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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28 리투아니아어 과외
Lithuania2012.02.28 07:39


4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익숙했던것들을 잊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만큼 새로운것에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역시 그다지 길지는 않다.  
어딜가든 나름 적응이 빠른편이라 리투아니아에서의 첫 시작 역시 낯설거나 어색하거나 하진 않았다. 
2006년 여름, 여행하려 들른 리투아니아에 머문지 대략 한 달 만에
이런저런 경로로 리투아니아어를 가르쳐줄 과외선생님을 찾아냈다.
빌니우스 대학에서 외국인들에게 리투아니아어를 가르치는 대학 강사인 엘비라.
아들 셋을 가진 소탈한 리투아니아 아줌마이다.
빌니우스 대학이면 그래도 리투아니아에서 제일로 쳐주는 대학인데 
본강의이외에 이런 과외로 부수입을 챙기는것을 보면 대학교수라는 직업이 넉넉한 생활을 보장하지는 않는듯하다. 
엘비라는 항상 일에 파묻혀 지내는 모습이었고 경제적인 풍요와 상관없이 
멋과 여유가 몸에 벤 내가 상상하던 유럽 지식인들의 모습을 그녀에게서 찾기란 어려웠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자식학비때문에 북유럽으로 일하러 간다는곳이 이곳이 아닌가. 
'여성 희망 직업 1순위- 교사'라는 공식은 리투아니아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이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됐고 수업시간은 엘비라의 본강의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한시간.
당시 대학원 졸업 작품을 준비하던 지금의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 남편은 작업실로 나는 엘비라의 사무실로 향했다.
수업이 끝나고나면 대학 근처 조그만 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작업실로 향했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청신했던 그 해 리투아니아의 5월 날씨.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장 순수했고 자유로웠던 순간들.  
내 인생의 화양연화를 꼽으라면 아마 그 해 5월이 아니었을까. 




 빌니우스 시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빌니우스 대학.
리투아니아의 대통령궁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에는 역사학 어문학을 비롯한 인문학부만이 자리잡고 있다.
유럽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는 빌니우스 대학이지만 규모는 무척 작다.
길을 잃기 쉽다는것은 일종의 아이러니이다. 
한두개의 벤치와 꽃밭으로 이루어진 작은 뜰을 사이에 두고 학부와 학부가 이어진다. 


 


단체 관광객들에겐 관광코스가 되기도 하는 빌니우스 대학. 연중 어느때에 가도 계절학기 느낌이 든다.





카세트를 들고 있는 분이 과외선생님 엘비라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