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눌린 성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5.10.10 치코리 커피 (Chicory coffee)
Food2015.10.10 04:38


리투아니아는 벌써 춥다. 글쎄. 낮기온은 5,6도 정도, 밤기온은 영하 2도정도이니 아주 춥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긴 요즘, 하루 온 종일 샤워 가운을 입고 있거나 양털 양말을 신고 있어야 할 정도로 집안 공기는 차갑다. 집에서 움직일 일이 많은것이 아니니 심지어 외출복을 입고 바깥에 있을때가 따뜻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아직 난방이 시작되지 않았기때문이다. 자려고 침대에 들어서면 한 오분간은 정말 미이라처럼 정자세로 이불이 데워질때까지 꼼짝 않고 있어야 한다. 몸이 따뜻해져서 발도 뽀송뽀송해지면 그때는 양털 양말을 양 발로 밀어내서 벗어버린다. 한밤중에 일어나야 할 일이 생기면 이불 어딘가에 숨어있는 그 양말부터 찾아야 한다. 라디에이터가 작동되면 집안은 건조해지기 시작할거다. 물론 그 덕에 젖은 수건들은 금새 마를것이고 김이 서린 창문에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 따위를 그릴 수 있겠지만. 8년째 맞는 리투아니아의 겨울. 겨울이 좋아서 무작정 러시아어 알파벳을 배우던 내가 겨울이 오는것을 아쉬워하고 있다니. 하지만 '절대 널 싫어하는것은 아니야' 라고 겨울이 맘 상하지 않게 귓속말이라도 해야 할까보다. 



리투아니아의 겨울이 워낙에 길다보니 몸은 일년 365일 따뜻한 음료를 원한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음료도 커피와 홍차인데 민트나 캐모마일과 같은 각종 허브와 말린 과일이 배합된 홍차나 녹차, 과일차도 즐겨 마신다. 그래도 역시나 가장 습관적으로 마시는것은 커피와 홍차. 가끔 커피 말고 다른것이 마시고 싶을때, 하지만 커피의 느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료여야 할때 내가 마시는것이 바로 치코리 커피. 포장 겉면에도 커피 대용이라고 적혀있다. 얼마전부터는 커피 전문점에서도 치코리 라떼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2년전쯤인가 커피믹스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게 일회용으로 포장된 치코리 커피가 나와서 한국에 계시는 엄마에게 보내드린적이 있는데. 맛이 개소주 맛이라는 뜻밖의 반응. 개.소.주. 검색해보니 개고기에 한약재를 넣고 달인것. 이럴수가. 개소주를 한번도 들이켜본적도 없지만 이게 개소주 맛이라니. 개소주맛나는 음료와 케잌을 함께 먹는게 얼마나 맛있는데.



이 치코리 커피는 샐러드 채소 치코리 뿌리를 건조시켜 갈아 만든것인데 실제 치코리 샐러드도 그냥 먹기엔 쓰다. 아마 건조시켜서 갈기전에 커피콩처럼 볶기도 했을거다. 때로는 초콜릿 향을 첨가하기도 한다는데 그런 업그레이드된 치코리는 아직 맛보지 못했음. 리투아니아에는 농축액과 분말 타입을 파는데 농축액은 너무 한약 느낌이고 병주위에 딱딱하게 굳는게 싫어서 보통은 분말을 산다. 섬유질이 풍부해서 변비에 좋고 카페인은 없는 대신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풍부해서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도움이 된다고. 카페인이 없으니 디카페인 커피를 먹는 사람이나 (물론 콜라 라이트가 일반 콜라보다 해로운 성분이 많은것처럼 디카페인이 일반 커피보다 더 해롭다는 소리도 있으나.) 임신이나 수유중에 카페인 음료가 꺼려지는 사람들은 마셔도 되겠지만 역시나 그렇다고 매일매일 들이킬바엔 차라리 가끔 커피를 마시는게 나을듯. 뭐든지 과하면 독이 되니.



그리고 순전히 카페인 걱정때문에 디카페인이나 치코리 커피를 먹는다면 <그린 카드>의 조지 같은 사람은 이렇게 말할거다.



치코리를 그냥 먹기엔 블랙커피보다 쓰고 강한 향이 있어서 옅게 타서 데운 우유나 우유거품을 얹어서 먹는다. 개인적으로는 일반 커피보다 깊은 맛이다. 그냥 버터롤만 먹다가 시나몬롤을 먹을때의 이질감이랄까.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