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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7.11 <Scenic route> Kevin Goetz, Michael Goetz (2013)
Film2014.07.11 06:55



기가막힌 풍경을 보여주는 영화라면 당연히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가서 돌비 사운드 마크가 보일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보면 보통 크레딧 마지막에 '감사합니다. 모모 지방자치단체' 같은 메세지 한 줄 정도는 남기는 법이니깐.

물론 아름다운 풍광 자체로 이미 화제가 되는 영화라면 촬영지 정도는 얼마든지 검색을 통해서 알 수 있게 되겠지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 크레딧에서 발견하는 특정 지명이나 인상 깊었던 단역 배우들의 이름, 사운드 트랙 등등은 값지다.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여러 영화의 배경이 되었겠지만 한편으론 꼭 그렇다고도 말하기 힘든 숱하게 '지나가는 장소'가 되었던,

그다지 큰 특징도 없는 미국의 많고 많은 황무지 중 하나로 보이는 이 장소가 어딘지 몹시 궁금해하며 영화를 보았다.

그래서 크레딧이 다 올라갈때까지 기다려서 발견한 지명은 바로 Death valley.

특정 결과를 보여주고 일주일 전 혹은 삼년 전 혹은 다섯시간 전 같은 과거로 돌아가는 설정의 영화는

물론 모든 영화가 그래야 할 필요는 없지만 반전이라는 요소를 필요로 하는 장르의 영화라면

 우리의 상상과 예측을 뒤엎는 인과관계를 보여줘야한다는 위험부담을 이미 시작부터 안고가는 모 아니면 도 같은 영화이다.

브라질이 1:7로 진것을 알고 경기를 보기 시작할때 어떤식의 패배이냐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채 보는 그 경기가 재미있으려면 

6분안에 네골을 연속으로 먹는, 신기록 세우는 클로제와 중계석의 호나우두를 연속으로 잡는

그런 자극적인 시퀀스 한 두개는 가져야 하는 위험부담 말이다.

이 영화도 뒤로 돌아가는 영화이다. 뒤통수치는 장면 몇개는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엎치락 뒤치락하며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왔을때 상황을 반전 시킬 수 있는 숱한 기회를 주인공들은 놓치고 만다.

상대의 생각을 섣불리 멋대로 해석해서 판단하고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오류를 반복한다.

관계를 회복시킬 수 있는 곧고 빠른 길 대신 불신이라는 먼길을 택하고 설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거칠게 몰아 붙인다. 

'Scenic route'. 경치 좋은 길. 굳이 지름길 찾을 필요없이 쉬엄쉬엄 구경하며가도 지루하지 않은 길에서 시험대에 오른 우정.

제목과는 상반적인 황폐한 배경과 폭력적으로 변하는 그들과 death valley 라는 명칭의 배경은 정말 잘 어울린다. 



열쇠는 많은 영화에서 항상 상징적이다. 혹은 뭔가를 상징할것이니 주의깊게 보라는 미끼를 던진다.

<그 남자 거기 없었다>에서 에드 크레인은 욕조에 누워있는 아내의 다리 털을 밀며 담배를 꼬나 물고 생각한다.

'항상 마지막 열쇠를 돌리지 않아서 내 인생이 이 모양 이 꼴인가'

그리고 실제로 열쇠를 돌렸을때 그의 인생은 꼬일대로 꼬이기 시작한다.

얼마전에 본 <Enemy>에서도 편지 봉투에 비밀스럽게 싸여진 열쇠가 등장한다.

한번 돌리면 계속 돌려야 하는 열쇠. 내 욕망을 충족시키는 댓가로 독재와 피지배의 불편한 관계를 촉발하는 시작점이었다.

상대의 열쇠 꾸러미를 바라보는 대조적 시선은 그들이 한때 소중하게 여긴 삶과 신념의 변화에 대한 의식의 차이를 보여준다.

같은 철학과 꿈을 공유했던 친구가 한 가정의 전형적 가장의 모습으로 안정적인 삶을 사는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친구.

 그것은 물질적인 풍요를 이룬 두툼한 친구의 열쇠꾸러미에 대한 질투이자 열등감일 수도 있다.

다른 친구는 가진 것도 이룬 것도 없는 친구의 가벼운 열쇠 꾸러미에 우월감을 느끼지만 

정작 자신은 현실에서 부자유하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불만족스러운 이들은 아슬아슬한 순간 찾아오는 신기루를 만끽하고 결국은 현실로 돌아와 다시 후회한다.

낮에는 뜨거운 사막의 열기에 지치고 밤이 되면 사막의 추위에 고통받으며 또 다시 낮이 되길 기다린다. 

극과 극을 오가는 상황에서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고 가능한 쾌락과 행복을 포기하는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다 엉망이 되었다고 생각할때 나타나는 비현실적인 희망과 모든것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을때 그들이 맞닥뜨리는 지옥같은 현실.

우리가 선택한 삶의 불완전함에서 얼만큼 자유로워질 수 있는가가 행복한 삶을 결정하는것 같다.

    '바보 같은 말이지만 진정한 완벽함은 불완전 함이지'라는 오아시스의 가사가 다시 떠오른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