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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5)
  5. 2018.02.03 빌니우스 카페_Caffe italala (4)
Cafe2018.09.23 07:02


집에 냉장고가 오래되서인지 냉동실에는 성에가 거대한 빙하처럼 자리잡고 있다. 미끈하게 울룰불룩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이 든든하게 느껴질 정도로. 얼마전 냉장고 전원을 빼놔야 할 일이 있었는데 희끄무레해진 빙하 가장자리 틈으로 칼날을 밀어넣으니 쩍하고 크레바스처럼 벌어졌다. 그렇게 냉장고를 빠져나온 한 조각의 빙하를 그냥 싱크대에 놔뒀다. 여름이 얼마만에 그를 녹여버릴지 궁금했기때문이다. 요즘의 여름은 딱 그렇다. 싱크대 배수구 언저리에서 점점 작아지던 딱 그 얼음 조각처럼 간신히 걸려있다. 이미 진작에 끝났는지도 모르는 그 신기루 같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마시는 시원한 커피.  에스프레소 모자를 쓴 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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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9.23 06:32


수년 간 Coffee Inn 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던 리투아니아의 토종 커피 브랜드. '커피인'이라고 읽어야겠지만 대다수의 리투아니아인들은 이 카페를 '코페이나스' 라고 불렀다. 카페 이름을 영어의 발음 기호와 상관없이 리투아니아어 알파벳 모음 발음으로 읽고 남성 어미 -as 를 붙여서 코페이나스가 되는 것.  그런데 코페이나스 Kofeinas 라는 리투아니아 단어 자체가 또 영어의 caffeine 이라는 뜻이니 그것이 의도된 작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 카페는 항상 그렇게 '카페인' 카페로 불리웠고 대주주가 바뀌고 경영구조가 바뀌면서 결국 카페 이름도 Caffeine 으로 바뀌게 되었다. 2004년에 첫 지점이 문을 열고 14년이 지난 지금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지점들까지 합쳐 매장이 60개가 넘도록 커버렸는데 구시가에서만도 이들은 반경 200 미터마다 자리잡고 있는 듯. 이러다가는 마트에서도 스타벅스 커피처럼 곧 이들의 이름을 붙인 냉장커피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 카페의 커피가 특별히 맛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이 카페의 커피 맛이다. 그리고 그런 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위협적인 것이다. 지점이 워낙에 많으니 특별히 이 카페를 가지 말아야겠다는 원칙이 없는 이상 평균적으로 가장 자주 가게 되는 카페이기도 하다. 구시가의 점포들을 임대하면 크게 구조를 바꾸거나 장식 할 수 없으니깐 보통은 그 구조를 살리고 이용하는 와중에 지점마다의 고유한 컨셉과 분위기가 생긴다.  그것은 이미 힘있는 브랜드가 되었고 곳곳에 들어설 수 있는 자본까지 갖췄기에 가능한 일일것이다. 나는 이 카페를 크게 열광하지는 않지만 이곳의 치즈케익과 키쉬는 가끔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의 토닉 에스프레소가 빌니우스에서 마셔 본 중 가장 맛있다고 아직까지는 생각하고 있다. 다음달에 문을 여는 빌니우스의 MO 뮤지엄 (모던 아트 뮤지엄) 앞에 진작에 자리를 잡은 이 카페인 로스터는 빌니우스에 위치한 이 카페 지점 중 유일하게 로스팅 기계가 돌아가는 곳.  입구에 들어서면 둔중한 로스팅 기계가 눈에 들어오고 사방이 벽돌을 드러낸 채 도장되지 않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다른 지점과 비교해서 좀 더 활기차고 자유분방하다. 이곳에는 조용하게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 붜 공업용 계산기를 두드리며 숫자 적기에 한창인 학생들, 열심히 떠들며 토론하러 오는 사람, 스터디하러 오는 사람, 수다떨러 오는 사람들이 전부 한데 뒤엉켜있다. 딱 넘치지 않을 정도의 유쾌한 활기와 소음이 발전기처럼 돌아가는 곳이다. 

이 지점은 공간이 넓은 편이라 가끔 문화 행사나 장터 같은 것도 열린다. 물론 그런 행사가 열리기엔 협소하기 짝이 없지만 동시간대 모이는 인원의 수도 폭발적이지 않기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 어떤 하루는 갑자기 예약 좌석 표시가 테이블 마다 세워지고 LP가 가득 담긴 상자들을 들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중고 음반 장터가 열렸던 것. 덕분에 뜻하지 않게 자리를 옮겨야 했지만 추억 소환하는 옛 음반들 구경도 할 수 있었다. 노트북 사용하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기에도 전부 적합한 분위기라 지난 겨울에는 특히나 많이 갔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이긴 했지만 한번 가면 꽤나 오랜시간을 버티다 와서 음식류를 전부 먹어본듯. 그럼에도 결국 가장 맛있는 것은 10년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 치즈케익이다. 이제는 반쯤 먹고 나면 아 이 맛이었지 맞아 하고 좀 배부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말 맛있어서 모자르다고 느껴질때가 있었더랬다. 

신랄하고 재수없지만 결코 틀린 말은 하지 않는 자기 이름을 걸고 인스턴트 냉동 만두까지 출시한 어느 푸드 칼럼니스트의 한 장짜리 에세이를 인쇄버전으로는 유일하게 이곳에서 읽을 수 있다. 카페에 항상 사람이 많다보니 커피 주문하고 종이 들고 가서 자리에 앉아서 읽다가 커피를 가져와서 거의 다 마실때까지 읽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한 잔 분량의 글이다.

이 잡지는 카푸치노 중간 싸이즈 정도의 분량. 종합 문화지. 이 카페 말고도 빌니우스의 다른 장소에서도 꽤 자주 발견된다. 왜 제목이 370 이지 하는 물음에 '마음대로 생각하라. 당신의 생각은 몇 도 회전할 수 있나?' 라고 반문하는 잡지. 카페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잡지 이야기로 끝나는 이유는 그냥 이 카페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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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7.17 07:00


브랜디와 초콜릿, 스콘과 카푸치노. 버섯 수프와 녹차. 토마토 수프와 루이보스. 애플 파이위로 쏟아 부어지는 따뜻한 크림. 커피 그리고 커피. 커피 한 잔 하자고 들어간 아늑한 카페의 좁은 탁자가 각자의 입맛에 따라 채워지고 따개비처럼 붙어 앉아 잔을 비우며 하는 이야기들은 각양각색이다. 모두가 동시에 이제 좀 살것 같다 말하는 순간에도 언 발이 녹는 속도가 다르듯 긴 아침식사를 끝낸 누군가의 앞으로 느릿느릿 등장하는 마지막 커피잔이 바닥을 보일때까지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들. 지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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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2.07 08:00



지난 여름 자주 갔던 카페. 아마 빌니우스내에서 일조량에선 단연 일등일 카페. 한국에서 돌아와보니 그리고 다시 베를린에서 돌아와보니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베를린 카페스럽게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카페. 이곳의 커피는 한국에도 분점이 있다는 베를린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 자리는 원래 전시 공간을 겸한 수공예 품을 파는 넓은 갤러리였는데 갤러리의 공간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카페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다. 내부 공간은 개인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야외 테이블이 있던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갔다. 겨울이지만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맑은 1월 같은 경우 이곳의 야외 테이블은 충분히 앉아 있을 만 할 것이다. 날씨를 탓하지 않고 투박하고 정직하게 옷을 잘 차려만 입는 다면 혹한의 겨울에도 얼굴에 쏟아지는 햇살은 따뜻할 것이다. 



어떤 조명으로도 대체 할 수 없는 자연광



어떤 전시.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가학적 틈새 탁자. 



함께 커피를 기다리는 네 발 손님을 위한 배려.



그리고 메뉴. 가능한한 리투아니아어로 메뉴를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있는데 Flat white 는 그냥 남겨뒀다.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는 Espresas su pieno puta (에스프레소 with 우유 거품) Espresas su gaiviuoju gėrimu (에스프레소 토닉) Ledinė latė (아이스 라떼). 베를린 카페 리뷰를 보면 얼음이 들어간 커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리투아니아에서 아이스 커피 마시는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곳엔 어린이용 카푸치노도 있다. (Vaikiškas kapučinas) 



초록색 밀크저그가 눈에 띈다.



유리 용기에 하나하나 담겨 있는 간식들. 



직접 볶은 콩도 판다. 



읽을 것 많은 카페.



이렇게 받침을 준비 해놓고 커피를 기다릴 때. 



커피 잔 때문에도 더 그랬겠지만 무덥고 꽃가루 휘날리던 날 넓은 야외에서 마셨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했던 커피. 배가 고파서 치아 푸딩도 먹었다. 맛있다. 



다른 날 마셨던 커피.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잡지 기사 중에 베를린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잠깐. '모두들 빌니우스에 일거리도 없고 돈도 없다고 말했지만 난 이곳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보았다. 빌니우스는 나로 하여금 10여년 전의 베를린을 떠올리게 한다. 절대 내가 사랑할 수 없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10년후의 빌니우스는 지금의 베를린을 닮아 있을까.  



그리고 이들은 화장실 속의 숱한 눈길.  해리포터, 우피 골드버그, 살바도르 달리, 데이빗 보위. 그리고 디카프리오? 심슨도 보인다. 달리 밑은 누구지? 샘 세퍼드인가? 이들 사이에 끼기에는 너무 B급인데.



로빈 윌리암스, 뷰욕, 맨슨, 바비? 또 누가 많은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달로 가신 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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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2.03 08:00


곧 카페가 생긴다는 암시만큼 기분좋은 일이 있을까. 장사가 안되서 가게를 접어야 했던 어떤 이의 눈물은 나몰라라 하고 개업을 하고 손님을 맞이하는 누군가의 싱싱한 함박웃음을 떠올리며 결국은 희열에 젖고 만다. 지난 달 길을 걷다가 마주친 미래의 카페. 보통 문을 열기 전에 점포를 가리고 수리에 들어가면 Jau greitai, Comming soon 과 같은 문구를 붙여놓는 법인데 이 미래의 카페는 Dažomės! (페인트 칠하는 중) 라는 독특한 문구를 붙여놓았다. 카페 인테리어에 들어갈 색상인지는 모르겠으나 기존의 빌니우스 카페 인테리어에도 잘 사용하지 않는 색감에 말 그대로 열심히 막바지 페인트칠을 하고 있는 센스있는 문구에 가봐야지 하다가 어느새 한 달이 흘렀다.



친구들 여럿과 토요일 아침 커피를 마시는 도중 괜찮은 카페가 생겼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카페가 이 카페이길래 드디어 문 열었나보구나 하며 헤어지고 나서 혼자 다시 카페를 찾았다. 빌니우스 타운홀 근처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와 한국 식당의 맞은편에 들어선 카페. 이 카페 이전의 이 자리에는 오랫동안 표구 가게가 있었고 최근까지 세컨드 컵이라는 이름의 카페가 있었는데 커피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왠지 쥬라기 공원 입구를 떠올리게 하는 생뚱맞은 카페 로고와 침침한 분위기가 계속 그 이전의 표구 가게를 떠올리게 했더랬다. 이 카페가 위치한  보키에치우 Vokiečių 거리, 구시가지 내에서도 역사적으로 전쟁과 침략으로 인한 파괴와 재건이 가장 빈번했던 거리라서 거리 지형도 모습도 많이 바뀌어 왔는데 공교롭게도 10년간 보아왔던 건물 1층에 자리잡은 가게들의 흥망성쇠도 그 거리와 궤를 함께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몇해 전부터 카페도 식당들도 금세 사라지지 않고 오래도록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보인다. 3월의 첫 금요일에 열리는 빌니우스의 대표적인 행사 카지우코 전통 장날도 본래는 타운홀부터 대성당을 향해 내려가는 길목에 열리곤 했었는데 타운홀 좌측의 이 거리에도 몇해전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다. 창가 자리의 의자는 그네 형식이었다. 시선을 책자에 꽂고 있어도 어디선가 흔들 흔들 거리는게 느껴졌다. 테이블에 앉으면 일하는 모습이 보여서 산만하지 않을까 했는데 한 두 계단을 올라가서 앉아 있게 되있어서 일종의 사적 영역이 생기는 느낌을 주었다. 옷을 걸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좋았다. 



이미 카푸치노와 파이 한 조각을 먹은 상태여서 배가 불렀지만 에스프레소는 위가 쓰릴 정도로 아주 배가 고픈 때가 아니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커피이다. 어떤 콩으로 만들어 줄까 물었는데 그냥 쓴 맛이 강한 콩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이 에스프레소는 정말 맛있었다. 약간의 과장을 섞자면 실수로 마끼아또를 만든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게 넘어갔다. 다른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잔의 색깔도 맘에 들었다. 



새로 생긴 빌니우스의 카페에서 전 날 여행 박람회에서 챙겨온 프라하 카페 책자를 읽는다. 프라하를 빠른 시일내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빌니우스의 카페는 굳이 비교하자면 베를린의 카페 분위기와 흡사하다. 책자 속에 나온 프라하의 카페들이 오래된 대학 도서관 같은 장중하고 고고한 느낌을 주었다면 빌니우스의 카페들은 오히려 새로 문을 연 사설 유치원 같은 느낌이다. 아무래도 좋다. 어떤 모습이어도 어떤 커피여도. 



메뉴를 보고 있자니 첫째날 베를린 Companion cafe (http://ashland.tistory.com/548) 에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토닉이 떠올랐다. 빌니우스 카페에서는 본 적이 없는 커피인데 분위기도 그렇고 다른 카페와 차별화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카페 이름을 굳이 이탈리아를 연상케 하도록 만든 이유는 모르겠다. 이게 요즘의 이탈리아 카페들의 트렌드인가? 카페 로고를 계속 보고 있자니 오히려 젤라또 가게에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초콜렛과 피스타치오, 시큼한 라즈베리맛이 삼단으로 쌓인 젤라또. 그 젤라또를 들고 피렌체의 어느 이름없는 팔라초의 서늘한 중정으로 들어서고 싶은 기분. 이름 없는 팔라초가 어디 있겠냐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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