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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4.20 Vilnius 68_19시 57분 (2)
  2. 2017.10.02 누군가의 커피 2 (3)
Vilnius Chronicle2018.04.20 08:00


Vilnius_2018


겨우내내 어둠을 뚫고 귀가하는 것이 발목에 엉겨붙는 질겅한 눈만큼의 피로감을 주었다. 겨울의 추위는 온도계를 지녔겠지만 그 어둠의 채도는 너무나 한결 같아서 겨울이 추위의 대명사가 된 것은 순전히 그가 어떻게도 해결 할 수 없는 어둠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계절은 그 어둠을 이를 악물고 빠져나온다. 삽으로 파헤쳐지고 발로 다져짐에 쉴틈없는 놀이터 모래 상자속에 보란듯이 고개를 치켜 세운 잡초 한 가닥처럼. 그리고 그 오기가 빚어낸 설익은 계절의 가파름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허무함을 뿌리치지 못했다. 겨울을 좀 더 나른하게 보내면 봄이 좀 덜 무기력하게 느껴질까. 오후 8시 남짓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머타임의 시작으로 4월들어 급격히 밝아진 저녁과 길어지는 낮. 이 즈음의 빌니우스는 너무나 센티멘탈하다. 하지만 5월이 되어도 여름이 되고 가을이 지나도 변하는 것은 없을거다. 모든것이 겨울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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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0.02 08:00




농축된 인스턴트커피 속에서 거침없이 녹아내리는 빙하들은 혀를 데일 위험이 없는 상냥한 온도의 커피를 남겨놓고 사라지곤 한다. 한 꺼풀 한 꺼풀 시간을 두고 덧입혀지는 옷들은 좀 더 웅크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안고 서서히 겨울을 맞이한다. 겨울은 생각만큼 급진적이지 않다. 오히려 앙칼진 바람은 아직 난방이 시작되지 않은 이 시기의 방구석으로부터 불어온다. 자비롭지 못한 것은 한겨울의 눈보라라기보다는 인기척 없는 한밤중에 정체되어 있던 10월의 실내 공기이다. 언제나 좀 더 쌀쌀맞은 것은 스카프를 잊은 초가을이고  장갑을 포기한 늦봄이다. 겨울은 결백하다. 겨울의 유배지는 그래서 겨울 그 자신이다. 10월의 방구석은 아직 늦여름에 멈춰져 있는 잠옷을 탓한다.  서랍 깊숙한 곳에서 겨울 니트를 꺼내 입는 성실함은 외출할 때에만 슬금슬금 기어 나온다.  정오를 넘어서도 재채기가 그치지 않을 때  잠에서 깨어나 무심코 마룻바닥에 내디딘 아침의 맨 발을 마음속에서 흘겨본다. 세수 안 한 얼굴이어도 곧 외출해야 할 것 같은 차림으로 입고 있어야 그나마 한기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는 요즘.  카페의 야외 테이블들도 이제 곧 자리를 감출 것이다.  머지않아 양 손바닥으로 커피잔을 감싸 쥔 사람들의 모습이 향긋한 기체가 되어 유리창 밖 거리거리 사람들의 콧잔등을 간지럽힐 것이다. 아직은 조금 따뜻할 것 같은 누군가의 커피잔, 커피가 좀 더 맛있어지는 계절이 조금씩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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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