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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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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전과 끄바스 어제 날씨가 참 좋았다. 트라카이에 갔다. 빌니우스에서 트라카이까지는 30분 정도로 크게 멀지 않다. 트라카이에 도착하자마자 아침 겸 점심으로 먹은 감자전. 좀 더 널리 알려진 러시아식으로 말하면 끄바스, 리투아니아어로는 기라 Gira 라고 불리우는 음료도 함께 주문했다. 흑빵을 발효시켜 만든 무알콜 음료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1.5프로 정도의 알콜을 포함하기도 하는데 식당에서 직접 제조했다는 이 기라는 날이 더워서 그랬는지 알콜이 조금 섞여 있었던 것인지 조금 빨갛게 올라오며 약간 취하는 느낌이 들었다. 도톰한 감자전 속에는 고기가 들어있고 기름에 볶은 돼지 비계와 딜을 흩뿌린 사우어크림이 양념으로 올라온다. 트라카이가 휴양지이긴 하지만 빌니우스도 사실 관광지이기때문에 식당에서 이런 음식을 먹으면 산이나..
아름다운 맛 12년전 내가 리투아니아에서 처음 맛보고 정말 맛있다고 생각했던 음식이 딱 두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걸쭉하게 끓인 세몰리나 위에 시나몬 가루를 적당히 섞은 설탕을 솔솔 뿌려서 먹는 음식. 리투아니아에서는 마누 코셰 manų koše 라고 부른다. 마누는 세몰리나를 코셰는 죽을 뜻함. 설탕을 흩뿌리고 그들이 조금씩 촉촉히 녹아들어가는 모습을 관조하며 조심스럽게 걷어내어 먹는 음식. 세몰리나는 끓는 물에 넣는 순간 금새 걸쭉해지기 때문에 양조절을 잘해야 한다. 숟가락으로 조금씩 넣고 천천히 젓다가 우유나 버터를 첨가할 수 있다. 난 이 음식이 정말 좋다. 무거운 음식이 부담스러운 아침에 주로 먹고 병원 음식으로 자주 나오고 주로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지만 어른이어도 가끔 생각이 나면 먹게 되는 그런 음식..
리투아니아의 크리스마스 음식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가장 큰 전통으로 여기는 리투아니아. 카톨릭이 주된 종교인 나라라고 해도 모든 나라들이 이브 저녁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리투아니아인들이 이브 저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이브 저녁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전통대로라면 12가지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는게 맞는데 그래서 보통은 헤링과 같은 생선이 주된 메뉴이다. 오랜 시간 피나는 노력을 했어도 헤링의 맛있음을 아직 깨닫지 못 한 불쌍한 나를 위해 달걀물을 입힌 생선전이 한 접시 올라온다. 다른 음식들은 보통 식탁 중간에 놓여져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교환하는 자정까지 이야기를 하며 각자의 접시에 조금씩 덜어 먹는 식이고 모두가 한 접시씩 받는 메인 메뉴는 고기소 대신 버섯을 넣은 만두이다. 여름에 채집해서 ..
[리투아니아음식] 오븐없이 냉장고만으로 리투아니아 게으름뱅이 (Tinginys) 케이크 만들기 얼마 전 남편에게 회사에서 점심은 뭘 먹었냐고 물어보니 회사 동료의 여자 친구가 케이크를 만들어와서 직원 전부가 모두 배부르게 먹었다는 것이다. 오븐을 쓰지 않고 만든 차가운 케이크이었는데 리투아니아에서는 보통 이런 케이크를 팅기니스 Tinginys, 그러니깐 Lazy cake, 그냥 '게으름뱅이'라고 부른다. 오븐을 쓸 필요도 없고 머랭을 칠 필요도 없고 그저 주어진 재료들을 차례대로 쌓아 올려서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굳혀서 먹는 케이크인데 가장 대표적인 '게으름뱅이'는 연유에 버터를 섞고 비스킷을 부셔 넣어 랩에 싸서 하루 정도 놔뒀다가 잘라먹는 것. 직장에서 케익을 먹으면서 남편은 약간 변형된 그 케이크의 종류를 언급하려는 의도로 '아 그러니깐 이거 일종의 '게으름뱅이'구나 했는데 케이크를 만든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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