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n Language2017.09.29 08:00



거의 4년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던 식당 은행 계좌를 다시 사용하겠다고 해서 기억이 날리 없는 코드 생성기 접근 번호를 새로 발급받기 위해 매우 오랜만에 은행에 다녀왔다.  결국은 잊고 있던 옛 번호를 그대로 받았는데 번호를 보니 너무나 익숙해서 신기했다. 앞의 네 자리만 이라도 기억했더라면 뒷자리는 기억해낼 수 있었을까. 리투아니아의 은행은 사람이 별로 없어도 오래 기다려야 할 때가 많고 사람이 많아도 창구의 절반만 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의 은행 시스템에 대해 이제는 잘 모르지만 옛 기억에 의존해서 비교하자면 리투아니아에서는 은행 내부에서 처리하면 더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할 때가 많고 현금 출입금기에 돈을 입금해도 기본 수수료와 입금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저금 하는데 돈을 내야한다는 소리. 돈을 입금하고 출금하면서 돈이 걸리거나 돈을 보충해야 하거나 등등 여러가지 일로 기계를 돌보는데에도 노동력이 들어간다는 이유이다.  성향이 다른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기계들은 확실히 망가질 확률이 높기는 하다. 카드를 잃어버려도 당일 새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당행이든 타행이든 송금에는 항상 수수료가 붙는다.  이곳의 은행들은 좋은 말로도 나쁜 말로도 잠들기 딱 좋은곳, 서두르는곳이 없다면 정말 완전 휴식에 잠길 수 있는곳이다.  심지어 이미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도 그 강제된 휴식의 달콤함에 이미 익숙진 나머지 내 번호가 좀 더 나중에 돌아왔으면, 좀 더 기다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은행에 갔는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은행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해당 은행에서 가장 덜 붐비는 시간에 대한 정보였다. 원체 별로 붐비지 않는 지점이라 크게 의미가 있을까 싶은 정보였는데 정말 붐비는 지점에서도 저런 푯말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복불복. 은행에 갔는데 사람이 좀 많고 시계를 보니 푯말에 표시된 시간이 아니라면 '아 내가 저 시간에 왔으면 사람이 적었겠구나' '내가 저 시간에 오지 않아서 사람이 많은것은 당연한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잠시 위안할 수 있는 용도의 푯말이라고 할 수 있다. 숫자뒤에 적인 Val 은 몇 '시' 를 가리키는 발란다 Valanda 의 약자이다. 15val. 이라고 적혀 있으면 15발이 아니라...오후 3시...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27 08:01



'신발을 닦읍시다'



이런 문구는 보통 성당 입구에 붙어 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이 문장에서의 폴란드어의 동사는 러시아어와 비슷하고 명사는 리투아니아어와 비슷하다. 

빌니우스에는 폴란드어와 리투아니아어 미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성당들이 많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22 08:00





'기다리세요...'


집을 나서면 하루에도 몇번씩 누르는 이것. 뭐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이곳이라 더 자주 누르게 된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차도 그만큼 적고 특히 집을 나와서 가장 자주 통하는 거리는 일방통행이라  아주 멀리에서 차들이 신호에 걸리면  휑한 도로를 그냥 가로 질러가도 아무 상관이 없을 때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쌩쌩 달리는 투명 차들을 거느린채로 그냥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바보처럼 어깨로 무뚝뚝하게 떨어지는 신호음을 받아내며. 혹시 횡단보도 건너기에 가까스로 동참할 지 모를 타인을 기다리며. 빗속에서 뛰든 걷든 어쨌든 비를 맞는 그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던 사무라이 생각도 하면서.  물론 어쩔땐 또 허겁지겁 뛴다. 마치 저 파란불을 놓치면 평생 파란불 구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지닌채로.  어찌됐든 기다리라고 하면 왠만해선 기다리는게 좋다. 굴러들어 온 휴식의 기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절호의 찬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21 22:30






오랜만에 시장에 갔다.  장을 보러 간 것은 아니고 그냥 돌아다니다가 슬쩍.  시장은 구시가지를 걸어다니다  Pylimo 거리를 발견했다면 승용차가 다니는 도로의 역방향으로 계속 끝까지 올라가다보면 나온다. 역에서부터 이곳저곳 배회하다보면 보통은 만나게 되는 위치.  월요일은 쉬는 날이고 정오를 넘겨서 가면 좀 휑한 느낌이 든다. 필리모 거리는 엄밀히 말하면 일방통행인 거리인데 역으로 가는 방향으로 트롤리버스만 다녀서 버스가 없을때 자전거 타고 다니기에 참 좋은 도로이기도 하다. 옆 도로는 퇴근길이라 꽉 막혀 있는데 반대편의 휑한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질주하는 그 기분이란.  이 거리에서 양 옆으로 많은 구시가지의 거리들이 뻗어 나간다.  소련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가장 대표적인 물품 중 하나인 법랑 그릇에 사이좋게 담겨있는 절인 양배추. 1킬로에 1.5유로.  삼겹살 부위를 먼저 통으로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서 잘게 자른 후 양파를 넣고 볶다가 이 양배추를 넣어서 뒤집어 가며 졸이면 약간 물에 씻은 후 졸인 김치 느낌이 난다.  물론 누가 김치를 물에 씻어서 졸이겠느냐마는. 김치찜이랑 비슷한건가. 아닌가 김치찜은 국물이 좀 자박자박하게 남는거였던가.  가격을 뜻하는 단어는 Kaina 카이나.  '얼마에요? 는 '끼엑 카이누아야 Kiek kainuoja?' 실상은 계산기 켜서 숫자 찍어주면 되겠지만. 실상은 저렇게 물어봐도 리투아니아인의 대답을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그냥 적어 보는 일상 회화.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17 08:00



'나를 찾으러 올 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요.'



어린이 도서관을 나오는 길에 발견한 '기다림의 상자'. 주인이 물건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다면 기다림의 의무를 완수할 것들.  다음에 갔을 때엔 빈 상자이기를.  'ㅊ' 발음에 해당하는 리투아니아 알파벳 'Č.'   'C' 는 오히려 'ㅉ' 에 가깝게 발음됨. 그러니깐 Čia 치아.  이것은 무엇이다의 이것으로도 자주 쓰임.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