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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9.21 리투아니아 맥주 Bocmano usai_American IPA (3)
Coffee2016.09.21 08:00



크래프트 맥주 붐에 맞춰 작년 초에 리투아니아의 주요 맥주회사인 쉬비투리스 Švyturys 에서도 크래프트 맥주 라인을 선보였다. 당시 일하는 식당에서 팔고 있던 맥주가 330ml 짜리 빌니우스 맥주 3종류와 500ml 짜리 '1795' 체코맥주 두 종류였는데 큰 맥주 두 종류를 과감히 포기하고 팔기 시작했던것이 이 맥주들이었다.  그 즈음에 구시가지에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맥주를 구비한 맥주 도서관 (Alaus biblioteka) 이라는 펍이 문을 열었고 일반 식자재를 판매하는 유통업체에서도 각종 수입 크래프트 맥주가 깔끔하게 프린트된 카탈로그들을 귀찮을정도로 보여주며 새 맥주를 시도해보기를 권했는데 굳이 저 맥주를 팔기 시작한 이유는 아마도 이것이 따끈따끈한 리투아니아의 신생 브랜드이기도 했고 유행의 조짐을 보였기때문이다.  노천 테이블이 허용되던 4월부터 익숙했던 유명 맥주 로고가 찍힌 파라솔 대신 하얗고 빨간 바탕에 심플한 로고가 찍힌 이 맥주의 파라솔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러우도누 플리투 Raudonų plytų  (빨간 벽돌) 라는 새로운 명칭과 색다른 맥주 이름들을 사용한 이 맥주들이 거대 회사인 쉬비투리스 (Švyturys)의 맥주라는것을 단번에 알아차린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그런 이유로 이 맥주를 폄하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들만의 독특한 레시피로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크래프트 맥주라면 이 맥주는 어찌됐든 브랜딩에 아낌없는 자본이 투입된 대형 회사의 자매품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일것이다.  물론 맛없는것도 맛있다고 여기게 하는것,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것도 결국은 어떤 두리뭉실한 이미지라는것을 감안하더라도 아무리 이미지가 좋아도 또 맛이 없으면 외면하게 되는것이 소비자라는것을 생각하면 무턱대고 그 성공을 깎아내리는것도 부당한 처사인지 모른다. 



보통 거래처들이 새로운 제품을 제안하면 특히 음료수 같은 경우는 시음용으로 몇병씩 가져다 주곤 했는데 근 2년 음주를 하지 않았기에 이 맥주들은 구경만하다가 이번 여름에야 처음으로 맛볼 수 있었다.  맥주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사용하는데 그 이름의 면면이 유쾌하다. 우선 아메리칸 IPA를 표방하는 맥주는 Bocmano ūsai, 갑판장을 뜻하는 boatswain 의 리투아니아식 표기인 bocmanas (보츠마나스)을 사용해서 '갑판장의 수염'이라는 뜻.  라거인 Ungurio kojos 는 '뱀장어의 다리', 듀벨 맥주를 표방하는 Nežinomas krantas 는 '미지의 해안' 정도로  직역 할 수 있겠다.  이밖에도  에일과 스타우트, 쿼드루펠등 여러 종류의 맥주가 있지만 집앞 마트에는 딱 이 세종류만 있어서 전부 집어왔다. 친구들과 모일때 이 빨간 벽돌의 맥주를 마시는 친구들 옆에서 주스를 홀짝 거리던 나는 '내가 집에서 수제맥주를 만드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면 맥주 이름은 '코끼리의 콧물' Dramblių snarglys 이라고 지을거야' 라고 농담을 하곤 했다. 아무래도 친구들이 제일 많이 마시던 맥주가 라거인 '뱀장어의 다리'였기에 비슷한 식으로 급조했던 이름이었다.  




우선 빨간 벽돌의 IPA 부터 당연히 마시기로 했다.  맥주를 붓고 원하는 앵글을 잡는 동안 거품이 다 사라져버려서 약간 당황했다.  이 IPA의 이름은 왜 갑판장의 수염일까.  공식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맥주에 대한 설명을 보면,

'이 맥주는 '나에겐 모든 맥주가 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쓴 맥주가 어떤것인지를 보여주는 맥주이다. 이것은 IPA 이다.  IPA 의 스타일은 한마디로 '홉과 씁쓸함'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맥주에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홉은 맥주의 쓴맛뿐만 아니라 과일맛과 이 미국홉 특유의 아로마를 강화시켜준다.  맥주를 끓이는 과정에는 물론 숙성하는 과정에도 대량의 홉이 첨가된다. 무분별할정도의 아낌없는 홉의 사용은 이 맥주가 갑판장의 수염이 구부러뜨릴 정도의 풍미를 획득하기 위함이다.  (http://raudonuplytu.lt/#bocmano-sai)'




수염하니깐 생각나는 수염. 영화속의 명수염하면 항상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수염중 하나가 바로 영화 Big lebowski에서 나레이터로 등장하는 이 아저씨의 수염인데 이 아저씨가 듀드와 함께 앉아서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있다. 이분의 수염은 아래를 향해 정갈하고도 꼬장꼬장하게 늘어져있다.  이분은 무슨 맥주를 마시고 있었을까. 영화를 다시 한번 봐야겠다.  




사용되는 홉의 종류는 Cascade(거의 매번 나오는 이 홉. 우리나라 맥주의 Cass 가 이 홉의 명칭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Centennial, Citra, Chinook 등등. 홉이 한종류만 들어가는 맥주를 맛봐야 그래도 좀 마시다보면 어떤 차이를 알 수 있는게 아닐까. 대부분의 맥주가 기본적으로 두세개의 홉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것 같다. 





씁쓸함의 정도인 IBU가 60으로 나온다. 저번에 마셨던 맥주와 비슷한 강도였는데 그때만큼 당혹스럽지 않았다. 그 이후에 마신 맥주들이 상대적으로 부드러웠어서 차이점이 느껴질만도 했는데 항상 이 정도의 쓴맛을 기대하며 마셨었기에 오히려 잊고 있던 맛을 찾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60 IBU 정도의 쓴맛은 맥주를 다 삼켜서 입안에 맥주가 남아있지 않지만 혀를 입천장에 강하게 대고 막 침을 생성하며 다시 맛을 느껴보려 했을때 마시 혀라는 스펀지속에 스며들었던 맥주가 약간 다시 새어나오면서 입안에 이차적으로 퍼지는 정도의 씀이다.  맛의 지속력이 생각보다 길었지만 냉장고에 있는 라거인 '뱀장어의 다리' 맛도 왠지 좀 덜 쓸 뿐 비슷할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었다.  이것은 확실히 편견일지도 모르겠다. 많은 맥주를 마셔보지 않았으면서도 과연 이 회사가 만든다는 미국식 IPA 를 아 미국식 IPA 는 이런 맛이겠구나 생각하고 마셔도 되는걸까 하는 노파심이 들었다.  비슷한 강도의 맥주를 한두컵 정도 더 마신다면 지수에 따른 씁쓸함을 감지할 수 있을것도 같았다.  맥주의 기본적인 정보가 라벨 뒷면에 친절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맥즙의 정도는 plato 14이고  혼탁함, 맥주색의 진한정도를 뜻하는 EBC 라는것도 알게 되었다. 이 맥주의 색은 호박색보다는 좀 짙고 참기름보다는 훨씬 옅은 색. 김을 구울때 참기름에 올리브유나 식용유를 섞었을때의 느낌에 가까웠다.  아직까지 맥주에서 특정한 과일향은 감지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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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