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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nd

코페르니쿠스와 커피 한 잔


바르샤바에서 지냈던 숙소 근처에 코페르니쿠스 동상이 있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쇼팽과 함께 바르샤바의 슈퍼스타였다. 근데 처음엔 코페르니쿠스가 맞나 했다. 왜냐하면 동상을 지나치며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검색을 해보기 전까진 코페르니쿠스가 이탈리아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왠지 코페르니쿠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총애한 제자였을 것만 같이 젊고 (실상은 갈릴레오보다 1세기 연상) 브뤼겔의 풍속화에서 술 마시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인 것처럼 구수해 보이는데 그는 폴란드에서 태어나서 폴란드에서 뼈를 묻은 학자였다. 동상때문만은 아니지만 우리 마음속의 뮤지엄 패스 발현으로 인해 코페르니쿠스 과학 박물관에도 갔다. 그곳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온갖 체험학습을 하며 5년 치 할 운동을 다 하는 와중에 머릿속에선 계속 코페르니쿠스란 단어가 맴돌았다. 뭔가 장영실 박물관 같은 곳에 견학을 온 재밌는 기분이 들었다. 박물관 기념품샵에 가니 너무나 정직한 자태의 손바닥만 한 무지 노트가 있어서 기념으로 하나 샀다. 폴란드도 내가 좋아하는 여느 나라들처럼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돈을 안 쓰게 할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나라이다. 어디에나 코페르니쿠스와 쇼팽의 얼굴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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