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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0 리투아니아의 일요일 아침
Lithuania2015.05.10 22:06






우리집 침실은 서향이지만 침실 건너편 호텔의 유리창과 스테인리스 스틸 외장재 때문에 반사된 빛에 아침이면 운좋게도 햇살을 느끼며 깨어날 수 있다. 리투아니아의 기후가 전반적으로 흐리고 겨울이 길다는것을 감안하면 남향집이라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적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는 섬머타임을 기다리고 햇빛을 기다리게 된다. 겨울이 좋아 봄을 기다리지 않던 나 역시도 리투아니아 생활 7년째에 접어드니 따스한 봄을 기다리게 된다. 리투아니아의 봄은 아주 서서히 약올리듯이 다가온다.  한국의 봄처럼 갑자기 여름 날씨가 되어 사람들의 옷차림이 급격히 바뀌거나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일교차가 크니 낮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도 머플러나 자켓없이 집을 나서는것은 위험하다. 그렇게 하루가 멀다하고 변덕스럽게 바뀌는 봄 날씨 속에서 짧은 여름의 절정을 기다리게 된다. 날씨가 좋은 주말은 그래서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늦잠을 반납하고 그 기분좋은 햇살을 느끼며 일찍 일어나게 된다. 도로변에 위치한 집이라 넉넉한 차량 소음은 이곳 역시 도시임을 상기시키지만 주말, 특히 오늘 같은 일요일의 이른 아침은 고요하다. 아직 졸음이 가시지 않은 이른 아침, 보통은 내가 먼저 일어나서 달그락 거리지만 확실히 햇살은 신통한 놈인가보다. 먼저 일어나서 커피를 만드는 남편에게 아직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은 채 아침으로 크레페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말했다. 남편이 나보다 월등하게 잘하는 일 중의 하나라면 바로 크레페를 만드는것.




 





날씨가 따뜻해지니 딸기와 블루베리같은 과일류를 기다리게 된다.  한국의 봄의 봄나물처럼 리투아니아에 여름이 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가장 극명한 음식이라면 그런 과일들.  딸기철이 되고 블루베리,커런트, 산딸기 같은 과일들이 숲속에서 범람하면 보통은 제철 과일 한 두번 먹는 재미로 끝이지만 좀 부지런한 사람들은 아마도 잼을 만들고 즙을 짜고 버섯을 말리며 겨울을 대비할것이다. 끓이고 식히고 담고 저장하는 과정이 귀찮은 사람들은 그냥 과일을 설탕과 함께 짓이겨서 냉동시킨다.  그 마져도 귀찮은 나같은 사람들은 그냥 필요할때마다 냉동된것을 사서 전날 꺼내놨다가 조금의 설탕을 가미해 먹는다. 얼린 딸기는 통째로 샴페인에 넣어서 마시면 맛있다. 얼린 베리들은 갈아서 스무디나 칵테일처럼 먹을 수도 있고 말이다. 적당한 잼이 없거나 시중의 잼이 너무 달면 이렇게 금새 녹여 팬케잌에 넣어 말아 먹으면 맛있다.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를 보면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주인공의 형이 마지막 먹을 음식을 고르는 장면이 있다. 형이 부탁한것은 아버지가 만들어준 블루베리 팬케이크. 내 기억이 맞다면 우리가 먹을거 없을때 고추장에 밥 비벼먹듯 서양에서는 그만큼 흔히 자주 만들어 먹는 음식일거다. 밀가루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으니 그리고 자주 먹었으니 그 맛을 정겹게 기억했던거겠지.








한국의 찬장을 열면 항상 보이는것이 간장과 참기름이듯 그래서 간장밥을 내가 남편보다 맛있게 비빌 수 있는것처럼

어릴때부터 엄마가 뚝딱 만들어내는 팬케잌을 간식으로 먹는 이곳 사람들보다 제대로 된 반죽을 만들기란 힘들것 같다. 이도저도 없으면 얇게 부친 반죽에 설탕만 뿌려 먹기도 한다. 아니면 메이플 시럽이나 아가베 시럽 같은것도 괜찮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