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안톤 옐친

(3)
5 to 7_Victor Levin_2014 외교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뉴욕에 살고 있는 프랑스 여인 아리엘. 작가 지망생 미국인 브라이언. 그들은 뉴욕의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브라이언이 먼 발치에서 끽연중인 아리엘에 반해 다가가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우연인듯 말을 걸지만 영화 후반부에는 아리엘이 반대편에서 걷고 있는 브라이언을 먼저 보고 그가 건너오기를 기다린 것 같은 뉘앙스로 아리엘의 관점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관객인 나는 왜 그 장면에서 브라이언을 좀 덜 동정해도 된다는 것에 안도한 걸까. 그것은 먼저 반한 사람이 더 사랑하는 것이고 그가 더 많은 것을 잃는 존재라고 끊임없이 암시하던 많은 사랑 영화의 문법에 세뇌당한 까닭이다. 몹시 없어 보이는 그런 관념을 이젠 좀 떨쳐내고 싶다. 그들은 항상 같은 시간에 호텔 앞..
<Only lovers left alive> Jim Jarmusch (2013) 가끔 기웃거리는 아이스크림 코너. 리투아니아에는 한국만큼 과즙을 사용한 맛있는 빙과류가 적어서 새 하드를 보면 한번쯤은 먹어 본다. 그런데 어제 사먹은 이 라즈베리맛 하드는 영화 속 아담과 이브가 먹던 오 마이너스 혈액형 하드와 정말 너무 닮지 않았는가. 모로코의 탕헤르에 머물던 이브(틸다 스윈튼)와 디트로이트에 사는 아담(톰 히들스턴)이 오랜만에 만나 온갖 악기들로 가득찬 지저분하고도 로맨틱한 아담의 거실 소파에 앉아 나눠먹는 O형 피 맛 하드말이다. 이렇게 단순히 과일맛 하드를 먹으며 떠올릴 영화가 있다는것도 참 행복한 일이다. 그래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걸어놓고 작년에 본 영화의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아담의 디트로이트와 이브의 탕헤르. 언젠가 가볼 수 있을까? 골목골목을 누비는 많은 여행자들덕에 ..
<Like crazy> Drake Doremus (2011) 이런 영화는 짝이나 마녀사냥 같은 프로그램에서 장거리 연애를 걱정하며 도시락 선택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그린라이트를 꺼야할지 켜둬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연애 지침서가 될 수 있을까. 장거리 연애는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할짓이 못되지 혹은 장거리 연애를 하다보면 미치게 될거야. 우리처럼 서로에게 미쳐버린 전적이 있는 사람들도 장거리 연애에는 지치게 된다고. 당신들 서로에게 완벽하게 미쳐있소? 뭐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문제의 본질이 장거리 연애에 있는것은 아니다. 갈등과 미움을 야기하는 많고 많은 변명들중 하나일뿐. 물리적 거리가 연애의 걸림돌이 될 수는 있지만 갈등과 이별의 절대적인 원인이 될 수는 없는것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유학생활을 접고 런던으로 돌아가야하는 영국인 안..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