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6.07.20 [빌니우스카페] 달콤함의 왕 (4)
  2. 2013.01.24 피렌체의 에스프레소
Cafe2016.07.20 08:00



일요일 아침 9시반쯤 전부 잠든 틈에 집을 나와서 친구가 맡아줬던 물건을 찾아 가지고 돌아오는길에.  너무 졸려서 그냥 다시 잘까 하던 유혹을 뿌리치고 나왔기에 승리감에 도취되어서 커피를 마시러 갔다.  빌니우스의 에스프레소 가격은 보통 0.8유로에서 1.5유로 선인데 취향이 까다롭지 않아도 누가 마셔도 맛없는 커피들이 있다.  맛없는 커피 맛없는 케잌 이런것이 있다는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마치 두번 세번 볶아서 거의 타다시피한 콩을 갈아 만든듯한 맛이 나는 여러번 달인 한약같은 커피를 가진 곳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맛있는 조각 케잌과 빵을 파는 경우가 많다. 왜 좀 더 맛있는 콩을 사용하지 않는건가. 기계의 문제인가? 거래처에 빵 많이 파니깐 커피로 돈 벌 생각은 없는건가. 커피까지 굳이 맛있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자존심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또 빌니우스의 카페들중 직접 구운 빵을 파는 카페는 극소수이다. 보통 외부업체에서 몇종류의 케잌을 들여다놓고 파는것이다. 그러니 맛있고 특색있는 케잌을 먹으러 커피가 맛없는 베이커리에 가야할지 맛이 없기는 힘들지만 별로 재미없는 케잌을 먹는대신 평균이하보다는 맛있는 보통 커피를 마시러 일반 카페에 가야할지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날은 지난번에 갔던 도넛 가게의 커피가 나쁘지 않았기에 또 갔다.  (http://www.ashland11.com/396) 따로 도넛을 먹지는 않았다. 우유가 들어가면 커피 맛이 전부 비슷해지는 느낌이라 카페에서는 왠만해선 우유가 들어간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보통 따로 샷을 추가 해야하는 대부분의 카페와 달리 이곳은 아예 더블 에스프레소 카푸치노가 메뉴에 있어서 큰 맘 먹고 먹어보기로 했다. 우선 전에 봤던 넓고 편평한 바닥의 견고한 검은 커피잔이 예뻐서 양이 많은 커피도 왠지 부담없이 들고 마실 수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도 했다. 대개 커피잔 자체를 손으로 감싸고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혹시 손잡이에 손가락을 걸고 마시려고 하면 아래가 좁아지는 큰 잔들은 뭔가 마시다가 쏟아질것 같은 불안함을 유발하기 때문에.  잔이 커서인지 지난번의 블랙 커피 때와는 다르게 접시의 홈은 정중앙에 위치해 있었다.  에스프레소가 두잔이나 들어갔는데 역시 우유의 힘은 대단하다. 반이상을 마시자 배가 불러 지면서 남은 커피가 더이상 맛없게 느껴졌다. 카푸치노의 거품이 그렇게 단단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한 커피우유였다. 결국 다 마시지 못했다. 거의 다 마신것처럼 보이지만 저렇게 얼마남지도 않은 양을 미처 다 마실 수 없을정도로 배가 불렀다. 어릴때 보면 공중목욕탕에 하얀 우유 사와서 목욕하시는 아주머니들이 간혹 계셨는데 그때 하수도 구멍으로 천연덕스럽게 흘러들어가던 우유가 생각났다. 블랙커피를 한잔 더 마실까 하다가 배가 더 불러 질것 같아서 입안의 우유 맛을 없애기 위해 에스프레소 한 잔을 더 마셨다.  에스프레소 잔은 길고 가늘었다.  딸려 나온 숟가락도 아주 작았는데 그 마저도 커보일정도로.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넣으면 섞는다고 섞어도 다 마시고 나면 금빛 설탕이 남는다. 마치 기름장에 남은 소금처럼. 하지만 그들은 짜지않고 달콤하다는것.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3.01.24 03:16

 

 

 

 


Firenze_2010



피렌체 중앙역에서 베네치아행 기차를 기다리던 중 간단히 요기를 하러 역내 스낵바에 들어갔다. 이탈리아에서 매번 카페에서 주문을 할때마다 이렇게 서서 에스프레소를 단숨에 들이키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커피를 마신다는것은 내가 커피를 마시는 행위와는 전혀 다른 뼛속깊이 체득된 뭔가였다. 이탈리아에서의 커피맛이 다르게 느껴진것은

우유의 지방함량,커피의 산도.알맞게 잘 데워진 커피잔의 조화 따위로는 설명될 수 없는것이었다. 그들이 인사를 나누고 주문을 하고 한잔의 에스프레소가 추출될때까지의 시간, 커피를 들이키고 문을 나설때까지의 낯선이들과의 짧은 대화의 시간은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두세시간씩 앉아서 수다떨때의 나른함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촘촘한 밀도였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잘개 쪼개진 마디사이에서 그 무엇에도 침범당하지 않을 모두의 공통된 일상. 그런 하나하나의 순간들이 하루 온종일 촘촘이 쌓여갈때,  하나의 일상이 또 다른 하나의 일상을 불러올때 나의 하루도 좀 더 소중하고 의미있게 흘러갈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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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