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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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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gen 6_노르웨이 여인들 며칠전에 여권을 사용할 일이 생겨서 서랍을 뒤지다가 지난번 베르겐 여행에서 남겨온 노르웨이 크로네를 발견했다.다 써버린 줄 알았다가 찾아낸 돈이면 엄청 기뻤겠지만 그런것은 아니고 베르겐말고 노르웨이 딴 도시에도 갈일이 생기지 않을까 해서 굳이 환전하지 않았던것인데 그냥 잊고 있었던것. 환전한 돈이 많지 않아서 은행 직원이 500크로네와 100크로네를 섞어서 줬는데 그때 받은 화폐의 인물이 모두 여성이라 신기해서 사진으로 찍었던게 기억이 났다.리투아니아의 은행에서는 왠만한 주변국 화폐는 거의 손쉽게 환전할 수 있다. 특히 빌니우스 중앙역과 버스 터미널 사이에 있는 환전소는 24시간 운영될뿐만아니라 환율도 좋고 수수료도 비싸지 않다. 서랍을 보니 작은 종이 상자에 담긴 몇몇 나라의 동전들도 보였다. 다음 여..
Bergen 5_베르겐의 스테레오랩 어디로든 여행을 갈때마다 나와 함께 여행했던 밴드 스테레오랩.이집트 여행때쯤이었나? 멤버 한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있어서 조금 더 멜랑꼴리해졌던 기억이. 추억에 빠져들고 그것에서 헤어나오는데 걸리는 속도를 안다면 그들의 음악을 들을때에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해야한다.하나의 음반이 마치 하나의 긴 노래와 같으며 여간해서는 곡명을 기억하기 힘들다. 기승전결이 불분명하지만 축축 늘어지지 않고 지나치게 음울하지 않으며 밝고 경쾌하고 귀엽기까지한 나만의 슈게이징.계산 불가능한 사운드는 퀼트처럼 얽히고 섥혀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하나의 선명한 감정에 사로잡히기는 힘들다.군데군데가 면도칼로 밀린 내 머리에 수많은 플러그가 반창고로 붙여져 있고 그 선이 연결된 기계의 스크린속으로 내 기억들이 줄줄이 입력된다고 생각..
Bergen 4_베르겐의 뭉크 떠나기 두 달 전부터 설정해 놓은 베르겐의 일기예보를 여행에서 돌아 온 지금도 여전히 확인하게 된다.새로운 목적지가 생기면 그때 삭제할 수 있을것 같다. 한번은 일주일 내내 해가 쨍쨍 맑음이 표시되길래 베르겐에서 신세졌던 친구에게 '일주일 내내 날씨가 이렇게 좋다는데 그게 진짜야?' 라는 문자를 보냈다.마치 토네이도 주의보라도 내려진 베르겐의 친구들이 염려스럽다는 듯, 믿기 힘든 날씨라는 듯 말이다.친구도 금세 답문을 보내왔다. 정말 흔하지 않은 날씨라며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고.4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베르겐의 일반적인 기후를 간파하는데는 충분했다.지속적인 강우로 항상 축축한 땅, 건너편 산 정상을 뿌옇게 감싼 안개, 수평선 위에 간신히 걸쳐진 구름. 숲은 각양각색의 초록으로 우거져 어두컴컴했다. 하루..
Bergen 3_베르겐의 접시 많은 물건을 가지지 않는 대신 자신의 이야기를 지닌 내 마음에 드는 그런 물건들만 가지고 싶다.어릴적에 엄마한테 나중에 크면 숟가락 젓가락에 그릇 몇개만 가지고 단촐하게 살겠다고 말하곤 했는데줄곧 돌아오던 대답은 살다보면 그게 그렇게 안된다는 것. 나도 살림을 하다보니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물건의 갯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나름 통제중이다.과 속의 작고도 적막한 부엌에서 혼자 밥을 먹는 주인공들을 동경하곤 했는데요새도 조그마한 접시에 식판처럼 음식을 담아 먹으며 티비디너를 먹던 윌리를 떠올리곤 한다. 이들은 베르겐의 골동품 가게에서 발견한 커피 잔 세트인데자물쇠로 잠겨 있던 가게 앞에서 좀 서성거리자 어디서 불쑥 나타났는지 주인인듯 보이는 남자가 문을 열어줬다.한바퀴 휙 둘러보고 나가려는데 한 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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