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파치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4.16 <히트 Heat> Micheal Mann (1995)
  2. 2013.12.02 Paris 05_파리의 알 파치노
Film2014.04.16 04:40



<Heat>


실베스타 스탤론과 복싱을 하는 <Grudge match> 의 로버트 드 니로를 보면서

시간이 더 흘러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 둘 중의 누군가를 회상해야 하는 순간이 닥치기 전에 

이 둘의 옛 영화들을 경건한 마음으로 복습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어서 일찌감치 마틴 스콜세지를 만나 연기 인생 절반의 커리어를 구축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닌 로버트 드 니로와

<스카페이스>와 같은 영화가 있지만 오히려 90년대 이후 오십의 나이에 들어서야 진면목을 드러낸 알 파치노.

<대부>라는 거대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두 배우는 

어떤 영화에서 어떤 배역을 맡더라도 압도당 할 준비가 되어있는 영원한 관객을 가졌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 니로의 숱한 명작이 있고 그 작품들 중 최고의 영화를 꼽는것이 여간 어렵지 않지만

그럼에도 <히트>를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은 아마 그 둘이 함께 연기한 이 레스토랑씬 때문일것이다.

십분에 가까운 이 식당씬에서 하지만 그 둘은 결국 한 화면에 잡히지 않는다.

마치 이 두 배우가 '절대 우리를 한 화면에 담지는 않을 것'이라는 계약서 조항에 서명이라도 한 듯

약간의 줌 인으로 그나마 다른 한명의 뒤통수를 허용한것이 그나마 최대한의 배려라고 느껴질 정도로 말이다.

유지하지 못 할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일에 집착하는 경찰과 쉽게 버릴 수 없는것은 가지지 않겠다는 좌우명을 가진 범죄자.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이야기지만 본성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것을 쫓을 뿐인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남자들의 이야기.

붐비는 식당 한 가운데에 '오랜 친구'처럼 마주 앉아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는 

범죄자를 하류 인간 취급하는 경찰관과 자신의 범죄 스킬에 취해 경거망동하는 흔하디 흔한 범죄자의 대화 라기 보다는

평범한 보통의 삶을 포기한지 오래인 중년 남자들이 털어놓는 그들이 선택한 인생에 관한 자조섞인 독백에 가깝다.

마치 데칼코마니와도 같은 그들의 대화. 

"Neil -I do what i do best. i take scores. you do what you do best. trying to stop guys like me.

Vincent -so you never wanted regular types life

Neil - What the fuck is that. Barbeeque and ballgames? That regular type is your way?

Vincent -My life? My life no. My life is disaster zone. I spend all my time chasing guys like you. That's my life. 

Neil - If you are on me, You have to move when i move, How do you expect to keep a marriage?

Vincent - You do what you do, i do what i got to do . we've been face to face now.

If i am there, if it's between you and some bastard whose wife you're going turn into widow, brother you are going down.

Neil -We've been face to face, but i will not hesitate, not for a second"



'위기를 감지 했을때 30초안에 버릴 수 없는 것들은 가져선 안된다' 는 인생의 모토를 가진 닐.

그가 영화 내내 몇번을 강조하는 그의 자기 최면 같은것이다. 

영화를 볼때마다 그것이 소중한 가족과 사랑을 의미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고서는 그것이 여러가지 이중적인 의미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출소한 닐이 새롭게 조직한 팀에서 눈엣 가시처럼 행동하는 와인그로 (케빈 게이지).

돌발 행동을 한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닐은 그를 바로 해치우려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와인그로는 계속 그들의 발목을 잡는다. 

 닐이 이디와 사랑에 빠지고 함께 뉴질랜드로 떠나 새 출발을 할 계획을 세우지만

그는 자신의 모토를 져버리고 감정의 포로가 되어 사랑을 선택했기때문에 죽음을 맞이했다기보다는

결정적인 순간에 와인그로에 대한 집착과 복수심을 떨쳐버리지 못해서 위기에 처한다.



이 영화를 여러 번 보았음에도 가끔 사건의 배열이 헷갈릴 정도로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결코 짧지 않다.

긴박한만큼 산만해질 수 있는 영화는 배우들의 밀도 있는 대화로 정돈된다. 말하는 이는 항상 최대한 클로즈업된다

"Neil -You got plenty put away , you got t bond, real estate.if i were you i would be smart .i would cut loose of it

Micheal - For me, the action is the juice "

은행 강도를 계획하며 새 팀을 꾸리는 닐은 마이클(톰 시즈모어)에게 굳이 합류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지만

마이클은 마치 자존심에 큰 상처라도 입은 사람처럼 말한다. 

액션 이즈 더 쥬스..멋진 대사다..게다가 톰 시즈모어의 저 표정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어린 나이에 이런 영화보고 반하면 정말 잘못 자랄 수 있겠단 생각마저 든다.

어찌보면 깡패들의 개 폼잡는 대사일 뿐일지 모르지만 아름답고 선한 것 만이 

인간이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기는 불가능한 현실을 이처럼 처절하게 표현하는 대사는 아마 나중에도 없을것이다.

이들 모두가 도박에 불과한 삶을 산다. 위험이라는 아드레날린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삶.

최고가 아니라는것을 알지만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 같은 삶.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지만 모두가 올바른 방식으로 그것을 성취하기란 불가능하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Paris2013.12.02 04:58



제대로 발음도 못하는 불어 명칭을 이렇게 가끔씩이나마 써내려 가다보면 

지도 속 그 명칭을 읊조리며 걸었던 파리의 구석구석이 떠오른다. 

배우고 싶은 언어가 여럿있지만 교재를 통한 학습이 아닌 반복적인 노출로 자연스럽게 습득하고 싶은 언어가 있다면 불어이다.

우리가 세뇌된 파리의 로맨틱이 매체의 장난이 아닌 보편성이라는것을 확인 하고픈 욕망의 중심엔 불어가 가진 자존감이 있다. 

센강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조르쥬 퐁피두 대로 Voie Georges Pompidou 의 끝과 함께 시작되는 거리 Av de New York.

Palais de Tokyo 를 나와 콩코드 광장 Place de ra Concorde 으로 향하는 그 여정의 끝에는

 그렇게 프랑스와 미국의 우호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뉴욕이라고 명명된 거리가 있었고 그 거리의 끝자락에는

Flame of Liberty 라는 횃불상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횃불상이 세워져 있는 그곳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알마 다리 Ponte de l'Alma 의 초입이었다.  

그녀를 기억하려는 사람들이 놓고 간 꽃다발과 촛불, 짧은 메세지들로 둘러 싸인 횃불상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그녀의 사망을 추도하기 위해 세워 놓은 기념상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고독할 새 없이 타오르고 있었다.

강 건너편 에펠탑에서 케 브랑리 박물관 Musee du Quai Branly 쪽으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알 파치노가 있었다.

어둠이 내린 센 강변에서 방황하던 누군가가 짝사랑하듯 수줍게 뿌려 놓고간 스프레이 자국으로  

지지직거리며 꺼질듯 불안하게 타들어가는 촛불의 그을음처럼 살아남은 알 파치노를 보고 있자니 

방정맞은 소리일지 모르지만 이곳이 알 파치노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자리이거나 한게 아닌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치 강둑을 넘겨 흘러 온 센강의 물결이 남겨놓은 촉촉한 이끼자국처럼 

얼굴의 반을 사선으로 가려봐도 윗부분 이마를 가려봐도 아래의 턱부분을 가려봐도 다른 누군가가 될 수 없는 알 파치노 모습.

요즘의 미셸 파이퍼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젊고 풋풋했던 그녀를 마주하고 있었던 

<스카 페이스>의 토이 몬타나와 <프랭키와 쟈니>의 쟈니가 먼저 떠오른다.

흔한 말로 스크린 속에서 날아다닌다는 죠니 뎁과 숀 펜을 보고 있어도 

언젠가 그들 옆에서 작지만 굵고 진하게 숨쉬고 있던 <도니 브라스코>의 벤자민의 호흡이 들리고

<칼리토>의 칼리토 브리간테가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예전의 그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며 나이 든 그를 평가절하하는 코멘트들도 결국은 시샘이라 생각될 만큼

나이가 들어가는 모습이 멋있다는 수식조차도 이미 어울리지 않게 나이가 들어버렸지만 여전히 초라하지 않은 그.

그의 새로운 영화를 볼 때마다 살아있는 그를 볼 수 없게 될 언젠가를 슬프게 떠올려야 하지만

그는 단지 생물학적으로 연소되고 있을 뿐 나에게는 거대한 굴착기로도 드러낼 수 없는 느릎나무의 그루터기 같은 존재이다.

언젠가 그가 세상을 떠났을때 IMDB의 그의 필모그래피 한켠에는 

그를 기억하려는 동료들의 추모사가 적혀질 공간이 마련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혹시 로버트 드 니로가 알 파치노보다 더 오랫동안 우리곁에 남게된다면

 그 공간의 첫줄은 로버트 드 니로를 위해 남겨졌으면 좋겠다.

언젠간 아버지와 아들이었고 한번은 적이 었고 한번은 동료였던 그 둘은 내 마음속에서 가장 이상적인 영화적 동반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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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