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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21 Vilnius 66_어떤 건물 (2)
  2.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5)
  3.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4)
  4. 2018.01.17 빌니우스의 원형 만두피 (3)
  5. 2018.01.16 Vilnius 65_어떤 석양 (2)
Vilnius Chronicle2018.02.21 08:00


Vilnius_2018


겨울 햇살이 따가운 추위를 뚫고 거리 거리 차올랐던 날, 고요했던 건물들의 마당 구석구석 햇살에 녹아 내리는 물방울 소리가 가득했다. 돌아오는 봄은 다음 겨울을 위해 더 할 나위 없이 응축된 짧은 정거장, 의도한 만큼 마음껏 바닥으로 내달음질 칠 수 있는 사치스러운 감정, 아름다운 곳들은 늘상 조금은 우울한 마음으로 누비고 싶다. 구시가지 곳곳에 바로크식 성당들이 즐비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나의 성당에서도 두세개의 건축 양식을 발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빌니우스이다. 화재로 불타 버린 목조 건물 터에 벽돌을 쌓고 전쟁, 전염병으로 그마저도 파괴되고나면 남은 벽돌 위에 다시 돌을 얹고 바르고 칠하고 새기며 어떤 시간들은 흘러갔고 그만큼 흘러 온 역사를 또 복개하고 걷어내면서 옛 흔적을 찾아내는 식이다. 타운홀 근처의 내셔널 필하모닉에서 새벽의 문까지 이르는 거리,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성당들이 이 짧은 거리의 말미에 아직 끝이 아니라며 앞다투어 나타난다. 지금은 1층에 식당이 자리잡고 있는 이 일반 건물은 다양한 건축 양식의 콜라주를 연상케하는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단면을 보여주는 미니어쳐이다. 여러개의 화덕에서 구워져 나온 듯한 균일하지 못한 빨간 벽돌들이 계단처럼 하늘로 치솟고 그 사이에서 겨우 발굴되어진 스그라피토, 사이사이를 메운 투박한 시멘트조차도 그저 20세기의 흔적일 뿐. 난 이곳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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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2.07 08:00



지난 여름 자주 갔던 카페. 아마 빌니우스내에서 일조량에선 단연 일등일 카페. 한국에서 돌아와보니 그리고 다시 베를린에서 돌아와보니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베를린 카페스럽게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카페. 이곳의 커피는 한국에도 분점이 있다는 베를린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 자리는 원래 전시 공간을 겸한 수공예 품을 파는 넓은 갤러리였는데 갤러리의 공간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카페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다. 내부 공간은 개인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야외 테이블이 있던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갔다. 겨울이지만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맑은 1월 같은 경우 이곳의 야외 테이블은 충분히 앉아 있을 만 할 것이다. 날씨를 탓하지 않고 투박하고 정직하게 옷을 잘 차려만 입는 다면 혹한의 겨울에도 얼굴에 쏟아지는 햇살은 따뜻할 것이다. 



어떤 조명으로도 대체 할 수 없는 자연광



어떤 전시.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가학적 틈새 탁자. 



함께 커피를 기다리는 네 발 손님을 위한 배려.



그리고 메뉴. 가능한한 리투아니아어로 메뉴를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있는데 Flat white 는 그냥 남겨뒀다.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는 Espresas su pieno puta (에스프레소 with 우유 거품) Espresas su gaiviuoju gėrimu (에스프레소 토닉) Ledinė latė (아이스 라떼). 베를린 카페 리뷰를 보면 얼음이 들어간 커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리투아니아에서 아이스 커피 마시는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곳엔 어린이용 카푸치노도 있다. (Vaikiškas kapučinas) 



초록색 밀크저그가 눈에 띈다.



유리 용기에 하나하나 담겨 있는 간식들. 



직접 볶은 콩도 판다. 



읽을 것 많은 카페.



이렇게 받침을 준비 해놓고 커피를 기다릴 때. 



커피 잔 때문에도 더 그랬겠지만 무덥고 꽃가루 휘날리던 날 넓은 야외에서 마셨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했던 커피. 배가 고파서 치아 푸딩도 먹었다. 맛있다. 



다른 날 마셨던 커피.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잡지 기사 중에 베를린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잠깐. '모두들 빌니우스에 일거리도 없고 돈도 없다고 말했지만 난 이곳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보았다. 빌니우스는 나로 하여금 10여년 전의 베를린을 떠올리게 한다. 절대 내가 사랑할 수 없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10년후의 빌니우스는 지금의 베를린을 닮아 있을까.  



그리고 이들은 화장실 속의 숱한 눈길.  해리포터, 우피 골드버그, 살바도르 달리, 데이빗 보위. 그리고 디카프리오? 심슨도 보인다. 달리 밑은 누구지? 샘 세퍼드인가? 이들 사이에 끼기에는 너무 B급인데.



로빈 윌리암스, 뷰욕, 맨슨, 바비? 또 누가 많은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달로 가신 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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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2.03 08:00


곧 카페가 생긴다는 암시만큼 기분좋은 일이 있을까. 장사가 안되서 가게를 접어야 했던 어떤 이의 눈물은 나몰라라 하고 개업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누군가의 싱싱한 함박웃음을 떠올리며 결국은 희열에 젖고 만다. 지난 달 길을 걷다가 마주친 미래의 카페. 보통 문을 열기 전에 점포를 가리고 수리에 들어가면 Jau greitai, Comming soon 과 같은 문구를 붙여놓는 법인데 이 미래의 카페는 Dažomės! (페인트 칠하는 중) 라는 독특한 문구를 붙여놓았다. 카페 인테리어에 들어갈 색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존의 빌니우스 카페 인테리어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색감에 말 그대로 열심히 막바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센스있는 문구에 가봐야지 하다가 어느새 한 달이 흘렀다.



친구들 여럿과 토요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도중 괜찮은 카페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카페가 이 카페이길래 드디어 문 열었나보구나 하며 헤어지고 나서 혼자 다시 카페를 찾았다. 빌니우스 타운홀 근처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와 한국 식당의 맞은편에 들어선 카페. 이 카페 이전의 이 자리에는 오랫동안 표구 가게가 있었고 최근까지 세컨드 컵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었는데 커피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왠지 쥬라기 공원 입구를 떠올리게 하는 생뚱맞은 카페 로고와 침침한 분위기가 계속 그 이전의 표구 가게를 떠올리게 했더랬다. 이 카페가 위치한  보키에치우 Vokiečių 거리, 구시가지 내에서도 역사적으로 전쟁과 침략으로 인한 파괴와 재건이 가장 빈번했던 거리라서 거리 지형도 모습도 많이 바뀌어 왔는데 공교롭게도 10년간 보아왔던 건물 1층에 자리잡은 가게들의 흥망성쇠도 그 거리와 궤를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몇해 전부터 카페도 식당들도 금세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보인다. 3월의 첫 금요일에 열리는 빌니우스의 대표적인 행사 카지우코 전통 장날도 본래는 타운홀부터 대성당을 향해 내려가는 길목에 열리곤 했었는데 타운홀 좌측의 이 거리에도 몇해전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다. 창가 자리의 의자는 그네 형식이었다. 시선을 책자에 꽂고 있어도 어디선가 흔들 흔들 거리는게 느껴졌다. 테이블에 앉으면 일하는 모습이 보여서 산만하지 않을까 했는데 한 두 계단을 올라가서 앉아 있게 되있어서 일종의 사적 영역이 생기는 느낌을 주었다. 옷을 걸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았다. 



이미 카푸치노와 파이 한 조각을 먹은 상태여서 배가 불렀지만 에스프레소는 위가 쓰릴 정도로 아주 배가 고픈 때가 아니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커피이다. 어떤 콩으로 만들어 줄까 물었는데 그냥 쓴 맛이 강한 콩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 에스프레소는 정말 맛있었다. 약간의 과장을 섞자면 실수로 마끼아또를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다른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잔의 색깔도 맘에 들었다. 



새로 생긴 빌니우스의 카페에서 전 날 여행 박람회에서 챙겨온 프라하 카페 책자를 읽는다. 프라하를 빠른 시일내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빌니우스의 카페는 굳이 비교하자면 베를린의 카페 분위기와 흡사하다. 책자 속에 나온 프라하의 카페들이 오래된 대학 도서관 같은 장중하고 고고한 느낌을 주었다면 빌니우스의 카페들은 오히려 새로 문을 연 사설 유치원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좋다. 어떤 모습이어도 어떤 커피여도. 



메뉴를 보고 있자니 첫째날 베를린 Companion cafe (http://ashland.tistory.com/548) 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토닉이 떠올랐다. 빌니우스 카페에서는 본 적이 없는 커피인데 분위기도 그렇고 다른 카페와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카페 이름을 굳이 이탈리아를 연상케 하도록 만든 이유는 모르겠다. 이게 요즘의 이탈리아 카페들의 트렌드인가? 카페 로고를 계속 보고 있자니 오히려 젤라또 가게에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초콜렛과 피스타치오, 시큼한 라즈베리맛이 삼단으로 쌓인 젤라또. 그 젤라또를 들고 피렌체의 어느 이름없는 팔라초의 서늘한 중정으로 들어서고 싶은 기분. 이름 없는 팔라초가 어디 있겠냐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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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Food2018.01.17 08:00



빌니우스의 마트에 원형의 만두피가 나타났다. 정확히 말하면 Mindaugo 거리의 Maxima. 다양한 국적의 식재료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빌니우스에서 그리고 리투아니아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영업을 하는 마트이다. 마트 이층에는 24시간 영업하는 약국도 있다. 이 상점은 리투아니아 생활 초창기의 나에게 살아있는 리투아니아어 교과서였다는. 리투아니아산 냉동 만두도 한국식으로 끓일 수 있지만 만두소도 그렇고 밀가루 반죽도 그렇고 피가 얇고 소가 실한 한국의 만두와는 좀 차이가 있다. 한국식 만두소에 필요한 재료들을 거의 살 수 있지만 만두피 자체가 없어서 일일이 반죽해서 밀대로 밀어 만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원형 만두피가 나와서 기분이 좋다. 사실 이전까지 내가 간혹 사용하던 만두피는 노란 반죽의 사각형 모양이어서 두개를 겹쳐서 라비올리를 만들거나 네모 혹은 세모로 만들거나 만두소를 아주 적게 넣어 훈툰, 완탕에 들어가는 식으로 오므리는 수 밖에 없었는데. 원형 만두피가 생겨서 만두뿐 아니라 여러 음식에 간편하게 사용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만두피를 산 다음날 바로 만두를 빚었다. 


숙주나 당면이 없어서 한국식 만두는 만들지 못했고 간단한 고기 반죽에 각각 절인 양배추와 흐물흐물한 두부를 넣어 두 종류의 만두를 구분하려고 모양을 바꿔서 만들었는데 우연히도 해와 별과 달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 하늘 아래 만두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으랴. 이들이 한 달 후 설까지 남아 있을리 없겠지만 만두피가 있으니 또 만들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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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8.01.16 08:00


왜 더 사랑해주지 않아 라고 말하는 순간 덜 사랑받는 사람이 되고 더 사랑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고 한없이 부족해진다. 어느 도시에 관한 애착과 사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즈음에 이렇게 아슬아슬 황급하게 사라져가는 석양이 어느 건물의 어느 모서리쯤에 걸쳐져 있을 것을 알고 그 고인 따스함을 마주하러 일부러 그 골목길로 들어설 수 있을만큼 다 알고 싶은 것, 빗물이 흥건하게 채워지는 거리를 걸어나갈때 속도를 늦추지 않는 무심한 자동차가 내 곁으로 다가오기 전에 미리 조금 비껴 설 수 있을 만큼 발바닥 아래 콘크리트의 굴곡을 기억하는 것, 여기서 멈춰 뒤돌아섰을때 손가락 한마디 정도만 고개를 내민 성당의 종탑이 내 눈에 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가슴 속에 차오르는 무언가, 항상 그 자리 그 빗 물 고인 웅덩이에 잠겨 침묵하는 건물의 능선을 일부러 발을 뻗어 건드려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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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