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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8.03.23 Vilnius 67_어떤 건물 2
  4. 2018.02.21 Vilnius 66_어떤 건물 (2)
  5. 2018.01.16 Vilnius 65_어떤 석양 (2)
Vilnius Chronicle2018.05.15 07:12


Vilnius_2018


사진을 올려놓고 슬로우다이브를 계속 듣고 있자니 노란 민들레도 낮의 열기도 그냥 '슬로우다이브 해진다.' 어떤 사진이어도 그럴거다. 5월은 그렇다. 발 끝에는 노란 민들레. 코 끝으로는 라일락 향기, 머리 위에는 하얀 밤 꽃. 지속적이지 않은 것들을 향한 고질적이고도 향유적인 우울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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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8.04.20 08:00


Vilnius_2018


겨우내내 어둠을 뚫고 귀가하는 것이 발목에 엉겨붙는 질겅한 눈만큼의 피로감을 주었다. 겨울의 추위는 온도계를 지녔겠지만 그 어둠의 채도는 너무나 한결 같아서 겨울이 추위의 대명사가 된 것은 순전히 그가 어떻게도 해결 할 수 없는 어둠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계절은 그 어둠을 이를 악물고 빠져나온다. 삽으로 파헤쳐지고 발로 다져짐에 쉴틈없는 놀이터 모래 상자속에 보란듯이 고개를 치켜 세운 잡초 한 가닥처럼. 그리고 그 오기가 빚어낸 설익은 계절의 가파름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허무함을 뿌리치지 못했다. 겨울을 좀 더 나른하게 보내면 봄이 좀 덜 무기력하게 느껴질까. 오후 8시 남짓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머타임의 시작으로 4월들어 급격히 밝아진 저녁과 길어지는 낮. 이 즈음의 빌니우스는 너무나 센티멘탈하다. 하지만 5월이 되어도 여름이 되고 가을이 지나도 변하는 것은 없을거다. 모든것이 겨울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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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8.03.23 08:00


Vilnius_2018


리투아니아 사람들 중 그 어느 누구도 기능도 외양도 각기 다른 이 세개의 건축물을 앙상블이라고 부르지는 않겠지만 나는 줄곧 이들을 대학 앙상블이라고 부른다. 매번 이 위치에 서서 이들을 보고 있자면 결국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 위에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놓여져서 고통과 영화를 주고 받았던 이웃일 뿐이라 생각하게 된다. 가장 오른편에 있는 대통령 궁은 뻬쩨르의 겨울 궁전을 복원한 러시아 건축가 바실리 스타소프의 작품이다. 빌니우스에 발을 들여 본 적 없는 건축가는 뻬쩨르의 어디쯤에서 실제 건축 부지 보다 큰 건물을 설계 했고 결국 건물은 건너편 빌니우스 대학 담벼락을 허물고 거리를 좁히면서 설계도 그대로 지어졌다. 그게 아니었더라면 아마 이 위치에서 대학 도서관 건물 끄트머리에 놓인 시인의 동상이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스타소프의 설계대로 건축 시공을 한 리투아니아 건축가는 차르의 명으로 건너편 교회의 내부 장식을 다 뜯어 내야했다. 그저 모두들 주어진 일을 했을 뿐, 어찌됐든 이곳에 서면 늘 뻬쩨르가 떠오른다. 매년 3월이면 여지 없이 12년 전 러시아 여행이 떠오른다. 뻬쩨르를 떠나 헬싱키를 향하던 날, 버스 에이전시 앞에서 야간 버스를 기다리면서 들이킨 쩨레목 키오스크의 식어가던 홍차가 떠오른다. 다시 가고 싶구나 뻬쩨르. 백야의 겨울 궁전이 보고 싶어 진다. 



건물에 드리워지길 고대하는 어떤 이의 그림자만큼 절실하게 햇살을 필요로 하는 것이 있을까. 겨울의 매력은 여전히 불가항력이지만 늘 그렇듯 봄볕이라는 결승선 위에 발 끝을 내밀게 된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설득되고 싶지 않은 봄을 향한 질투로 햇살에 눈을 감고 결국은 겨울이 흥건한 그늘 속으로 다시 옮겨 온다. 구시가지의 건물들이 이제 곧 초록에 굴복하고 봄빛을 입는 시간이 다가온다. 여전히 겨울과 봄의 경계 위에서 몰라서 셀 수 없지만 결국 세어질 수 밖에 없을 남은 겨울의 숫자를 헤아려 본다. 시간은 늘상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생각으로 오히려 정체 된다. 그래서 겨울은 항상 가슴 언저리에 고여 있다. 빛이 들지 않아 가장 오래 남아 있는 거리 한 구석의 얼음 조각처럼 겨울은 예외없이 가장 묵직한 기억을 남긴다. 또 다시 찾아오는 봄, 이 겨울의 어떤 기억을 햇살에 묻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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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8.02.21 08:00


Vilnius_2018


겨울 햇살이 따가운 추위를 뚫고 거리 거리 차올랐던 날, 고요했던 건물들의 마당 구석구석 햇살에 녹아 내리는 물방울 소리가 가득했다. 돌아오는 봄은 다음 겨울을 위해 더 할 나위 없이 응축된 짧은 정거장, 의도한 만큼 마음껏 바닥으로 내달음질 칠 수 있는 사치스러운 감정, 아름다운 곳들은 늘상 조금은 우울한 마음으로 누비고 싶다. 구시가지 곳곳에 바로크식 성당들이 즐비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나의 성당에서도 두세개의 건축 양식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빌니우스이다. 화재로 불타 버린 목조 건물 터에 벽돌을 쌓고 전쟁, 전염병으로 그마저도 파괴되고나면 남은 벽돌 위에 다시 돌을 얹고 바르고 칠하고 새기며 어떤 시간들은 흘러갔고 그만큼 흘러 온 역사를 또 복개하고 걷어내면서 옛 흔적을 찾아내는 식이다. 타운홀 근처의 내셔널 필하모닉에서 새벽의 문까지 이르는 거리,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성당들이 이 짧은 거리의 말미에 아직 끝이 아니라며 앞다투어 나타난다. 지금은 1층에 식당이 자리잡고 있는 이 일반 건물은 다양한 건축 양식의 콜라주를 연상케하는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단면을 보여주는 미니어쳐이다. 여러개의 화덕에서 구워져 나온 듯한 균일하지 못한 빨간 벽돌들이 계단처럼 하늘로 치솟고 그 사이에서 겨우 발굴되어진 스그라피토, 사이사이를 메운 투박한 시멘트조차도 그저 20세기의 흔적일 뿐. 난 이곳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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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8.01.16 08:00


왜 더 사랑해주지 않아 라고 말하는 순간 덜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더 사랑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한없이 부족해진다. 어느 도시에 관한 애착과 사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즈음에 이렇게 아슬아슬 황급하게 사라져가는 석양이 어느 건물의 어느 모서리쯤에 걸쳐져 있을 것을 알고 그 고인 따스함을 마주하러 일부러 그 골목길로 들어설 수 있을만큼 다 알고 싶은 것, 빗물이 흥건하게 채워지는 거리를 걸어나갈때 속도를 늦추지 않는 무심한 자동차가 내 곁으로 다가오기 전에 미리 조금 비껴 설 수 있을 만큼 발바닥 아래 콘크리트의 굴곡을 기억하는 것, 여기서 멈춰 뒤돌아섰을때 손가락 한마디 정도만 고개를 내민 성당의 종탑이 내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가슴 속에 차오르는 무언가, 항상 그 자리 그 빗 물 고인 웅덩이에 잠겨 침묵하는 건물의 능선을 일부러 발을 뻗어 건드려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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