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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9.25 Pulp_Disco 2000 (1995) (1)
Back stage2017.09.25 08:00

 


오랜만에 주스를 사서 마셨다.  그리고 떠오른 추억의 노래 한 곡.  과육을 Pulp 라고 하는지 처음 알았다. 펄프...재밌다.  우리네 봉봉 쌕쌕은 정말 펄프로 가득 찬 주스 였구나.  당신은 펄프가 넘쳐나는 오렌지 주스를 마십니다.  이 정도면 이 단어 까먹지 않겠지. 사실 펄프하면 펄프 픽션도 있겠지만 더 애정을 가지고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물론 영국 밴드 펄프이다. 대개는 수트 차림이었던 내숭없는 열정의 아이콘 자비스 코커.  창백한 얼굴 위로는 머리카락이 쏟아지고 몸과 따로 노는듯 휘청거리던 그의 긴 다리.  이들은 물론 브릿팝의 황금기 훨씬 이전의 80년대 부터 활동을 시작하기도 했지만 어찌됐든 전성기의 그들은 오아시스와도 블러와도 라디오 헤드와도 너무나 달랐었다. 오히려 가장 독특했고 복고적 음색이 오히려 시대를 뛰어 넘는다는 느낌을 주었던, 그래서인지 그들의 아류라고 불리우는 밴드 조차 생겨나지 않았던것 같다.  밴드 자체의 색깔만 놓고 보면 역시 전혀 다르지만 펄프와 함께 다른 잘나가는 브릿팝 밴드들의 비슷한 대항마 같은 느낌을 공유했던 또 다른 독특한 밴드 스웨이드가 있었다. 스웨이드의 프론트맨 브렛 앤더슨은 자비스 코커에게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퇴폐미에 콧대가 좀 높아 보이는 느낌이 있다.  





올해 초에 서울에서 3호선 버터 플라이 콘서트를 갔었는데. 키보드 세션으로 나온 남자 아이는 헐렁한 줄무늬 남방을 바지 깊숙히 구겨 넣고 밸트까지 맨 매우 자존감 있는 패션에 조여진 나사보다 풀려진 나사가 많은것 같은 움직임으로 키보드를 누르는 동시에 점프를 하며 공연을 포기한 듯한 광포한 움직임으로 연주를 하고 있었다. 보통의 키보드 연주자들은 (열정적인 키보디스트들에게는 송구스럽지만)  조용하고 존재감이 없고 전 곡 작사 작곡을 다 하는 능력자여도 그들은 그냥 차근 차근 건반을 누르는 자애로우신 밴드의 엄마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법인데 그 아이는 밴드 멤버도 아니고 세션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보컬의 움직임보다 반 박자 정도 앞서서 미리 키보드 위로 튀어 올라 미친듯 움직였다. 앉아서 보는 어정쩡한 공연에 생기를 불어 넣은것은 오히려 보컬보다 그였던 것 같다.  콘서트 시작전에 소개된 그는 실리카겔이라는 꽤나 독특한 음악을 하는 밴드의 멤버였다.  드럼 스틱이 연주의 시작을 알리기도 전에 이미 튀어오를 준비를 하고 있던 그 아이는 자비스 코커를 떠올리게 했다.  특히나 디스코 2000 속의 순정남 자비스 코커를 말이다.  '우리 2000년도에 만나자. 우리 다 커서 만나면 재밌을것 같지 않니. 난 네가 결혼한 줄은 몰랐어. 일요일에 뭐하니. 나 만나주지 않을래? 정 안되면 애 데리고 같이 나와도 되!' 라고 울부짖는 자비스 코커를. 이 비디오 클립은 이들이 10년 정도의 공백을 깨고 디스코 2000이 수록된 1995년도 앨범 Different Class 시절 멤버들 그대로 재결성되서 참여한 레딩 페스티벌이 공연 영상이다. 16년이 흐른 후 에도 여전히 온 몸을 날려 공연에 임하는 천방지축 자비스 코커. 





 전성기의 브릿팝 밴드들 생각을 하다보니. 오아시스의 리암 갤러거는 말을 걸어오는 사람에게 살며시 고개를 숙여 안경틈 사이로 눈을 치켜뜨고 지그시 쳐다보다 복화술로 욕을 내뱉고 가운데 손가락을 내밀며 지나갈 것 같고 블러의 데이먼 알반은 귀찮아도 열심히 예의바르게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고는 집에 돌아가서 완전 험담을 할 것 같고 라디오 헤드의 톰 요크는 가만히 앉아 있는 사람한테 스스로 다가가서 말을 걸다 혼자 남겨질것 같고 브렛 앤더슨은 상대가 남자였든 여자였든 말없이 그윽하게 쳐다보며 커피든 뭐든 같이 마시자고 할 것 같다.  자비스 코커가 흐느적 거리며 거리를 지나간다면 모두들 유쾌한 표정으로 쳐다보며 그에게 길을 비켜 줄 것 같다. 위 아래로 정장을 쫙 빼입고 온 몸으로 리듬을 타며 노래를 부르며 상점 문 뒤에 숨었다가 카페 의자에 앉았다가 열려진 차창에 손을 넣어 클락숀을 울렸다가 누군가가 세워놓은 자전거를 타고 한 블럭 정도 달려나가 자전거를 버려 두고는 유유히 사라질 것 같다. 자비스 코커는 그런 느낌이다. 그나저나 시간이 그렇게 많았는데도 결국 글래스톤베리도 레딩도 가보지 못했구나. 나중에 가면 되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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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