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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6.07.30 Vilnius Restaurant 05_Ramenas ir Pagaliukai (4)
Vilnius Chronicle2017.07.28 09:00




작년 이맘때 처음 발견하고 '오! 빌니우스에 라멘집이.' 하고 들어갔던 '라멘과 젓가락' 이라는 이름의 그 라멘집이 일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영업을 하고 있었다. (http://ashland.tistory.com/414)  이제는 노천 테이블까지 갖춘 상태였다. 야외 테이블은 몇개의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는 폐쇄된 중정에 있어서 식당 입구가 있는 바깥 거리쪽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대신 가게문에 야외 테라스가 있어요 라고 써있었다. 빌니우스의 어느 식당에 가든 가게 내부에서 이어지는 야외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보는게 좋다.  최근들어 짧은시간이나마 잠깐씩 출근을 하고 있는데 퇴근길이라고 하기에도 어정쩡한 시간에 식당을 나와 홀가분한 마음으로 구시가지를 느릿느릿 걷는다.  본래 이곳의 여름이 굵고 짧지만 올해는 여름이 왔다는 느낌 조차 들지 않는다.  요즈음 빌니우스의 거리는 휴가철이라기보다는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  밤이 점차 길어지기 시작하는 하지의 전후,  6월 중순 같은 느낌이 있다.  8월이 되면 또 모르겠다.  휴가를 즐기러 도시를 빠져나간 이들의 빈자리를 관광객들이 채운다고 하더라도 매일의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뿜어내는 특유의 생동감이 빠져나간 빈자리는 어떤식으로든 느껴지게 마련이다. 





빌니우스의 구시가지에서 어떤 식당이 정말 '살아 남았네. 자리잡았구나'라고 느끼려면 그래도 3년정도는 지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곳도 많지만 그것은 정말 장사가 잘될 가능성이 너무나 희박해서 손실을 감수하고 문을 닫는것이고 장사가 생각보다 잘 안되서 허덕이면서도 그 적자를 뚫고도 살아남을것 같은 희망을 지닌 곳들은 그런대로 그 기간까지는 살아남는다. 처음 이 라멘집을 봤을때 이것이 누군가의 생계형 사업은 아닐것이고. 주인은 영세 자영업자라기 보다는 빌니우스에 일본식 라멘집을 열겠다는 포부를 품었던 실천적인 몽상가일거라는 느낌이 있었다. 실제로 이 가게의 주인은 Meat steak house 와 Gastronimoka 라는 유명한 식당을 가진 나름 알려진 요식업자였다.  





서울에서 반년을 있었고 돌아와서도 이런저런 짧은 여행들로 빌니우스를 꽤나 오랜 시간 비웠더니 그 사이에 구시가지의 식당 지도도 많이 바뀌었다. 이 라멘집의 메뉴판도 한장짜리 접이식 메뉴에서 작은 부클릿 형태로 바뀌고 라멘 이름들도 전부 바뀌고 심지어 라멘을 먹는 법이 프린트된 종이가 테이블 매트처럼 나왔다. 그리고 이 턱받이도 여전히 나온다. 테이블 종이 매트 오른편 가장자리,  턱받이 옆의 seilinukas 라고 쓰여져 있는것이 턱받이 자리.  종이 매트속 라멘 먹는법의 주 내용은 친구가 약속에 늦어도 기다리지 말고 라멘이 나오면 식기전에 바로 먹을것, 국물까지 다 먹을것, 달걀은 숟가락으로 먹을것 등등..





음료수를 마실꺼냐고 물어봐서 그냥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냥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도 괜찮아요. 라고 말하면 유리잔에 물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은데 오렌지와 레몬이 담긴 1리터는 족히 되는 향기로운 물을 담아서 가져다주셨다. 




'리투아니아 최초의 라멘바. 낮에는 라멘을 끓이고 저녁에는 이자카야로 변하는 우리는 리투아니아 최초의 라멘바입니다.' 라는 메뉴판 첫 장의 소개인데.  일년이 지났는데 이 식당은 식당 청결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것인지 너무나 깨끗했다. 보통 손님이 적건 많건 집기들이나 풍경들은 일년쯤 지나면 손때가 묻고 닳아지고 하기 마련인데 오랜만에 식당에 온것이 아니라 일년전에 왔던 그날에 도착한듯한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이 아무리 붐벼도 이곳이 이자카야 느낌이 날것 같진 않다.  일본 현지의 이자카야를 가보진 못했지만 어쨌든 이 식당은 나에겐 너무 밝고 경직된 느낌을 준다. 





나는 특별히 라멘 마니아라기 보다는 그냥 면을 좋아한다. 집에 면이 있으면 그 면을 굳이 재료와 볶고 끓여서 그럴듯한 면요리로 만들지 않더라도 공기밥에 반찬을 먹듯이 그냥 면만 끓여서 반찬에 먹기도 한다.  토요일에 4교시 수업을 끝내고 오면 엄마는 다시다 국수나 (잔치국수라고 흔히 말하지만 그런 번듯한 고명이 들어가지 않은 그냥 양념장 맛으로 먹는 소면국수) 수제비, 칼국수 같은것을 항상 끓여주셨는데 특히 끓여서 찬물로 씻어서 채반에 건져놓으신 가는 소면을 그냥 손가락으로 집어 먹던 어린 시절의 그 느낌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것 같다.  이날 나는 탄탄면을 먹었다. 사천식의 매운 누들이라고 써있는데 내가 중국에서 먹었던것 그리고 이번에 홍콩에서 먹었던 것과는 분명 달랐지만 국물을 거의 다 마셨어도 딱히 갈증이 나지 않았고 라멘 맛도 나쁘지 않았다. 단지 국물이 생각보다 덜 뜨거웠다. 국물요리는 뜨거워서 불어가면서 먹어야 하는것 아닌가. 그리고  국물에 젖은 김에서 나오는 느끼함이 싫어서 김을 빼달라고 부탁했는데 땅콩과 참깨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들어가서 결국은 특유의 느끼함이 있었다. 탄탄면을 그맛에 먹는건데 결국은 또 너무 느끼하다고 불평을...0에서 5까지의 매움 정도에서 4.5로 해달라고 했는데 역시 별로 맵지 않았다.  저번에 왔을때 다음에 오면 면사리 시켜서 같이 먹어야지 했는데 또 못그랬다. 1년후에도 있어주면 그때는 꼭 가서 면사리와 달걀사리를 시켜서 먹어야겠다.  달걀, 콘옥수수, 면사리 등등은 0.6유로다.  김치도 사이드메뉴로 팔고 김치가 들어간 라멘도 있다.  





메뉴 끝무렵에 발견한 라멘 챌린지 표지.  1리터의 육수. 고기 200그람, 달걀 4개. 600그람의 면발. 매운정도 1의 라멘을 정해진 시간안에 먹는 도전 프로그램. 그 정해진 시간은 직원에게 물어보라고 적혀있음. 직원이 옆에서서 먹는모습을 보며 초를 재는게 아니라면 정말 한번 해보고 싶다. 다 못먹어도 좋으니깐 과연 면을 배불러서 못먹는 정도가 되려면 얼마나 먹어야하는것인지 알고싶다. 단순히 라면 세개를 끓여먹는것과는 다를것도 같고. 이 도전에 성공하면 식당 벽에 이름이 올라가고 식당 메뉴 25프로 할인에 모두에게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만약에 실패하면 20유로 벌금. 그러니깐 3그릇 정도의 값을 무는거다. 국물도 다 마셔야 하는걸까. 면은 다 건져먹을 수 있을것 같고 고기도 몇점 먹겠지만 세번째 달걀을 먹는데서 급체할것 같다. 





야외 테이블은 대략 이런 풍경속에. 





구시가지 건물은 거리에서 보면 다 알것 같은데 비집고 들어가보면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는 그런 풍경일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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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6.07.30 08:00






길을 걷다가 빌니우스 대성당 근처 골목길에서 라멘집을 발견하고 놀랐다.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국물은 낯설다.  만두와 비슷한 음식을 먹지만 그 만두를 국물이 가득하게 끓여주면 생소해한다.  되직하지 않은 국물이 주가 되는 단독 메뉴가 성공하기는 힘들다.  여전히 수프는 헤비한 메인 요리를 먹기 직전에 몸을 데우고 입맛을 돋우는 용도이다.  심지어 일식집에서도 미소 수프를 스시전에 따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곧 스시를 가져오겠지 하고 국물을 떠먹으며 아무리 기다려도 스시를 가져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손님이 미소를 다 먹기를 기다리는것이다.  일식집에서 미소와 스시를 함께 주문했다면 혹시 모르니 동시에 가져다달라고 부탁하는것이 좋다. 나는 일본에 가본적도 없고 한국에서도 일본 라멘을 먹어 본 적이 없어서 라멘맛을 평가하기는 힘들지만 빌니우스에 라멘집이 생겼다는것은 일종의 혁명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의 자릿세라고 할 수 있는 빌니우스 대성당 근처의 라멘집이라서 더욱 그랬다. 무슨 식당이든 생기면 꼭 가보는 이유는 그곳이 언제 없어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인 경우가 많다.  장사가 안되서 어쩔 수 없이 현지인 입맛에 맛게 맛이 변형되거나 이상한 메뉴를 추가하기 전에 가봐야 하는 이유도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유지가 되면 좋지만 구시가지의 점포세가 워낙 비싸고 아시아 식재료 조달도 쉽지 않아 원가가 올라가므로 이런 식당들은 쉽게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많은 태국 음식점들이 그랬다.  





상호는 Ramen 에 리투아니아 남성명사의 어미를 붙인 Ramenas 와 젓가락을 뜻하는 Pagaliukai 를 합쳤다.  로고는 라멘이라는 명사를 모르는 사람이 흘끔보면 털실가게 같다.  젓가락을 추가했지만 젓가락도 약간 코바늘 같은 느낌을 주었다.  라멘집을 열었다면 주인은 아직은 생소한 국물 문화를 전파해보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진 사람일지도 모른다. 리투아니아에도 wok 이라는 단어가 생소했던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웍에서 만드는 팟타이와 볶음 국수들은 wokas 보카스 라는 이름으로 아주 일반적인 메뉴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것은 아직 국물을 먹으면서 면을 건져먹는데 익숙치 않은 사람들을 위해 라멘을 내어오기 전에 가져다준 이 물건이었다. 일회용 턱받이 같은것이었다.  가게에 들어갔을때 적지 않은 손님들이 있었지만 이것을 사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도 이것을 그냥 아이에게 입혀주었다. 


 


국물이 아주 느끼할 수 있다고 주의사항으로 말해준 돈코츠라면과




매운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라멘이라고 써있었던 라멘을 먹었다.  생각만큼 맵지 않았지만 라멘맛은 나쁘지 않았고 밥 생각이났다.  실제 일본 라멘집에서 일반적으로 공기밥을 따로 주문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 라멘집에는 밥이 없었다.  면이라는 밀가루 음식을 먹고 그 국물에 밥이라는 또 다른 탄수화물을 투척하는것도 리투아니아인에게는 생소한 개념이다. 아마 밥을 찾는 사람은 없을것이다.





60센트를 내면 차슈와 구운 계란 시타케 버섯과 면사리등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다.  





제일 비싼 칵테일이 예거마이스터와 데킬라 레드불을 섞은 척 노리스였다.  라멘집에는 한달전쯤에 갔는데 지금 이 칵테일 이름을 보고 있으니 빌니우스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포켓몬고와 척노리스와 관련된 유머하나가 생각난다.  '무적'의 대명사로 통하는 척 노리스와 관련된 유머는 끊임없이 생산된다. 척 노리스가 구식 유선전화를 붙잡고 '나 전화로 포켓몬 벌써 다 잡았거든' 하는 내용이었다.  그래도 라멘집인데 일본 맥주가 없는것이 신기했다. 





3시부터 4시까지는 저녁 준비기간이어서 영업을 하지 않았다.  새로 막 문을 연 가게들이 풍기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나에게는 양이 약간 적었다. 다음에 혹시 가게 된다면 면사리의 양을 물어보고 하나든 두개든 추가해서 국물을 좀 보충해서 달라고 할것 같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