의 이탈리아 화가 Domenico Di Michelino 이 그린 프레스코화의 일부인데 피렌체 두오모 내부의 서쪽벽에 그려져 있다고. 피렌체 두오모는 내가 본 중에 가장 멋진 교회인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걸 몰랐으니 그 두오모의 400개가 넘는 돌계단을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서도 단테가 그려진 프레스코화 못알아보고 왔구나. '이렇게 높은데 저 그림을 어떻게 그렸을까' 혀만 내두르다 내려오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지금 여행 때 본 론니 플래닛 투스카니 편을 부랴부랴 펼쳐보니 두오모 인테리어 설명에 이 작품에 대해 분명히 언급되어있다. 반성해야겠다. 




이것이 기념 주화의 단테가 그려진 프레스코화의 전체 모습. 그림 속에 단테가 지옥의 입구 옆에 서서 그가 쓴 <신곡>을 들고 있다.  '자 지금부터 저와 함께 여행 할 준비 되셨나요' 라고 말하고 있는 듯함. 그의 오른쪽 뒤로 피렌체 두오모가 보이고 가운데의 바벨탑처럼 생긴것은 지옥 다음 목적지인 연옥 그리고 이 모두를 둘러 싸고 있는것이 천국이다.  단테의 <신곡>은 세계사 시간에 짧게 배웠을 뿐 작품을 읽어보진 못했다. 데이빗 핀처의 <세븐>의 줄거리가 신곡을 모티브로 했다는것만 알고 있음.  작품을 읽었더라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을 그림이지만 피렌체의 두오모를 알아본것만으로 만족하고 나중에 피렌체에 가면 꼭 다시 보러 가야겠다. 







이 그림이 바로 오늘 빵집에서 거슬러 받은 2유로속의 단테가 태어난 그림이다.  오랜만에 '월리를 찾아라' 게임을 해보자.  월리인지 윌리인지 매번 헷갈렸던 단벌 신사 월리. 단테는 어디 계실까. 맨 위에 후광을 업고 앉아 계시는 분은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그리고 세례자 요한. 그리스도 위는 성부.  그리스도 발 아래는 성령 그리고 그 주변에 아기천사들이 사복음서를 들고 있음. 그리고 그 옆으로 아담과 야곱 모세와 같은 성경속 인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성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아래의 제단 주위에는 4명의 교회학자들이 왼쪽과 오른쪽에 나뉘어서 앉아있다. 왼쪽으로는 그레고리오 교황 1세 , 성직자 제로니모, 보통 돌로 가슴을 치고 있거나 펜으로 뭔가를 적는 모습으로 묘사 된다고 하니 빨간 가운을 입고 잇는 사람인듯.  제단의 오른편으로 앉아 있는 사람이 주교 아우구스티누스와 암브로시우스.(아마 하얀 모자를 쓴 사람 둘) 그리고 그 오른쪽 옆으로 교황 율리우스 2세, 교황 식스투스 4세, 종교개혁자 사보나롤라, (빨간색 옷입고 비행접시 같은 모자를 쓰고 있는 사람인가.) 그리고 단테가 줄지어 서있다. 그림 오른쪽에 선명하게 황금 가운을 두르고 서있는 사람이 교황 식스투스 4세. 그리고 교황 식스투스 옆에서 빨간 옷을 입고 머리에 월계관(시인으로써의 그의 위대함을 상징한다고 함) 을 쓰고 있는 사람이 단테.  그림 왼쪽 구석에서 책을 읽으며 비스듬히 서있는 사람이 그림을 그린 라파엘의 멘토이자 르네상스 건축가인 브라만테이다.  위키피디아에 있는 그림 설명을 참조했는데 (https://en.wikipedia.org/wiki/Disputation_of_the_Holy_Sacrament ) 읽다보니 신학도 참 재밌는 학문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 각각의 교황들이며 성직자들이 어떤 업적을 남겼고 어떻게 연결되어있는것인지 알면 이해가 더 쉽겠지만 그것을 다 읽고 있다간 수십개의 새탭속에 익사할지도 모르겠다. 르네상스 화가들이 그린 작품들을 분석하다보면 성경속 인물들이 보통 어떻게 묘사되는지도 알 수 있을것 같다. 잘모르니 짐작만 하게 된다. 





확대를 한 그림. 교황 식스투스 4세와 단테 옆으로 파란색 가운을 걸친 사람도 자세하게 묘사가 되어있는데 누구일까. 교황을 쿡쿡 찌르고 있는 모습. 





자 가까이에서 보는 단테의 모습이다. 베아트리체를 사랑한 단테의 이야기는 유명한데 그 둘이 맺어지지는 못했다. 단테는 어려서 다른 여자와 약혼했고 베아트리체도 정혼자가 있었던것, 어려서 약혼을 한 단테는 베아트리체가 죽고 나서야 약혼자와 결혼했는데 그가 열정적으로 사랑한 베아트리체는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한다. 신곡에서 단테를 지옥에서 천국으로 이끄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것도 베아트리체. 위키피디아에 [신곡] 관련 한글 설명이 있어서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https://ko.wikipedia.org/wiki/%EC%8B%A0%EA%B3%A1) 여행자 단테가 로마의 국가 서사시 아이네이스를 쓴 베르길리우스에 의해 저승으로 안내되고 베아트리체에 의해서 천국에 다다르는 내용. 분노, 식욕, 탐욕, 색욕, 폭력, 반역, 사기,이단과 같은 죄들이 역피라미드 구조로 이루어진 지옥(Inferno) 이 있고 그 지옥의 가장 아래에 악마중의 악마인 루시퍼가 머물고 있다. 지옥을 빠져 나온 다음 단테가 베르길리우스의 안내를 받아 도착하는곳은  죄를 짓는다고 하더라도 용서를 받고 정화될 기회를 얻는 피라미드 형태의 연옥(Pugatory) 이다. 한마디로 새 인생을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천국에 가기위헤 수양을 하는 곳. 지옥에서와 연옥에서의 죄는 반복되지만 영화 <세븐>에서 언급된 7가지 죄들은 연옥에서 정화될 수 있는 죄이다. 천국에 가기전에는 지상에서의 죄를 잊고 선행의 기억을 얻기 위해 단테는 레테의 강과 에우노 강에 몸을 적신다. 그리고 베아트리체가 나타나고 그를 천국으로 인도한다.  이 신곡이라는 책도 재밌어보이긴 하는데..이탈리아가 단테 기념 주화를 또 만들면 그 기념으로 읽어 보는걸로...



다양한 유로 동전에 관한 포스팅


스페인 50센트 유로 동전 속의 세르반테스


스페인 1유로 동전 속의 국왕 후안 카를로스

 

독일 10센트 유로 동전 


그리스 20센트 유로 동전 


프랑스 2센트 유로 동전 


이탈리아 10센트 유로 동전 


이탈리아 50센트 유로 동전


이탈리아 1유로 동전 






Posted by 영원한 휴가
Coin2015.11.11 07:28




얼마전 남편이 동네 카페에서 에클레르 하나를 사가지고 왔다. 맛있으면 맛있는만큼 먹고나면 허무한 에클레르. 속이 꽉 찬 느낌이 들어 콱 깨물면 순식간에 입속에서 사라져버리는 크림의 매력이 있지만 그만큼 잘 만드는 빵집도 드물고 모든 빵집에서 파는것도 아니고. 이 동네 어귀의 카페는, 직접 구운 빵을 파니 베이커리라고 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르고 지나갈때 창너머로 눈 인사 할 수 있는 상냥한 직원이 일하는 곳이다. 에클레르를 한개만 사가지고 왔길래, 왜 두개사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두개를 사려고 2유로를 꺼내서 동전을 보니 내가 한번도 본 적 없을 1유로짜리 동전이었고 게다가 디자인과 주조연도를 보고는 쓸 수 없었다고 했다. 동전을 보면 항상 뒷면부터 확인하는 나를 자주 보아온지라 게다가 동전에 관한 글도 몇개 올린걸 기억했던 모양이다. 그나저나 별로 크지도 않은 에클레르 하나가 정확히 1유로씩이나 하다니. 반을 콱 깨물어 먹으니 크림이 흘러나와 온 입에 퍼졌다.    

  





그리하여 손에 쥐어진 1유로속에는 호수위로 날아가는 백조 한쌍이 그려져 있었다. 인상적이다. 그저 인상적이다. 어떤 나라의 동전일까. 왜 하필 백조일까. 호수위를 날아가는 새라니. 그리고 주조연도는 2006년도. 내가 처음 빌니우스에 여행 온 해이니 우리둘에게 가장 의미있는 해이기도 하다. 남편은 이 백조한쌍이 전통혼례를 치루고 식장에서 받은 우리 오리 한쌍과 너무 닮았다고 했다. 





백조만큼은 훨훨 날 수 없지만 한국에서 리투아니아까지 10000킬로가까이를 날아온 오리 한 쌍이다. 그건 그렇고 저 동전은 핀란드의 동전이다. Whooper swan 이라는 이 새는 핀란드의 국조라고. 한국어로는 백조가 아니라 큰 고니라고 불리워진단다. 국조란 단어 쓰고 나니 생소하다. 그럼 우리나라의 국조는 까치라고 함. 동전 검색을 하다가 재밌는 기사도 발견했다. 


http://finland.fi/life-society/iconic-finnish-nature-symbols-stand-out/


핀란드는 상징하는 새와 꽃,나무,동물,암석,물고기 심지어 곤충에 대한 글이다. 핀란드의 국조인 whooper swan은 한때 멸종위기까지 겪다가 보존되서 현재 6000마리 정도가 서식하고 있다고 하는데 핀란드의 여러가지 식품에도 이 새 마크가 들어간것이 많다고 하니 나중에 핀란드에 가면 마트에 코 박고 큰 고니 찾기 놀이를 해봐야겠다. 핀란드를 상징하는 암석은 화강암이고 그래서 핀란드를 대표하는 주요 건축물에 화강암이 자주 쓰인다는데 헬싱키에서 본 몇가지 건축물들이 머릿속에 휘리릭하고 지나갔다. 음악 소리가 울려퍼지던 템펠리아우키오 교회의 내부를 꽉 채우고 있던 바위가 그러고 보니 화강암이었구나. 게다가 많은 핀란드인들이 화강암으로된 묘비 아래에 묻힌다고. 뭔가를 상징한다는것, 나를, 내 국가를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다는것 의미있는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것이 곧 나를 상징하는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아무도 '이 음료수가 바로 나를 상징하는 음료수야' 라고 말하진 않는다. 나를 상징하는 양념, 나를 상징하는 칵테일, 나를 상징하는 노래 등등등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