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2012.12.31 06:38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잼이나 마멀레이드 같은 설탕에 절인 저장식품을 돈을 주고 사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번은 식당에서 아오리 같은 옅은 녹색 사과 한봉지를 주문해 놓고 하나씩 꺼내 먹고 있는데 주방 아줌마가 혼을 냈다.

집에서 가져다 줄테니 다음부터는 절대 돈주고 '사과' 사먹지 말라고.

그 집이 과수원을 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섬머 하우스 개념으로

sodyba 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시골집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러시아의 다챠와 같은 여름 별장.

짧다고 말하기에도 너무 짧은 리투아니아의 여름을 만끽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이 섬머 하우스에서 주말을 보내는것이다.

이곳 저곳 아는 지인들의 섬머 하우스에만 초대 받아 돌아다녀도 여름은 금새 지나간다.

사과 나무 한 그루와 블랙 커런트 덤불이나 체리 혹은 앵두 나무 한 그루 정도는 마당에 그냥 자라나고 있는 소박한 여름 별장.

재배해서 판매 할 목적이 아니니 약을 치는 경우도 없어서 상품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정말 못난이 사과들인 경우가 많은데 

말려서 먹거나 즙을 내서 주스로 저장하고 잼을 만들고 남은 일부는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는다.

잼이라고 해서 전부 우리가 식빵에 발라먹는 딸기잼처럼 질퍽하고 부드러운 종류는 아니다.

체리나 앵두 딸기 같은것은 과일 본연의 형태를 유지해주면서 설탕물에 펄펄 끓여서 바로 통조림 화 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종류는 겨울에 끓는 물에 통째로 부어서 다시 쥬스처럼 끓여 마시거나

전분을 넣어서 걸쭉하게 만들어서 겨울 음료로 마시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밀가루 반죽을 질게 해서 팬케익을 만들고 그위에 발라 먹는 경우도 있다.

 시댁에 가면 돌아올 때 잼 한병은 꼭 가져오는데 보통 블랙 커런트나 앵두 쥬스 라즈베리 잼 같은 것이다.

식당 친구 중 한명에게 가끔 구운 김이나 김밥용 김을 선물 하면 집에서 답례로 딸기 잼이나 자두 잼을 가져다 준다.

이번에도 생일 선물로 뭐줄까 물어보길래 그냥 잼이나 한병 가져다 줘 했더니 정말 가져다 줬다.

그래서 잼을 사먹을 일은 거의 없는데,

마트에서 비싸게 팔던 st.dalfour라는 이 잼이 반값에 팔길래 그것도 무화과 잼이길래 한번 사와봤다.

비싸다고 해도 한국 돈으로 5000원 정도지만 보통 리투아니아 사람이면 오천원 주고 잼 안산다.

2500원이라면 그래도 살만하다. 

쓸데없이 비싸게 파는 물건을 보면 '와 좋은 물건인가봐'라는 생각 대신 본능적으로 반감을 느낀다.

결국 반값도 안되는 가격으로 할인해서 팔 수 있는 상품을

france 마크나 프랑스 철자로 범벅해놓고 돈 벌려는 속셈이 훤히 보인달까. 아 왜 이렇게 삐뚤어졌지.

아무튼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디자인이 경쟁력인가보다.

과일의 랩소디라니. 워워.

 

 

이물질이 많이 들어간 잼들은 빵에 바를때 보면 뻑뻑하게 뭉쳐서 식빵을 찢어 놓는 경우가 많은데

뭐 쓱쓱 부드럽게 잘 발리는것을 봐서는 우선 만족스럽다.

잼을 몇번 만들어봤는데 항상 설탕을 아끼다가 어정쩡하게 조금 넣어서

나중에 곰팡이가 생기고 썩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이 잼은 무화과 50퍼센트에 포도즙과 레몬즙에도 무가당이란다.

st.dalfour 는 도대체 어떻게 발음해야할지 몰라서 세인트달푸르 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샹달프란다.

불어는 정말 눈에 익어서 알고 있는 단어들도 누가 얘기하거나 한글로 문자화되있는것을 봤을때의 이질감이 너무 크다.

불어 알파벳 읽는 방법만이라도 배워야 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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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2.04.23 02:58

 

 

식당때문에 skonio magija (맛의 매직) 라는 상호의 럭셔리한 샵에 들를경우가 종종있다 .

 

이태리키친에서부터 일식,태국식 심지어 중동요리에 필요한 식재료까지 구할 수 있는 빌니우스내의 상점인데,

 

수요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스노비즘을 등에엎고 제품마다 말도안되는 가격을 매겨 놓고 있는 곳이기도하다.

 

이 가게에서 작년부터 신라면과 너구리를 팔기 시작했는데,

 

한국에도 없는 김치 신라면이다.

 

개당 가격은 4lt. 대략 1800원 정도.

 

하지만 크기는

 

 

대략 이정도이다. 85g 이라고 적혀있다.

 

실제 신라면이 120g 인걸 생각하면 삼분의 일 정도 양이 적다는 소린데, 계란풀고 밥 좀 말아 먹고 나니 나름 배부르다.

 

수입용이니 심심하지 않을까 싶어서 일부러 고추기름까지 몇방울 떨궈 넣었는데,

 

그 고추기름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맛이 그랬는지,

 

아무튼 충분히 스파이시 했다.

 

 

 

후레이크도 별로 다르지 않은데,

 

제목이 제목이니 만큼 김치사발면에서 보이는 김치 후레이크가 발견되었다.

 

 

분말스프 색깔도 비슷하다.

 

 

 

대파정도는 썰어넣어야한다.

 

한국의 그런 대파는 없고,

 

이건 leek 이라고 하는 서양의 파라고 하면 되겠다.

 

파가 굵고 단단해서 우리나라 파처럼 구부려서 봉지에 집어 넣을 수 없다.

 

장을 보면 바게뜨와 함께 장바구니에서 항상 튀어나오는 품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위에는 비교용으로 얹어놓은 각설탕.

 

일등제품에 대한 본능적인 방어심리가 있긴하지만,

 

신라면이 맛있는 라면이긴 하다.

 

하지만 신라면과 너구리를 놓고 선택하라면 난 너구리를 보통 선택한다.

 

내가 너구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어릴때 큰집에 놀러갔는데 민박온 대학생들한테 방을 내주고 부엌에서 서글프게 끓여먹었던 라면이

 

너구리여서였다.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부뚜막에서 끓여먹던 그 너구리 맛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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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2.04.19 06:24

 

 

내가 경배해 마지 않는 쌘드위치

 

아보카도를 썰때 좀 손에 묻는게 번거롭긴 하지만

 

아보카도와 치즈만 썰어서 30초 정도 전자렌지에 돌리면 된다.

 

뜨뜻해진 아보카도에서는 떫은 고구마맛이 난다.

 

그냥 저렇게 먹으면 된다.

 

원가상승이 우려되나

 

원한다면 케찹이나 마요네즈를 뿌려도 된다.

 

여유롭다면

 

디종 머스타드를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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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2.04.12 04:55

 

 

 

 

검은 빵 (Duonas) 을 리투아니아인의 소울푸드라고 했겠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인이 일컫는 가장 전통적이고 원시적인 형태의 샌드위치는 어떤 모습일까. 

누군가 배고프다고 할때  "간단하게 샌드위치 (Sumuštinis) 라도 만들어 먹지 그래?"

아침 먹었어? 라는 물음에 "어, 대충 샌드위치 만들어 먹었어"

라고 대답할때의 샌드위치의 개념이 바로 사진의 모습이다. 오픈 샌드위치

재료를 전부 도마에 놓고 바로바로 잘라먹는게 가장 편하다.

빵의 종류는 상관없다. 검은 빵, 호밀빵, 식빵 ,치아바타,포카치아,바게뜨 다 된다.

가장 손쉬운(냉장고에서 바로 찾아낼 수 있는) 내용물로는 오이,생양파,생마늘 그리고 돼지비계 (Lašiniai)

사진에는 빵에 버터까지 얹었는데 사실 필수는 아니다.

 해외에 나가 사는 리투아니아인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이 검은빵과 돼지비계란다. 

근처 유럽 나라에 사는 리투아니아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그냥 생으로된 돼지비계를 먹는것은 아니고 염장하거나 훈제된 돼지비계를  잘라서 먹는다.

찌개용 비계를 따로 구입하거나 고기를 살때 비계를 제거하고 사는 우리와는 정말 대조적이다.

얇은 팬케익을 구울때 후라이팬에 돼지비계를 문질러서 기름이나 마가린 대용으로 쓰기도 한다.

난 별다른 문화적 충격없이 저 돼지비계를 먹었더랬다. 맛있는 음식이다.

사진 전시회에서 전시회의 감상을 묻는 시간에서 시어머니의 친구인 한 사진작가가 이런 위트있는 감상평을 남겼더랬다.

'한 마디로 전시회는 형편없군요. 돼지비계와 보드카가 없는 전시회가 전시회는 무슨' 

오랫동안 안먹으면 그리워질 맛 중의 하나다.

아, 사진에 보이는 고기는 돼지비계는 아니고 이탈리아식으로 말하면 판체타 (pancetta)

말하자면 훈제된 통베이컨 같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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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2.04.06 04:48

 

내가 어디에 얼마만큼의 시간을 쓰고 있는지 가끔 계산해본다.

대부분의 시간은 일을하고 잠을 자는데 쓴다.

거기에서 남은 시간의 대부분은 거리를 걷고 장을 보고 밥을 하고 영화를 보는데에 쓴다.

그리고 거기에서 남은 시간은 컴퓨터를 쓰고 청소를 하고 뭔가를 읽거나 피아노를 치는데 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건 순전히 내 몸이 시간을 쓰는 유형이다.

내 머리는 다른곳에 시간을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나? 

누군가가 "무슨 생각해?" 라고 물어볼때에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니다.  

그럼 나는 무슨 생각에 주로 시간을 쓸까.

생각의 종류는 행동의 종류보다 세부적이고 무궁무진하다. 딱 뭉뚱그려서 얘기하기가 편하지가 않다.

나는 가끔 시간이 흘러서 내가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는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몸이 피곤한 어떤 날은 시간이 지나면 그해에 가장 피곤했던 날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음식만해도 그렇다.

먹고 싶은데 당장 먹기 힘든 음식을 생각하는것보다

지금 바로 먹을 수 있지만 나중에 먹기 힘들어질지도 모르는, 그리워질지도 모르는 맛있는 음식에 대해 생각할때가 있다.

검은 빵과 블랙커피가 바로 그 중 하나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갈아진 원두커피를 필터에 거르지 않고 보통 그냥 마신다.

모카포트나 드립용으로 써도 되는 다양한 굵기의 원두에 펄펄 끓는 뜨거운 물을 붓는다.

천천히 뜨거운 물을 부으면 가라앉아있던 원두가루가 거품을 내며 떠오른다.

수저로 걷어낼 수 있을정도로 단단하게 떠있는 원두에 한두스푼의 설탕을 살살 뿌려도 얼마간은 멈춰있는데

설탕이 뽀글뽀글 거품을 내며 녹으면 마치 갈라진 땅틈으로 용암이 흐르는것처럼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맥심처럼 바로 녹아버리는게 아니라서 물이 알맞게 뜨겁지 않거나 원두가 안좋으면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고 원두가 둥둥뜬다.

사진은 커피가 안전하게 다 가라앉고 거품만 살짝남은 상태이다.

에스프레소나 터키식 커피와는 또 다르다.

조금은 텁텁하고 좀 융통성없는 맛이랄까.

저 커피랑 먹으면 가장 맛있는게 바로 버터를 두껍게 얹은 검은 빵이다.

검은빵은 리투아니아인들의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겠다.

종류도 여러가지있는데 나는 당근이 들어간 검은 빵을 제일 좋아한다.

집에 커피가 다 떨어져서 더 자세한 커피 사진을 찍을 수 없는게 아쉽다.

당분간은 커피 섭취를 줄이기로 했다.

우선은 커피값이 너무 올랐고 설탕을 좀 덜 먹고 싶은데 커피를 마시면 설탕까지 덩달아 먹게 되서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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