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 카페'에 해당되는 글 22건

  1.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4)
  2.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3)
  3. 2017.12.08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4.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5. 2017.10.31 커피들 (2)
Cafe2018.02.07 08:00



지난 여름 자주 갔던 카페. 아마 빌니우스내에서 일조량에선 단연 일등일 카페. 한국에서 돌아와보니 그리고 다시 베를린에서 돌아와보니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베를린 카페스럽게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카페. 이곳의 커피는 한국에도 분점이 있다는 베를린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 자리는 원래 전시 공간을 겸한 수공예 품을 파는 넓은 갤러리였는데 갤러리의 공간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카페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다. 내부 공간은 개인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야외 테이블이 있던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갔다. 겨울이지만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맑은 1월 같은 경우 이곳의 야외 테이블은 충분히 앉아 있을 만 할 것이다. 날씨를 탓하지 않고 투박하고 정직하게 옷을 잘 차려만 입는 다면 혹한의 겨울에도 얼굴에 쏟아지는 햇살은 따뜻할 것이다. 



어떤 조명으로도 대체 할 수 없는 자연광



어떤 전시.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가학적 틈새 탁자. 



함께 커피를 기다리는 네 발 손님을 위한 배려.



그리고 메뉴. 가능한한 리투아니아어로 메뉴를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있는데 Flat white 는 그냥 남겨뒀다.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는 Espresas su pieno puta (에스프레소 with 우유 거품) Espresas su gaiviuoju gėrimu (에스프레소 토닉) Ledinė latė (아이스 라떼). 베를린 카페 리뷰를 보면 얼음이 들어간 커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리투아니아에서 아이스 커피 마시는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곳엔 어린이용 카푸치노도 있다. (Vaikiškas kapučinas) 



초록색 밀크저그가 눈에 띈다.



유리 용기에 하나하나 담겨 있는 간식들. 



직접 볶은 콩도 판다. 



읽을 것 많은 카페.



이렇게 받침을 준비 해놓고 커피를 기다릴 때. 



커피 잔 때문에도 더 그랬겠지만 무덥고 꽃가루 휘날리던 날 넓은 야외에서 마셨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했던 커피. 배가 고파서 치아 푸딩도 먹었다. 맛있다. 



다른 날 마셨던 커피.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잡지 기사 중에 베를린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잠깐. '모두들 빌니우스에 일거리도 없고 돈도 없다고 말했지만 난 이곳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보았다. 빌니우스는 나로 하여금 10여년 전의 베를린을 떠올리게 한다. 절대 내가 사랑할 수 없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10년후의 빌니우스는 지금의 베를린을 닮아 있을까.  



그리고 이들은 화장실 속의 숱한 눈길.  해리포터, 우피 골드버그, 살바도르 달리, 데이빗 보위. 그리고 디카프리오? 심슨도 보인다. 달리 밑은 누구지? 샘 세퍼드인가? 이들 사이에 끼기에는 너무 B급인데.



로빈 윌리암스, 뷰욕, 맨슨, 바비? 또 누가 많은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달로 가신 이 분.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4)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3)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2.03 08:00


곧 카페가 생긴다는 암시만큼 기분좋은 일이 있을까. 장사가 안되서 가게를 접어야 했던 어떤 이의 눈물은 나몰라라 하고 개업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누군가의 싱싱한 함박웃음을 떠올리며 결국은 희열에 젖고 만다. 지난 달 길을 걷다가 마주친 미래의 카페. 보통 문을 열기 전에 점포를 가리고 수리에 들어가면 Jau greitai, Comming soon 과 같은 문구를 붙여놓는 법인데 이 미래의 카페는 Dažomės! (페인트 칠하는 중) 라는 독특한 문구를 붙여놓았다. 카페 인테리어에 들어갈 색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존의 빌니우스 카페 인테리어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색감에 말 그대로 열심히 막바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센스있는 문구에 가봐야지 하다가 어느새 한 달이 흘렀다.



친구들 여럿과 토요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도중 괜찮은 카페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카페가 이 카페이길래 드디어 문 열었나보구나 하며 헤어지고 나서 혼자 다시 카페를 찾았다. 빌니우스 타운홀 근처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와 한국 식당의 맞은편에 들어선 카페. 이 카페 이전의 이 자리에는 오랫동안 표구 가게가 있었고 최근까지 세컨드 컵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었는데 커피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왠지 쥬라기 공원 입구를 떠올리게 하는 생뚱맞은 카페 로고와 침침한 분위기가 계속 그 이전의 표구 가게를 떠올리게 했더랬다. 이 카페가 위치한  보키에치우 Vokiečių 거리, 구시가지 내에서도 역사적으로 전쟁과 침략으로 인한 파괴와 재건이 가장 빈번했던 거리라서 거리 지형도 모습도 많이 바뀌어 왔는데 공교롭게도 10년간 보아왔던 건물 1층에 자리잡은 가게들의 흥망성쇠도 그 거리와 궤를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몇해 전부터 카페도 식당들도 금세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보인다. 3월의 첫 금요일에 열리는 빌니우스의 대표적인 행사 카지우코 전통 장날도 본래는 타운홀부터 대성당을 향해 내려가는 길목에 열리곤 했었는데 타운홀 좌측의 이 거리에도 몇해전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다. 창가 자리의 의자는 그네 형식이었다. 시선을 책자에 꽂고 있어도 어디선가 흔들 흔들 거리는게 느껴졌다. 테이블에 앉으면 일하는 모습이 보여서 산만하지 않을까 했는데 한 두 계단을 올라가서 앉아 있게 되있어서 일종의 사적 영역이 생기는 느낌을 주었다. 옷을 걸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았다. 



이미 카푸치노와 파이 한 조각을 먹은 상태여서 배가 불렀지만 에스프레소는 위가 쓰릴 정도로 아주 배가 고픈 때가 아니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커피이다. 어떤 콩으로 만들어 줄까 물었는데 그냥 쓴 맛이 강한 콩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 에스프레소는 정말 맛있었다. 약간의 과장을 섞자면 실수로 마끼아또를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다른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잔의 색깔도 맘에 들었다. 



새로 생긴 빌니우스의 카페에서 전 날 여행 박람회에서 챙겨온 프라하 카페 책자를 읽는다. 프라하를 빠른 시일내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빌니우스의 카페는 굳이 비교하자면 베를린의 카페 분위기와 흡사하다. 책자 속에 나온 프라하의 카페들이 오래된 대학 도서관 같은 장중하고 고고한 느낌을 주었다면 빌니우스의 카페들은 오히려 새로 문을 연 사설 유치원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좋다. 어떤 모습이어도 어떤 커피여도. 



메뉴를 보고 있자니 첫째날 베를린 Companion cafe (http://ashland.tistory.com/548) 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토닉이 떠올랐다. 빌니우스 카페에서는 본 적이 없는 커피인데 분위기도 그렇고 다른 카페와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카페 이름을 굳이 이탈리아를 연상케 하도록 만든 이유는 모르겠다. 이게 요즘의 이탈리아 카페들의 트렌드인가? 카페 로고를 계속 보고 있자니 오히려 젤라또 가게에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초콜렛과 피스타치오, 시큼한 라즈베리맛이 삼단으로 쌓인 젤라또. 그 젤라또를 들고 피렌체의 어느 이름없는 팔라초의 서늘한 중정으로 들어서고 싶은 기분. 이름 없는 팔라초가 어디 있겠냐마는.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4)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3)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12.08 08:00



교회와 같은 종교 건축을 제외하고 나면 보통 도시의 가장 오래 된 건물들은 중앙역 같은 공공 건물들인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 멀지 않은 빌니우스의 중앙역은 2차 세계 대전때 심하게 훼손되어 전후 다시 재건축된 케이스라 별로 유서 깊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세계 대전 이전에 지어진 이 대형 아파트가 더 견고한 느낌을 준다. 이 건물은 1911년에 지어졌다.  이 건물을 좋아한다. 집으로 가는 도중 대부분의 경우 마주치는 동네의 터줏대감 같은 건물이기도 하고 가장 친숙하게 드나드는 동네 빵집이 바로 건물의 1층 모서리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4년전 빵집이 생겼을때 정말 환호했었다. 



두 개의 횡단보도 사이를 거의 꽉 채우고 있는 이 건물.  다른 유럽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빌니우스에서도 거리에서 바라보는 건물의 모습과 중정으로 들어서서 체감하는 공간은 확연히 다르다. 이 건물이 워낙에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건물의 마당으로 들어서면 그 마당 주위로도 굉장히 여러채의 건물들이 겹겹히 들어서 있어서 시대별로 지어진 각기 다른 스타일의 아파트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똑같은 높이의 건물이어도 몇층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면 굳이 무엇으로 지어졌는지 어떤 건축 스타일인지를 눈여겨 보지 않아도 대략 건축 연도를 가늠할 수 있다. 이 건물은 1층 상가까지 합해서 6층으로 지어졌는데 같은 높이의 건물을 지금 짓는 다면 대략 8층 정도의 건물이 될거다. 인구 자체도 많이 늘어났겠지만 좀 더 많은 집을 꼬깃꼬깃 집어 넣어서 비싼 값에 팔아야 건축 업자의 타산이 맞을 테니. 오래된 집들은 그래서 그만큼 천장이 높고 그러니 자연스레 창문이 길어지고 큼직해지니 고풍스러운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 건물은 100년전에 지어진 건물치고는 높은 축에 속해서 흔치 않게 엘리베이터가 있다. 



흐린 날이든 해가 짱짱한 날이든 저 양파돔은 항상 우월하다. 석양이 돔의 표면에 드리워지기도 하고 돔의 색깔과 거의 유사한 하늘이 그를 에워싸기도 한다. 만약 이 즈음에서 길을 잃고 서성이고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한다면 손안에 나침반을 지니고 있는 것과 같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가의 집도 구시가지에 아직 남아 있다. 



그리하여 빵집이 보인다. 이 건물이야 나름 유명한 건축가가 지어서 건물 표면에 건축 연도가 적혀있지만 아마도 더 오래된 건물은 건너편의 이 벽돌 건물일 가능성이 높다.  거리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 저런 발코니와 벽돌로 지은 건물인데 건물 데코까지 벽돌을 잘라서 했다면 일부러 옛날 건물처럼 만들려고 하는 요즘 건물이 아니고서야 정말 오래된 건물이다. 저 빵집 자리가 아주 오래전에는 약국이었다는데 그 약국에서 쓰여졌던 가구들이 카우나스의 의료 약학 박물관에 남아 있다고 한다. 빵집에 들어가서 철제 의자에 앉을때마다 그 가구들을 보러 카우나스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가장 자주 앉는 자리에서 밖으로 내다 보이는 벽화 (http://ashland11.com/263)



반대쪽 창문 밖으로 보이는 오래된 벽돌 건물. 1층에는 꿀을 판다. 병을 들고 가면 꿀을 담아 준다.  



빵집 이름 Bulkinė.  리투아니아에서 먹는 빵을 간단하게 흑빵과 하얀빵으로 나눈다면 흑빵은 러시아의 흘렙과 같은 빵이고 하얀빵은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밀가루 빵. Bulka 는 공식적으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단어지만 대략 그런 빵들의 총칭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명칭에 장소형 어미를 붙인 것이 이 빵집의 이름이다. 빵집이라는 이름의 빵집이라고 보면 된다. 이곳 역시 주문 제작을 하는 빵집이고 빵을 직접 만들지는 않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에 빵을 파는 빵집인데 그래서 커피보다는 빵과 케익에 주력하는 맛있는 케익과 빵이 비싸지 않은 단골이 많은 곳이다. 중앙역에서 나와 호스텔이나 저렴한 호텔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외국인도 많고 특유의 넉넉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있다. , 일요일에는 빵을 굽지 않아서 맛있는 빵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 자리에 앉으면 항상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과 행인들 군침돌게 하는 레시피들이 적인 요리책들이 많이 있다. 4년 전에 이 빵집에 가장 처음 간 날이 워낙에 흐리고 비가 오던 날이여서 한 동안 그런 비슷한 날씨일때에만 이 빵집에 갔는데 요즈음에는 날씨와는 상관없이 아무때나 간다. 따뜻한 식사류나 주류를 팔지는 않지만 이를테면 이곳은 나에게 베를린 카페 주커 베이비 같은 느낌이다. (http://ashland.tistory.com/678)



방석이 딸린 철제 의자들이 놓여진 야외용 테이블이 4개 있다. 이제 이곳의 거의 모든 케익과 빵을 먹어봐서 전보다 덜 재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갈 수 있는 곳



말발굽 모양의 동전 받침대(?)와 이들의 팁 상자에는 '몰디브 여행을 위해' 라는 깜찍한 문구가 적혀 있다. 이곳은 부담스러운 친절을 베풀지 않는, 지나치는 길에 창문 너머로 눈인사 할 수 있는, 일하는 이와 손님 사이가 매우 정겨운 동네 빵집이다. 팁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닐 것이고 거스름 돈을 주면 그냥 일부는 말발굽 위에 남겨 놓거나 케익과 커피가 너무 맛있었다면 커피잔 받침 위나 냅킨 위에 미소를 그리고 동전을 올려 놓으면 되는 것이다. 자리를 잡고 앉으면 커피와 빵을 가져다 주지만 직원 혼자서 일하는 구조라서 접시에 담아줄때 하나하나 테이블로 직접 옮기고 보통 커피를 기다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시간이 생기면 이 빵집에서 하루에 세 시간이든 네 시간이든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아침에 지나가면서 저녁에 돌아오면서 같은 직원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은 거의 항상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원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모든 테이블이 한 눈에 들어오는 공간, 늘상 마주치는 손님들 사이로 간혹 낯선 여행객들과 한 두마디 주고 받을 수 있고 편안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에서 머리 꼭대기에 양파돔의 중력을 느끼면서 케익을 자르고 수십잔의 커피를 내리는 일.  분명 돈이 되는 일이 아닐 것이고 피곤할때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공간에서 내게 주어진 시간을 보내는 일은 추억과 다름아니다.



항상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왼편에 랩에 싸여진 것이 샌드위치. 배고플 때 요기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메뉴인데 5분 가량 천천히 눌러서 데워 주는데 맛있다. 에클레어는 가장 대량으로 굽는 메뉴라서 일요일에도 항상 먹을 수 있다.  케익 종류는 매번 바뀌지만 전체적으로 굽는 케익은 거의 같다



맨 왼편에 놓인 키쉬 (Quiche) 이곳에서 샌드위치와 함께 요기 할 수 있는 메뉴. 빌니우스의 어느 카페를 가나 키쉬는 거의 항상 있다. 살짝 데워준다. 리투아니아어로는 키샤스 Kyšas 로 번역되어 쓰인다. 사실 원어에 근접한 발음대로라면 키쉬스 Kyšis 로 번역되는것이 더 매끄러울텐데 키쉬스가 '찔러 넣는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뇌물을 뜻하는 명사라서  그냥 원어의 어미를 걷어내고 남성 명사화 시켜서 키샤스로.  Q로 시작되는 외래어가 나왔으니 말인데 퀴노아도 (Quinoa) 도 리투아니아에서는 Knyva 로 바뀌어서 쓰인다. 퀴노아와 크니봐. 너무 다른듯 보이지만 아마 퀴노아보다는 퀸와로 읽어서 와에 근접한 wa 를 리투아니아식으로 바꾸다보니 va 가 되었을거라 생각하면 또 그런대로 이해가 된다. 책을 뜻하는 크니가 (Knyga) 와 한 글자 차이이다. 



계산대 위에 놓여진 것은 보통 크루아상이나 소시지나 버섯, 양배추가  들어간 빵류



자잘한 비스킷이나 쿠키류. 한 개든 두 개든 원하는 만큼 살 수 있다.



이곳의 나폴레옹이 참 맛있는데 아마 비슷한 양과 질의 나폴레옹을 구시가지에서 먹는다면 4유로 정도는 내야 하겠지만 이곳에서는 커피 두 잔에 케익 두 조각을 먹어도 왠만해서는 8유로를 넘기지 않는다.



맛있는 메도브닉과 오븐에 완전히 굴복한 말랑말랑한 사과 반쪽이 들어가 있는 사과 빵. 항상 일정한 맛의 개성없는 커피를 특별하게 만드는 빵과 케익들.



늘상 어느 케익 위에든 반사되는 어렴풋한 거리의 모습. 



전부 맛있는 케익들이지만 이 빵집에서 가끔 아쉬운게 있다면 대부분의 케익이 리코타 치즈나 마스카포네 치즈가 베이스인 케익이라는 것. 과일이 들어 간 것이 많아서 보통 시큼하고 너무 부드러워서 그냥 크림을 먹는 느낌으로 금세 먹어 버리게 된다. 좀 묵직하고 식감이 있는 케익들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어딘가에서 공수해 온 정량으로 분절된 조각 케익을 파는 곳보다 (그런곳들은 대신 맛있는 커피를 판다) 이렇게 쟁반에 담겨져 있어서 원하는 만큼 잘라주는 케익을 파는 곳들이 사실 좀 더 좋다. '이만큼 자를 까요?' 라고 물어보면서 칼을 컴퍼스처럼 돌리는 손길과 자른 케익 아래에 조심스럽게 칼등을 집어 넣어 저울로 옮겨 가는 찰나의 침묵. 무게를 달고 킬로당 가격을 입력하고 케익 쟁반을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으면서 '또 뭐 필요해요?' 라고 물어봤을때 혹시 남아있을지 모를 미래의 커피를 생각하며 다시금 두리번 두리번 빵들의 표정을 살피게 되는 그런 과정들. 단촐한 일상만이 획득할 수 있는 그런 안락한 감정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게 하는 최소한의 희열이다.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4)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3)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7.11.17 08:00



은행에 볼 일이 있어서 구시가지 지점에 갔는데 리노베이션 한다고 문을 닫았다. 요즘 리투아니아는 은행 지점을 계속 줄이고 있는 추세. 구시가지에만 지점 세개가 있었는데 하나만 남았고 그나마도 갈 곳 없는 고객들을 다 받아내려니 좁은 장소가 미어터진다. 결국 좀 멀리 떨어진 더 큰 지점을 가야했는데 다른 방향에서는 자주 가던 동네였지만 구시가지에서 빙 돌아가려니 거리가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가는 길에 못보던 빵집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은행일을 보고 되돌아오면서 가 볼 생각에 힘이 났다. 약간 스산한 기운이 도는 한국의 오래된 양옥집 같은 가정집 1층에 자리 잡은 이 빵집은 케익 주문 제작을 주로 하는 빵집이었는데 그런 케익들을 팔기 위해 소박하게 만들어 놓은 카페였다. 이런 곳들은 둔중한 커피 머신 대신 힘이 들어가지 않은 작은 기계에서 맛의 차이를 가늠하기 힘든 극히 일반적인 커피를 뽑아 내지만 직접 구운 쿠키나 케익을 파는 곳들이라 고정 고객들이 많다. 





아무 빵집이나 만들지 못하는, 맛있게 만들기 가장 힘든 리투아니아 전통 파이. 쉼타라피아이 Šimtalapiai. 직역하자면 '백개의 겹'. 둘둘 말려진 반죽에 양귀비씨앗을 가득 담은 케익인데 입간판에 적힌 이것을 보고 혹했던 것. 빌니우스의 카페에서 이 케익을 파는 경우는 본 적이 없으니 한 조각 맛보고 싶다면 이 곳에 오면 되겠다. 리투아니아 전통 장이 서거나 하면 오로지 이것만을 파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쉼타라피아이 장인으로 인증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음. 요즘은 건포도 같은 것을 넣은 좀 더 현대적인 버전이 유행이지만 사실 오로지 양귀비 씨앗만 들어간 것이 내 입에는 가장 맛있었다.





차와 과자를 주문하고나니 카드를 받지 않는 단다. 적어 놓을테니 다음에 돈을 가져와도 된다고 했는데 원래는 쉼타라피아이 한 조각도 먹으려 했지만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또 주문을 하기가 좀 그래서 다음으로 미뤘다. 그리고 돈을 가져 간 다음 날은 더 맛있어 보이는 호박 케익이 있어서 결국 먹지 못함.





좀 외진 곳이기도 하고 직접 구우니 케익 가격은 월등이 저렴했다. 





앉아 있는 동안에도 케익을 주문하러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다음날 가서 먹은 호박 케익과 또 먹은 오트밀 쿠키





테라스도 있다. 테라스지뭐. 고급스러울 필요 없다.  여름에 가야겠다. 

 

http://conditus.lt/




찾기 힘든 곳이기에 남기는 지도. 





 








'Ca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3)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Bulkinė  (4) 2017.12.08
베를린 카페 09_Zucker baby  (5) 2017.12.04
빌니우스 카페_Conditus  (5) 2017.11.17
빌니우스 카페_Her Excellency  (1) 2017.10.24
베를린 카페 08_Five Elephants  (4) 2017.09.28
베를린 카페 07_THE BARN  (3) 2017.09.05
빌니우스 카페_Taste Map  (2) 2017.09.03
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0.31 08:00




이 카페에는 파묻혀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커다란 소파가 있다. 빌니우스에서 소파 감자가 아니라 소파 커피가 될 수 있는 흔치 않은 카페이다. 책이든 잡지든 이만큼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가면 보통은 다 읽어내게 하는 마법의 소파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소파 자리를 항상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럴때엔 높은 의자가 놓여진 창가에 앉아 신호를 기다리는 자동차 구경을 할 수 있다. 한국과 리투아니아의 시차가 6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어난 어제, 항상 그렇듯 온 종일 비가 내렸다.  커피 빛깔 만큼이나 익숙해진 어두컴컴한 낮의 빛깔, 어찌됐든 리투아니아의 이런 날씨를 사랑한다.  카페에 자리가 없어서 혼자서 앉기엔 좀 미안한 가장 넓은 자리에 앉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동석한 낯선 이들과 짧게 나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마침 근처 빵집에서 리투아니아 과자를 사갔던 바람에 베를린에서 왔다는 스페인 남자와 독일 여자 부부와 나눠먹었다. 그들은 1살배기 여자 아이와 함께 였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실내 공간에 대해 물었지만 별로 대답해 줄 수 없었다.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그런 공간이라면 지나다니면서 본 아기 전용 미용실 한 군데 밖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근처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는 그들은 화요일에 돌아간다고 했다.  또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그들은 카페를 떠났다. 이 카페는 거의 매일 지나는 골목 어귀에 있어서 왠지 정말 한번 더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뒤이어 단체 여행객들이 들어왔다.  건장한 여자 한 명과 남자 두명이 앉았다. 일부는 서서 커피를 마셨다. 그들은 무슨 컨퍼런스때문에 빌니우스에 모인 유럽 각국의 사람들이었는데 일이 다 끝나서 남은 이틀은 자유 여행을 할 것이라고 했다. 비가 좀 오지만 빌니우스가 내려다보이는 좋은곳을 물어서 대성당 근처의 언덕에 오르라고 알려줬다. 





쉴새 없이 내 앞의 빈 커피잔들을 치우던 여자 직원이 오늘처럼 이렇게 여행객이 많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가 넓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대꾸해줬다. 그리고는 소파로 파고 들었다. 뒤이어 누군가가 앞에 와서 앉았지만 커피를 마시진 않았고 잠시 혼자 중얼거리다 자리를 떴다. 












'Coffe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매거진 두 권  (3) 2017.11.19
커피들  (2) 2017.10.31
커피와 도넛 2  (2) 2017.10.23
남겨진 커피  (0) 2017.10.22
누군가의 커피 2  (3) 2017.10.02
모든 방식의 커피  (4) 2017.09.24
누군가의 커피  (4) 2017.09.23
도서관 커피  (5) 2017.09.12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