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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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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night (1996) 학창 시절의 기억들은 아직 생생해서 20년이라고 해봐야 그다지 오래 전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데 이런 영화가 무려 23년 전 영화란 것을 인지하고 나면 시간이 도대체 어떻게 흘러가는건지 멈칫하게 된다. 어떤 영화를 보고 가슴 속에 남는 감정들이 살아있는 사람과의 교감만큼 진하고 지속적이라는것에 항상 놀란다. 이 영화는 97년도에 영화 잡지의 시사회에서 보았다. 마치 레스토랑 메뉴판처럼 생긴 멋진 시사회 입장권을 나눠줬었는데 그런 것들을 좀 놔둘걸 하다가도 지금도 여전히 뭔가 지속적으로 버리며 조금 더 남겨둬야 할 것과 이제는 가슴에 새겨져서 버릴 수 있는것들을 구분하는 스스로를 보면 남겨둘걸 하는 생각을 하며 기억하게 되는 그 순간의 아쉬움이 추억의 가치라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를 아주 여러 번 보았고..
<Toast> S.J Carkson (2010) 죽을때까지 딱 한 종류의 통조림만을 먹어야 한다면 어떤 통조림을 선택할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하하하.아마도 이 통조림이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뜨거운 밥에 얹어 먹으면 의외로 너무나 맛있는 이 통조림. 통조림 이래봐야 가끔 토마토 소스나 스위트 콘, 파인애플 통조림 따위를 필요에 의해 사는게 전부이지만 이 통조림은 가끔이지만 정말 먹고 싶어서 사게 된다. 게다가 최근에 알게 된 재밌는 사실은 이 콩 통조림이 부대찌개의 중요한 재료라는것. 예전에 서울에 살때 동네 모퉁이에 바로 부어서 끓여 먹을 수 있게끔 부대찌개 재료를 스티로폼 그릇에 포장해서 팔곤 했었는데그때 그 그릇에 이 콩들이 들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사실 이 통조림 콩도 처음에 따서 먹을때가 맛있지 두번째 먹을땐 맛이 좀 별로다. 모든 통조림..
<사이드웨이 sideways> 알렉산더 페인 (2004) 세상에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보다 와인을 좋아하려는 사람이 많은게 확실하다. 와인이라는 녀석 자체가 그런 느낌을 준다. 마치 이유없이 그냥 친해지고 싶은 그런 친구. '나 걔랑 되게 친해'라고 자랑하고 싶어지는 친구. 입어서 예쁜 옷도 아니고 먹어서 맛있는 음식도 아니지만 맛있게 마실 줄 알고 녀석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 할 수 있을때 우리의 존재도 아름다워 보인다고 믿게 하는 녀석. 특별히 와인을 좋아하는것은 아니지만 와인을 마실 기회는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비싼 돈 주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와인들이 분명히 있고 세일기간이라도 겹치면 비싸다 싶던 와인도 맛 볼 기회가 있다. 차이는 모르겠다. 정말 비싼 와인을 마셔본 적이 없으니 마셔보고 '정말 차원이 다른 맛이군'이라고 실감하지 않는 이상 오래된 ..
<호노카아 보이> 사나다 아츠시 (2009) 속의 정지된 마을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눈에 무뎌진지 오래이지만 그래도 첫눈은 항상 누구에게나 상징적인가보다. '오늘 첫눈이 내렸다'라는 평서문을 머릿속에 담고 시작하는 하루. 반쪽짜리 식빵 네 조각을 펴놓고 땅콩잼 한층 딸기잼 한층 땅콩잼 한층을 발라 우유와 먹었다. 여기엔 내가 좋아하는 땅콩잼과 포도잼이 세로로 길게 섞인 그 스트라이프 잼이 없다. 사실 작년에 한국에 갔을때 그 잼을 사오려했지만 막상 서울에서 한번 먹고나니 너무 시시해보였다. 내가 그 잼을 리투아니아까지 배달해 왔을때 느낄 만족감이 그리 가치있어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 별것아닌 만족감을 충족시키는것은 어떻게 보면 그 물건을 과대평가하는것은 아닐까. 태어난곳에서 떠나와 다른 세상에 정착해서 살아간다는것. 철저한 계획에 의한 이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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