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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kong2017.01.04 23:09


(Hongkong_2016)



홍콩에서 우리가 지냈던곳은 몽콕에 위치한 전형적인 홍콩의 아파트였다.  사실 난 <중경삼림>에서 금발의 임청하가 권총을 들고 뛰어다니는 청킹 맨션 같은 곳에 숙소를 얻길 원했지만 그곳은 이미 리모델링이 되고 난 후였다. 에어비앤비의 우리 호스트는 집을 다녀간 게스트들이 실망의 리뷰를 남길것을 우려해서인지 이것이 아주 아주 전형적인 극소형의 홍콩의 주택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인구밀도가 높은 홍콩의 번화가 중에서도  현저히 높은 인구밀도를 지녔다는 몽콕은 왕가위의 영화 <열혈남아>의 원제에 들어가는 지명이기도 하고 6층 이상이 넘어가지만 승강기가 없는 오래된 건물들과 그 건물들이 뱉어내는 치열한 숨소리가 거리 깊숙히 묻어나는 동네였다. 실제로 많은 건물들이 자신의 음습한 뒷골목을 지녔고 나는 혹시 저 즈음에 유덕화와 장학우가 피흘리며 쓰러져 있던 것은 아닐까 상상하며 걸었다. 두발을 디딛고 눈과 귀로 마주친 현실속에서도 이곳은 여전히 내 머릿속에서 '있을 법한 공간' 의 지위를 떨쳐내지 못했다.  하루종일 거리를 걸어 물컹해진 발바닥이 감지되는 밤이 되면 몽콕의 집이 그리워졌다.  빠듯하게 들어선 건물들 탓에 그 흔한 거리의 소음도 스며들지 않던 공간들.  이웃집 물내려가는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리던 곳.  한국의 인스턴트 커피 세개 정도를 부은 듯 진한 맛의 네스카페를 마시며 삼키던 몽콕의 아침 공기가 벌써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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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