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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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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Vasara, Лето 새 학년이 시작되는 9월 1일은 가을의 시작이다. 단지 달 앞의 숫자가 바뀔 뿐인데 어제의 여름이 보란 듯이 지난여름으로 재빨리 치환되는 것을 보면서 늘 생각한다. 방금 끌어올린 그물 속에서 아직은 상처 나지 않은 채 팔딱거리는 이 여름의 기억들을 어떻게 하면 영원으로 지속시킬 수 있을까. 아직은 8월일 때 느긋하게 회상하고 싶었던 여름인데 가을이 급히 들이닥칠 것을 알았으면서도 또 늦어버리고 말았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는 느낌이 유난히 그득했던 지난여름. 여름, Vasara. Лето. 타인의 기억을 열처리하고 통조림해서 죽을 때까지 잊지 않을 감정 하나를 남겨준다는 것. 어떤 음악들. 노래하는 사람들. 어떤 영화들. 그들에겐 왕관을 씌워줘야 한다. 8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던 히페르볼레 Hi..
Antis_Kazkas atsitiko (1985) 오랜만에 펄프의 '디스코 2000' (http://ashland11.com/631) 을 듣고 있자니 뒤를 이어 귀에 들러붙는 리투아니아 노래 한 곡. 디스코 2000 이 보컬의 개인적 경험에서 기인한 것이 분명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자비스 코커의 생동감 있는 보컬과 그 절절한 가사로 다시금 잊고 있던 첫사랑과 청춘에 대한 회한으로 가득 찬 변성기가 한참 지난 굵은 목소리들의 떼창으로 이어질 때 그런 많은 남성들이 혹시 품고 있을지 모를 자기 연민과 몹쓸 희망에 또 다시 찬물을 들이 부으며 정신차리라고 뒤통수를 내리치는 듯한 느낌의 이 곡. 지금은 해체된 그룹 Foje 와 함께 리투아니아의 국민 그룹이라고 해도 무리 없는, 그 연륜에도 불구하고 리투아니아의 여름 락페에는 항상 메인 스테이지에 이름을 올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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