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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6.12 라일락 와인, 라일락 엔딩, (2)
  2. 2016.05.07 PJ (2)
Back stage2016.06.12 10:00




한국에선 봄이되고 벚꽃이 피면 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인기가 많다는데 그 시기에 빌니우스에서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중고등학교 6년내내 벚꽃 완상의 시간이 있었다. 물론 화창한 봄날 그냥 수업을 하지 않는 자유 시간이라는 의미가 모두에게 더 강렬했지만 그때 하늘에서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참 많이들 뛰어다녔다. 왜 소원들은 굳이 힘들게 잡아야하고 한번에 불어서 꺼야하고 던져서 맞혀야 이루어 지는것인지 참 우스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참 풋풋한 시절이었다. 물론 난 그렇게 발랄하게 뛰어다닐 감성은 전부 내다 판 학생이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벚꽃에 대한 기억은 뜨뜨미지근한 물처럼 밍밍하다.  빌니우스 시청 근처에 조성된 조그만 벚꽃 언덕이 있는데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처럼 2차세계대전 당시 리투아니아에서 적지 않은 유태인들을 구한것으로 유명한 일본인 스기하라 영사를 기리기 위한 언덕이다. 빌니우스 사람들에게 벚꽃은 참으로 이국적이고 그 시기에 그곳에 가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지만 벚꽃에 대한 로망이 있는것도 아니고 뭔가 너무 인위적인 기분이 들어서 잘 가게 되지 않는다. 빌니우스에서 봄이 오고 있다는것 그리고 봄이 지나갔다는것을 알려주는것중의 하나는 라일락이다. 그것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라일락은 항상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에 밀리는 느낌이다. 



집근처에 라일락이 피고 지는 곳이 어딘지를 대충 알고 있다. 이곳들을 처음 몇년간은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  봄이 되어 꽃이 피고 향기가 흘러나올때 '아 여기 라일락 나무가 있었네' 하고 생각했고 막상 다음해가 되었을때에는 ' 아, 맞다. 여기 라일락 나무가 있었지.' 하고 잊고있던 라일락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 다음해에는 '아 여기 이 라일락 나무 있다는거 다음해에는 꼭 기억해야지' 라고 다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의 겨울즈음에야 '아 이 나무가 아마 라일락 나무였지. 곧 꽃이 피겠네' 라고 미리 짐작하기 시작했다. 매번 향기만 맡고 꽃만 쳐다보니 라일락 잎사귀가 어떤것인지 나뭇가지가 어떤식으로 뻗어 있는지 따위는 한번도 눈여겨 보지 않았으니 꽃이 피고 공중에 색이 묻어 나야지만 그곳이 그곳인지를 아는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아주 이른 봄부터 성급하게 라일락 나무들이 있는 거리들로 일부러 삥 돌아서 다니곤 한다.



초록 잎사귀 위에 연보라색 물감을 스펀지에 묻혀 색이 번지 않게 조심스럽게 살짝 문지른 듯 흐드러진 모습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사람이 분명 없는데  담배 연기가 잔뜩 묻어난 비오는 날의 어떤 풍경과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교육방송의 밥로스 아저씨도 라일락은 잘못그렸을거야. 있지만 없는듯 느낌.  그 향기가 아니라면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존재.  개나리나 장미처럼 명확하지 않고 목련처럼 완고하지도 못한 수줍은 봄의 정령. 하지만 왠지 지나치게 길들여지면 중독될것 같은 느낌, 왠지 마냥 좋을것만은 같지 않은 묵직한 향기이다.




 매해 피고 지는 라일락을 보며 문득 나에게 벚꽃엔딩을 대체할만한 곡은 제프 버클리의 '라일락 와인 Lilac wine' 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많은 음악인들이 커버했고 제프 버클리도 그의  'Grace' 앨범에 라일락 와인의 커버곡을 수록했다. 모든 라일락 와인을 듣고 또 들어도 마시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 하는 것은 제프 버클리의 라일락 와인 뿐이었다.  니나 시몬의 커버곡도 제프 버클리의 그것만큼 유명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독한 어둡고 짙은 심해의 초록색에 가깝다. 와인보다는 압상트에 어울리는 목소리이다.  그냥 가볍게 취해서 기분좋게 흐느적거리기에는 너무 치명적인 독주이다.  제프 버클리의 버전을 듣고 있다보면  와인 레시피에 심장, 마음을 담았다는 가사처럼 자신이 부르는 노래와 그 노래 속 술에 취해 천천히 기분좋게 뜨거워지고 빨라지는 그의 맥박과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는것 같다. 고작해야 가벼운 두통을 동반할 수 있는 그래서 당당하게 명확하게 고통을 호소하기에는 편치 않은 그의 라일락 와인. 이별의 아픔과 애절한 사랑은 아주 소극적으로 애둘러  호소할 수 있을뿐이다.  한장의 정규 앨범만을 남기고 갑자기 사고로 요절한 제프 버클리.  난 그가 활동하던 시기에는 그의 음악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몇년후에 <바닐라스카이>의 영화 음악에 수록된 Last goodbye 를 좋아하면서 그를 알게 되었다. 거리에서 기타 하나들고 영양실조 걸린듯한 모습으로 버스킹하는 많은 초식남들의 표본.  하나의 음악 장르로 명확하게 구분해내기 힘든 가끔은 전위적이라 느껴지기도 하는 그의 자작곡들, 집요하다 싶을정도로 과장된 그의 바이브레이션과 그 자아에 도취되어 나 좋으면 그만이라는듯 흐물거리는 보컬은 물론이겠지만 난 그가 커버한 곡들 때문에라도 그가 참 좋았다.  <바그다드 카페>의 메인테마 calling you 도 제프 버전이 더 좋다.  내가 좋아했던 스미스의 곡도 많이 커버했다. 모리세이의 음색이 독특하고 스미스 곡들이 워낙 서술적인 가사가 많아서 커버하기 쉽지 않은 곡이라 생각해왔는데 제프 버클리는 그냥 즉흥적으로 바이브레이션 뽑아내듯 그 긴 가사들을 우물우물 씹어서 던져버리듯 소화해낸다.   



아직 여름의 열기가 시작되기 전 봄 내내 라일락 나무 주변을 지나치며 항상 흥얼거리던 노래.  2주정도 기분좋게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다 온도가 떨어져 매일 비가 내리는 요즘, 가보지 않아도 이제는 없을 라일락 꽃들. 라일락 와인, 라일락 엔딩. 




I lost myself on a cool damp night
Gave myself in that misty light
Was hypnotized by a strange delight
Under a lilac tree
I made wine from the lilac tree
Put my heart in its recipe
It makes me see what I want to see
and be what I want to be
When I think more than I want to think
Do things I never should do
I drink much more that I ought to drink
Because (it) brings me back you...

Lilac wine is sweet and heady, like my love
Lilac wine, I feel unsteady, like my love
Listen to me... I cannot see clearly
Isn't that she coming to me nearly here? 
Lilac wine is sweet and heady where's my love?
Lilac wine, I feel unsteady, where's my love? 
Listen to me, why is everything so hazy?
Isn't that she, or am I just going crazy, dear? 
Lilac Wine, I feel unready for my love...

Posted by 영원한 휴가
Back stage2016.05.07 06:30

PJ






빌니우스 구시가지에 있는 이 레스토랑의 원래 이름은 Pizza Jazz 였다.  패스트푸드 분위기 물씬 나는 다른 피자 체인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를 표방하던 그러나 맛은 별차이 없던...곳이었는데. 한동안 공사중이었는데 길을 지나치다 보니 이름을 이렇게 바꿨다. 디자인을 바꾼다고 바꿨지만 지명도를 생각해서 옛 상호를 버리지 못한 소심함이 느껴진다. '전에 피자를 팔던 그 가게입니다.' 라고 말하는듯. 물론 처음 보는 사람들은 전혀 피자를 떠올릴 수 없는 이름인데 아마도 칵테일바를 겸해서 다양한 음식을 팔지 않을까 싶다. 피자도 팔겠지. 아무튼 나는 볼때마다 피자재즈라는 옛 이름이 생각날것 같고 무엇보다도 지나칠때마다 PJ Harvey 가 생각날거다. 동네 식당이 이름 바꾼 기념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녀의 노래 몇곡을 올릴려고 한다. 봄되면 구시가지에 라일락이 피는 곳이 몇군데 있는데 매번 라일락이 피면 제프 버클리가 생각난다. 피제이의 제프 버클리 추모곡도 그래서 덩달아 생각났다. 세상에 참 좋은 노래가 많다. 훌륭한 사람들. 멋진 사람들. 자유로운 사람들. 신촌의 백스테이지나 대학로 엠티비 이런데나 가서 볼 수 있었던 것들을 컴퓨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세상에 사는것도 참 감사하다. 물론 예전의 그런 장소들이 지금은 없어졌을거라 생각하면 한편으로는 슬프기도 하다. 







93년도 음반. 채널 브이 정겹다. 혼자서서 기타 반주 하나에 저 넓은 무대를 완전 장악함. 김완선이 백댄서도 없이 혼자서 완전 카리스마 있게 큰 경기장 무대를 휘젓는 것은 본적 있지만 여성 솔로중에 이런 가수는 어느 나라든 참 나오기 힘든것 같다. 이런 모습의 피제이가 사실 제일 좋다. 






<Stories from the city, stories from the sea> 앨범에 수록된 곡. 이 앨범으로 아마 머큐리상을 가져갔고 아직까지 여자 솔로로는 유일한 수상자이다. 게다가 두번이나 탔음.  뭐 상탄게 그렇게 중요한것은 아니지만 상 탄 앨범들이 듣기 좋은것은 사실이니깐. 사실 포티쉐드가 수상 경력이 있는데 왜 피제이하비가 유일한 여성 솔로이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는데 포티쉐드가 그만큼 보컬 베스 기븐스의 밴드라는 느낌이 들기때문일거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나. 





닉케이브의 노래이지만 피제이없이는 없었을 노래이다.  원시림 같은 느낌의 뮤직 비디오이다. 마치 둘만 남겨진듯한.   내가 오랫동안 싸이월드 배경음악으로 썼는데 그저께 싸이월드에서 접속한지 1년이지나 휴면계정으로 전환하다는 메일이 와서 오랜만에 접속하여 이 노래를 들었다. 이 둘은 실제로 이즈음 사랑에 빠졌다. 헤어지고나서 닉케이브가 피제이하비를 생각하며 쓴 곡들도 절절하다. '잉크처럼 깊은 바다처럼 검은 머리, 그녀는 기차를 타고 서쪽 나라로 가버렸네. ' 슬프다.  이 노래가 수록된 앨범명은 머더 발라드이다. 






이 영상은 처음 보았다. 사랑스럽다. 닉케이브는 완전히 넋이 나간것 같다. 







피제이의 제프 버클리 추모곡.  피제이하비는 오래 살아줘서 다행이다. rid of me 앨범 커버는 뭐랄까 요절한 여성 싱어송라이터 앨범 커버 같은 느낌의 강렬함이 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