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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17.03.08 00:57



(Blue is the warmest color_2013)




꽤나 이슈가 되었던 영화이던데 이 영화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하다가 얼마전에 크라이테리언 인스타계정에 영화 포스터가 몇번 계속 등장하길래 호기심에 적어놨다가 찾아 보았다. 이 계정에는 크라이테리언 사무실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폴라로이드 사진이나 어떤 배우의 생일이나 기일을 기념하면서 배우의 출연작 포스터가 올라오거나 가끔씩 오늘 어떤 영화를 보겠냐는 살가운 질문들도 올라온다. 환호와 애정 일색의 짧은 코멘트들을 읽고 있으면 동호회같은 기분이 들어 재미있고 가슴이 따뜻해지고 그런다. 이 영화의 포스터속에는 눈부시게 밝은 파랑 머리를 한 레아 세이두가 있었다. 고개를 약간 들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듯 반쯤 감긴 눈은 매혹적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완전히 굴복당한듯한 애띤 소녀, 아델이 그녀와 마주보고 있었다. 아델의 표정은 단순히 사랑받고 싶은 이의 표정을 넘어서 내가 널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더 확실한 굴복의 조건을 채워 달라고 애원하는 이의 얼굴에 가까웠다.  엠마 (레아 세이두) 는 모두를 사랑할 수 있을것 같은 누구에게서라도 영감을 얻을 수 있을것 같은 표정으로 군림하고 있다.  관계에 종속되길 원치 않는 이런 이들은 보통 상처를 주는데 익숙한 인물로 그려진다. 반면에 아델은 어떨까. 내가 누군가에게 큰 영감을 주는 주체가 됐음을 깨닫게 될때 단순히 자존감 수치가 올라가는것만은 아니다. 누군가에게 의미를 가지게 된다는것 이름을 가지게 된다는것은 한편으로는 종속되는것이다. 아직 덜 성숙한 아델은 그 달콤함에 취해있는듯 보였다. 누군가는 큰 좌절을 안고 뒤돌아설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하지만 차이고 차였다는 단순 동사로 설명될일은 아닐것이다. 단 한시간이라도 가슴깊이 사랑했다면 아픔은 고스란히 절반씩이다. 사실 포스터가 인상 깊었던것은 아마 내 자신이 엠마의 아우라에 전복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력을 지닌 사람에 대한 묘한 질투 같은것,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매력을 지닌 타인이고 싶다는 욕망과 다르지 않다.  거리를 걷다가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엠마를 처음 봤을때 아델이 침묵속에서 표현해내던 전율의 근원은 나의 그것과 동일한것이었으리라.  아델의 평범하고 팍팍한 일상들이 성실하게 나열되는 상황에서 영화가 장장 3시간짜리라는 것을 알고 경악했다.  왠만큼 재미있지 않고서 3시간이라는 러닝타임은 버겁다.  '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며 정체성을 탐험하는 아델의 질풍노도의 감정에 관한 이야기. 엠마는 가능한한 거침없고 치명적이고 잔혹해야 할거고 아델은 아마 등장하는 모든 이와 갈등을 겪겠지. 그리 오래 지속될 종류의 관계가 아니야. 상처는 자체적으로 치유될거다.'  이런 이야기에 3시간이나 필요할까. 실제로 영화는 그런 플롯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싸우고 헤어지고 미련을 못버리고 발버둥치고 슬픔에서 헤어나려는 긴 시간속의 과정들을 그대로 축소하고 축소시켜서 3시간으로 압축해놓는데 성공했다. 이것은 관계의 미니어쳐 같은 영화이고 그것이 이성간이든 동성간이든 큰 차이가 없다는것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어느 과정 하나에 더 긴 시간을 할애하거나 감상적인 현미경을 들이대거나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선댄스 느낌이 농후한 이 영화가 칸에서 상을 탔다고 해서 신선했다.  재작년인가 상가일레의 여름 (The summer of Sangaile) 라는 리투아니아 영화가 선댄스에서 감독상을 탄 적이 있는데 그 영화 역시 두 소녀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랬던것 같다.  상가일레가 어떤 소녀를 만나면서 치유를 경험하고 도약하는 과정들을 시적으로 은유하며 달콤한 결말을 상상하도록 하는데에 촛점이 맞춰졌다면 이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기승전결이 매우 뚜렷한 두 여자의 관계를 기록영화처럼 보여준다.  이 영화에 은유가 있었다면 아델이 먹는 스파게티와 엠마가 먹는 굴과 와인에 관한 정도일거다. 아델은 굴과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고 클림트와 에곤 쉴레의 차이점에 대해 토론하는 엠마에게서 영감을 얻는 대신 소외감을 느낀다. 그 예술가들을 잘 몰라서 사랑이 깨진것은 아니다. 아델에게는 사랑만으로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겼고 무엇으로 그 공간을 채워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자연스레 자기 세계로 걸음을 옮기는 엠마를 보는것이 고통스러웠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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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