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여행'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7.07.21 Abydos_120 줄기의 신
  2. 2017.07.17 Cairo 01_Timeless (2)
  3. 2017.07.15 Alexandria 03_끽연중의 남자
  4. 2016.09.13 Siwa (4)
  5. 2016.06.05 Alexandria 01_지중해 카페
Egypt2017.07.21 09:00



Abydos_2003


와인 한 병이 눈에 들어와서 사왔다. 기내에서 줄 법한 200ml 도 채 안되는 작은 칠레산 와인이었는데. 무슨 은행 금고의 채권도 아닌것이 떠들썩한 마트 한켠에 생뚱맞은 작은 와인 냉장고 속에 곤히 놓여있는것이다.  와인병의 에티켓에 120이라는 숫자가 크게 적혀있었다. '120명의 영웅을 기리며' 라는 문구와 함께.  (검색해보니 이 와인은 산타 리타라는 칠레의 도시 어느 농장에서 은신중이었던 120명의 군인들을 기리기 위한것이라고 한다. 스페인 지배하의 칠레 독립을 위해 싸우는 군인들을 농장주가 스페인 군대에 농장이 다 불탈것을 감수하고 숨겨준것이라고.) 근데 난 이 글을 쓰기 직전 다시 와인병 에티켓 문구를 확인할때까지 영웅을 왜인지 신으로 인식했다. 120의 신을 기리는 와인...뭔가 더 신비하고 그럴싸 해보였기에 보자마자 제멋대로 그렇게 생각해버린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리를 스치던것은 다름 아닌 이집트 아비도스 의 신전에서 새어나오던 빛이었다.  그런데 120 뒤에 무슨 수사를 써야할지 애매하다. 신은 어떻게 세지. 켤레도 아니고. 명도 아니고 분도 아니고.  그래. 줄기라고 하자. 투명하게 새어들어오던 빛의 줄기. 공기중에 부유하는 모든 영혼들을 깡그리 집어 삼키고 있던 그 빛.  요즈음 오래된 이집트 여행에 대해서 자주 생각하고 있기때문이기도 하지만 난 유독 저 빛을 사랑한다. 마치 신전 방문을 사전 예약이라도 한것처럼 삼엄한 경비에 둘러싸여 최소의 인원만이 당도했던 아비도스의 신전. 아비도스는 저승으로 가기 직전 심장의 무게를 달아본다는 신 아누비스와도 발음이 비슷하지 않은가. 그 이름을 볼때마다 묵직하고 경건했던 그 아우라가 느껴지는것이다. 그 여행내내 나의 마음은 불안했다.  곁눈질하면 집이 무너져서 홍수에 둥둥 떠내려가는게 보이는데도  제 성질을 이겨내지 못해서 결국 어떤 감정들은 무너지고 금이 갔다. 이집트에 다시 간다면 내가 가장 이르고 싶은 곳은 저 빛이다. 가장 짧게 머물렀던곳의 가장 뜻밖의 공명.  압도됐던곳. 하지만 신전을 나오자마자 다시 부서지는 감정의 노예가 되었다. 신은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던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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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gypt2017.07.17 09:00



Cairo_2003


시간은 우리에게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오래된 여행들에 대한 이야기를 미처 다 풀어놓기도 전에 또 다른 여행이 시작될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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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gypt2017.07.15 09:00



Alexandria_2003



사막 도시 시와로 가기위해 알렉산드리아에서 밤 버스를 타고 도착했던 마르샤마투르. 새벽에 도착해서는 두시간 정도 쌀쌀한 기운을 느끼며 기다려야했다. 다행히 카페를 겸한 대합실이 있었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없었지만 달짝찌근한 민트차를 팔았다. 도시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마르스마트루, 마르샤마르투 등등 여러번 검색해야했다. 잊어버릴것 같지 않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을 겨우겨우 기억해내고 나면 멈칫해진다. 얼마나 많은것들을 잊고 있는줄도 모르고 잊어버렸을까. 대합실 바닥을 배회하다 발밑까지 와서 두리번 거리는 고양이 얼굴까지 죽을때까지 기억할 수 있을것 같던 순간들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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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gypt2016.09.13 08:00








(Siwa_2002)


(발끝이 시와를 향하고 있다면 돌돌말린 줄자 하나 정도는 준비해도 좋다. 더 질긴 졸음이 밀려들기전에 게으름의 두께를 재어야 하므로...아침에 눈을 뜨면 떠오르는것들. 내다 버리고 싶은 건초더미 같았던 시와의 오후들...갈라진 진흙벽 틈으로 빨려들어가던 습관적인 의지들...시간이 미친듯이 흘러간다...지금 이 피곤한 아침도 이제 곧 어제가 되고 더 오랜후엔 눈뜨면 떠오르는 그리운 과거가 되겠지.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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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gypt2016.06.05 10:00




(Egypt_Alexandria_2002)




알렉산드리아의 어느 쓸쓸한 카페.  지중해라는 넉넉한 침묵의 소유자를 단골 손님으로 가진.  때가 되면 풍로에 불이 켜지고 습관처럼 해넘어가는 시간을 이야기하던곳.  설탕에 커피를 부어 넣은 듯 달디 달았던 커피. 한번도 본 적 없다 생각했던 분홍빛 일몰.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 가는 길목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던 그 곳.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면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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