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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27 <Tambien la lluvia>Icíar Bollaín (2010)
Film2014.07.27 08:05



'정말 대단한 상상력이다.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썼지'라는 생각들게 하는 영화들은 참 많다.

그리고 역사절 사실을 배경에 깔고서 알아채기 힘들게 암시적으로 에둘러 묘사했던 영화들도 사실 많았지만

몇백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 진 실제 사건을 이런식으로 절묘하게 연결시킨 영화는 드물었던것 같다.

영화속에서 영화를 만드는 설정은 사실 새롭지 않지만 영화속 현실과 영화속 영화의 현실이 묘한 평행이론을 이룬다는것. 

영화를 보는 우리는 등장인물들이 촬영하는 영화속의 비극에 우는것과 동시에 촬영현장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다시 한번 운다.

영화라는 픽션이 고증하는 논픽션과 영화 속의 또 다른 논픽션을 관찰하는 다큐멘터리가 섞인듯 한 이 영화는 정말 신선했다.  

우리의 역사 인식과 현실 인식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편파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이중 삼중의 관찰자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속에서 세바스챤(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이 고증하려는 서구세력에 착취당한 인디오와 

하루 2달러를 벌기위해 영화 오디션에 참가하려 길게 줄지어 늘어선 볼리비아 도시 코챠밤바의 주민들.

모집 정원을 초과하고도 남을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속에서 절대 돌아갈 수 없다고 거세게 우기는 남자에 꽂힌 감독 세바스챤.

제작자인 친구 코스타의 반대를 무릎쓰고 그를 기용하지만 결국 그 '눈빛이 좋은' 일반인 배우 다니엘이 문제가 된다.



촬영에 필요한 거대한 십자가를 세우는 작업에 크레인 대신 그냥 현지인을 동원하는 안전따위 생각않는 코스타는

애초에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촬영지를 볼리비아로 정한 철저히 자본주의 셈법에 입각한 제작자이다.

  영화속의 영화에서 스페인 정복자들에 대항하는 원주민 우두머리를 연기한 다니엘은

실제 볼리비아에서 벌어졌던 물 사유화에 대항해 시위를 주도한다.

시위 주동자인 주연배우 다니엘의 신변때문에 걱정하는 코스타는 촬영기간동안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조건에 돈까지 내밀지만

몇백프로 인상된 사유화된 '물'을 찾기위해 다니엘은 결국 시위를 택하고 과격해진 시위에 촬영팀은 결국 촬영을 접는다.



영화 속 영화의 정복자 콜럼버스와 핍박받는 중남미 원주민들을 생각하니 우습게도 '꽃보다 할배'가 생각났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영웅이지만 꼭 스페인 땅에 묻히고 싶어 돌아왔다던 콜럼버스의 관이 보관되어 있던 그 교회.

여행의 주제가 스페인인 마당에 짓밟힌 남미 인디오들을 언급하는것은 그다지 매끄럽지 않은 설정이었을거다.

그런데 곧 방송될 꽃보다 청춘의 배경이 남미라는 사실을 알게되니

우선은 사십대 남자들의 애환과 소년같은 로맨틱함과 치기를 보여주는데 공을 들일것이고  

한 장면쯤은 장엄한 음악 한번 깔아주고 금광에서 착취당한 남미 노예들의 이야기로 채워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하다. 뒤집어서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들.

나치의 학살을 경험한 유태인들은 보이지 않는 손처럼 곳곳에서 권력행사를 하며 자신들의 비극을 환기시키는데 부지런한데

우리는 언제쯤 일제 만행에 대해 세상에 대고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것이며 

남미인들은 도대체 언제쯤 역사의 반전을 만들 수 있을까.

축구만 이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말이다.



수도 사유화에 반대하며 중세시대처럼 자갈을 들고 나와 목숨걸고 시위하는 주민들. 

빗물이라도 받아 먹겠다며 자력으로 수로를 만드는 주민들과 그 조차 용인하지 않으려는 거대 자본.  

원주민 복장을 한채로 촬영 현장에 시위 주동자를 잡으러 온 경찰차를 뒤엎는 장면은 백미였다.

'하루에 2달러를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식수때문에 싸우는데 이것은 착취아닌가' 라고 말하지만

'당신들도 그들에게 같은 임금을 주고 영화를 촬영하지 않소'라는 질문에 영화가 저예산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자

'그것은 우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오'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시대가 변해감에 따라 착취의 개념은 세련되어질 뿐 그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냉철한 관찰자의 수는 늘어가서 왠만해서 나쁜짓 하기 쉽지 않지만 

문명에 편입되는 이들이 늘어갈수록 누군가는 더 큰 헤게모니를 가진다는 것.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