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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4.23 피아노
Daily 2012.04.23 03:58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주저없이 피아노치기라고 말할 수 있지만 와! 그럼 연주 한곡 해줘 라고 말한다면

 악보없이 연주할 수 있는 곡이 없는것같다. 있다하더라도 왠지 중간에 악보를 까먹을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

꼭 악보없이 뭔가를 연주해내야 취미를 피아노치기라고 말했던게 창피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어디에도 쓰여있지 않지만,

 아무튼 그게 요즘 좀 신경이 쓰인다. 곡 하나를 정해놓고 만약을 대비에서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피아노를 칠때도 있다. 과연 그게 바람직한것인지는 모르겠다. 어느 집 창고에서 끌어올려 운반비까지 포함에 20만원이라는 가격에 구입한 이 피아노를 교회의 오르간 연주자가 고쳐줬더랬다. 곰팡이피고 갉아먹힌 부품들을 갈고 두세달에 걸친 띄엄띄엄한 방문으로 그나마 소리라도 나게끔 손봐준 아저씨는 improvization 을 외치며 감정에 맡겨 연주하길 충고했는데, 그나마 그 조언이 조금은 도움이 된다. 모든 악상기호를 무시하고 그냥 대충 코드만 맞게해서 어려운 곡을 바꿔서 쳐보는게 도움이 된다.



 




정말 몸이 피곤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는 자동적으로 피아노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 행위자체가 뭔가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있다는걸 생각하면 정말 신기하다. 연주방법에 문제가 있는지 치고나면 어깨가 결린다. 바흐의 평균율이나 인벤션같은것은 정말 위대한 창조물이다. 오른손에 이어서 왼손에서 반복되는 동일한 선율을 듣고 있자면 몸과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랄까. 마구 헝클러져서 얽히고 섥힌 실타래를 가위로 자르지 않고 인내하며 풀어가는 그런 느낌이 있다. 누군가는 바흐의 평균율을 치지않고는  하루를 시작할 수 없다고 했더랬지. 누군가는 그것을 구약성경에 비유했다. 비록 피아노 연주로 아침을 시작하기에는 너무 게으른 나의 아침이지만. 시간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연습하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어렵던 악보가 익숙해진다는것은 기분이 좋다. 시간만큼 정직한것은 없으니깐.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전부 섭렵하는것을 인생의 목표중 하나로 정하는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다. 나쁘지 않지만 쉽지 않고, 쉽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그런것들이 존재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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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