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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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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 05_오래전 러시아 여행 회상하며 보낸 소포 (Vilnius_2006) 러시아부터 발트 3국을 여행하고 바르샤바로 떠나기전 빌니우스에서 해당 나라의 론니 플래닛을 전부 잘라서 버렸다. 동유럽 론니 플래닛이 너무 두꺼워서 무겁기도 했지만 (물론 그것을 잘라 버렸어도 결코 가벼워지지 않았지만) 3월말에도 짖궂게 쌓여있는 눈을 보며 4월에는 제발 따뜻한 봄이 오기를 간절히 바랬었다. 물론 지금은 4월에 겨울 부츠를 신고다니는것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기나긴 겨울에 익숙해졌다. '여름이 싫다, 추운 나라에 살면 좋겠다, 겨울이 긴 나라에 살고 싶어.' 라는 어릴적 나의 막연한 생각들은 어느 겨울의 끝자락, 러시아로 나를 끌어 당겼다. 그리고 어쩌다보니 그 러시아를 추억하는것이 물리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낯설지 않은 이곳에서 살게 되었다. 러시아 여행에 다녀..
Russia 02_10년전 3월_2 영화를 보다 마음에 드는 음악이 흘러나오면 수록곡이 나열되는 순간이 올때까지, 그렇게 크레딧이 다 올라가서 대부분의 경우 돌비 사운드 마크가 나올때까지 영화를 보곤 한다. 그리고 그 음악들을 찾아 듣고 나면 어쩔때는 그 노래의 특정 가사에 꽂혀 또 생각나는 어떤 이미지들이나 영화들을 검색하게되고 그러다보면 또 어떤 영화들을 찾아 보고 있고 그러다가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이나 도시들의 이미지에 사로 잡혀서는 혹시 운이 좋아서 내가 이미 가본 곳이거나 내가 먹어본 것이거나 내가 경험했던 뭔가에 상응하는 장면이 있다면 자잘한 개인사에 연결지어서 또 수많은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된다. 그렇게 있다보면 어느새 하루가 간다. 나는 아직 내게 벌어지지 않은 새로운 삶의 바퀴를 매순간 밀고있지만 방금전에 내 손..
Russia 01_10년전 3월_1 여행을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외부적인 요인으로 더 이상 여행을 할 수 없게 된다고 하더라도 지금까지 해 온 여행을 추억하는것 만으로도 내 인생의 여행은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끔한다. 내가 기억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동경은 여전히 가슴 아프겠지만 가까스로 기록 되어져서 사라지지 않고 남은 기억들은 더 공고해지고 지난 여행의 의미는 더욱 단단해질것이다. 매년 3월이 되면 빌니우스에 도착하기 전에 거쳤던 곳들에 대한 추억으로 벅차오른다. 당시의 여행 수첩속에 적혀진 음악 리스트들. 엄선해서 구워간 씨디 8장. 6번씨디와 8번씨디를 제일 좋아했었다. 매일 저녁, 여행을 끝마치고 돌아오면 숙소에서 울려퍼지던 음악들. 작은 배낭에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했지만 챙겨가길 잘했다 생각했던 스피커. 그리고 모스크바의 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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