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2017.07.09 09:00




오랜만에 중국 영화를 보았다. 정확하게 말하면 오랜만에 공리의 영화를 보았다. 언제봐도 새로운 얼굴. 많은 그녀의 영화를 봤지만 새로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예전의 영화들은 전부 잊어버리게 된다. 그냥 보고 있는 영화의 그 인물만이 그가 연기해내는 유일한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이다. 천부적인 재능과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겠지만 항상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이 영화속에서 그녀가 연기하는 한 인물조차도 전혀 다른 두 인물이라고 여기게 한다.  탈출해서 돌아온 남편을 만나기위해 밤새 화빵을 굽는 여인과 20년을 기다린끝에 돌아온 남편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여인은 분명 같지만 다른 인물이었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결국 편지속의 남편으로 남아서 이미 돌아온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를 위해 편지를 읽어주는 동네 남자로 그녀의 곁에 남는 진도명의 연기도 뭉클했다. 피아노가 등장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슬프지만 진도명이 연주하던 피아노를 아마도 오래도록 기억하게될것 같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Wind River_Taylor Sheridan_2017  (0) 2017.10.31
Fargo 시즌 4 를 기다리며 잡담  (10) 2017.09.10
Lion_Garth Davis_2016  (4) 2017.08.09
Coming home_Yimou Zhang_2014  (2) 2017.07.09
Blue is the warmest color_Abdellatif Kechiche_2013  (2) 2017.03.08
Maggie's plan_ Rebecca Miller_2015  (2) 2017.03.04
The Girl on the Train_Tate Taylor_2016  (1) 2017.02.24
Arrival_Denis Villeneuve_2016  (3) 2017.02.07
Posted by 영원한 휴가
Film2017.03.08 00:57



(Blue is the warmest color_2013)




꽤나 이슈가 되었던 영화이던데 이 영화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다가 얼마전에 크라이테리언 인스타계정에 영화 포스터가 몇번 계속 등장하길래 호기심에 적어놨다가 찾아 보았다. 이 계정에는 크라이테리언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이나 어떤 배우의 생일이나 기일을 기념하면서 배우의 출연작 포스터가 올라오거나 가끔씩 오늘 어떤 영화를 보겠냐는 살가운 질문들도 올라온다. 환호와 애정 일색의 짧은 코멘트들을 읽고 있으면 동호회같은 기분이 들어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해지고 그런다. 이 영화의 포스터속에는 눈부시게 밝은 파랑 머리를 한 레아 세이두가 있었다. 고개를 약간 들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듯 반쯤 감긴 눈은 매혹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완전히 굴복당한듯한 애띤 소녀, 아델이 그녀와 마주보고 있었다. 아델의 표정은 단순히 사랑받고 싶은 이의 표정을 넘어서 내가 널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더 확실한 굴복의 조건을 채워 달라고 애원하는 이의 얼굴에 가까웠다.  엠마 (레아 세이두) 는 모두를 사랑할 수 있을것 같은 누구에게서라도 영감을 얻을 수 있을것 같은 표정으로 군림하고 있다.  관계에 종속되길 원치 않는 이런 이들은 보통 상처를 주는데 익숙한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에 아델은 어떨까. 내가 누군가에게 큰 영감을 주는 주체가 됐음을 깨닫게 될때 단순히 자존감 수치가 올라가는것만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것 이름을 가지게 된다는것은 한편으로는 종속되는것이다. 아직 덜 성숙한 아델은 그 달콤함에 취해있는듯 보였다. 누군가는 큰 좌절을 안고 뒤돌아설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하지만 차이고 차였다는 단순 동사로 설명될일은 아닐것이다. 단 한시간이라도 가슴깊이 사랑했다면 아픔은 고스란히 절반씩이다. 사실 포스터가 인상 깊었던것은 아마 내 자신이 엠마의 아우라에 전복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력을 지닌 사람에 대한 묘한 질투 같은것,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매력을 지닌 타인이고 싶다는 욕망과 다르지 않다.  거리를 걷다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엠마를 처음 봤을때 아델이 침묵속에서 표현해내던 전율의 근원은 나의 그것과 동일한것이었으리라.  아델의 평범하고 팍팍한 일상들이 성실하게 나열되는 상황에서 영화가 장장 3시간짜리라는 것을 알고 경악했다.  왠만큼 재미있지 않고서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버겁다.  '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며 정체성을 탐험하는 아델의 질풍노도의 감정에 관한 이야기. 엠마는 가능한한 거침없고 치명적이고 잔혹해야 할거고 아델은 아마 등장하는 모든 이와 갈등을 겪겠지. 그리 오래 지속될 종류의 관계가 아니야. 상처는 자체적으로 치유될거다.'  이런 이야기에 3시간이나 필요할까. 실제로 영화는 그런 플롯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싸우고 헤어지고 미련을 못버리고 발버둥치고 슬픔에서 헤어나려는 긴 시간속의 과정들을 그대로 축소하고 축소시켜서 3시간으로 압축해놓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관계의 미니어쳐 같은 영화이고 그것이 이성간이든 동성간이든 큰 차이가 없다는것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어느 과정 하나에 더 긴 시간을 할애하거나 감상적인 현미경을 들이대거나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선댄스 느낌이 농후한 이 영화가 칸에서 상을 탔다고 해서 신선했다.  재작년인가 상가일레의 여름 (The summer of Sangaile) 라는 리투아니아 영화가 선댄스에서 감독상을 탄 적이 있는데 그 영화 역시 두 소녀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랬던것 같다.  상가일레가 어떤 소녀를 만나면서 치유를 경험하고 도약하는 과정들을 시적으로 은유하며 달콤한 결말을 상상하도록 하는데에 촛점이 맞춰졌다면 이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기승전결이 매우 뚜렷한 두 여자의 관계를 기록영화처럼 보여준다.  이 영화에 은유가 있었다면 아델이 먹는 스파게티와 엠마가 먹는 굴과 와인에 관한 정도일거다. 아델은 굴과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고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차이점에 대해 토론하는 엠마에게서 영감을 얻는 대신 소외감을 느낀다. 그 예술가들을 잘 몰라서 사랑이 깨진것은 아니다. 아델에게는 사랑만으로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겼고 무엇으로 그 공간을 채워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연스레 자기 세계로 걸음을 옮기는 엠마를 보는것이 고통스러웠을거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Fargo 시즌 4 를 기다리며 잡담  (10) 2017.09.10
Lion_Garth Davis_2016  (4) 2017.08.09
Coming home_Yimou Zhang_2014  (2) 2017.07.09
Blue is the warmest color_Abdellatif Kechiche_2013  (2) 2017.03.08
Maggie's plan_ Rebecca Miller_2015  (2) 2017.03.04
The Girl on the Train_Tate Taylor_2016  (1) 2017.02.24
Arrival_Denis Villeneuve_2016  (3) 2017.02.07
Meadowland_Reed Morano_2015  (0) 2017.01.29
Posted by 영원한 휴가
Film2017.03.04 00:04




출연 배우들의 조합에 혹해서 보게 된 영화.  <프랜시스 하>의 그레타 거윅이 예술 경영을 전공한 젊은 대학 강사로, 앞서 많은 영화속에서 소설가를 연기했던 에단 호크가 또 다시 어딘지모르게 궁색한 소설가로, 무슨 배역을 맡아도 배역 그 자체가 되어버리는 능청스러운 줄리안 무어가 보호 본능 자극하는 에단 호크의 까칠한 인텔리 부인으로,  미드 <바이킹>의 주인공 라그나르역의 트래비스 힘멜은 뜬금없이 수제피클에 페티쉬를 가진 피클 가게 사장님으로 등장한다. 심지어 감독인 레베카 밀러가 특정 배우들의 전작을 꼼꼼히 살펴보고 그들이 연기한 배역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물들은 생생했다. 영화는 몹시 수다스럽고 마치 많은 영화들을 거쳐오면서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은 캐릭터들이 자신의 존재의 정당성을 역설하기라도 하듯 시시콜콜하다.  자신의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이래저래 마음이 통한 여자를 만나 갑작스런 이혼과 재혼을 겪게되는 에단 호크는 영락없이 비포 트릴로지와 <파리7구의 여인>의 주인공이 이렇게 저렇게 혼합된 캐릭터로.  구석에 자그마한 부엌이 붙어있는 곳곳에 책이 쌓인 싱글녀 매기의 아파트는  긴 방황을 끝내고 새 직장을 얻어 혼자 살  집을 임대해서 우편함에 자신의 이름을 잘라 집어넣던  <프란시스 하>의 프랜시스의 공간과 자연스레 겹쳐진다. 마치 그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경력을 쌓고 점점 더 독립적인 여인으로 성장해가던 프랜시스이자 매기가 사랑에 빠지고 깨지기를 반복하면서 염증을 느끼고 결국은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기로 결심하게 되는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로 다가왔다. 트래비스 힘멜은 어떤가. 바이킹에서 가는곳마다 자식을 만들어내던 그가  피클 만들기를 업으로 삼으며 허무하고 나른한 어조로 누군가에게 정자를 제공하는  심미주의자로 분한것은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의외의 그리고 가장 절묘한 캐스팅이었다.  <Maggie's plan> 과 <Blus is the warmest color> 는 요새 본 영화들 중 왠지 묶어놓고 기억하고 싶은 영화이다. 전자는 아는 남자로 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려는 매기에 관한 이야기이고 후자는 여자를 사랑하는 어떤 여자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자신들이 규정 지은 관계의 덫에 걸려서 상처받고 관계가 해체되는 과정에서 다시 성장하는 모습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그려냈다.  그것은 얼마나 다양한 방식의 사랑과 가족의 형태가 존재할 수 있는지를 진보적인 관점에서 보여주기도 했지만 관계에 균열이 생기고 비틀어지기 시작할때의 진부함은 그것이 어떤 형태의 사랑이든 똑같음을 몹시 담담하게 묘사해낸다. 굳이 사랑하는 사람이 나타날때까지 마음 졸이며 기다리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바에야  그 모든 과정을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능동적으로 해결하겠다는 매기는 동네 아는 남자의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시도한다.  사실 그 자신이 싱글맘인 엄마와 단 둘이 외롭게 자랐음에도 (하지만 엄마와 보낸 시간이 행복했다고 말하는것은 잊지 않는다) 정자를 제공받아 홀로 아이를 키우려고하는 매기는 결정적인 순간에 아버지의 부재라는 결핍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이가 둘있는 유부남과 관계를 맺고 결혼을 해버린다. 같은 전공 분야에서 승승장구하는 아내 옆에서 겉돌듯 소설쓰기에 집착하는 남자는 흡사 모계사회를 연상시킬 정도로 남편과 아내의 역할이 뒤바뀐 가정속에서 자존감이 바닥난 상태이다. 하지만 그에게 결핍된것은 남편이나 아버지로써의 견고한 지위가 아니라 창작을 위한 영감이다. 그는 그의 소설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일종의 뮤즈를 만나면서 뚱딴지 같이 이혼을 해버리고 새 가정을 꾸린다.  꽤나 성공한 학자인 줄리안 무어는 에단 호크와 이혼을 하고 그가 새 가정을 꾸렸음에도 그와 부부관계와 별로 다를것 없는 관계를 유지한다.  공부외에는 모든것이 서툴러 보이는 전부인에게 그는 어찌됐든 정신적 동반자로써의 지위를 잃지 않는다.  모든 관계 맺음의 가장 강력한 동기는 결핍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결핍을 채우고 싶은 이기적인 욕구와 누군가의 결핍을 채워주겠다는 이상적이고도 전인류적인 오지랖이 세상에 하나뿐인 둘만의 집합을 만들게된다.  하지만 그 집합에 교집합이 생기고 그것이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어떤 더 거대하고  이상적인 세상 한켠에 들러붙은 좁은 구석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관계는 변질된다. 그  변질된 관계에 돌을 던지면서 증오와 질투가 섞인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시작할것인가 쌍방이 함께 경험하는 어떤 결핍에 연민을 가질것인가. 영화는 후자를 택하면서 지극히 자신만을 생각하는 등장인물들을 오히려 관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관계는 계속해서 만들어진다. 우리는 그 덫을 벗어날 수 없는것이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Lion_Garth Davis_2016  (4) 2017.08.09
Coming home_Yimou Zhang_2014  (2) 2017.07.09
Blue is the warmest color_Abdellatif Kechiche_2013  (2) 2017.03.08
Maggie's plan_ Rebecca Miller_2015  (2) 2017.03.04
The Girl on the Train_Tate Taylor_2016  (1) 2017.02.24
Arrival_Denis Villeneuve_2016  (3) 2017.02.07
Meadowland_Reed Morano_2015  (0) 2017.01.29
Demolition_Jean-Marc Vallée_2015  (3) 2016.12.05
Posted by 영원한 휴가
Film2017.02.24 02:15





그냥 짧게라도 기록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밀리 블런트를 좋아하니깐.  에밀리 블런트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서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여주에게서 흔히 볼 수 없는 눈빛으로 톰 크루즈가 눈에 잘 안들어오게 했던 배우였고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에서 완전히 반해버릴 만한 연기를 하더니 이 영화에서 정점을 찍는것 같은데 굉장히 이성적인듯 차가워 보이지만 완전히 무너져버릴 수 있는 그런 역할들 잘 소화해내는것 같다.  아쉽게도 포스터는 촌스럽다.   girl on 으로 시작하는 영화가 사실 너무 많아서 제목이 식상한 이유도 있다. 그런데 너가 보고 있는것이 널 다치게 할 수 있다는 문구는 마음에 들었다.  정말 딱 그런 영화다. 기차에는 무력감과 패배감에 젖은 눈빛으로 차창밖을 응시하며 휴대용 물병에 담긴 보드카를 마시는 여자가 타고 있다.  그녀의 눈앞에 그리고 우리의 눈앞에 열거되는 사건들이 과연 사실인지 아니면 그녀의 과대망상이 빚어낸 허구인지 알듯 모를듯한 긴장감이 영화를 보는 내내 지속됐다.  뉴욕을 향하는 기차안에서 술 취한 에밀리 블런트가 오며가며 집착하는 바깥 풍경속에는 그녀의 불행한 결혼사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두 가정이 등장한다.  먼 발치에서 어렴풋이 짐작하게 만드는 인간관계들이지만 한편으로는 주인공들이 각각의 입장에서 항변하는듯 뚜렷한 인과관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반복되는 기차씬과 바깥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 과연 비극의 시작은 어디일까 과연 그것은 우리 의지와는 전혀 결부되지 않은 운명의 영향 아래에 놓인 문제인가라고 묻게 된다.  우리에게 상처를 입히는것들과 스스로 상처입기 주저하지 않는 행위 사이에서 비극은 그 시작이 어디인지와 상관없이 거대해진다. 기차는 출발역과 종착역이 있고 중간에 내릴 수 까지 있다지만 비극은 어떨까. 게다가 다른 편에 앉아서 다른 창문을 통해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인생에서라면.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Coming home_Yimou Zhang_2014  (2) 2017.07.09
Blue is the warmest color_Abdellatif Kechiche_2013  (2) 2017.03.08
Maggie's plan_ Rebecca Miller_2015  (2) 2017.03.04
The Girl on the Train_Tate Taylor_2016  (1) 2017.02.24
Arrival_Denis Villeneuve_2016  (3) 2017.02.07
Meadowland_Reed Morano_2015  (0) 2017.01.29
Demolition_Jean-Marc Vallée_2015  (3) 2016.12.05
슬로우비디오  (2) 2016.10.18
Posted by 영원한 휴가
Film2017.02.07 23:50



(Seoul_2017)



버티고개역에 내렸는데 매우 깊고 아득하고 가파른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다행히 다른 역보다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로 움직였던 탓에 오히려 깊은 터널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 들었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위에 서있자니 얼마전에  Meadow land 에서 연달아 보았던 Arrival 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길가다가 에이미 아담스가 나온 포스터를 보았는데 이게 과연 내가 본 그 영화가 맞는지 순간 멈칫해서 쳐다보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컨택트라는 제목으로 번역이 되었다. 굳이 왜 원제를 놔두고 제목을 바꾼것일까. 영어 제목을 한국어로 의역한것도 아니고 전혀 다른 영어 제목으로 바꾸는 경우는 드물지 않나 싶어 신기했다. 아마도 어라이벌로 한글화하자니 어감이 이상했고 직역하자니 어색했고 그렇다고 의역하자니 애매했을거다. 게다가 조디 포스터가 나온 영화와 동명인데 그 영화가 그나마 콘택트라고 표기되서 컨택트라고 할 수 있었나 보다. SF 를 보고자하는 관객을 끌어들이기에는 적합한 제목인지도 모르겠다. 극중에서 에이미 아담스가 속한 연구팀이 공중에 떠 있는 우주선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있는데 계속 위로 올라가다가 중력의 방향이 바뀌어서 우주선 벽에 발을 딛고 그냥 걸어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이 생각나서 사진을 비틀어 보았다. 이 영화에 마음을 빼았겼다고는 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의미있고 멋진 장면이었다.  공간에 작용하는 물리적인 중력보다는 우리가 기존에 인식하고 있는 시간의 중력이 비틀어짐을 상징하는듯한 장면이기도 했다.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간에 관한 이런 모호한 담론들은 내게는 너무 버거워서 물리는 느낌이다. 에이미 아담스를 위시한 외교사절단(?)이 헵타포드와 조우하고 그들과 대화하면서 오해가 생겨 무력을 동원하는 상황이전까지 특유의 긴장감이 차분하게 증폭되는데. 특별히 드니 빌뇌브 감독의 팬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최근 몇년간의 그의 재밌었던 장편들을 생각하며 은연중에 영화를 보며 공통분모 같은것을 찾으며 보게 되었다. 상황 묘사 같은것에 있어서는 오히려 '에너미' 나 (http://ashland.tistory.com/186)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속을 메우던 긴장감과 비교해서는 통속적으로 다가왔다. 수사팀이 무장하고 멕시코의 도시로 잠입하면서 혐오스런 도시 곳곳에 걸린 시체들을 보여주면서 끈끈하게 조여오는 시카리오속의 긴장감이나 삭막하게 필터링된 도시속에서 또 다른 자아의 욕망에 은밀하게 침투하던 남자를 통해 느껴지던 에너미속의 긴장감 같은것과 비교하면 영화속 주인공이 처한 상황 자체가 너무 범인류적이었다고 해야할까. 에이미 아담스의 호기심 만땅 신비로움에 가득찬 표정 같은것도 아마 여러 영화들을 통해 익숙했던 것이라서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던것도 같다.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Blue is the warmest color_Abdellatif Kechiche_2013  (2) 2017.03.08
Maggie's plan_ Rebecca Miller_2015  (2) 2017.03.04
The Girl on the Train_Tate Taylor_2016  (1) 2017.02.24
Arrival_Denis Villeneuve_2016  (3) 2017.02.07
Meadowland_Reed Morano_2015  (0) 2017.01.29
Demolition_Jean-Marc Vallée_2015  (3) 2016.12.05
슬로우비디오  (2) 2016.10.18
애드리안 브로디의 녹턴  (5) 2016.09.07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