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리몬첼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9.01 리몬첼로맛 디저트 (4)
Food2017.09.01 08:00



마트의 유제품 코너에 있던 이 디저트.  늘상 존재하고 있었던것들도 딱 두개만 남았거나 주변의 다른 물건들은 텅텅 비었는데 그들은 수북히 쌓여있거나 할때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이것은 지난번에 커피와 함께 먹었던 초콜릿 피스타치오와 한쌍이다. (http://ashland.tistory.com/606) 성분을 보려고 집었들었는데 플라스틱 용기가 아니라 묵직한 유리 용기였다. 별다른 굴곡없는 심플한 유리 용기에 앞으로도 소스든 젤리든 아이스크림든 담아 먹을 수 있을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물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포장지에 쓰여진 리몬첼로라는 단어였다. 나는 맛이 없어도 상관없다 라는 생각을 했다. 나에겐 이미 리몬첼로에 관한 몹시 '프리미엄' 스러운 기억이 있는것이다. 프리미엄이라고 우쭐해있는 이 디저트가 그 기억 서랍속에 두번째 리몬첼로로 남을 수 있을까.  




피렌체에서 머물었던 호스텔 옆에는 작은 교회가 있었고 번번히 이른 아침에 장이 열렸던 흔적 앞에서만 아쉽게 뒤돌아서야 했던 교회 광장에는 크고 작은 식당과 카페들이 야외 테이블을 내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매우 늦은 저녁, 광장의 초입에 있는 식당으로 파스타를 먹으러 갔다. 내가 주문한 파스타는 조개가 들어간 탈리아텔레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내 앞에 놓여진것은 홍합이 들어간 탈리아텔레였다. 직원은 난처해하면서 주문이 잘못 들어가서 다른 파스타가 만들어져 나왔는데 이것을 그냥 먹어주겠냐고 간곡히 부탁했다. 그것이 그냥 누군가가 취소한 음식인지 정말로 잘못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파스타였는지를 아주 잠시 확인하려고 했지만 시간이 이미 늦었고 퇴근시간에 임박해서 새 음식을 만들어야하는 주방장이 내 파스타에 들어갈 성스러운 마늘을 투덜대며 볶기 시작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머리털이 쭈뼛 섰다. 그는 분명 조개와 홍합이 뭐가 그리 다르냐며 푸념했을것이다. 사실 그 둘은 얼마나 다른 것들인가. 나는 그가 그 절대적 진리 앞에서 불필요한 고뇌를 하지 않길 바랬다. 그래서 그냥 먹기로 했다. 큼지막한 투명 유리접시에 노란색 탈리아텔레가 둥지를 틀고 있었다. 헤집어 버리고 싶지 않은 둥지 옆으로는 입을 벌린 검은 보석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직원은 몹시 고마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고마움의 표시라며 리몬첼로가 담긴 잔을 웃으며 내밀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의 첫 도시였기때문에 아직 리몬첼로를 맛보지 못한 상태였다. 그날 그렇게 리몬첼로를 처음 맛보았다. 도무지 이탈리아인도 자랑스러워 할 것 같지 않은 이탈리아 맥주와 도처에 둑터진 강물처럼 흐르고있던 이탈리아 와인들 틈에 리몬첼로와 그라파는 (그라파에 대한 기억 http://ashland.tistory.com/591)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소금으로 뽀드득뽀드득 씻은 노란 레몬의 살갛에 매달려있는 물방울, 볕이 잘드는 창가에 그 레몬을 두었더라면 그 물방울에 투영된 레몬의 색깔이 아마 리몬첼로의 색깔과 흡사할것이다.  그것은 오히려 실제의 레몬보다는 조금은 과장된 형광의 노랑을 띄기도 한다. 착한 색깔이라고 해서 급하게 마시지 않을것. 플라스틱 레몬 주머니에 담긴 레몬 과즙을 상상하지 말것. 차갑게 해서 마실것. 




그래서 이 디저트의 맛은. 저 용기의 중간쯤에 쌉싸름하고 달콤한 리몬첼로 베이스 크림이 들어있다. 하겐다즈의 딸기 치즈 케익 아이스크림에 딸기 대신 레몬 제스트가 들어가고 약간의 알콜이 가미된 느낌이라고 하면 정확할거다. 그렇다면 나름 맛있다는 뜻이다. 저 용기를 세개 정도 더 가지고 싶으니 앞으로 간혹 사먹어야겠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 리몬첼로 디저트가 '리몬첼로의 기억'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숙성시킨 리몬첼로를 저 용기에 담아 먹을때일거라 생각한다. 때로는 자존심의 문제인것이다. 











'Food'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간 양파와 피스타치오  (2) 2017.09.30
빌니우스 마트의 생강청  (1) 2017.09.06
리투아니아의 코티지 치즈 디저트  (4) 2017.09.04
리몬첼로맛 디저트  (4) 2017.09.01
살구 자두 하이브리드  (7) 2017.08.29
바나나 코코넛 아이스크림  (2) 2017.07.19
Treccia pasta  (0) 2017.07.18
12분 파스타  (5) 2017.06.29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