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nius Chronicle2017.07.28 09:00




작년 이맘때 처음 발견하고 '오! 빌니우스에 라멘집이.' 하고 들어갔던 '라멘과 젓가락' 이라는 이름의 그 라멘집이 일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http://ashland.tistory.com/414)  이제는 노천 테이블까지 갖춘 상태였다. 야외 테이블은 몇개의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는 폐쇄된 중정에 있어서 식당 입구가 있는 바깥 거리쪽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가게문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요 라고 써있었다. 빌니우스의 어느 식당에 가든 가게 내부에서 이어지는 야외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보는게 좋다.  최근들어 짧은시간이나마 잠깐씩 출근을 하고 있는데 퇴근길이라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시간에 식당을 나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구시가지를 느릿느릿 걷는다.  본래 이곳의 여름이 굵고 짧지만 올해는 여름이 왔다는 느낌 조차 들지 않는다.  요즈음 빌니우스의 거리는 휴가철이라기보다는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  밤이 점차 길어지기 시작하는 하지의 전후,  6월 중순 같은 느낌이 있다.  8월이 되면 또 모르겠다.  휴가를 즐기러 도시를 빠져나간 이들의 빈자리를 관광객들이 채운다고 하더라도 매일의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특유의 생동감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어떤식으로든 느껴지게 마련이다. 





빌니우스의 구시가지에서 어떤 식당이 정말 '살아 남았네. 자리잡았구나'라고 느끼려면 그래도 3년정도는 지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곳도 많지만 그것은 정말 장사가 잘될 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해서 손실을 감수하고 문을 닫는것이고 장사가 생각보다 잘 안되서 허덕이면서도 그 적자를 뚫고도 살아남을것 같은 희망을 지닌 곳들은 그런대로 그 기간까지는 살아남는다. 처음 이 라멘집을 봤을때 이것이 누군가의 생계형 사업은 아닐것이고. 주인은 영세 자영업자라기 보다는 빌니우스에 일본식 라멘집을 열겠다는 포부를 품었던 실천적인 몽상가일거라는 느낌이 있었다. 실제로 이 가게의 주인은 Meat steak house 와 Gastronimoka 라는 유명한 식당을 가진 나름 알려진 요식업자였다.  





서울에서 반년을 있었고 돌아와서도 이런저런 짧은 여행들로 빌니우스를 꽤나 오랜 시간 비웠더니 그 사이에 구시가지의 식당 지도도 많이 바뀌었다. 이 라멘집의 메뉴판도 한장짜리 접이식 메뉴에서 작은 부클릿 형태로 바뀌고 라멘 이름들도 전부 바뀌고 심지어 라멘을 먹는 법이 프린트된 종이가 테이블 매트처럼 나왔다. 그리고 이 턱받이도 여전히 나온다. 테이블 종이 매트 오른편 가장자리,  턱받이 옆의 seilinukas 라고 쓰여져 있는것이 턱받이 자리.  종이 매트속 라멘 먹는법의 주 내용은 친구가 약속에 늦어도 기다리지 말고 라멘이 나오면 식기전에 바로 먹을것, 국물까지 다 먹을것, 달걀은 숟가락으로 먹을것 등등..





음료수를 마실꺼냐고 물어봐서 그냥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냥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도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 유리잔에 물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은데 오렌지와 레몬이 담긴 1리터는 족히 되는 향기로운 물을 담아서 가져다주셨다. 




'리투아니아 최초의 라멘바. 낮에는 라멘을 끓이고 저녁에는 이자카야로 변하는 우리는 리투아니아 최초의 라멘바입니다.' 라는 메뉴판 첫 장의 소개인데.  일년이 지났는데 이 식당은 식당 청결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것인지 너무나 깨끗했다. 보통 손님이 적건 많건 집기들이나 풍경들은 일년쯤 지나면 손때가 묻고 닳아지고 하기 마련인데 오랜만에 식당에 온것이 아니라 일년전에 왔던 그날에 도착한듯한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아무리 붐벼도 이곳이 이자카야 느낌이 날것 같진 않다.  일본 현지의 이자카야를 가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이 식당은 나에겐 너무 밝고 경직된 느낌을 준다. 





나는 특별히 라멘 마니아라기 보다는 그냥 면을 좋아한다. 집에 면이 있으면 그 면을 굳이 재료와 볶고 끓여서 그럴듯한 면요리로 만들지 않더라도 공기밥에 반찬을 먹듯이 그냥 면만 끓여서 반찬에 먹기도 한다.  토요일에 4교시 수업을 끝내고 오면 엄마는 다시다 국수나 (잔치국수라고 흔히 말하지만 그런 번듯한 고명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양념장 맛으로 먹는 소면국수) 수제비, 칼국수 같은것을 항상 끓여주셨는데 특히 끓여서 찬물로 씻어서 채반에 건져놓으신 가는 소면을 그냥 손가락으로 집어 먹던 어린 시절의 그 느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것 같다.  이날 나는 탄탄면을 먹었다. 사천식의 매운 누들이라고 써있는데 내가 중국에서 먹었던것 그리고 이번에 홍콩에서 먹었던 것과는 분명 달랐지만 국물을 거의 다 마셨어도 딱히 갈증이 나지 않았고 라멘 맛도 나쁘지 않았다. 단지 국물이 생각보다 덜 뜨거웠다. 국물요리는 뜨거워서 불어가면서 먹어야 하는것 아닌가. 그리고  국물에 젖은 김에서 나오는 느끼함이 싫어서 김을 빼달라고 부탁했는데 땅콩과 참깨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어가서 결국은 특유의 느끼함이 있었다. 탄탄면을 그맛에 먹는건데 결국은 또 너무 느끼하다고 불평을...0에서 5까지의 매움 정도에서 4.5로 해달라고 했는데 역시 별로 맵지 않았다.  저번에 왔을때 다음에 오면 면사리 시켜서 같이 먹어야지 했는데 또 못그랬다. 1년후에도 있어주면 그때는 꼭 가서 면사리와 달걀사리를 시켜서 먹어야겠다.  달걀, 콘옥수수, 면사리 등등은 0.6유로다.  김치도 사이드메뉴로 팔고 김치가 들어간 라멘도 있다.  





메뉴 끝무렵에 발견한 라멘 챌린지 표지.  1리터의 육수. 고기 200그람, 달걀 4개. 600그람의 면발. 매운정도 1의 라멘을 정해진 시간안에 먹는 도전 프로그램. 그 정해진 시간은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적혀있음. 직원이 옆에서서 먹는모습을 보며 초를 재는게 아니라면 정말 한번 해보고 싶다. 다 못먹어도 좋으니깐 과연 면을 배불러서 못먹는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먹어야하는것인지 알고싶다. 단순히 라면 세개를 끓여먹는것과는 다를것도 같고. 이 도전에 성공하면 식당 벽에 이름이 올라가고 식당 메뉴 25프로 할인에 모두에게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만약에 실패하면 20유로 벌금. 그러니깐 3그릇 정도의 값을 무는거다. 국물도 다 마셔야 하는걸까. 면은 다 건져먹을 수 있을것 같고 고기도 몇점 먹겠지만 세번째 달걀을 먹는데서 급체할것 같다. 





야외 테이블은 대략 이런 풍경속에. 





구시가지 건물은 거리에서 보면 다 알것 같은데 비집고 들어가보면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그런 풍경일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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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7.07.23 09:00


(Vilnius_2017)



빌니우스의 비는 늘상 지나간다. 지나가지 않는 비가 세상에 어디있겠냐마는 빌니우스의 비는 곧 지나갈것임을 약속하고 지나간다. 곧 지나간다고 하니깐 빨리 지나가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불평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너도 기다리고 나도 기다린다. 누군가는 버스를 놓칠거고 누군가는 좀 식은 피자를 배달할것이고 누군가는 직장에 지각하겠지만 모두가 함께 늦는것이다. 조용히 기다림의 대열속으로 합류하는것. 그것이 낯선 빌니우스 사람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지나가는 비를 함께 기다리는것 만큼의 거대한 공감대는 없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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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6.07.23 08:00



얼마전에 문을 연 이 도넛가게에 짧은 기간내에 세번을 갔다. 한번은 도너츠를 맛보러.  한번은 카푸치노를 마시러.  그리고 한번은 차가운 아이스크림 칵테일을 먹으러. 도넛 가게는 타운홀 (Rotušė) 을 등지고 서서 왼쪽방향으로 이어지는 보키에치우 (Vokiečių,독일의, 독일인의 라는 뜻) 거리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있다. 사실 이 거리는 나에게 오랫동안 '뭘 해도 안되는 죽은 거리' 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 거리에서 개업을 한 식당이나 카페들은 생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쉽게 폐업을 했고 들어서있는 상점들 사이에는 뭔가 개연성이 없었다.  애플 직영점도 있었고 빗과 샴푸를 파는 가게부터 표구점과 옷가게 등등 타운홀에서 가장 가까운 구시가지의 심장부라고 하기에는 뭔가 어수선한 느낌으로 가득한 거리였다. 그런데 1,2년 전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카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표구점이 사라졌고 빗가게도 사라졌다.  그런데 빗가게를 밀어내고 작년에 개업한 카페 무드 메이커 (http://ashland11.com/346) 는 가보니 또 얼마전에 문을 닫았다.  이 카페는 계단을 올라가야하는 구조라서 사실 쉽게 발이 들여지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샌드위치 가게 서브웨이도 개업 일년 반만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점포들이 오랫동안 비어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올해들어 이 거리에 새로 생겨난 장소만 5군데이다. 서브웨이와 무드 메이커 대신 또 다른 무언가가 자리를 잡을것이다.  개인적으로 빌니우스에 많아졌으면 하는것이 카페와 빵집이다.  아무리 장사가 잘 되도 2호점을 열지 않을 그런 카페가 생겼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 내부 공사를 시작한 도넛 가게를 발견했다. 노란 색감이 뭔가 너무 리투아니아 우체국스러워서 의아했다. 공교롭게도 이 장소에서 멀지 않은곳에 우체국이 위치하고 있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겨울이 아니고 봄이다. 4월까지 춥기 때문에 겨울이라고 생각했다보다.  도넛 가게 옆도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멕시코 음식점이 생기는 중이었다. 주요 메뉴는 부리또. 





외관도 비슷하다. 이날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멕시코 음식점 노포크는 야외 테이블을 꺼내 놓지 않았다. 도넛가게는 

파라솔도 없기때문에 오후에 해가 내리쬐면 꽤나 따스하다. 




대략의 메뉴.  빌니우스에서 커피는 1유로에서 2유로 선에서 마실 수 있다. 커피 가격은 정말 딱 이 정도여야 합리적인것 같다.  가끔 마시는 커피이지만 이보다 더 비싸면 쉽게 사 마시게 되지 않을거다.  근데 이 도넛 가게의 커피는 비싼편에 속한다.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들의 가격이 2.5유로 정도이다. 우유가 들어가는 모든 음료는 두유로 대체 할 수도 있다고 가장 아래에 중괄호속에 적혀 있다. 작년부터 모든 카페의 메뉴에 거의 일률적으로 플랫 화이트가 추가됐다. 라떼보다 우유 함량이 적고 우유 거품은 깍아낸듯 평평하다.  우유로 배 채우기 싫지만 우유가 들어간 묽은 일반커피대신 약간의 거품을 즐기고 싶다면 플랫 화이트는 가장 이상적인 메뉴이다. 





도넛은 이제까지 빌니우스에서 먹을 수 있었던 도넛들보다는 창조적이고 트렌디하다. 초콜릿이 입혀진 도넛들이 가장 비싸다. 도넛의 가격은 1.4유로에서 2유로정도.  도넛이외에 베이글 샌드위치도 있다. 



정확한 이름은 홀리 도넛이다. 천사의 날개를 형상화했나 보다.  가게 내부에 설치된 램프도 날개 모양이다.




도넛 여러개를 사면 아마 이런 상자에 담아주는 모양이다. 내가 일하는 식당이 내년이면 8주년이 되는데 여기에 도넛 8개를 담아서 사가면 동료들이 좋아할것 같다.  그때까지 도넛 가게가 살아남기만을 바랄뿐이다.  





이것은 도넛 가게에 처음 갔을때 많은 이들이 경쟁적으로 먹고 있어서 눈에 들어왔던 아이스크림 칵테일이다. 그날은 갑자기 바람이 너무 불어 거리의 많은 식당들이 파라솔 접고 야외 테이블을 부랴부랴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었기때문에 이것을 먹기에는 너무 으스스에서 내부 사진만 몇장 찍고 집으로 돌아왔었다.  이 칵테일은 '용감한 자를 위한' 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6유로에 달하는 가격으로 팔고 있었다.  궁금해서 한번 먹어 보았다. 맛있다.  초코크림이 발라진 컵속에 밀크쉐이크 처럼 진한 아이스크림이 담겨 있고 컵 주둥아리 주변에도 초코크림을 묵직하게 발라 피스타치오 가루를 뿌렸다. 그리고 휘핑크림으로 덮고 마카롱을 얹은 구조이다.  다행히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메뉴였지만 아마 다시 사먹진 않을것이다. 정말 느끼한것이 먹고 싶을때 집에서 한번 만들어 먹어 봐야겠다. 원하는 모든 단것들을 치렁치렁 얹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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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6.05.09 06:19




(Vilnius_2016)


늦잠을 자고 일어나거나 한 여름 밤 뒤에 바짝 달라붙어 몰려오는 이른 아침의 얇은 빛줄기 혹은 부지런한 새소리에 자연스럽게 깨어나서는 대충 눈꼽을 떼고 커다란 남방 따위를 걸치고 신발을 구겨신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방금 막 문을 연 카페가 있는 건물에 사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가끔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햇살이 스며드는 발코니에 저런 의자가 놓여져있다면 오히려 왠지 아래층 카페에는 가게 되지 않을거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저런 의자를 놓아둘 발코니가 없더라도 아슬아슬하게라도 잠시 햇살이 머물다가는 그런 부엌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런 부엌이 없어서 커피가 맛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카페에 가면 되는것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5.08.29 05:03



  


한 그루의 나무가 오염된 도시에 환경학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시민들의 정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글을 언젠가 읽은적이 있다. 달궈진 도시의 온도를 떨어뜨리고 사람들의 메마른 정서에 물을 주는 나무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다시 말해 무엇하리. 매번 거리를 거닐면서 느끼는것, 나무 이상으로 내 안구와 정신을 정화시키는 것들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건물들과 조각들이다. 굳이 멋지지 않아도 된다. 그저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엇, 항상 그 자리에서 그 길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무엇들에서 느껴지는 일상성과 안정감이면 충분하다.


 


적절한 장소에 배치된 동상이나 조각 하나는 나무 열 그루에 비등한 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멋있는 건축물 혹은 꽃이 드리워진 망가진 발코니를 가진 구시가지의 오래된 건물들도 나무 백 그루의 역할은 하지 않을까? 그리고 조각과 건축만큼의 역사는 가지지 못했지만 이제 막 그 영향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있는것이 바로 스트릿 아트, 그래피티 같은것들8월 말부터 빌니우스에서 열리고 있는 '빌니우스 스트릿 아트' 행사. 빌니우스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구시가지에 속해있지만 역주변이라는 이유로 비교적 낙후된 지역에 속하는데 그 구역중에서 적합한 건물 5개를 지정해서 벽화를 그리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여행하는 지인들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간간이 훔쳐보던 멋있는 벽화들을 드디어 빌니우스에서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건가. 부디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빌니우스의 구시가지에만 집중되어있는 예산이나 사람들의 관심이 빌니우스 전역으로 분산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구시가지 유일의 재래시장 할레 시장 (Halės turgus) 앞, 빌니우스의 velib, cyclo city 정거장이 있는 pylimo 거리의 초입. 내가 9년전 지도를 들고 두리번거리며 빌니우스 버스 터미널을 찾아 헤매이던 그 장소에 크레인이 들어서더니 벽에 스케치를 하기 시작했다. 거의 완성된 벽화는 Millo 라는 활동명을 사용하는 이탈리아인 스트리트 아티스트인 Francesco camillo giorgino 의 작품이다. 피렌체와 로마를 중심으로 활동한다고 하는데 언젠가 우리가 좋아하는 피렌체에서 우연처럼 그의 벽화를 마주칠 수 있다면 좋겠다. 작년에 B.art competition 이라는 대회에 참가해서 토리노에 혼자서 무려 13개의 벽화를 그렸다고.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된 그의 대부분의 작품에는 건축 전공자 답게 고층 건물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흑백의 단순한 라인으로 그려진 위에서 내려다 본 각도의 건물 사이로 반복적으로 사람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들은 보통 선명한 색깔로 채색되어 건물 사이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다. 빌니우스의 벽화에는 그 캐릭터가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건물 외벽에 난 창문을 재치있게 새집처럼 묘사했다. 봄이 되면 빌니우스에는 나무 기둥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새집을 달기 시작하는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일까?


http://www.huffingtonpost.com/2015/01/14/millo-street-art_n_6466456.html

http://www.millo.biz/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