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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30 Red Amazon Peppers in Vinegar
Food2014.01.30 00:57



어제는 가가멜 냄비에 헝가리안 굴라쉬를 잔뜩 끓였다.

실제로 부다페스트에 갔을때는 굴라쉬 먹을 생각을 못했다. 

<천국보다 낯선>에서 에바를 찾아 클리블랜드에 온 윌리와 에디에게 롯데 숙모가 끓여주는 헝가리인의 소울 푸드.

케이언 페퍼와 함께 볶은 파프리카와 감자가 소고기 국물을 머금고 진득하게 쫄아 들어가면 

언젠가 고모댁에서 먹었던 떡볶이가 항상 떠오른다.

감자의 전분과 케이언 페퍼가 만나서 고추장 비슷한 맛을 만들어 내나 보다.

고모는 사골이나 끓일 법한 혹은 빨래를 삶아도 넉넉 할 정도의 깊은 스뎅 솥에 감자를 넣고 떡볶이를 만드셨는데

감자를 넣은 떡볶이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카레와 굴라쉬를 비롯해서 스튜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음식을 이 가가린 냄비에 끓이는데 

보통 남은 음식의 최종 처리는 국수를 넣어 비벼 먹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엄마가 해주는 밥만 먹었으니 식재료에 관심을 가져 본 적도 없었지만

집 앞 시장까지만 나가도 청양 고추 사기가 누워서 떡 먹기인 서울에서 

굳이 다른 나라의 매운 고추를 찾아 사 먹을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호스텔 부엌에 홀로 앉아 간장밥 한 숟갈에 할라피뇨 피클을 하나씩 얹어 먹으며 되찾은 미각에 쾌감을 느끼던 때가 생각난다.

리투아니아 첫 해에 양념 가게에서 말린 페페론치노를 발견하고는 흡사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를 이해할 뻔 했는데

요새는 리투아니아에서도 한국 고추처럼 가늘고 긴 매운 고추를 사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게다가 몇몇 대형 마트에서는 통통한 후레쉬 할라피뇨와 심지어 하바네로 고추까지 취급하기 시작했다. 

고추 표면을 만지고 실수로 눈이라도 비볐다간 싱크대에 얼굴을 파묻고 있어야 하는 하바네로 고추.

매운맛을 측정하는 스코빌 지수란것이 있다는데 

하바네로의 스코빌 지수는 대략 300000 스코빌. 청양고추는 최대 7000 스코빌 정도라고 네이버에 써있음.

한때는 기네스 북에 등재된 가장 매운 고추였다고 하는데 이 하바네로를 밀어낸 다른 매운 고추가 있다고 하니

상상만해도 혓바닥 끝이 경기를 일으키고 목젖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아주 가끔씩 마트에 등장하는 식초에 절인 이런 고추들. 

콜롬비아 산 '레드 아마존 페퍼 in 식초'

콜럼버스가 아메리카에서 발견한 칠리 덕에 식도락의 세계가 변화했고

모든 매운 고추의 기원은 아마존 강 유역이라는 설명이 병에 붙어 있다.



그리고 나에게 허용된 단 한톨의 고추.

이 고추가 정말 매운것인지 내가 더 이상 매운것을 잘 먹을 수 없게 된것인지 모르겠다.

허용량 이상을 먹으면 다음날 아침 어김없이 속이 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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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