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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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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kong 04_셩완 어디쯤 (Hongkong_2016) 종이 지도는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니다 엉뚱한곳에서 헤매고 있을 경우 혹은 무작정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장소가 너무 좋아서 다시 오고 싶을 경우 나름 도움이 된다. 물론 헤매고 있을때에는 이미 지도밖을 벗어나 있는 경우가 많고 좋아서 지도에 표시해 놓고 다시 찾아 간 곳은 처음만큼 좋지 않을때도 많지만. 그런데 종이 지도를 들고다니며 흔히 하게 되는 실수는 축척을 파악하지 않고 무작정 걸었을때 생각보다 먼 거리를 아무 생각없이 걸어가게 되는것이다. 분명 이만큼쯤 왔겠지 하고 지도를 보면 이미 너무 많이 걸어나가서 되돌아 와야할때가 종종 있다. 홍콩 센트럴의 마천루 뒤쪽으로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데보로드를 멀뚱멀뚱 걷다 생각보다 너무 멀리 가버려 되돌아와 들어선 셩완 지구의 어..
Hongkong 02_란콰이퐁의 한켠에서 (Hongkong_2016) 세상의 모든 건물이 좋다. 똑같이 찍어낸 아파트도 화려한 외관의 마천루도 다 쓰러져가는 옛 상가들도 건물 역시 인간과 다름없는 하나의 유기체라는 느낌을 주는 이런 건물들이 특히 좋다. 리차드 로저스 같은 건축가들의 영감의 원천은 혹시 홍콩의 무수한 건물들이 아니었을까. 집은 살기위한 기계라고 말했던 르 코르뷔지에는 홍콩의 거리를 걸으면서 어떤 생각을할까. 이것은 절묘하게 조립된 기계이다. 우리는 그것을 이루는 하나의 부품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허름하고 초라한 집에 돌아와도 모종의 안식을 얻을 수 밖에 없는것이 하나의 증거이다.
Hongkong 01_홍콩, 1929 (Hongkong_2016) 정확히 무슨 단어의 일부였는지는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뾰족하고 가파른 건물들 사이의 좁은 도로위를 가까스로 파헤치며 지나가던 차량들과 사람들 사이에 '빠를 쾌' 자가 내비쳤다. 증축의 여지를 지님과 동시에 그렇지만 왠지 아무도 넘볼 수 없을것 같은 지붕을 지닌 먼지띠를 두른 옛 건물이 눈에 들어온 순간이기도 했다. 이곳은 특별히 서두르는 사람들도 없고 그렇다고 마구 늘어져 자빠져 있는 사람들도 없는 어떤 평준화된 속도감으로 꽉 찬 도시였다. 홍콩에서 뻗어나간 숱한 바이러스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도시의 속도만큼 전염성이 큰 것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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