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2012.12.29 10:13

 

 

<martha,marcy,may,marlen>

 

영화 포스터와 제목을 보고 줄거리를 짐작해 본다.

유난히 추측을 부르고 불길한 상상을 부추기는 영화 포스터들이 있다.

차갑고 푸르스름한 숲속에서 어디론가 도망치는듯한 소녀의 뒷모습.

아무래도 불행과 비극의 복선들에 너무 익숙해진것 같다.

실종아동, 성착취 등등의 가능한 모든 불행한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라져버린 4명의 소녀이야기일것으로 상상해보다.

이름은 도대체 왜 전부 m 으로 시작하는건지.

 

어둠침침한 배경과 낯선 배우들의 연이은 등장으로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호수속에 덩그러니 놓여진 한 채의 집과 바람에 흔들리는 숲과 통나무 집.

시종일관 멀리서부터 서서히 줌인되는 촬영방식도 으스스하다.

마치 <퍼니 게임>의 두 남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혹시 계란 있어요?" 하고 물어볼것같은 느낌.

왜 그 영화도 배경이 호수 근처 외딴 별장 비슷한데였잖아.

누군가의 비밀스런 악몽을 들여다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윈터스 본>을 봤었지만 존 호크에게서 별다른 인상을 받지 못했고 (아마도 제니퍼 로렌스가 워낙에 강렬했어서)

마르타의 언니나 형부역의 배우는 어디서 본듯한 익숙한 얼굴인데 역시 잘 모르겠다.

심지어 주인공을 연기한 엘리자베스 올슨이라는 배우도 처음 알았다.

영화를 보면서 캐스팅하는 상상을 하며 이 배우 저 배우를 떠올려보는게 너무 재밌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올슨역에 어울릴만한 배우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마르타가 새로운 세상에 조심스럽게 익숙해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느끼는 혼돈이 그대로 전해진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길들여진 익숙한 배우였다면 같은 배역이었어도 이 정도의 인상을 남기긴 힘들었을지 모르겠다.

패트릭역의 깡마른 존 호크는 외적으로는 해리 딘 스탠튼이나 샘 쉐퍼드를 떠올리게 한다.아,아마도 다니엘 데이 루이스?

물질로부터 해방된 자의식 강하고 원시적 생명력으로 똘똘뭉친 그래서 매력적인 그런 캐릭터들.

하지만 패트릭에게 그런 매력을 느꼈다는것은 영 불편하다.

 

 

어떤 세계에 속하든 우리는 특정한 삶의 방식을 강요받고 그 방식이 옳다는데 동의하는데에서 안정적인 삶을 보장받는다.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단어는 비관적인 관점에서 보면 뼛속까지 견고하게 투약된 달콤한 시럽 같은것이 아닐까.

세상은 그가 부여하는 방식에 복종하는 이에게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주입시키고 불행의 개념을 극대화한다.

행복해지려는 욕구와 불행해지지 않으려는 욕구는 다르지만 같은것이다.

패트릭과 마르타 언니가 속한 세계도 다르지만 같은 세계이다.

무엇이 의미있고 무엇이 무의미한지를 끈질기게 설명하려드는 인위적인 세상말이다. 

reason,reason,reason it's so small.

 

 

얼핏보면 마치 <바베트의 만찬>의 한장면같다.

아니면 아이 여덟은 거느린 엄마가 비록 가난에 찌든 삶이지만 남편 없이 훌륭하게 아이들을 키워가는 그런 이야기. 푸훗.

마르타가 성의 없이 거의 던지다시피 그릇을 놓는 장면은

한때는 새로웠고 의미있었던 농장속에서의 삶이 이미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모두가 공유하는 몇벌의 옷과 모두가 공유하는 하나의 이름. 마를렌.

모두를 가지는 패트릭과 그로인해 더 단단히 결속되는 사람들.

하지만 그 결속이라는것은 한없이 가볍기만 하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식욕이 뚝뚝 떨어지는 마르타의 포크질이다.

농장에서의 아침식사와 별 다를것 없는 저녁식사.

동생의 이상한 행동에만 신경쓸 뿐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도 진지하게 알려고 하지 않는 언니부부.

애써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는듯 보이지만 무관심의 절정이다.

 

 

존 호크가 부르는 marcy song 은 jackon c. frank 의 원곡보다 훨씬 센티멘탈 하다.

 마시 메이를 위한 존 호크의 노래는 꽤나 로맨틱하게 들린다.

(영화속에서는 원곡의 반토막만 부른다)

그가 지워준 그녀의 이름과 그녀의 존재가 그에게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담담하게 노래한다.

엔딩에 흐르는 marlen이라는 곡도 알고보니 jackson c.frank 의 곡이다.

 무슨 의도로 그의 노래를 연속적으로 사용한것일까.

백번은 연속해서 들은것 같은데 들을 수록 가사가 의미심장하다.

 

marcy song

 

 

Well she, she's just a picture
Who lives on my wall
Well she, she's just a picture
And the reason, reason, reason it is so small
With a smile so inviting and a body so tall
She, she's just a picture
Just a picture
That's all

Well you stand there, stand there with the nightshade
Her dripping ripping down your hands
And you ask me, ask me about the lightning
And the lady, lady, lady she understands
It's a dream for the future and the water for the sands
And the strangeness is wandering
Through many callin' lands

I'd give you, give you quite freely
All the clothes on your gipsy bait
And I'd suffer, suffer so long in prison
If I knew you'd have to wait
With the wind scouring sandstone
And the ashes in your grate
Somewhere no devil emperor
The great whale's gone
The holy plate

And this caravan it becomes an alter
And the priests, the priests are big as none
And I'll share, share our time together
Until our time together is done
But your skin it was pretty
And I loved, I loved another one
Now she, she's just like some picture
That has faded in the sun

Well she, she's just a picture
Who lives on my wall
Well she, she's just a picture
And the reason, reason, reason is so small
With a smile so inviting and a body so tall
Well she, she's just a picture
Just a picture
That's all
Just a picture
That's all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