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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7.07.29 Vilnius 50_남겨두기 (1)
  3. 2017.07.28 Vilnius Restaurant 06_Ramenas ir Pagaliukai 2 (6)
  4. 2017.07.27 Vilnius 49_열기구들
  5. 2017.07.23 Vilnius 48_기다림의 대열 (4)
Vilnius Chronicle2017.08.26 09:00



단순히 이곳의 여름이 여름같지 않다고 말하는것은 무의미하지 않은가. 여름의 의미가 그저 다시 정립되어야 하는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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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9 09:00



Savičiaus 거리. 타운홀을 앞에두고 걷다보면 분수대 근처에서 왼편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이 있다.  이 거리에는 빌니우스가 사랑하는 오래된 두 식당, 발자크와 블루시네가 있고 (http://ashland.tistory.com/222) 구시가지에서 가장 허름하고 음산한 버려진 느낌의 교회 하나가 거리의 끝무렵에 자리잡고 있다.  타운홀 광장을 중심으로 이 거리와 대칭을 이루는 지점에서 뻗어나가는 꼬불꼬불한 Stiklų 거리가 관광지 냄새를 물씬 풍기며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빌니우스의 거리라면 이곳은 구시가지 곳곳을 익숙한 발걸음으로 걷던 현지인들에게도 일부러라도 한번 찾아가서 들여다보게 되는 그런 숨은 보석같은 거리이다. 특별히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거나 그런것은 아니지만 이 거리에 들어서면 왠지 조용히 쉬어갈 곳을 찾을 수 있을것 같은 그런 평안함이 있다. 그런데 이 거리는 구시가지 내에서도 유모차에 가장 친절하지 않은 길이었다. 유모차가 겨우 지나갈 폭이 좁은 보도블럭은 이곳 저곳에서 쏟아져나온 야외테이블이 점령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보도 블럭 사이의 좁은 길은 구시가지의 가장 투박하고 거친 돌들의 집합소라고 해도 좋을만큼 움푹 패인곳이 많았다. 그리고 며칠전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보고 이 길에 들어섰는데 놀랍게도 길이 정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지난 거리의 한 조각은 고스란히 남겨둔채였다. 오래된 건물의 리노베이션이 진행되면 못알아볼 정도로 외관이 바뀌는 경우가 많지만 보통 옛 건물의 흔적은 한 토막씩 남겨둔다. 건물을 다 부수고 수리를 하는 경우에도 건물 외벽은 두툼한 철근으로 고정시켜서 부수지않고 남겨둔다.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것. 내것이라고 점찍어두고 매만져 볼 수 있는 어떤 돌들이 묻혀 있는 곳. 남겨진다는것은 참 고귀한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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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8 09:00




작년 이맘때 처음 발견하고 '오! 빌니우스에 라멘집이.' 하고 들어갔던 '라멘과 젓가락' 이라는 이름의 그 라멘집이 일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http://ashland.tistory.com/414)  이제는 노천 테이블까지 갖춘 상태였다. 야외 테이블은 몇개의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는 폐쇄된 중정에 있어서 식당 입구가 있는 바깥 거리쪽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가게문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요 라고 써있었다. 빌니우스의 어느 식당에 가든 가게 내부에서 이어지는 야외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보는게 좋다.  최근들어 짧은시간이나마 잠깐씩 출근을 하고 있는데 퇴근길이라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시간에 식당을 나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구시가지를 느릿느릿 걷는다.  본래 이곳의 여름이 굵고 짧지만 올해는 여름이 왔다는 느낌 조차 들지 않는다.  요즈음 빌니우스의 거리는 휴가철이라기보다는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  밤이 점차 길어지기 시작하는 하지의 전후,  6월 중순 같은 느낌이 있다.  8월이 되면 또 모르겠다.  휴가를 즐기러 도시를 빠져나간 이들의 빈자리를 관광객들이 채운다고 하더라도 매일의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특유의 생동감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어떤식으로든 느껴지게 마련이다. 





빌니우스의 구시가지에서 어떤 식당이 정말 '살아 남았네. 자리잡았구나'라고 느끼려면 그래도 3년정도는 지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곳도 많지만 그것은 정말 장사가 잘될 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해서 손실을 감수하고 문을 닫는것이고 장사가 생각보다 잘 안되서 허덕이면서도 그 적자를 뚫고도 살아남을것 같은 희망을 지닌 곳들은 그런대로 그 기간까지는 살아남는다. 처음 이 라멘집을 봤을때 이것이 누군가의 생계형 사업은 아닐것이고. 주인은 영세 자영업자라기 보다는 빌니우스에 일본식 라멘집을 열겠다는 포부를 품었던 실천적인 몽상가일거라는 느낌이 있었다. 실제로 이 가게의 주인은 Meat steak house 와 Gastronimoka 라는 유명한 식당을 가진 나름 알려진 요식업자였다.  





서울에서 반년을 있었고 돌아와서도 이런저런 짧은 여행들로 빌니우스를 꽤나 오랜 시간 비웠더니 그 사이에 구시가지의 식당 지도도 많이 바뀌었다. 이 라멘집의 메뉴판도 한장짜리 접이식 메뉴에서 작은 부클릿 형태로 바뀌고 라멘 이름들도 전부 바뀌고 심지어 라멘을 먹는 법이 프린트된 종이가 테이블 매트처럼 나왔다. 그리고 이 턱받이도 여전히 나온다. 테이블 종이 매트 오른편 가장자리,  턱받이 옆의 seilinukas 라고 쓰여져 있는것이 턱받이 자리.  종이 매트속 라멘 먹는법의 주 내용은 친구가 약속에 늦어도 기다리지 말고 라멘이 나오면 식기전에 바로 먹을것, 국물까지 다 먹을것, 달걀은 숟가락으로 먹을것 등등..





음료수를 마실꺼냐고 물어봐서 그냥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냥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도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 유리잔에 물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은데 오렌지와 레몬이 담긴 1리터는 족히 되는 향기로운 물을 담아서 가져다주셨다. 




'리투아니아 최초의 라멘바. 낮에는 라멘을 끓이고 저녁에는 이자카야로 변하는 우리는 리투아니아 최초의 라멘바입니다.' 라는 메뉴판 첫 장의 소개인데.  일년이 지났는데 이 식당은 식당 청결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것인지 너무나 깨끗했다. 보통 손님이 적건 많건 집기들이나 풍경들은 일년쯤 지나면 손때가 묻고 닳아지고 하기 마련인데 오랜만에 식당에 온것이 아니라 일년전에 왔던 그날에 도착한듯한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아무리 붐벼도 이곳이 이자카야 느낌이 날것 같진 않다.  일본 현지의 이자카야를 가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이 식당은 나에겐 너무 밝고 경직된 느낌을 준다. 





나는 특별히 라멘 마니아라기 보다는 그냥 면을 좋아한다. 집에 면이 있으면 그 면을 굳이 재료와 볶고 끓여서 그럴듯한 면요리로 만들지 않더라도 공기밥에 반찬을 먹듯이 그냥 면만 끓여서 반찬에 먹기도 한다.  토요일에 4교시 수업을 끝내고 오면 엄마는 다시다 국수나 (잔치국수라고 흔히 말하지만 그런 번듯한 고명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양념장 맛으로 먹는 소면국수) 수제비, 칼국수 같은것을 항상 끓여주셨는데 특히 끓여서 찬물로 씻어서 채반에 건져놓으신 가는 소면을 그냥 손가락으로 집어 먹던 어린 시절의 그 느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것 같다.  이날 나는 탄탄면을 먹었다. 사천식의 매운 누들이라고 써있는데 내가 중국에서 먹었던것 그리고 이번에 홍콩에서 먹었던 것과는 분명 달랐지만 국물을 거의 다 마셨어도 딱히 갈증이 나지 않았고 라멘 맛도 나쁘지 않았다. 단지 국물이 생각보다 덜 뜨거웠다. 국물요리는 뜨거워서 불어가면서 먹어야 하는것 아닌가. 그리고  국물에 젖은 김에서 나오는 느끼함이 싫어서 김을 빼달라고 부탁했는데 땅콩과 참깨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어가서 결국은 특유의 느끼함이 있었다. 탄탄면을 그맛에 먹는건데 결국은 또 너무 느끼하다고 불평을...0에서 5까지의 매움 정도에서 4.5로 해달라고 했는데 역시 별로 맵지 않았다.  저번에 왔을때 다음에 오면 면사리 시켜서 같이 먹어야지 했는데 또 못그랬다. 1년후에도 있어주면 그때는 꼭 가서 면사리와 달걀사리를 시켜서 먹어야겠다.  달걀, 콘옥수수, 면사리 등등은 0.6유로다.  김치도 사이드메뉴로 팔고 김치가 들어간 라멘도 있다.  





메뉴 끝무렵에 발견한 라멘 챌린지 표지.  1리터의 육수. 고기 200그람, 달걀 4개. 600그람의 면발. 매운정도 1의 라멘을 정해진 시간안에 먹는 도전 프로그램. 그 정해진 시간은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적혀있음. 직원이 옆에서서 먹는모습을 보며 초를 재는게 아니라면 정말 한번 해보고 싶다. 다 못먹어도 좋으니깐 과연 면을 배불러서 못먹는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먹어야하는것인지 알고싶다. 단순히 라면 세개를 끓여먹는것과는 다를것도 같고. 이 도전에 성공하면 식당 벽에 이름이 올라가고 식당 메뉴 25프로 할인에 모두에게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만약에 실패하면 20유로 벌금. 그러니깐 3그릇 정도의 값을 무는거다. 국물도 다 마셔야 하는걸까. 면은 다 건져먹을 수 있을것 같고 고기도 몇점 먹겠지만 세번째 달걀을 먹는데서 급체할것 같다. 





야외 테이블은 대략 이런 풍경속에. 





구시가지 건물은 거리에서 보면 다 알것 같은데 비집고 들어가보면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그런 풍경일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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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7 09:00




오후 8시정도가 넘으면 부엌 창문 너머로 열기구가 보인다.  물론 비가 오지 않는 날에.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는다면 흐린 날도 열기구는 뜬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많게는 8개가 넘는 열기구가 동시에 뜬다. 오후 저녁에 빌니우스 하늘에서 열기구를 보았다면 오후 7시 정도에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빌니우스의 네리스 강을 옆에두고 대성당을 지나 우주피스 (Užupis) 지역을 휘감고 지나가는 도로 근처에서 올려다보이는 언덕, 얼마전 재건을 마친 바르바칸 성벽에서 내려다보이는 풀밭에서 열기구가 뜨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근처를 찾았던 날에는 날씨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열기구 두대만 떠오를 채비를 하고 있었다. 





특히나 이 열기구는 얼마전에 처음 등장한 형태의 열기구여서 가까이서 보니 반가웠다. 사실 전형적인 열기구 형태를 생각하면 그다지 예쁘지 않다. 모든 열기구들이 한편으로는 광고 수단으로 쓰이긴 하지만 이 열기구는 특히나 요거트 모양을 본떠서 만든거라 멀리서 봤을때는 신기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너무 크고 그냥 예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형태를 잡는 동안 열심히 끌어당기시는 아저씨. 저 순간 무슨 생각을 하실까.  사진에 따라 열기구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바뀌어서 실제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떠오를땐 또 금방이다.  얼마간은 바스켓속에서 사진을 찍는 소리, 샴페인을 터뜨리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리고 이렇게 날아오르면 마치 손바닥을 벗어난 연등처럼 그렇게 작아져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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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3 09:00


(Vilnius_2017)



빌니우스의 비는 늘상 지나간다. 지나가지 않는 비가 세상에 어디있겠냐마는 빌니우스의 비는 곧 지나갈것임을 약속하고 지나간다. 곧 지나간다고 하니깐 빨리 지나가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불평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너도 기다리고 나도 기다린다. 누군가는 버스를 놓칠거고 누군가는 좀 식은 피자를 배달할것이고 누군가는 직장에 지각하겠지만 모두가 함께 늦는것이다. 조용히 기다림의 대열속으로 합류하는것. 그것이 낯선 빌니우스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지나가는 비를 함께 기다리는것 만큼의 거대한 공감대는 없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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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